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저, 안혜림 역, 2023)은 금융서비스기업 S&P글로벌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가 2021년에 쓴 책으로, 2023년에 번역서가 국내 발간되었다. 2021년에 원서에는 반영될 수 없었던, 2022년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한 배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짧게나마 언급되고 있다.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이 중요해지면서, 탈탄소 전기화를 위한 배터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책은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의 채굴부터 가공, 배터리 제조의 글로벌 공급망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한국 등 배터리 제조국과 중국,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등 리튬 원료 생산국 등을 들여다 보고, 배터리 재활용 산업, 배터리의 미래(전기화물선, 전기비행기, 안전, 전고체전지 등) 등에 대한 이슈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정보들은 다음과 같다.
- 리튬 가격은 배터리 등급 탄산리튬을 기준으로 2020년말부터 1년 만에 톤당 1만 달러대에서 5만 달러대까지 급상승하였고 2022년 11월 기준 10만 달러를 넘어섰다(p.96).
- 리튬 소비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부문은 전기자동차이며, 배터리 전기자동차에 대당 30~60kg 정도 필요하다. 참고로 휴대전화에도 리튬이 개당 5g 정도 들어간다(p.98).
- 리튬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여러 양극재들(LFP, NMC, NCA, LCO 등)에서 모두 필요한 유일한 금속이며, 음극재에도 사용된다(p.61).
-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수산화리튬 1톤을 만드는데 이산화탄소가 약 15톤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래도 시멘트 1톤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비교하면 1/7 수준이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에 담기는 전기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지에 달려있다. 발전량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에 중국은 65%, 독일은 24% 이었다(p.253). 전기차는 대기질 개선에 기여한다.
-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등을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생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올바른 의사결정과 환경보호 측면에서 환경영향이 적은 쪽을 선택하기 위한 객관적인 정보와 독립적인 관리·감독과 수단 마련이 중요하다(p.263).
- 리튬 1톤을 얻으려면 스포듀민 250톤이나 염수 750톤을 가공해야 하며, 잔여물 또한 처리해야 한다. 반면에 폐 리튬이온 배터리는 28톤만 있어도 1톤을 얻을 수 있다(p.268) 폐배터리에 포함된 금속의 가치는 kg당 5~8달러 사이였다(p.284)
- 노트북을 오래 쓰거나 전기차를 오래 주행하려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이려면 주기율표에서 가장 위에 있는 원자질량이 가벼운 금속과 비금속 원소들이 유리하다. 리튬은 원자질량 7이며, 납축전지의 납은 원자질량 207이고, 미래 배터리를 얘기할 때 언급되는 소듐은 23이다. 소듐은 리튬보다 무겁지만 리튬보다 저렴하고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다는 다른 장점이 있다.
- 순식간에 많은 전력을 출력하려면 높은 전압을 만드는 원소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경우 주기율표 대신에 전위표를 살펴보아야 한다. 리튬은 최대 4.5볼트, 납은 최대 2.1볼트, 소듐은 최대 4.2볼트를 만들 수 있다. 배터리 용량 관련하여 이론적으로 리튬은 3,860mAh/g, 실리콘 4,200mAh/g, 황 1,670mAh/g, 흑연 370mAh/g 인데, 리튬이 가벼우며 이론값 측면에서 용량도 아주 큼을 알 수 있다. 이론값과 실제값 사이에 차이가 매우 크다. 더 좋은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론적인 용량에 가까워지기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 배터리에서 에너지 밀도의 목표는 미국의 Battery500 컨소시엄에서 시사하듯이 500Wh/kg인 셀을 만드는 것이다(p.315).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 목표는 내연차량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여겨지는 100달러/kWh 이하이다(p.317).
- 최근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 기반의 음극재에서 피어나는 덴드라이트(음극재의 고른 표면에서 뻗어나오는 가시덤불 모양으로, 분리막을 찔러 화재나 폭발을 야기할 수 있음)의 성장을 억제하고, 배터리의 안전성을 전반적으로 향상하기 위해서”이지만, 아직까지는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막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 책은 비교적 최근에 급부상하는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과 지정학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하는 동시에, 배터리 기술 개발의 핵심 이슈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어 거시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시각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