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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니콜로 마키아벨리 저/하인후 | 무블출판사 | 2023년 1월 2일 리뷰 총점 9.8 (22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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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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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마키아벨리 생애 마지막 역량을 쏟아부은 역작...
한마디로 ‘시대의 요청’, 그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성찰하라는 것”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

“그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행방에 대한 단서...
귀감이든 반면교사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소설가 이문열


국내 최초로 완역된
마키아벨리의 생애 마지막 ‘역작’

정치학과 처세술에 관한 대표작 『군주론』 덕분에, 마키아벨리는 흔히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정한 냉혈한의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사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이미 잘 알려진 『군주론』, 『로마사 논고』 등을 넘어 그가 생애 마지막으로 쓴 『피렌체사』를 꼭 읽어봐야 한다.
『피렌체사』는 13~15세기의 피렌체와 주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중세 정치, 역사를 총망라한 책으로, 마키아벨리가 죽기 꼭 1년 전인 1526년 교황 클레멘스 7세에게 헌정되었다. 피렌체의 역사는 물론, 이탈리아 반도와 주변국의 정세, 사건을 폭넓게 서술한 『피렌체사』는 그를 ‘위대한 사상가의 반열에 세운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라고도 불리는 마키아벨리는 자신이 태어나고, 활발히 활동하다 죽은 피렌체에 대해 과연 어떤 이야기를 썼을까.
그가 이 책을 쓸 당시 피렌체는 메디치 가문에 의해 통치되고 있었다. 공직에서 쫓겨나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문의 수장이자 교황인 클레멘스 7세의 요청에 의해 『피렌체사』를 집필하게 된다. 마키아벨리의 입장에서는 교황과 메디치 가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책에서 냉철하고 신중한 통찰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때로는 간접적인 비판 등을 통해 재치 있게 정확한 사실을 기술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이 책은 쉽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역사서가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탈리아의 역사를 넘어, 당시의 유럽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지 않고 마키아벨리를 안다고 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가깝다. 추천사를 쓴 『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의 저자,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김상근 교수는 “대한민국은 공화정과 군주정의 희망과 횡포 사이에서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사』에서 제시했던 공화정과 군주정의 조화, 시대의 흐름에 대한 통찰력에 대해 이해한다면 좋으련만”이라며, 독자들이 당시 피렌체의 분열을 보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희망에 대한 힌트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문열 소설가 역시 “지금 우리 사회와 겹쳐지고 역사의 반복에 침울해지지만, 그것이 귀감이든 반면교사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라고 말하면서, 당시 피렌체의 정치사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관해서도 깊게 생각할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피렌체, 자유와 분열의
핏빛 역사를 간직한 도시

이탈리아의 손꼽히는 아름다운 지역 중 하나인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도시’, ‘천재들의 도시’, ‘예술과 낭만의 도시’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피렌체의 진짜 역사, 무수한 분열과 권력의 투쟁에 의해 붉게 물든 피렌체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면 단순히 아름다운 겉모습만으로 그 도시를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사』를 통해 자기 고향인 피렌체의 무구한 역사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며, 때로는 안타까운 시선을 숨기지 않은 채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무엇보다 13~15세기 피렌체의 평민이 어떻게 귀족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 귀족은 어떻게 권력을 잃고 사라지게 되었는지 또 평민과 하층민의 권력 투쟁은 어떠했는지 그 치열한 역사를 자세히 기술한다. 피렌체인의 자유를 향한 끝임 없는 투쟁과 열망은 마키아벨리의 글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도 생생하게 전달된다. 나아가 그는 귀족과 평민 그리고 하층민이 서로 치열하게 싸우다가 메디치 가문의 지배를 받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도 구체적인 사건을 들어 자세히 설명한다.
총 8권으로 구성된 『피렌체사』에서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의 역사만 다루지는 않는다. 피렌체의 역사를 논하기 전에 이탈리아가 어떻게 그 당시 이 지역을 통치했던 권력자들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먼저 보여 주기 위해 제1권에서 제4권까지는 피렌체와 그 주변 이탈리아 역사에 관한 서론이 되는 내용을 다룬다. 특히 제1권에서는 로마제국이 동서로 분열되는 4세기 후반부터 1차 롬바르디아 전쟁이 개시되는 15세기 초반까지 1000년 넘는 세월을 개략적으로 설명한다.
이에 대해 마키아벨리는 본문에서 “이탈리아의 역사를 쓴다고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들을 이야기하지 않을 이유는 없고, 또한 피렌체가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했던 전쟁들은 대개 다른 이탈리아 국가나 군주들의 행동에서 비롯되었으므로, 만일 그것들이 서술되지 않는다면 피렌체의 역사는 이해하기 더 어렵고 재미 역시 덜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부온델몬테의 결혼과 죽음으로 시작하는 제2권에서는 교황파(구엘프)와 황제파(기벨린)의 갈등을 거쳐, 귀족과 평민의 대립으로 분열되는 피렌체를 그렸다. 제3권에서는 1354년부터 1414년까지 피렌체 내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권력을 차지한 구엘프당과 급료와 처우에 불만을 품은 하층민의 봉기 그리고 무력 투쟁 끝에 권력을 되찾은 유력한 평민과 구엘프당의 모습 등을 묘사한다. 제4권에서는 피렌체 내부적으로는 메디치 왕조의 창시자 조반니 데 메디치의 등장과 그의 아들 코시모의 추방과 귀환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1·2·3차 롬바르디아 전쟁과 볼테라 반란, 루타 전쟁 등을 깊이 있게 서술했다.
제5권에서는 1434년에서 1440년까지 피렌체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쟁들을 주로 다루었으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사라진 그림으로도 유명한 앙기아리 전투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었다. 제6권에서는 4차 롬바르디아 전쟁의 종식과 필리포 공작의 죽음 그리고 밀라노 공국을 차지하기 위한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와 베네치아의 세 차례 전쟁 등을 기술한다. 제7권에서는 코시모의 아들 피에로를 제거하려는 반 메디치파의 음모와 그의 아들 로렌초 일 마니피코의 등장을 중점적으로 그리며, 대외적으로는 베네치아 전쟁, 프라토 소동, 볼테라 폭동, 시에나 전쟁 등을 보여 준다. 이 책의 마지막인 제8권에서는 로렌초 데 메디치를 죽이려는 파치 가문의 음모에서 시작해 계속된 패배로 곤경에 처한 피렌체의 모습을 서술한다. 그밖에 소금 전쟁과 교황 인노첸시오 8세와 페르디난도 1세의 전쟁, 피렌체의 사르차나 수복 전쟁 등을 서술한 후, 로렌초의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앞서 얘기했듯이 마키아벨리는 이 글을 교황 클레멘스 7세에게 바치고 1년 뒤 1527년에 피렌체에서 사망했으며, 이후의 피렌체 역사를 더 썼는지는 아쉽게도 확실하지 않다. 마키아벨리는 통합만이 외세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굳게 믿던 뼛속 깊은 공화국의 주창자였다. 이런 그의 사상은 그가 생애 마지막에 심혈을 기울여 쓴 이 책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김상근 교수는 “달랑 『군주론』을 읽고 마키아벨리를 이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왕십리까지 와서 서울을 봤다고 자랑하는 시골 양반의 허세와 같다”라며 진짜 마키아벨리를 이해하려면 『피렌체사』를 읽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태어나고 활동하고 죽은 피렌체의 역사를 넘어서 이탈리아 전체의 흐름을 서술하며 공화국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보여 준 이 책은 과연 마키아벨리의 역작이라 불릴 만하다.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세밀히 확인하며
심혈을 기울인 2년여의 번역 과정

이 책을 번역한 하인후 역자는 번역을 위해 무려 2년이 넘는 시간을 들였다. 역자는 마키아벨리와 관련된 서적과 수많은 자료를 찾아보며 그의 천재성에 무수히 감동했다.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다 갑자기 상상력을 발휘하는 마키아벨리의 글은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잘못 해석하기 쉽다.
이에 역자는 최대한 많은 자료를 찾아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일일이 확인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백 개의 각주를 본문에 첨가했다. 또 각 권의 마지막에는 깊이 있는 설명이 추가된 미주를 추가해 당시 시대적 배경과 좀 더 정확한 사실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마키아벨리가 이 글을 쓸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인터넷은커녕 자료도 넉넉하지 않았을 때이다. 그 당시 이렇게 방대한 양의 역사서를 서술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무척 놀랍지만, 간혹 잘못된 정보가 발견되기도 했다. 역자는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에 대한 정확한 사실 관계를 서술해 친절하게 각주로 첨부했다. 또 원서에는 없지만 각 상황에 어울리는 이미지와 자료를 직접 찾아 본문에 실어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이해와 재미를 높였다. 이미지에는 내용과 관련된 자세한 캡션을 달아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보는 듯 구성했다.
또한 본문에 등장하는 전쟁과 사건 등을 좀 더 가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당시 이탈리아의 지역들과 사건을 나타낸 지도를 추가했다. 그로 인해 독자들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당시 이탈리아 지역들의 정확한 위치와 사건이 진행된 이동 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본문의 마지막에는 13~14세기의 ‘피렌체 권력 지형과 정부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표로 만들어 이 책의 제2~3권에서 다루는 끊임없이 변화되는 피렌체의 분열에 대해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마키아벨리 #피렌체사 #이탈리아역사 #이탈리아사 #유럽역사 #중세유럽 #메디치 #로렌초데메디치 #이탈리아 #군주론 #로마사논고 #클레멘스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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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사_김상근
추천사_이문열
헌사
서문
제1권
제2권
제3권
제4권
제5권
제6권
제7권
제8권
피렌체 권력 지형과 정부의 변화 13~14세기
옮긴이의 말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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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니콜로 마키아벨리 (Niccolo Machiavelli,Niccolo di Bernardo dei Machiavelli )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탁월한 정치이론가. 이탈리아(피렌체)의 관료이자 외교관이자 군사 전략가였으나, 말년의 저술로 정치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에서 몰락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의 기록은 많지 않은데, 변변치 않은 교육 환경에서 홀로 역사와 정치에 관한 공부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 시절에는 말직으로 근무하다가 서른 살이 되어서야 80인회의 사무국의 서기에 임명되었고, 능력을 인정받았는지 곧 10인군사위원회의 사무국장과 서기를 맡았다. 1492년 피렌체가 ‘위대한 로렌초(로렌초 일 마니피코)’의 사망으로 통치력 부재 상황을...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탁월한 정치이론가. 이탈리아(피렌체)의 관료이자 외교관이자 군사 전략가였으나, 말년의 저술로 정치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에서 몰락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의 기록은 많지 않은데, 변변치 않은 교육 환경에서 홀로 역사와 정치에 관한 공부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 시절에는 말직으로 근무하다가 서른 살이 되어서야 80인회의 사무국의 서기에 임명되었고, 능력을 인정받았는지 곧 10인군사위원회의 사무국장과 서기를 맡았다.

1492년 피렌체가 ‘위대한 로렌초(로렌초 일 마니피코)’의 사망으로 통치력 부재 상황을 맞았을 때, 마키아벨리는 공화국의 외교관으로서 국운이 풍전등화인 피렌체를 살려내려고 강대국 사이를 필사적으로 오갔고, 국제 정치의 민낯을 낱낱이 목격하며 ‘강한 군대, 강한 군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교황청에 사절로 파견갔다가 만난 발렌티노 공작(체사레 보르자)에게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해줄 강력한 신생군주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체사레는 맥없이 병사해버렸다. 마키아벨리는 시민군 양성을 추진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메디치 가문이 군주로 돌아오자 공화국의 일꾼이었던 죄로 감옥에 갇혔다. 이후 특별사면을 받고 나와서 새 군주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필요한 경우에는 비도덕적인 수단도 행사해서 평화를 지키는 강력한 지도자가 되어라’는 조언을 담은 『군주론』을 썼다.

1506년에 피렌체 시민군의 조직을 계획하여 이듬해 9인위원회의 서기장이 되어 피렌체의 정복 전쟁에서 군대를 양성하는 책임을 맡았다. 1512년에 공직을 떠난 그는 산 카스치아노 근처의 저택에서 집필하며 루첼라이 가문의 소유인 오르티 오리첼라리 정원에서 여러 문인을 만났다. 이때 그는 메디치가의 요청을 받아 주로 통치론에 관한 글을 써 권력자들에게 헌정했다. 그러나 그는 불우한 말년을 보내다 1527년에 사망했다.

대표 저서로는 『군주론』을 포함하여 『카스트루치오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결혼한 악마 벨파고르』, 『리비우스 역사 논고』, 『만드라골라』, 『우리나라의 언어에 관한 연구 또는 대화』, 『이탈리아 10년사: 1494~1504』, 『전술론』, 『카피톨리』, 『클리치아』, 『트리시노』, 『프랑스 사정기事情記』, 『피렌체 정부 개혁론』, 『피렌체사』, 『황금 나귀』, 『후회에 대한 권고』 등이 있다.
역 : 하인후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2003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그림자 밟기>를 발표했다. 이후 생업에 전념하다, 2021년 카카오페이지에 장편소설 《만질 수 없는》을 썼다. 현재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완역본 출간을 준비하며, 《군주론》도 번역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2003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그림자 밟기>를 발표했다. 이후 생업에 전념하다, 2021년 카카오페이지에 장편소설 《만질 수 없는》을 썼다. 현재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완역본 출간을 준비하며, 《군주론》도 번역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 추천사 _김상근, 이문열

우리 사회에 작은 희망을 선물하는 마키아벨리의 생애 마지막 역작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 김상근

무릇 추천사는 저자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출간되는 책의 내용에 대한 상찬賞讚을 목표로 삼는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유명한 니콜로 마키아벨리이니, 그에 대한 개괄적 인물평은 번역자인 하인후 선생께 맡기기로 한다. 마키아벨리는 흔히 『군주론』의 저자로 소개되고 있지만, 『피렌체사』는 그가 생애 마지막 역량을 쏟아부은 역작이다. 14년이나 재임했던 피렌체 공직에서 막 쫓겨난 마키아벨리가 가난과 익명의 삶을 푸념하며 쓴 『군주론』이 독기를 품고 있다면, 생애 마지막 통찰력을 쏟아부은 『피렌체사』에는 성숙한 지혜가 넘쳐난다.
달랑 『군주론』을 읽고 마키아벨리를 이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왕십리까지 와서 서울을 봤다고 자랑하는 시골 양반의 허세와 같다. 그가 생애 마지막에 심혈을 기울여 쓴 책 『피렌체사』를 읽어야만 마키아벨리 사상의 전모가 드러난다. 무릇 한 사람의 생애에 대한 평가는 그의 마지막 장면까지 지켜보고 내려야 한다. 모든 것을 가졌던 사람이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이 바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였다. 마키아벨리도 모든 것을 잃었다. 야심작 『군주론』을 헌정하고 메디치 가문의 재임용을 기다리고 있던 마키아벨리는 그 마지막 기대마저 내려놓아야만 했다. 깨끗이 포기했을 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피렌체의 동량棟梁 들이 모여 로마 시대의 고전을 읽으며 함께 공화정의 미래를 꿈꾸던 ‘루첼라이 정원’ 공부 모임의 교사로 초빙된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후기 대표작인 『로마사 논고』와 해학과 풍자로 가득한 『만드라골라Mandragola』와 같은 희곡들이 바로 이 시기에 집필되었다. 마키아벨리 생애 마지막 작품인 『피렌체사』는 그 점에서 매우 포괄적인 전망을 내포하고 있다. 초기 작품인 『군주론』이 메디치 가문에게 바치는 권력 유지를 위한 비책이라면, 중기 작품 『로마사 논고』는 ‘루첼라이 정원’의 젊은 도반들을 위한 권력 획득의 비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군주론』이 그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군주제의 속성을 파헤친다면, 『로마사 논고』는 로마 공화정 시대의 영광을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마키아벨리는 그의 마지막 작품 『피렌체사』에서 군주제와 공화제 사이의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정체政體를 설명하거나 강요한 것도 아니다. 포기할 것은 깨끗이 포기하고 삶에 대한 집착마저 버린 리어왕의 경지에 오른 마키아벨리는 그 모든 것이 ‘시간의 지배’ 속에 있음을 『피렌체사』를 통해 설파한다.
마키아벨리의 ‘피렌체 역사’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베키오 다리에서 벌어진 참사1216년 이후부터 메디치 가문의 집권1434년까지가 1부이고, 그 이후 코시모 데 메디치의 통치부터 마키아벨리가 집필하는 시점1520년까지가 2부이다. 1부는 공화정의 이상이 펼쳐지던 시대이고, 2부는 군주정의 권력 집중이 발생했던 시대이다. 그러니까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사』를 통해 자기 생애의 주장을 역으로 배치한 것이다. 자신이 쓴 책은 『군주론』군주제에서 『로마사 논고』공화제로 이어졌지만, 피렌체의 역사는 역으로 전개되었으니, 공화제에서 군주제로 넘어간 것이다. 이것은 마치 로마의 역사를 신화로 풀어냈던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아스 일행의 지중해 여정을 먼저 쓴 다음, 정착 과정에서 발생한 치열한 정복 전쟁을 뒤에 배치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로마 시대의 베르길리우스는 그리스 시대의 호메로스를 역으로 배치했다. 트로이 전쟁의 역사를 서사시로 풀어냈던 호메로스는 전쟁을 먼저 배치하고「일리아스」 의 내용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뒤에 배치했었다「오디세이아」 의 내용이다. 마키아벨리도 생애 마지막 책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것을 역으로 배치했다. 그리고 두 가지 정체가 가진 장단점을 동시에 드러내고, 두 정체를 이상적인 정치 형태로 추구하는 양쪽 진영 모두에게 경고의 말을 남긴다. 평민들의 자유를 추구했던 공화정 시대를 향해 자유를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고 난 다음에 자유를 추구하라고 경고했다. 피렌체 군주제의 실체였던 메디치 가문을 향해서는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라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공화정이냐, 군주정이냐의 선택을 놓고 마키아벨리를 ‘평가’하거나 ‘절하’하는 것은 그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마키아벨리는 괘념치 않았다. 그가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한마디로 ‘시대의 요청’이었다. 그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성찰하라는 것이다.
무릇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은 읽기 어렵다.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문장의 의미는 오독誤讀되기 일쑤다. 이탈리아 학자들에게도 마키아벨리의 글은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다가 갑자기 상상력을 발휘하는 재기발랄한 마키아벨리의 글을 번역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에서 나와 함께 호흡을 맞춘 하인후 선생은 그 점에 큰 노고를 하셨다. 그 책에서 부분적으로 소개되었던 마키아벨리의 전모가 이 번역 완전체를 통해서 잘 드러날 것이라 기대한다.
이 어려운 책을 번역한 하인후 선생께 찬사를 드리면서 동시에 짧은 위로의 말씀도 드려야겠다. 각고의 노력 끝에 번역서를 출간했지만, 기대처럼 그렇게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라는 슬픈 현실에 관한 것이다. 베스트셀러를 원한다면 독자가 원하는 글을 써 주면 된다. 대중이란 원래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글을 찾는다. 가난한 자들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삶에 지친 청년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는다. 그래서 고단한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공화정과 군주정의 희망과 횡포 사이에서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사』에서 제시했던 공화정과 군주정의 조화, 시대의 흐름에 대한 통찰력에 대해 이해한다면 좋으련만, 한국의 독서 대중들은 이 책을 쉽게 손에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고 권력을 잡아보겠다고 날뛰는 사람들이 허다한 이 시대에, 그의 마지막 책 『피렌체사』가 번역되고 출간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에게 작은 희망이 남아 있음을 확신한다. 부디 이 어려운 책이 소수의 현명한 독자에게나마 희망을 선물하게 되기를!

그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행방에 대한 단서
-소설가 이문열

유럽 역사에서 이탈리아는 하나의 이채異彩다. 로마제국 쇠퇴 이후 1,000년 넘게 작은 도시들로 나뉘었지만, 피렌체 하나로도 어지간한 강국 대접을 받았다. 일찌감치 이탈리아가 통합됐다면, 유럽의 국경은 지금과 달라져도 한참 달라졌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눈여겨본 것은 이제 유럽의 변방 같은 이탈리아, 그리고 피렌체에 관한 관심보다는 바로 그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행방이었다. 게르만족의 남하로 제국이 무너지고, 황제와 기독교 세력의 충돌을 거쳐 19세기 이탈리아로 통일될 때까지의 잃어버린 고리다. 로마가 망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나름의 생존을 통해 현재까지 올 수 있었다는 단서를 독자 여러분도 『피렌체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당시의 분열상을 이웃집 얘기처럼 정연하게, 지독하리만치 엄중하게 정리했다. 역사 속 이탈리아, 피렌체는 그토록 인문적이고 문화적이면서도, 또 그토록 야만적이고 잔인했다. 세속군주도 교황도 권력과 재물 앞에 존엄을 잃고, 몰락한 제국의 귀족은 당연했을 미덕 없이 탐욕만 넘쳐났다. 귀족을 몰락시킨 평민은 탐욕만을 배워 광기와 포퓰리즘으로 도시를 타락시키고, 상대 파벌에 대한 맹목적인 적의, 심지어 동료에의 질투로 칼자루를 바꿔 잡는 비열함만이 도시에 가득했다. 외부의 적이든 내부 파벌이든 결국 승리한 쪽도 적이 사라지면 그 즉시 분열했다. 과거 로마제국에서 평민이 귀족과 싸우며 미덕을 배웠다면, 피렌체에서는 모두 관용과 군사적 미덕을 잃으며 비루해졌다. 심지어 외부와의 전쟁은 비열한 용병들만 배를 불려, 결국 피렌체는 ‘전쟁에서 패하면 불행해지고, 승리하면 훨씬 더 불행해졌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다른 국가라면 벌써 무너졌을 분열상 속에서도, 유럽 어느 강국에도 밀리지 않는 구조와 세력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야 말로 피렌체의 위대함이라고 역설한다. 만약 통합을 이뤄냈다면 “피렌체보다 더 우월한 공화국은 적어도 내가 아는 한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과거에도 없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페이지를 넘길수록 지금 우리 사회와 겹쳐지고 역사의 반복에 침울해지지만, 그것이 귀감이든 반면교사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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