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외면함으로써 애써 죽음을 멀리하려고 합니다. 저는 최근에 암을 진단받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처음 암이 진단되었을 때는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죽음을 떠올렸습니다. 죽음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도 손에 잡히는 무엇이 없었습니다.
그런 경험이 <위대한 철학자들의 죽음 수업>을 읽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죽음’은 철학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많은 철학자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내놓았습니다. <위대한 철학자들의 죽음 수업>은 프랑스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 로마의 황제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로마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그리고 러시아의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 등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고 합니다. ‘죽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삶을 더욱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담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의 성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위대한 철학자 5인의 저작들 중에서 ‘죽음’과 관련된 내용만을 따로 골라냈다”고 하였지만 어디에서 인용한 것인지 분명치가 않습니다. 또한 원저자와 함께 엮은이와 다섯 명의 옮긴이가 소개되었지만 누가 어느 부분을 맡아 옮겼는지도 분명치가 않습니다.
‘죽음 수업’이 곧 ‘인생수업’이라는 기회의도에 따라 5명의 철학자들이 남긴 글을 엮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죽음이라는 주제 이외에도 딱히 죽음과 무관한 나이 듦과 삶에 관한 이야기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이 적을 저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떻든 엮은이가 골라낸 글에 붙여놓은 제목이 안성맞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장을 열고 처음 표식을 넣은 대목은 ‘담담하고 평온하게 죽음을 받아들인다’였습니다. ‘다른 이의 삶을 평가할 때 나는 그가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본다. 내 삶의 평가 기준 또한 내가 담담하고 평온하게 죽음을 받아들였는지가 될 것이다’라고 몽테뉴는 마무리했습니다.
‘갑작스레 죽음이 닥쳐도 전혀 놀랄 것이 없다’는 대목은 충분히 이해되었는데, ‘늙어서 자연스레 죽은 것은 드물고 이례적인 일이다’라는 생각은 당대에는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요즈음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 같습니다. 이 대목입니다. “늙어서 죽는 일은 드물다. 독특하고 이례적인 이 죽음은 다른 죽음보다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 노사는 죽는 방법 중에 최후이자 극단적인 방법이며 요원하기에 고대하지 않는 죽음음이다. 또한 우리가 넘어갈 수 없는 경계선이며 자연의 법칙이 우리에게 금지한 한계다. 그러나 동시에 노쇠에 이르기까지 사는 것은 자연이 허락한 희귀한 특권이다.(42쪽)” 아마도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인용한 듯한데, 의학적인 것에 대한 몽테뉴의 인식은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맞지 않는 대목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우렐리우스의 말에서도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의사들은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을 눈살을 찌푸리며 내려다 보았고,”라는 대목에 동의하지 못하는 의사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죽음에 의해 질질 끌려다니지 마라’라는 세네카의 말에는 크게 공감합니다. “자기 나이보다 젊은 것처럼 행동하며 기쁨을 얻고 자신을 기만해가며 운명조차 속일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나약함에 굴복하고 유한한 존재임을 깨달은 후, 겁에 질려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을 기껑 맞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의해 질질 끌려가는 것처럼 말이다.(149쪽)” ‘최고로 만족스러운 상태로 죽음을 맞이하자’라고 한 키케로의 죽음에 주목합니다. “가장 현명한 자는 최고로 만족스러운 상태로 죽음을 맞고, 가장 어리석은 자는 마지못해 눈을 감는 것인가? 더 멀리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영혼은 더 나은 곳으로 향한다는 것을 알지만 제대로 보지 못하는 영혼은 이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까?(193쪽)”
‘죽음이 물론 두렵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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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는 거의 매일같이 안타까운 죽음소식이 들려옵니다. 특히 오늘같이 누구의 원한이나 사주가 아닌 길에서 발생한 ‘사고’를 통한 죽음은 그냥 한동안 아무생각이 없게 만듭니다. 사고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고, 이런 상황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현대인뿐만 아니라, 인류의 탄생부터 누구나 본능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했고 이와 반면에 자신의 DNA를 남기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니 수많은 철학자들의 주제중에 하나가 바로 ‘죽음’이었을겁니ㅏㄷ. <위대한 철학자들의 죽음>의 나온 철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서는 몽테뉴, 마르쿠스, 키케로, 톨스토이에 이르기까지 고대 로마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부터 문호까지 다방면에 걸친 사람들이 다룬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 죽음에 초연한 듯이 보이지만, 알고보면 누구 못지 않게 죽음을 두려워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들이 죽엠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은 죽음이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음’에 기인하는 것을 알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죽을때까지 죽음에 초연할 수 없고 어찌되었던 삶을 향해 달려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철학자들의 말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곧 자유에 대해 미리 생각하는 것’이라는 것은 제게 그리 와닿지는 않습니다. 혹자는 죽음후의 세계가 평온하고 속박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진실처럼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저의 삶의 태도는 살아있는 동안 내가 해보고 싶은일, 해야하는 일,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고, 최대한 죽음에 가까운 삶의 태도보다는 보이는 위험을 피하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게 ‘죽음’을 대하는 저의 태도이자, 초연해 보이는 철학자와는 다른 삶의 방식이 되겠지요.
‘그래서 오늘도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합니다’
※ 위대한 철학자들의 죽음 수업
※ 2023년 1월 11일
※ 236페이지
※ 메이트북스
감상평
' 위대한 철학자들의 죽음 수업 ' 이 책은 죽은 철학자 5인의 현재를 잘 살아가는 방법 , 투자하는 방법 ,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등 죽음을 주제로 된 철학관점으로 듣는 수업을 들었다라는 생각과 느낌을 받았습니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들어도 겁먹지않아야 하며 삶을 사는 동시에 죽음을 산다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느꼈습니다. 몽테뉴 부터 시작한 죽음수업은 아우텔리우스 , 세네카 , 키케로 , 톨스토이로 이어지는데 각 철학자들만의 중요시한 내용이 많이 다르게 느껴져 책을 읽는 내내 새로운 죽음에 대한 수업을 듣는 시간이였습니다.
메이트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