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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로또

DNA가 사회적 평등에 중요한 이유

캐스린 페이지 하든 저/이동근 | 에코리브르 | 2023년 3월 30일 리뷰 총점 9.0 (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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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유전자가 사회 평등에 중요한 이유
더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 왜 유전학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도발적이고 시의적절한 책

평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평등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는 있어도 좌파든 우파든 평등한 사회를 거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더 평등한 사회를 위해 “불평등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 불평등이 공정한지 불공정한지를 논의할 때 흔히 떠오르는 주제가 ‘기회의 평등’이라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정확히 무엇을 ‘기회’로 간주해야 하고, 기회가 평등하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할까? 일반적으로 기회의 평등이란 출생 환경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기회를 지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회의 평등이 있는 사회는 출생의 우연이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 짓지 않는 사회다.

하지만 기회의 평등이라는 관점에 따르면, 현재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보여주는 각종 통계는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책에서 예로 드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2018년 소득 분포 상위 25퍼센트에 속하는 가정의 청년들은 소득 분포 하위 25퍼센트에 속하는 가정의 청년들보다 대학을 졸업할 가능성이 거의 4배나 더 높았다. 부유한 미국인은 62퍼센트가 24살까지 학사 학위를 딴 데 비해, 가난한 미국인은 16퍼센트만 24살까지 학사 학위를 땄다.

물론 이런 데이터는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만 보여주지만, 불평등을 다루는 공개 토론회나 학술 논문에서는 이런 통계에 관해 두 가지 사실을 당연시한다. 첫째, 아이가 태어날 때의 사회 및 환경 조건과 그 아이의 최종 인생 결과 사이의 관계 데이터가 과학적으로 유용하다는 점이다. 둘째, 이런 통계는 도덕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점이다. 공정한 불평등과 불공정한 불평등의 차이점을 생각해보면, 불공정한 불평등이란 특권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한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출생의 우연과 엮여 있는 불평등이라고 많이들 구분하곤 한다.

그런데 성인의 불평등과 상관관계가 있는 출생의 우연이 하나 더 있다. 그건 태어날 때의 사회 환경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유전자다.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주제다. 사람마다 다르게 가지는 여러 DNA 변이를 기반으로 만든 교육 다유전자 지수(다유전자 지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3장 참조) 분포에서도 가족 소득과 대학 졸업률의 관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즉, ‘유전적’ 분포에서 다유전자 지수가 상위 25퍼센트에 속하는 집단은 하위 25퍼센트에 속하는 집단에 비해 대학 졸업 확률이 4배 가까이 높았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유전자와 교육 결과의 관계가 사회의 불평등을 이해하는 데 실증적·도덕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사람이 부유한 가족이나 가난한 가족에게서 태어나는 것처럼, 특정한 유전 변이 세트를 지니고 태어나는 것은 출생 로또의 결과다. 부모를 고를 수 없는 것처럼, 부모가 물려준 환경이나 유전자도 선택할 수 없다. 유전자 로또의 결과는 사회 계급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누가 더 많이 받고 누가 덜 받는지를 좌우하는 제도적 힘이다.

목차

1부 유전학 똑바로 이해하기
01 들어가며
02 유전자 로또
03 요리책과 대학
04 계통과 인종
05 인생 기회의 로또
06 자연의 무작위 배정
07 신비로운 원리
2부 평등 똑바로 이해하기
08 가능한 대안 세계
09 선천성 이용해서 후천성 이해하기
10 개인의 책임
11 계층을 형성하지 않는 차이
12 반우생학적 과학과 정책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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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캐스린 페이지 하든 (Kathryn Paige Harden)
- 약력 1982년 미국에서 태어남 2003년 퍼먼대학교 심리학 전공 학사 2005년 버지니아대학교 임상심리학 전공 석사 2009년 버지니아대학교 임상심리학 전공 박사 2009년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심리학과 교수 - 수상작 2017년 미국심리학회 우수과학공로상(Distinguished Scientific Award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심리학과 교수이다. 퍼먼 대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심리학과를 우등 졸업한 뒤,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발생·행동유전학 연구실 책임자이자 텍사스 쌍둥이 프로젝트의 ... - 약력
1982년 미국에서 태어남
2003년 퍼먼대학교 심리학 전공 학사
2005년 버지니아대학교 임상심리학 전공 석사
2009년 버지니아대학교 임상심리학 전공 박사
2009년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심리학과 교수

- 수상작
2017년 미국심리학회 우수과학공로상(Distinguished Scientific Award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심리학과 교수이다. 퍼먼 대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심리학과를 우등 졸업한 뒤,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발생·행동유전학 연구실 책임자이자 텍사스 쌍둥이 프로젝트의 공동 책임자이다. 텍사스 대학교 집단연구센터 연구원이며, 제이컵스 재단 연구 펠로이기도 하다. 트위터: @kph3k
역 : 이동근 (李東根)
1998년 부산에서 태어남 2017년 인천청라고등학교 2021년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이학사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학과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네이버에서 ‘구몽구리’라는 필명으로 지식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1998년 부산에서 태어남
2017년 인천청라고등학교
2021년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이학사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학과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네이버에서 ‘구몽구리’라는 필명으로 지식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유전자와 평등에 대한 좌파와 우파의 태도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교육과 사회 불평등을 해석하면서 어떻게든 유전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즉 유전자라는 로또가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것에 직면해, 이른바 좌파와 우파는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우파는 우생학이라는 흑역사를 극복해야 하고, 좌파는 지나치게 사회의 역할을 강조한 나머지 인간의 차이를 부정해온 것을 극복해야 한다.

저자는 유전자의 차이를 전제로 주장을 펴나감으로써 언뜻 우파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세상을 더 평등하게 만들고자 하는 자유주의자다. 하든은 이 책의 목표가 “유전학과 평등의 관계”를 다시 정리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우생학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골턴의 관찰부터 지능과 교육 정도를 다룬 현대 유전학 연구에 이르는 사람행동유전학을 수십 년 동안 얽혀 있던 인종차별주의, 계급주의, 우생학 이데올로기로부터 떼어낼 수 있을까?
-우리가 새로운 종합을 그려낼 수 있을까?
-이 새로운 종합을 통해 평등이란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평등을 달성할지 우리의 이해를 넓혀줄 수 있을까?

하지만 유전학이 사회 평등이라는 목표에 다가가는 데 유용할 것이란 주장은 회의론에 자주 부딪힌다. 우생학이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은 크게 두드러진다. 반면, 유전학과 사회 불평등을 연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빈약해 보인다. 유전학과 평등주의를 합쳐 새로운 종합을 이룰 수 있다고 해도 왜 굳이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우생학이 미국에 남긴 어두운 유산을 생각해볼 때, 유전학 연구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낙관적이고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위험과 이익을 고려할 때 놓치고 지나친 것이 있다. 사람의 유전적 차이가 사회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원리를 학계와 일반 대중이 대부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건 위험하다. 이제 더는 이런 상황을 이어나가선 안 된다. 우리는 지금 유전학 연구의 황금기에 살고 있다. 수백만 명에게서 유전자 데이터를 쉽게 수집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갖추었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새로운 통계 방법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유전 지식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유전학 연구가 상아탑을 떠나 대중에게 전달되는 만큼 과학자와 대중은 유전학 연구가 사람의 정체성과 평등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의미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는 매우 극단적이고 혐오에 찬 목소리에 밀려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저자는 에릭 터크하이머(Eric Turkheimer), 딕 니스벳(Dick Nisbett)과 함께 아래와 같이 경고한다.

진보적인 정치적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 유전자 결정론과 과학적으로 거짓된 인종주의적 견해를 거부하면서 사람 능력에 대한 과학과 사람행동유전학에 관여할 책임을 포기한다면, 그 분야는 그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목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사회 평등을 달성하려면 사람행동유전학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구성한다. 전반부에서는 사회 불평등을 이해하기 위해 유전학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여러 반론이 뒤따르긴 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려면 행동유전학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세부 연구 방법을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무엇을 달성했는지 알려면 과학 철학도 탐구해야 한다.

2장에서는 유전자 재조합, 다유전자 유전, 정규 분포 같은 생명과학 및 통계학 개념을 제시하면서 유전자 로또라는 은유를 더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2장과 책 전반에 걸쳐 착상 전 유전자 진단이나 다른 생식 기술을 통한 선택이 아니라, 유전자의 대물림이라는 자연 로또를 통한 우연으로 일어나는 사람들의 유전적 차이에 초점을 맞춘다. 3장에서는 사람들의 유전적 차이가 인생 결과의 차이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검사하는 보편적인 방법을 설명하며, 그중 특히 전체 유전체 연관 연구와 다유전자 지수 연구를 살펴본다. 4장에서는 전체 유전체 연관 연구 결과가 왜 집단 차이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는지, 특히 왜 인종 집단 사이에서 차이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본다. ‘선천적’ 인종 차이를 다룬 책과 기사가 끊임없이 쏟아지지만, 이런 글은 아무 의미 없는 소음과 분노일 뿐이다. 오히려 쌍둥이 연구와 DNA 측정 연구 등 사회 불평등을 다룬 유전학 연구는 최근 유전 계통이 완전히 유럽계이면서 순전히 백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간 개인 차이를 이해하는 데 거의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범위가 좁아지면 책에서 설명하는 모든 실증적 결과에 근본적인 자격이 부여된다. 현재 사회와 행동 표현형을 다루는 유전학 연구는 유럽계 유전 계통을 가진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다. 이런 유전학 연구로는 인종과 민족 집단 사이에 나타나는 사회 불평등을 과학적으로 유의미하게 해석하지 못한다. 그러나 왜 사람들이 인종에 유전적 차이가 있냐는 과학적으로 무의미한 질문으로 몇 번이고 되돌아가는지 생각해보면, 어떻게 유전학을 사용해 변화를 일으키려는 사회적 책임을 포기하게 했는지가 드러난다. 이 부분은 4장에서 설명한다. 사회적으로 형성된 인종 집단 안이나 인종 집단 사이에서 유전자가 어떻게 분포하는지와 상관없이, 유전으로 사회적 책임을 면하려는 것은 벗어 던져야만 하는 잘못된 구실이다.

5장에서는 전체 유전체 연관 연구와 다유전자 지수 연구 결과에 관한 근본 질문을 다룬다. “이 연구가 유전적인 원인을 알려주는가?” 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잠시 한 발 물러선 뒤 좀더 보편적인 질문, 즉 “원인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짚어본다. 원인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원인이 알려주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짚은 다음, 6장에서는 원인이란 개념을 전체 유전체 연관 연구와 유전가능성 연구 결과를 이해하는 데 적용한다. 여기서도 유전자가 교육 정도같이 인생의 중대한 결과의 원인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증거를 검토한다. 7장에서는 유전자와 교육을 잇는 메커니즘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을 설명하며 책의 전반부를 마무리한다.

후반부에서는 사회 불평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유전학 지식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유전적 차이가 선천적으로 우월하고 열등한 인간 계층의 토대를 이룬다는 우생학 공식을 버리면 무엇이 남을까? 8장과 9장에서는 사람들의 유전적 차이를 이해할 때 사회 정책과 개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10장에서는 사람들이 인간 행동의 유전적 원인에 관한 정보를 거부하는 이유를 살펴보고, 인생에서 유전자를 운의 근원이라고 할 때 교육과 경제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쌓이는 비난을 실제로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고찰한다. 11장에서는 왜 열등함과 우월함이란 관념을 긁어내는 것이 유전의 영향을 받는 지능 검사 점수와 교육 결과에서 특히 더 어려운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런 심리적 측면을 다룬 유전학 연구와 청각 장애나 자폐 등 다른 특성을 다룬 유전학 연구를 각각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지 비교한다. 마지막으로 12장에서는 반우생학적 과학과 정책을 향한 다섯 가지 원칙을 설명한다.

책 전반에 걸쳐 좌파 쪽으로 기운 저자의 정치 성향을 숨기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과 정치 성향이 다른 독자가 이 책에서 제안하는 해결책에 격렬하게 반대하더라도, 여기서 고민하는 질문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넘어가길 간절히 바란다. 보수적인 독자라면 고대 그리스, 《성경》의 저자, 건국의 아버지들도 정의라는 개념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유전학 지식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대에 어떻게우리는 “정의롭게 행동”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것이 좌우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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