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E.쿠닌 저/박설영 역/박석순 감수
지금 기후 위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는 찾기 어렵다. 너도나도 기후 위기라고 일상에서 쉽게 말한다. 그러나 기후 위기라고 말한다고 해서 실제 기후 위기를 느끼는 정도가 같지는 않은 듯하다. 각종 매체에서 기후 위기라고 떠드니까 그렇다고 말하거나 이상 기후를 볼 때 잠시 그런 생각과 말을 하는 이가 있다. 기후 위기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체감하지 못하거나 체감하지만 외면하고 살아가는 경우이다. 그러니 기후 위기에 상응하는 실천이 있을 수 없다. 반면에 기후 위기를 자기의 위기인 양 몸과 마음이 아픈 이가 있다. 이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진실을 알거니와 너무나도 어긋난 자연의 질서에서 살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든 바로잡으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크고 작은 일로 기후 위기에 상응하는 실천을 한다.
최원형 작가의 놀라운 점은 기후 위기에 상응하는 일상에서의 실천이다. 이를테면 고기를 먹지 않는다. 지나친 육식이 해롭다는 사실을 많은 이가 알고 있지만 먹방의 기세가 갈수록 등등하고 고기 소비가 더욱 늘어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실천은 때로 둘레 사람들의 만만치 않은 방해나 저항에 직면하기도 한다. 다수와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의 숙명이다. 작은 실천도 어려울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타고 다닌다. 자동차의 폐해는 따지고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자동차에 익숙한 이들은 다른 교통수단 이용에 인색하다. 자동차에 이미 몸이 길들여진 탓이다. 산과 들과 강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타는 모습은 아름답다. 생활협동조합에서 생필품을 사거니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도록 스스로 단도리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베란다에 새 모이대를 두고 새와 함께하는 삶은 또 얼마나 즐거운 축복이 넘치는 일상인지. 아파트에서 지렁이를 분양받아 함께 지내는 것은 작가의 말처럼 숲 한 조각을 집에 들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하여 향긋한 숲의 향기가 집을 오롯이 채우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다양한 실천 사례와 거기서 길어 올린 지혜가 책에 널려 있다. 실상 내가 주목하여 읽은 부분이다. 일부를 아래에 옮겨 본다. 실천과 거기서 비롯한 지혜를 이야기하면서도 작가는 자신의 지혜가 부족하다고 성찰하며 지혜에 목말라한다. 비슷하지만 더 귀담아들을 또 다른 이야기를 앞으로도 기대하는 까닭이다.
모이대에 매달아 놓은 우유팩 버드피더가 1년을 훌쩍 넘기고 났더니 너무 낡아서 새걸로 교체해준 적이 있다. 똑같은 우유팩으로 교체를 했는데도 이틀 정도는 참새들이 아예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낯선 것을 경계해야 하는 건 야생의 철칙이니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배고픔에 모이를 먹고 싶어 근처까지 호버링hovering을 하다가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 통하면 안심하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안타까웠다. 작은 것 하나 바꿔도 저토록 낯설어하는데 산이 잘려나가고 강 모양새가 변형되는 일은 야생에 살아가는 동물들에게 얼마나 큰 혼란일까 싶다. (206 ? 207쪽)
먹고 먹히는 관계가 팽팽할 때 생태계는 건강하게 유지된다. 벌레 특히 꿈틀거리는 애벌레를 과도하게 혐오하는 일은 해마다 아파트며 공원의 수목 소독을 정당화시킨다. 뿌려댄 살충제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의 주변 환경 어딘가에 잔류할 수밖에 없다. 비가 내리지 않고 가물 경우 바람에 날려 우리 몸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 지금은 어긋났던 자연의 질서를 되돌리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228쪽)
2023년 학교교육과정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분야가 기후위기와 환경에 관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교육청에서 해마다 오는 공문을 들여다보면 어떤 분야의 특색화된 교육과정을 엿볼 수 있다.
학교 도서관에도 올해 기후위기와 환경/생태를 다룬 신간도서가 많이 들어왔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단위 학교마다 공통된 주제 안에서 다양한 수업을 연계해 진행한다.
에코드림, 친환경, 리사이클(재활용)은 지금 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 전지구적으로 재앙에 가까운 기후위기와 종의 소멸 이야기는 더이상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무분별함이 불러온 인간의 탐욕은 인간 뿐 아니라 생명(호흡)있는 동,식물들을 사라지게 만든다.
생태계가 변하고 교란되고 있다. 앎에서 더 나아가 실천과 연대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빠른 속도로 기후가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긴 비가 오랫동안 내렸고, 내리는 비는 솟구친다.
폭염에다 온열질환 증가는 지금 우리네 기후가 많이 다르게 변했다는거다.
여름이지만 낯선 다른 여름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딱딱 들어맞았던 절기도 달라지고있다.
때(시기)의 변수가 많으니 사람이 사계절 속에서 해야 될 일들도 어긋나고,
동/식물의 이동과 먹이 활동, 개화에도 분명 영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후위기와 사라져가는 사계에 대한 기록, 「사계절 기억책」을 읽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자연을 지나치지않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저자 덕분에 다시금 잊혀져가는 의미있는 날들을 생각해본다.
달력에 보면 달마다 적혀있는 날들이 있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내 일이 아닌 양 무심코 지나쳤는데, 각 날들마다 의미를 지닌다.
안전이 답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한 생명을 앗아갔거나, 불편한 진실들이 공정함과 공평으로 둔갑하고,
인간의 편리대로 자연을 훼손함으로 동,식물들의 빼앗긴 자리를 생각하면 마냥 행복하지 않다.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이 땅에서 네가 행복하지 않은데 나만 행복한 일방적인 것은 행복이 아니다.
◎3월 11일 후쿠시마 사고일(2011년)
◎4월 22일 지구의 날
◎5월 둘째주 토요일 세계 공정 무역의 날
◎6월 17일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
시간에 의해 잊혀지고 묻혀지는 것이 아닌 잃었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시 정비하고 돌아봄으로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도록 제자리로 회복시켜놓으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태계는 복합적이다. 같은 곳에 살면서 서로 의존하는 유기체 집단이 완전히 독립적 체계를 이룬다.
어떤 개체만이 홀로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거다.
상호작용하는 유기체들과 또 그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주변의 무생물 환경은 생태계를 이루는데 꼭 필요한 요소다.
자연스런 흐름과 순환이 되어야한다.
해충과 익충을 가르는 경계가 인간에게 도움을 주느냐 마느냐로 갈린 셈이다.
그렇지만 지구 생태계 전체로 보면 그렇게 나눌 어떤 근거도 없다.
다만 생태계 균형이 깨졌을 때 해충이 되는데 그 균형을 깨는 주체는 오직 인간 뿐이다. (174쪽)
대규모 토목 사업 계획이 발표될 때 마다 반대 여론은 매번 묵살되었고 결과는 참담했다.
(중략) 건설한다는 것은 그 자리에 있던 생명의 터전을 뭉개버린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 생명이 우리 눈에 하찮고 보잘것없다 할지라도 각자 살아가는 터전이라고 생각해보면
지형지물을 변경할 때 정말 많이 숙고하고 고심해야 하지 않을까? (206쪽)
생태계 피라미드를 「사계절 기억책」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다.
먹고 먹히는 관계가 사슬처럼 얽혀있다. 인간의 개입의 여지가 없는 자연의 순리다.
물질의 순환에 의해 생태계가 유지되는데, 이 순환이 깨어지면 혹 인간이 자연 생태계에 개입하게 되면
지금의 기후위기와 환경 오염처럼 생태계에 위기가 닥친다.
제자리에 늘 있던 것의 소중함을 생각해본다.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이 생각나서 혹여나 그 길로 지나가게 되면 그 때 그 시간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시 한참의 시간이 지나 지나쳤을 때 그 곳은 더이상 내 기억과 추억이 담긴 곳이 아니다.
사라지고 변했다. 그 곳에 터전 삼았던 무수한 생명들도 자취를 감췄다. 어디로 갔을까?
「사계절 기억책」책에서는 이런 서사들이 애정 가득 담긴 저자의 눈에 들어온다.
때로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힘겨움과 답답함으로 유무형의 것들을 향해 다정하게 다가온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의 순환을 해마다 마주한다.
해마다 기후위기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인지할 것이다.
우선 기후위기에 관한 책들을 좀 더 다양하게 읽어보려고 한다.
아는데서 그치지않고 삶에서 실천할 부분을 챙기려면.
언제부터인가 내 일상에서 마주하는 자연이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아는 만큼 보이더라는 것!
책「사계절 기억책」을 통해 기후위기와 생명연대의 희망을 본다.
"핵 발전소는 사고가 났을 때만 위험한게 아니다(....)생명체와 완전히 격리된 곳에(...) 10만 년이라는 시간이(...)"/ 65쪽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채울수 있는 책인 줄 알고 골랐다. 공교롭게 처음 읽은 주제도 지렁이었다. 덕분에 지렁이가 더이상 혐오스럽다기보다..마른 아스팔트 위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면 어떻게든 흙 속으로 잘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책 전체적인 분위기는 암울하다.공포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우리가 저질러 놓은 것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얼마전 화산을 주제로 한 방송을 보게 되었다. 자연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어머어마한 위력으로 사람들을 집어삼켜버렸다. 1816년 여름이 없던 때를 상기하면서... 프랑켄슈타인이 씌여진 때가 바로 그 시기였디.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여름 없던 해를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고, 조금 과장된 건 아닐까 싶었는데..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로 유럽까지...잠식했다는 사실에...나는 다시 뉴스에 집중하게 되었다. 안전하게 방류한다는 것이 바른(?)표현이긴 한 걸까... 꽁꽁 숨겨둬... 10만년이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데..... 환경문제 만큼이라도 정치적인 문제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욕심인걸까..따지고 보면, 폭우와 폭염도, 코로나가 일어난 원인에도 자연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는 아닐까... 뾰족한 답이 나와 있지 않아 답답하다. 반대하는 입장과, 괜찮다는 논리로만 보이는 구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왜 우리는 선택지를 있다와 없다 오직 두 개만 둘까? 은둔자로 10만 년을 지내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비밀스러움이고 비밀은 위험하다.안전한 세상으로 가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70쪽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를 통칭해서 참나무라 하는데 정확히는 참나무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나무로 상수리,굴참, 떡갈, 신갈,갈참,졸참나누가 우리나라에 자생한다"/219쪽 처음 숲길을 걸을때는 무조건 도토리나무인줄 알았다. 그러다 도토리 열매가 조금씩 다르게 보였는데... 아직도 상수리와 굴참과 신갈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한 자리에 모아놓은 장면은 그래서 반갑다. 올 가을에는 반드시 각각의 열매를 구분할 수 있게 되기를..사진을 찍어 비교해 보는 걸로 학습은 확실하게 되지 않을까... 자주 가는 숲길에는 신갈나무에만 이름표가 있고,다른 나무들에게는 이름표가 없어 답답했는데... 열매의 모양으로 구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아직 늦더위가 남은 8월에 숲에 가면 길에 도토리가 달린 나뭇가지가 잔뜩 떨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누군가가 톱질을 해서 가지를 자른 것 같아 온갖 상상을 하게 되는데 알고 보면 도토리거위벌레의 소행이다.덜 익은 도토리에 알을 낳고는 가지를 잘라 아래로 떨어 뜨리는데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땅속으로 들어가 월동을 하고 이듬해 밖으로 나온다"/221쪽 온갖 상상(?)을 했던 1人이라 반갑게 읽었다. 올 가을 숲길에서는 유심히 관찰할 거리가 추가되었다. 도토리 열매를 주워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야 하는 현실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는데..열매를 주워가는 대신 각각 다른 열매를 구분해 보는 재미와 도토리거위벌레의 소행을 확인하는 데서 더 큰 즐거움을 느꼈으면 하는 어떨까 싶다. 처음에는 사계절..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면 읽는 내내 '기억'에 집중하게 된 것 같다. 계절마다 기억해야 할 내용이 다르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있고... 무거운주제를 무겁게만 그려내지 않으려 한 점이 좋았다. 수학공식 같은 답은 내릴수 없지만... 자연과 함께..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보였으니까....
최원형 작가님의 책 사계절 기억책 리뷰입니다. 도파민에 절여져 있는 뇌를 싹 씻어주는 느낌의 책입니다. 팍팍한 삶 안에서 조금 벗어나 자연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개인적으로 치유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계절이 미래에 곧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많이 슬픈 기분도 같이 드는 책입니다. 사람들이 지구 환경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환경을 보호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 유의미한 책입니다.
기후와 생존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라는 문구가 참 와닿네요 요즘같이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드는 때도 또 없을 겁니다 예전에만 해도 사계절을 장점으로 배웠는데 봄이랑 가을은 사라진 거 같은지 오래구요 그렇기에 이런 사계절을 기록해놓은 책이 더욱 소중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그림으로 볼 수 있어서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고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계절 기억책은 책 표지부터 뭔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때문에 구매하게된 책입니다. 그런데 역시나 내용도 따뜻하고 힐링에 가까운 말들이 많아서 요새처럼 지쳐있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평소에 마음이 지쳐서 책읽기도 힘들었는데 이 책을 계기도 더 많은 책을 찾아다닐 것 같아요. 마음이 힘드신 다른 분들도 많이 읽어보셨으면 좋겠는 책입니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성장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추운 겨울에 읽기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