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형 저
노은지 저
루이자 메이 올컷 저/공보경 역
알렉산더 케이 저/박중서 역
설재인 저
김보라 편/최은영,남다은,김원영,정희진,앨리슨 벡델 공저
출퇴근 시 운전하는 순간에도 조금이라도 실속 있는 짓을 하려고 책을 듣기 시작했다. 무의식중에 박완서를 검색했다. 아무래도 내 머리에 이슬아의 서평집에서 알게 된 “박완서의 말“이라는 작품이 박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튜브에 굉장히 많은 박완서 작가의 작품이 있었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라는 소설을 듣고 박완서 작가 엄마의 일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엄마의 말뚝이라는 책을 구입하였다.
이 책은 박완서 작가의 실제 엄마 이야기를 그려낸 소설이다. 한마디로 가슴이 뜨거웠다. 저자의 엄마는 남편을 병원 한번 데려가지 못한 채 허망하게 보냈다. 그 사건 이후로 자식만큼은 아들 딸 가리지 않고 대처에서 공부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모성애에 내 가슴이 뜨거워졌다. 또한, 한국 전쟁에 아들마저 잃게 된 엄마의 고통과 이런 일을 옆에서 샅샅이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저자의 괴로움에 내 가슴은 한 번 더 뜨거워졌다.
남편과 사별한 다음 아들을 공부시켜서 집안을 일으켜 보려고 했던 엄마는 그 전초지를 서울시 현저동으로 잡았다. 그 이후 조금씩 가세가 펴지면서 더 좋은 동네로 더 넓은 집으로 옮겨갔지만 엄마의 말뚝은 현저동이었다. 그 산동네에서 고생하며 아들과 딸을 공부시켰던 최초의 장소가 엄마의 말뚝이었다. 그 말뚝에 엄마가 장차 자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모든 것이 담겨져있다.
물론 말뚝은 보는 이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개인의 가정사이지만 우리나라의 역사와 시대상까지도 담겨져 있는 수작이다.
내 엄마의 말뚝은 무엇이었을까? 책 속의 엄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 아이들은 내가 지나간 다음 내 말뚝을 무엇으로 생각할까
우리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고, 돌아봐야 하는, 돌아갈 수밖에 없는 원점은 어디인지 고민하게 된다.
오래된 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글과 말의 재미가 있고, 역경을 딛고 일어난 작가에게서 느낄 수 있는 말과 이야기의 힘이 있다.
나의 말뚝은 뭘까, 계속해서 돌아가게 되는 원점, 계속해서 돌아가야 하는 원점을 생각하게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절로 이런 사건들 이후에 어떻게 다시 웃을 수 있었을지 역경을 이겨내는 인간의 회복성에 대한 경이로움도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