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산책가
카르스텐 헨
그러나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값진 삶을 배우게 된다.
책을 사랑한다면, 책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면 바로 이 책!
내가 이 책을 어떻게 알고 읽게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만큼 잘 골랐다고 칭찬해주고 싶은 책이다. : )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니 마음이 참 말랑말랑해진다.
다음 페이지가 자꾸 궁금해져서 완독할 때까지 궁금해지는 것이 소설의 묘미겠지..
책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 나의 로망답게 책 산책가 ‘칼 할아버지’를 만나 더욱 그렇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책 속에 나오는 문장들이 ‘책이 절대로 내 곁에 사라지면 안된다’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북플래그를 어찌나 많이 붙였는지 모르겠다.
마치 잔잔하고 감동적인 영화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책 속 주인공 책 산책가 칼 아저씨와 귀여운 꼬마 아가씨 샤샤. 그리고 칼 아저씨에게 책을 배달받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생각보다 힘들었을까. 책을 배달하며 만난 손님들의 이름을 알기도 전부터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을 붙여준다. 이 세상 사람들과 거리감을 두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세상과 너무나 단절하지 않으려는 칼의 모습을 보면서, 지쳐있던 우리의 모습을 투영해 보는 듯 했다.
또 매일 반복되는 책 배달이 지겨울 수 있겠지만 자신이 제일 잘하는 일이고, 제일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칼 처럼 가장 쓸모있고,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특히 소설 마지막 부분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쓸모없는 인간이 되었다는 생각에 세상의 문을 닫고 있었음에도 열심히 살아간 칼에게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아 빨리 죽음으로 향해가려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역시 삶은 자신이 생각한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눈물이 흘러나왔다.
내가 책산책가 칼이 되어보니 많이 감정이 이입이 된 것도 사실이다.
칼은 고독한 삶에서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건, 자신의 방에 꽂혀 있던 수많은 책들이 방패처럼 잘 지켜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의 책들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자신있게 소개시켜줄 수 있는 책이 무엇일까?
힘든 당신에게 건내줄 수 있는 위로의 말과 책이 있다면 멈추지 않게 세상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손님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서점 직원이 있다면 언제든 기쁜 마음으로 달려갈 것 같다.
청소년 친구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다시 읽고싶어질 책이라 소장하기로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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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암 슈탓도어 라는 책방에서 책 배달을 하고 있는 ‘칼 할아버지’.
나이는 지긋하지만 누구보다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책을 소유하고 있어 손님들에게 취향에 맞는 책을 잘 골라주는 직원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러나 서점 주인이 자녀에게 가게를 물려주게 되면서 오래된 경영방식을 바꾸려고 하는 탓에 칼 아저씨는 가게에 자주 나타나지 못했고, 책 배달도 쉽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책들을 팔아서 사비를 마련하고 손님들의 취향을 고려한 책들을 발품팔고, 정성스럽게 포장한 후 배낭가방에 책들을 싣고 매일같이 세상밖으로 나온다. 매일 지나치는 대성당을 지나며 긴 산책을 하며 책을 배달한다.
그리고 어두운 곱슬머리를 한 아홉살의 작은 어린 아이 ‘샤샤’ 를 만나 불편한 책산책 파트너가 되고 만다. 어린아이를 대하는게 어려웠고, 혼자 책을 배달하려는 칼에게 불편한 존재였던 샤샤는 어느순간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친구가 된다.
그렇게 둘은 함께 책을 배달하면서 만난 손님들의 속사정을 알게 되고, 칼과 샤샤는 공경에 처한 손님들에게 책을 통해 희망을 전해주게 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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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시곗바늘 같아, 시곗바늘이 늘 같은 길만 가고 늘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슬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야. 경로와 목적지의 확실함, 잘못된 길을 가지 않고 늘 쓸모 있고 정확하다는 그 안정감을 즐기지.”. p.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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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표를 모으듯 책을 모으는 사람을 이해했다. 책 속에는 자신과 연결된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함께 나누는, 혹은 함께 나누고 싶은 운명이 펼쳐지는 곳이기 때문에 눈으로 책등을 훑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했다, 마치 좋은 친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인 양 자신의 책을 불러 모으는 사람들 말이다. p. 40
??“소설 속 인물들은 영원히 살아 있는 거란다. 계속 읽히면 계속 살아 있는 거야.”. p.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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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때로는 인생이 우리가 한꺼번에 많은 행복을 누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자칫 자만할까 봐 인색하게 지켜보는 것 같았다. p.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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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씩씩한 히어로들이 친구를 잘 지켜줄 것이다. 종이는 탄소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 인간들도 그렇네, 생각했다. 결국 책과 사람은 같은 물질이었던 것이다 . p.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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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벽난로와 같은 존재들이기도 했다. 벽난로에 불을 지핀 후에야 주변이 얼마나 추웠는지를 실감할 수 있듯, 미스터 다아시는 책 속의 다양한 삶들을 통해 이 저택의 방들이 얼마나 삭막하고 그 속에 삶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느꼈다. 소설을 곁에 두는 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만큼 슬프게 하기도 했다. p.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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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은 기대에 찬 얼굴들을 바라보았다. 셰익스피어가 어디선가 얘기했듯 인생이 실제로 연극일 뿐이라면, 자기 관객들이 지금 앙코르를 원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예의 있는 배우라면 앙코르를 거절하지 않는 법이었다. p.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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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올바른 길로 안내해주는 누군가가가 필요했기에… p.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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