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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최초의 블랙홀 사진입니다

천문학의 역사와 블랙홀 관측 여정

하이노 팔케,외르크 뢰머 저/정경숙,김용기 | 에코리브르 | 2023년 2월 28일 리뷰 총점 9.6 (1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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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최초의 블랙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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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마침내 블랙홀을 직접 보다!
당시 EHT 협력단 EU 대표이자 EHT 과학위원회 의장이 들려주는
블랙홀 이미지를 얻기까지 지난하고 흥미진진한 여정

“2019년 4월 10일 화요일, 15시 07분(유럽 중부 시간). 우주의 깊고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M87 은하의 중심에서 빨갛게 빛나는 고리가 나타났다. 윤곽이 흐릿하게 드러나면서 스크린에 약간 희미한 모습을 유지한 채 고리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블랙홀 사진이다. 블랙홀에 드리운 캄캄한 어둠의 정체는 영원히 우리 눈으로 관측하지 못할 거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하지만 오늘 이 어둠의 정체가 처음으로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동영상 상영이 끝났을 때 저자는 “이것이 최초의 블랙홀 사진입니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는 곧바로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그동안의 긴장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자유를 느꼈다고 한다. 드디어 비밀이 밝혀졌다. 이상하고 허구 같은 블랙홀의 모습이 이제 모두 볼 수 있는 형태와 색깔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른바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에 위치한 거대은하 M87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즉 M87*이다.

이 책은 2019년 처음 블랙홀 사진을 공개하던 날에서 시작한다. 당시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 협력단 EU 대표이자 EHT 과학위원회 의장이던 팔케 교수는 브뤼셀 유럽집행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최초의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다. 그동안 지식의 한계에 도달하려 노력해온 인간의 새로운 발견에 대한 여정, 시공에 대한 혁명적 이론, 첨단 과학 기술, 젊은 전파천문학자들의 노력, 그리고 연구자로서 평생 이어온 연구가 이 한 장의 블랙홀 사진에 담겼다.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발표를 생방송으로 지켜봤고, 몇 시간 만에 거의 40억 명이 블랙홀 사진을 보았다.

목차

프롤로그
1부 시공간으로의 여행
01 인간, 지구 그리고 달
02 태양계와 우주관
2부 우주의 신비
03 가장 행복한 아인슈타인의 생각들
04 은하수와 은하수에 속한 별들
05 죽은 별과 블랙홀
06 은하, 퀘이사 그리고 빅뱅
3부 이미지로의 여행
07 우리은하 중심
08 블랙홀 이미지를 얻기 위한 아이디어
09 세계 망원경의 탄생
10 탐험에 나서다
11 첫 번째 사진
4부 경계 너머
12 우리의 상상력 너머
13 아인슈타인을 넘어서?
14 전능과 한계
감사의 글
사건 지평선 망원경 협력단 논문 저자 목록
용어 설명
사진 저작권

추천의 글(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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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4명)

저 : 하이노 팔케 (Heino Falcke)
1966년에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1986~1987년 쾰른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했으며, 1987년에 본 대학으로 옮겨 1992년 물리학 디플로마(석사 학위에 해당)를, 1994년에는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본에 있는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 연구소, 메릴랜드 대학교,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과학자로 일했다. 2003년 네덜란드 네이메헌의 라드바우드 대학교 전파천문학 및 천체입자물리학 특임교수를 시작으로 2007년 정교수가 되었다. 2011년 블랙홀 영상을 찍는 아이디어가 인정받아 네덜란드에서 과학자들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상인 스피노자상을 받았다. 현재 라드바우드 대학교 전파... 1966년에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1986~1987년 쾰른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했으며, 1987년에 본 대학으로 옮겨 1992년 물리학 디플로마(석사 학위에 해당)를, 1994년에는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본에 있는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 연구소, 메릴랜드 대학교,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과학자로 일했다. 2003년 네덜란드 네이메헌의 라드바우드 대학교 전파천문학 및 천체입자물리학 특임교수를 시작으로 2007년 정교수가 되었다. 2011년 블랙홀 영상을 찍는 아이디어가 인정받아 네덜란드에서 과학자들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상인 스피노자상을 받았다. 현재 라드바우드 대학교 전파천문학 및 천체입자물리학 교수이며 본의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 연구소의 객원과학자이다.
과학적 업적으로 네덜란드 국왕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과학·인문학 아카데미상, 미국국립과학원에서 헨리 드레이퍼 메달을 수상했다. 네덜란드 왕립 예술 과학 아카데미(KNAW) 회원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을 딴 소행성이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Minor Planet Center, MPC)의 소행성 목록에 Nr. 12654〔asteroid 12654(Heinofalcke)〕로 등재되어 있다.
저 : 외르크 뢰머 (Jorg Romer)
1974년에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났다. 독일 오스트베스트팔렌에서 성장했으며, 함부르크에서 중미학·선사학·라틴아메리카학을 전공했다. 현재 〈슈피겔(SPIEGEL)〉의 과학 기자이다. 1974년에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났다. 독일 오스트베스트팔렌에서 성장했으며, 함부르크에서 중미학·선사학·라틴아메리카학을 전공했다. 현재 〈슈피겔(SPIEGEL)〉의 과학 기자이다.
역 : 정경숙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 물리학부에서 천체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항공우주국, 프랑스 국립파리천문대, 서울대학교, 한국천문연구원, 세종대학교를 거쳐 현재 인천대학교 기초교양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17회 국제천문올림피아드(IAO 2012)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떨리는 손』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 물리학부에서 천체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항공우주국, 프랑스 국립파리천문대, 서울대학교, 한국천문연구원, 세종대학교를 거쳐 현재 인천대학교 기초교양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17회 국제천문올림피아드(IAO 2012)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떨리는 손』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 등이 있다.
역 : 김용기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충북대학교 천문대의 천문대장을 겸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물리학부에서 물리학디플롬을 취득한 후 베를린공과대학 물리학부에서 천문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하였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천문학으로 과학을 알리는 대중 천문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허블우주망원경 25년』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천문학』 『우주의 본질』 『소형 망원경으로 떠나는 천문관측체험』 『우주생물학』 『판타스틱 유니버스: 찬드라가 바라본 우주의 신비』 등이 있다.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충북대학교 천문대의 천문대장을 겸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물리학부에서 물리학디플롬을 취득한 후 베를린공과대학 물리학부에서 천문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하였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천문학으로 과학을 알리는 대중 천문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허블우주망원경 25년』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천문학』 『우주의 본질』 『소형 망원경으로 떠나는 천문관측체험』 『우주생물학』 『판타스틱 유니버스: 찬드라가 바라본 우주의 신비』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

사건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EHT)은 전 세계에 산재한 전파 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의 영상을 포착하려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이자 이 가상 망원경의 이름이다.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 주변의 보이지 않는 한계 지역으로, 이곳으로부터 물질, 전자기파 그리고 모든 정보가 블랙홀로 떨어진다. 떨어진 뒤에는 다시 빠져나올 수 없다.
전체 EHT는 2017년 4월, 수년간의 준비, 과학 정책과의 마찰, 기술적 문제 해결 등을 통해 이제 곧 꿈을 실현할 것이라 기대했다. 2017년 4월 초, 8곳의 EHT 천문대가 하늘에 있는 동일한 표적을 겨냥했다. 칠레에 2대, 하와이에 2대, 그리고 에스파냐·멕시코·애리조나·남극에 각각 1대씩 망원경을 배치했다. 이에 더해 세라 마코프는 천문학자 그룹과 함께 EHT 그룹과 병행해 관측할 지상 망원경과 우주 망원경으로 구성된 함대를 조직했다. 빛의 모든 영역을 관측하기 위해 근적외선 망원경부터 감마선 망원경까지 모든 것을 갖추었다.

2017년 4월 4일부터 관측할 수 있는 기간은 열흘. 4월 4일, 모든 EHT 망원경에 대한 시험 관측을 실시했다. VLBI 조직 내에서 기술 실패는 늘 일어난다. 망원경은 그렇게 하도록 조작할 때만 비로소 팀플레이를 한다. 그러나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대개 조작자, 즉 사람이 체인의 약한 고리다. 아주 작은 오류가 성공을 방해한다. EHT 네트워크로 관측할 때, 망원경 8대를 한꺼번에 관측하는 일은 결코 없다. 스캔 목록에 있는 전파원을 모든 위치에서 동시에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5일간 관측하는 동안, 망원경 8대는 각각 약 450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모은다. 따라서 총 3.5페타바이트(1페타바이트는 0이 15개 붙는 숫자) 정도를 처리해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여러 망원경의 데이터를 연관시키는 것이다. 즉 정확한 타이밍에 중첩해 결합하는 것이다. 2018년 4월에는 망원경의 새 수신기가 제때 완성되지 않아 첫 3일을 놓쳤고, 날씨도 좋지 않았다. 피코델벨레타에서는 망원경이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칠레 ALMA 망원경은 얼어버리고, 애리조나와 하와이에서도 날씨가 별로였다. 새로 그린란드 망원경(GLT)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2019년의 다음 관측은 수행할 수 없었고, 2020년 4월에 다시 시도하기로 했으나 코로나바이러스가 관측 캠페인을 방해했다. 다시는 관측을 진행하지 못했다. 2017년은 기적의 해였다.

M87*: M87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은 이제 아인슈타인과 슈바르츠실트 시대처럼 더 이상 추상적인 수학적 아이디어가 아니다. 연구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과학의 영역이 되었다. 중력파, 펄서,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 등을 통해 우주의 극한 지역과 다양한 규모의 상대성이론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각종 기기를 모았다. 예를 들어, 일반상대성이론은 기본적으로 사건의 지평선과 그 그림자의 크기가 블랙홀의 질량에 비례한다고 예측한다. 2016년에 발견한 중력파 역시 원칙적으로 이 그림자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크기가 작은 항성형 블랙홀에서 발생했고, 그 크기는 이에 따라 추정할 수 있다.

이들의 블랙홀은 이 작은 항성형 블랙홀보다 1억 배 더 무겁지만, 또 1억 배 더 크다. 정확히 예상한 대로였다. 아인슈타인 이론의 가장 근본적 예측, 이른바 척도 불변(scale invariance)은 이를 통해 소수점 아래 여덟 번째 자리까지 특히 인상적으로 정확하게 확인되었다. 저자들은 논문 작성 중 M87 은하에 있는 블랙홀의 이름과 관련해 문제를 발견했다. 이 중력의 불가사의를 부를 용어가 없는 것이다. 이 천체의 이름을 지어주거나, 매번 “M87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라며 번거롭게 언급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M87은 블랙홀이 아니라 은하계 전체의 이름이었다. 그래서 협업에 대한 자세한 논의를 마친 뒤 ‘궁수자리 A*’의 경우처럼 이름에 단순히 별표를 추가했다. 천문학자에게는 효율적이고 논리적인 결정이었다. 이 원칙은 다른 은하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최종 논문이 승인되다

관측 자료를 교정하고 이미지화해 사진을 얻기까지 길고 긴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침내 이미지가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집중적인 작업 단계만 남았다.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서는 여섯 가지 연구를 위한 특별판을 약속했다. 모든 문장 하나하나, 모든 주석 하나하나에 의문을 제기하고 때로는 이의를 제기하며 논의하는 혹독한 과정을 거친 뒤 학회지에 보내기 전에 먼저 각 논문을 내부에서 검토했다.

논문에서는 다른 모든 논문을 요약할 뿐만 아니라 이 결과의 약점과 강점도 설명한다. 고리가 우연히 그곳에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거의 블랙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무엇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블랙홀이 가장 단순하고 타당한 설명이었고, 우주의 다양한 천체물리학 현상을 설명했다. 연구가 끝나고 그것을 정리하니 9쪽에 달하고, 관련한 동료·연구소·대학·후원 기관·전파 망원경 등을 모두 나열하는 데 거의 비슷한 분량이 소요됐다. 348명이나 되는 저자의 이름을 알파벳 순서로 나열했다.

2월 초 공식적으로 〈천체물리학 저널〉에 논문을 보냈다. 독립적인 전문가가 결과를 검토하는 동료 심사만 남았다. 일반적으로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지만, 이번에는 미리 선발한 심사위원들이 대기 중이었다. 검토자가 논문을 거부하거나 간과한 오류를 발견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며칠 뒤 익명의 보고서를 받아 들었고,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2019년 3월 20일, 최종 논문이 승인되었다.

때로는 학회 공식 일정보다 휴식 시간에 더 중요한 결정들이 이루어진다

모든 논의는 학회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학회에서 강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때때로 커피를 마시기 위한 휴식 시간과 공식 만찬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건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의 명칭에 대한 아이디어 역시 그런 자리에서 결정되었다. 미국의 10년 계획인 “아스트로 2010: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10년 조사(Astro2010: The Astronomy and Astrophysics Decadal Survey)”가 “새로운 세계,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이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졌다. “10년 조사” 직전, 돌먼이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AAS) 연례 회의에서 워크숍을 개최했다. 여기에 팔케 교수도 초청받았다. “10년 조사”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적 지지를 명확히 하는 자리였다.

쉬는 시간 팔케 교수는 보스턴의 헤이스택 천문대 솁 돌먼과 당시에는 시카고에 있었고 나중에 애리조나로 옮긴 댄 마론과 함께 앉았다. 팔케 교수는 이런 프로젝트에서 좋은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점점 더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이 프로젝트에는 고유한 명칭조차 없었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서브밀리미터 VLBI 간섭계’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팔케 교수는 “이제 이 이름을 바꿔야 한다! 우리도 매력적인 이름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사건 지평선 간섭계(Event Horizon Array)’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활발한 토론 끝에, ‘사건 지평선 망원경’에 합의했다. 이름, 상징, 브랜드가 탄생했다. 잠깐 커피를 마시며 담소하는 시간에. 그 시간에 과학자들은 며칠간 하루도 쉬지 않고 진행하는 강연 발표 때보다 더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학문적 진보를 이루고는 한다.

2017년 관측 자료로 두 번째 블랙홀 사진을 얻다: 우리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

2022년 5월 12일 22시 07분, EHT 협력단은 다시 한 번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다.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Sgr A*) 영상이다. 2017년 사건 지평선 망원경 협력단이 관측한 결과가 5년간의 노력 끝에 공개된 것이다. 우리나라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도 참여했다. 천문연 연구진은 관측과 자료 처리, 분석 등 전 과정에서 M87 블랙홀 결과 이상의 기여를 했고 KVN의 우수성을 알렸다. 그리고 2022년 여름에는 KVN 다파장 동시 수신 시스템이 차세대 사건 지평선 망원경의 수신 시스템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블랙홀 두 번째 사진은 2022년 천문연 10대 뉴스 중 1위에 선정되었다(천문연 자료 참조).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2만 7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 배 크다. 태양계로부터의 거리가 M87 블랙홀과 비교해 2000분의 1 정도로 가까워 블랙홀 연구의 유력한 대상이다. 그러나 M87에 비해 1500배 이상 질량이 작아, 블랙홀 주변의 가스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영상이 심한 산란 효과를 겪어 M87에 비해 관측이 어려웠다(천문연 2022년 5월 12일 보도자료). 이 책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M87*의 이미지화 작업을 먼저 진행했음을 밝힌다.

“M87의 질량 괴물은 우리 이미지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방출하는 플라스마가 거의 빛의 속도로 블랙홀 주위로 흐르지만, 거대한 크기 때문에 고리가 한 바퀴를 돌려면 수일 혹은 수주가 걸린다. 우리의 전 세계 망원경으로 약 8시간 동안 사진을 찍으면 M87의 블랙홀은 여전히 겨울잠을 자는 큰 곰과 같다. 반면, 궁수자리 A*의 중심은 M87보다 1000배 작고, 따라서 뜨거운 가스는 회전하면서 동시에 1000배 더 자주 변한다. 우리 관측 기록에서 이 뜨거운 가스는 생일날 심하게 활동적인 두 살배기처럼 요동친다. 장시간 노출 촬영은 매우 흐릿할 수 있으며, 우리 관측 데이터에서 깨끗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궁수자리 A* 관측 데이터를 편집하고 사용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은하 M87의 데이터만 평가하려고 한다.”

책의 구성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저자와 함께 떠나는 우주여행이다. 1부에서 지구에서 출발해 달과 태양을 지나 날아갔다가 행성들을 통과해 오늘날 우리의 우주관을 밝혀준 천문학의 역사에 대해 들려준다. 2부에서는 현대 천문학이 밝혀낸 지식에 대한 여행이다. 시간과 공간은 상대적이다. 별은 태어나서 나이를 먹고 많은 경우 블랙홀이 된다. 결국 우리는 우리은하를 벗어나 상상도 할 수 없이 큰 우주를 볼 때까지 여행하게 되는데, 그곳에는 은하와 괴물 같은 블랙홀이 우글거린다. 은하는 시공의 발단인 빅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블랙홀은 관측 가능한 시간의 끝부분에 놓여 있다.

1~2부는 뛰어난 교양과학서이자 천문학 개론서의 역할을 한다. 추천사를 쓴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은 “스티븐 호킹이 내게 설명하지 못한 블랙홀과 아인슈타인이 알려주지 못한 상대성이론이 상당히 해소된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책의 백미는 3부 “이미지로의 여행”이다. 블랙홀을 처음으로 직접 관측한 사진은 수백 명의 천문학자가 수년 동안 공동 작업을 해 얻은 결과다. 사진을 얻기까지 작은 겨자씨만 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거대한 실험으로 성장하고, 전 세계의 전파 망원경으로 흥미로운 탐험을 하고 난 뒤 마침내 이미지 관측에 성공해 대중에게 공표하기까지, 모험 과정에서 축적한 저자 개인의 경험을 여기서 소개한다. 과학자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며 어떤 식으로 협력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어떤 좌절과 기쁨이 함께하는지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 같다.

4부에서는 과학이 안고 있는 궁극적인 의문 몇 가지를 다룬다. 블랙홀이 끝인가? 시공의 시작 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시공의 끝은 무엇인가? 눈에 띄지 않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지구라는 이곳에 살고 있는 작은 인간들이 이런 지식을 어떻게 알아내는가? 자연과학의 성공은 우리가 곧 모든 것을 알고 측정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까? 그것에 대한 불확실성, 희망,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신을 생각할 여지는?

4부와 관련해 이정모 관장은 “매우 낯설다. 과학책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이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팔케 교수가 과학과 신앙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는 창조과학자가 아니니까.

최초의 블랙홀 사진은 천문학과 물리학의 전체 발전은 물론 감정, 신화적 과장, 지능적 침묵, 별의 관측, 지구와 공간의 측정, 공간과 시간의 이해, 최신 기술, 글로벌 협력, 인간적 긴장, 길을 잃는 두려움, 완전히 새로운 것에 대한 희망을 아우른다. EHT는 계속 작동할 것이다. 망원경 없는 천문학은 악기 없는 교향악단과 같다. 더 많이 관측해야 하고 훨씬 많은 망원경이 필요하다. 전파 망원경이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순간 인상적인 최종 이미지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 우리는 실제로 지구보다 큰 망원경을 갖게 될 것이다. (2018~2020년에 그린란드 망원경, IRAM NOEMA 천문대, 키트 피크 12미터 망원경 등 3개가 추가되어 11대로 늘었다.)

어릴 적 달 탐사 영상을 보며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운 저자는 어느덧 최초로 블랙홀 영상을 담은 과학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 과정에서 겪은 많은 일과 마침내 성과를 이룬 순간의 환희, 이후의 고민 등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는 냉철한 과학자이면서 재치 있고 유쾌하다. 글 곳곳에 그의 그런 성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상태성이론과 양자역학은 여전히 어렵지만 사려 깊은 설명 덕에 조금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더불어 개인적 경험을 아우르면서 흥미로움을 더했다. 열정적이고 긍정적이며 활기찬 과학자이자 한 인간으로서 저자의 매력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즐거운 과학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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