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道라고 할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어떻게 사는 것이 참된 삶일까..
도덕경에서는 한결같이 무위'無爲'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
도덕경에서 말하는 무위는
의식적이고, 이기적이고, 부자연스럽고 과장되고 지나치고 쓸데없고 허세를 부리고 계산적이고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모든 행위를 '하지 않음'이다.
도를 체득하고 도를 따라 사는 사람은 예의 바른 교양인의 단계를 넘어선 사람이다.
딴 사람이 보기에는 뭔가 어색하고 모자란 듯 보인다.
이는 인위적인 속박에서 완전히 자연스러워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성인의 본래 뜻은
만물의 근원, 만물의 '참됨' 만물의 '그러함'을 꿰뚫어 보고 거기에 따라 자유롭게 물 흐르듯 사는 사람이다.
상식의 세계, 이분법적 의식의 세계, 분별지의 세계를 넘어서 초상식의 세계, 초의식의 세계, 합일의 세계를 접한 사람이다.
순리에 따라 산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허허하게 삶 자체를 향유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것이 '도'와 하나 되는 경지다.
진리는 단순하고 담백하다!!
말로 할 수 없는 경지가 있다는 것.
이성적 추구만으로는 뚫을 수 없는 경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런 경지를 궁극 목표로 삼아야 한다.
도덕경은 '도'를 체득함으로 자유를 구가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가르쳐 주는 말씀이다.
자유를 만끽하는 참된 능력, 그것은 도를 따르는 데서만 가능함을 역설하고 있다.
도덕경 전체를 통해서 주어지는 기본 메시지는
우주의 기본 원리인 '도'의 흐름을 체득하고 그 흐름에 따라 살아감으로 참다운 자유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덕'을 보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 속에 있는 무엇을 '일깨우기'위한 기본 특성으로 하는 책.
도덕경을 읽고 그(노자)와 함께 생각하며 내면적 대화를 가짐으로써 뭔가 우리 속에 잠재해 있던 것을 일깨워야 한다.
여러 번 읽은 <도덕경>을 다시 봅니다. 고전은 읽을 때마다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달라지는데 이번에는 48장에 눈이 갑니다. 학문의 길은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이지만, 도의 길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날마다 덜어내는 것 (爲學日益 爲道日損) 이라는 구절입니다. 물론 가진 것이 있어야 버릴 것이 있으니까 먼저 쌓는 일부터 해야겠지만 종국적으로는 우리의 편견, 이분법적인 사고를 버리고 내가 이미 가진 것을 부정하는 데에서 진실을 찾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덕경>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부가 가능한 고전입니다. 5천자 정도의 짧은 분량이라 원문 한자들을 한자 한자 써 나가면서 그 뜻을 생각해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도 여러 번 시도해 봤는데 어려운 글자가 좀 있는 점 빼고는 무난하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또는 시적으로 표현된 멋진 문구들을 음미하면서 노자 철학의 정수를 음미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이 방법으로 노자의 가르침을 따라갑니다.
<도덕경>은 81장의 짧은 경전으로 37장까지는 도에 관해서 38장 이후부터는 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앞 부문에서는 우주의 기본 원리인 ‘도(道)’의 흐름을 체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후반부는 도의 흐름에 따라 살아감으로 참다운 자유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덕’을 보라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각 장을 거쳐 도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때로는 중복적으로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지만 주된 가르침은 '자기를 완성하려면 자기를 비워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처럼 자신을 낮추고 의도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요.
'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고, 이름 지을 수 있는 것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라'는 1장의 가르침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아름다운 비유를 통해 도의 원리를 설명하는데 그냥 하나의 문장으로 음미해도 너무 좋습니다. 코로나19로 백신 접종하고 집에서 쉬면서 읽는 도덕경에서 우리가 이룬 문명사회의 성취와 함께 그 한계를 돌아보게 됩니다. 인위적인 노력보다 자연스럽게 그 본질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우리는 얼마나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고요.
다양한 번역서가 존재하는 <도덕경>이지만, 오강남 편저의 이 책은 현학적이지 않고 쉬운 말로 본질적 가르침을 전하려고 하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가르침도 가슴에 남겨 둡니다. 이번 도덕경 읽기를 통해서 내 마음속의 아집과 편견을 조금이라도 버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자가 말한 '마음 굶기기(심재)'처럼 비움으로써 채움의 가능성을 마련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