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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 세계사 | 2021년 1월 22일 한줄평 총점 8.0 (29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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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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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영원한 현역 작가 박완서의 10주기 기념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가 남긴 소중한 유산, 에세이를 재조명하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엄마의 말뚝』,『나목』,『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 대한민국 필독서를 여럿 탄생시킨 작가, 박완서. 그녀가 한국문학계에 한 획을 그은 소설가라는 데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사실은, 그녀가 다수의 산문도 썼다는 것이다. ‘대작가’, ‘한국문학의 어머니’라는 칭호가 더없이 어울리는 작가 중 이렇게 많은 산문을 진솔하게 써내려간 사람이 또 있을까. 박완서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0년째 되는 해를 맞이하여 그녀의 산문 660여 편을 모두 꼼꼼히 살펴보고 그중 베스트 35편을 선별했다. 작품 선정에만 몇 개월이 걸린 이 책에는 박완서 에세이의 정수가 담겨 있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는 박완서의 기존 팬들에게는 물론이고, 한국문학 애호가들 모두에게 또 다른 필독서가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Part1 마음이 낸 길 친절한 사람과의 소통 유쾌한 오해 수많은 믿음의 교감 사십 대의 비 오는 날 집 없는 아이 보통 사람 Part2 꿈을 꿀 희망 꿈 언덕방은 내 방 이멜다의 구두 천사의 선물 넉넉하다는 말의 소중함 나는 나쁜 사람일까? 좋은 사람일까? Part3 무심한 듯 명랑한 속삭임 다 지나간다 아름다운 것은 무엇을 남길까 나는 누구일까 생각을 바꾸니 행복하게 사는 법 Part4 사랑의 행로 민들레꽃을 선물 받은 날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할머니와 베보자기 달구경 사랑의 입김 내 기억의 창고 새해 소망 Part5 환하고도 슬픈 얼굴 성차별을 주제로 한 자서전 뛰어난 이야기꾼이고 싶다 중년 여인의 허기증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문학과 고향의 의미 Part6 이왕이면 해피엔드 잃어버린 여행가방 시간은 신이었을까 내 식의 귀향 때로는 죽음도 희망이 된다 마음 붙일 곳 그때가 가을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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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박완서 (朴婉緖)
작가 한마디 내게 글을 쓴다는 건 내 고통의 일부를 독자에게 나누는 거예요. 내 고통을 글로 옮기면서 내가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가벼워지죠.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등 심각한 가난을 겪는다.

그후 미8군의 PX 초상화부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그곳에서 박수근 화백을 알게 된다. 1953년 직장에서 만난 호영진과 결혼하고 살림에 묻혀 지내다가 훗날 1970년 불혹의 나이가 되던 해에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 이후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까지 뼈아프게 드러내는 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데뷔작 『나목』과 『목마른 계절』,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아저씨의 훈장』, 『겨울 나들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비롯하여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풍경을 그린 『도둑맞은 가난』,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까지 저자는 사회적 아픔에 주목하여 글을 썼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가는 행복한 결혼은 어떤 형태인가를 되묻게 하는 소설인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 점점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또 장편 『미망』,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서는 개인사와 가족사를 치밀하게 조명하여 사회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배반의 여름』은 1975년 9월에서 1978년 9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조그만 체험기」, 「흑과부黑寡婦」,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완서가 그리는 모성의 힘은 실로 놀랍다. 성균관대에서 열린 ‘2006 호암상 수상자(예술상) 초청 강연회’에서 박완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문학의 뿌리는 어머니”라고. 박완서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풀어내는 모성의 힘은 힘센 것들만이 권력을 쥐고 판을 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뒤로 처진 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무해준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는 1987년 1월에서 1994년 4월까지 발표되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데 그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남편의 죽음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을 담고 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는데 담담하게 이어가는 주인공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메어지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해산바가지」, 「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은 1979년 3월에서부터 1983년 8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속물성과 위선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젊은 것들의 무관심과 조롱 속에서 외롭게 늙어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황혼」, 「천변풍경泉邊風景」과, 출세한 자들의 허위를 그린 「내가 놓친 화합(和合)」,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등이 그것이다.

『미망』은 조선조 말기에서 6ㆍ25 전쟁 직후까지 그 파란만장했던 시대를 한 개성 상인의 가족사를 통하여 재창조한 대하소설이다. 민족의 수난사와 더불어 고난과 격동의 시대를 험준한 산을 넘듯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박완서 소설 문체가 도달한 궁극적인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느낀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을 담아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냈다.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어 노작가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선보였다. 1993년부터 국제연합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1994년부터 공연윤리위원회 위원, 1988년부터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으로 한국문학작가상, 『엄마의 말뚝』으로 제5회 이상문학상, 『미망』으로 대한민국문학과 제3회 이상문학상, 『꿈꾸는 인큐베이터』로 제38회 현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서 처음이자 여성으로서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소 입버릇처럼 "전쟁의 상처로 작가가 됐다."고 고백해왔던 그녀는 전쟁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경험으로 글을 써왔다. 여러 편의 장편소설과 수필집, 동화집을 발표하고, 2010년 8월 수필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22일,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 경기 구리시에는 '박완서 문학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계 이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친절한 복희씨』,『기나긴 하루』,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한 길 사람 속』,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세월이 흘러도 불변하는 가치, 박완서만의 글 작고한 지 10년이 지나도 꾸준히 회자되고, 여러 다른 형태로 그녀와 관련된 책이 나오는 이유는 하나다. 그녀의 글이 대체불가능하게 좋기 때문이다. 가장 일상적인 언어로 쓴 그녀의 글은 쉽게 술술 읽히지만, 그 여운은 길다. 솔직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재밌지만 그 안의 주제는 깊으며, 신랄한 비판의식 속에 본질은 따뜻하다. 이 책에는 가장 박완서다운 글들이 실려 있다. 책의 어느 곳을 펼쳐도 유쾌한 마음으로 한 편 한 편을 맛있게 즐길 수 있지만, 읽은 후엔 두고두고 되새김질하게 된다. 한 권을 다 소화한 후엔, 박완서라는 이름이 한국문학에 왜 그리 크게 남아 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혼란한 때일수록 우리의 마음을 든든히 지지해줄 책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중심이 단단한 따뜻함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우리보다 앞서 험한 인생을 겪어낸 대작가의 삶 속 고백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위로가 되는 이유다. 박완서 글 속의 경험, 시대, 생활 방식은 지금 우리의 것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그녀의 글을 읽으면 화자의 고민들에 공감하게 되고, 화자의 깨달음에 깊은 감동을 받게 된다. 전쟁, 분단, 남편과 아들의 죽음 등 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 속을 살아내면서도 박완서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따뜻한 인간성을 말했다. 인생의 이야기를 거르고 걸러 가장 진실한 것만을 남겨낸 그녀의 글들은 읽을수록 새롭고 오래될수록 귀중해진다.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조그만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진실을 말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다.” _본문 중 ‘소박하고, 진실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 작가. 박완서는 모진 삶이 안겨준 상흔을 글로 풀어내고자 작가의 길을 시작했지만, 그것에 머무르지 않았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내면의 은밀한 갈등을 짚어내고, 중산층의 허위의식, 여성 평등 등의 사회 문제를 특유의 신랄함으로 드러냈다. 그럼에도 결국 그의 글이 가리키는 방향은 희망과 사랑이었다. 그의 글은 삶을 정면으로 직시하여 아픔과 모순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기어코 따뜻한 인간성을 지켜내고야 만다. 오직 진실로 켜켜이 쌓아 올린 그의 작품 세계는, 치열하게 인간적이었던, 그래서 그리운 박완서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291건)

[리뷰]모래알 만한 진실이라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m*****y | 2023.09.12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 에세이 / 세계사

 

소설가 박완서의 이름을 모를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익숙함과 달리 부끄럽게도 그의 책에 대해 제대로 읽은 것은 별로 없었다.

익숙한 이름이라 그의 책을 모두 아는 착각에 살았던 것 같다.

 

박완서 그가 남긴 산문 660여 편중 가장 글맛 나는 대표작만 모았다는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이 책을 읽고 이제야 박완서라는 분이 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렇게 거리낌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글에 진심이 느끼며 진심을 빼앗기게 되었다.

 

‘소박하고, 진실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 작가라는 문구가 딱 맞았다.

사랑하였으며 삶 또한 그러했다.

 

이 책은 신기하다.

글을 통해 작가를 만났다기보다는 나를 만난 기분이다.

그녀의 삶이 유별난 것도 없고 평범한 주부에서 사십이 넘어 글을 쓰며 그저 쓰고 싶어 허기증을 느끼듯 글을 쓰게 된 내력이 중년이 된 나의 허기증을 만나게 한다. 남편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스탠드 불빛에 그저 내가 되고 싶어 글을 쓰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한밤중 소소한 서평 쓰기를 하는 내 모습과 살짝 겹치기도 한다.

(오해는 마시길 내가 박완서 작가처럼 소설가의 삶을 산다는 것이 아니라 중년의 평범한 삶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녀의 가족에 대한 걱정, 자식에 대한 사랑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에서 작가는 자식에게 바라는 것이 많다.

“활발한 건 좋지만, 특히 교육은 따로 못 시켰지만 애들이 자라면서 자연히 음악, 미술, 문학 같은 걸 이해하고 거기 깊은 애정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 아는 것이 많되 아는 것이 코 끝에 걸려 있지 않고 내부에 안정되어 있기를. 무던하기를. 멋쟁이이기를. 대강 이런 것들이 내가 내 아이들에게 바라는 사람 됨됨이다.”

151쪽.

참 바라는 것이 많다.

그런데 뭐하나 빠짐없이 자식에 대한 나의 마음과도 같다.

'그래 아이들은 이렇게 커야지.' 하며 작가의 소망을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뒤에서 작가는 한마디 한다.

“그렇지만 이런 까다로운 주문을 아이들에게 말로 한일은 전연 없고 앞으로도 할 것 같지 않다.”

아니, 왜? 그렇게 원하는 것인데, 우리 아이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까다로운 주문이었다.

사랑하기에 이런 소원을 말로 해서 부담을 지우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소망의 냄새 맡기로 내 애들이 그렇게 자라주기를 바랄 뿐이'(152쪽)라고 말한다.

이것이 너무 어려운 방법 아닐까?

아이들이 개 코도 아니고 소망을 알아서 척척 들어주는 것도 아닐 텐데.

결국 아이에 대해 절대 기대하지 말라는 소리이다.

‘그렇지 내가 아이들에게 뭘 바라’하고 웃고 넘어간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이야기인 듯 절로 공감하며 주절주절 내 생각이 덧붙어간다.

아니 비슷한 상황에서 나는 잘 모르고 넘겼을 감정을 작가는 세세히 자분자분 파헤쳐 주어 '아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마음이 들었던 거였군' 하고 과거 속 나의 감정을 되짚어보게 한다.

 

작가 노년의 모습은 조만간 언젠가 내가 만날 모습인 듯했다.

손자 손녀의 재롱이 행복해하고, 먼저 간 가족, 친구에 눈물겨워 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죽음을 준비하는 나의 모습이 떠올라 울컥하게 하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봄 직한 일상적인 사건 속에 숨어있는 감정을 찾아준다. 그 감정에 공감하고 감동하게 된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책은 박완서 작가의 또 다른 글을 더 읽고 싶게 만들었다.

어쩌면 숨은 나의 이야기를 작가의 다른 책 속에서 찾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그 소박한 것들을 예쁘다고 칭찬해 주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 마당 꽃들은 기죽지 않고 열심히 저 생긴 대로 핀다. 273쪽

 

작가의 글은 소박하다.

하지만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그 소박 글에서 기죽지 않고 열심히 저 생긴 대로 사는 작가를 발견하고 나를 발견하게 해주니 아름답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기죽지 않고 열심히 저 생긴 대로 살아갈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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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해*맘 | 2023.08.31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이었다. 그래 내가 뭐관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을 나에게만은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여긴 것일까. 그거야말로 터무니없는 교만이 아니었을까.
뒤집고 보면 이렇게 쉬운 걸 싶지만, 뒤집기 전엔 구하는 게 멀기만 하다.

시간이 나를 치유해준 것이다.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소중한 체험이 있다면 그건 시간이 해결 못 할 악운도 재앙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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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모래알만한 진실이라도_박완서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n******8 | 2023.07.30

오래전부터 박완서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해서 또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에세이가 그렇듯 내얘기같고 쉬운듯하면서도 마음 깊은곳을 저리게 하는 글입니다.

p153. 할머니와 베보자기

유년시절 누구나 겪을법한 그러나 나이 들면서 깊숙히 잊혀져가는 그런 부끄러운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p217.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코고는 남편옆에서 깊은밤 끄적끄적 글을 쓰면서 행복을 느낀다는 작가님~

[오래 너무 수다스럽지 않은, 너무 과묵하지 않은 이야기꾼이고싶다.] 

은은히 미소짓는 작가님의 얼굴이 떠오르는 문장입니다.

잔잔히 미소지으며 격하게 요동치지 않고 편하게 읽을수 있고 자신의 추억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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