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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11일
레즈비언 소설이라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 글자 만으로 이 책이 유명해졌다. 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반전의 반전. 그리고 이 책만의 분위기.
이 책은 너무 애틋하고 섹시하다.
특히 빅토리아 시대에서만 느낄수 있는 그 분위기. 마을이나, 사람들 심지어 옷의 묘사 조차도!
저절로 상상을 하게 만드는 그런 묘함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이, 이 책을 읽은 이들이 모두 감탄하고 찬사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읽으면서 슬프고 안타까운 것도 많았다.
여자로써, 특히 어린 여자아이로써 누군가들에게 -그것이 특히 남성 가족이라는 것이 슬프지만- 의해 나락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책에서는 결국 해피 엔딩이지만, 그 중간의 과정들 - 모드의 어린 시절, 그리고 수의 정신병동- 은 얼마나 슬픈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어린 여자아이기 때문에 당했을 일들이 지금 이 현실에서도 상상이 되는 것이 슬펐다.
사실, 이게 이 <아가씨> 라는 영화의 원작 소설이구나 라는 정도로만 알고 읽었던 책인데 이게 이렇게까지 마음에 들 줄 몰랐다.
600페이지가 넘지만 정말 놓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단숨에 읽어 나갔다.
여운을 빨리 가시기 위해서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너무 좋았던 책.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대표작. 소매치기들의 품에서 자라난 아이와 뒤바뀐 출생, 유산 상속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모습을,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되어 소매치기들 틈에서 자라난 수 트린더. '젠틀먼'이라는 이름으로만 알고 있는 인물에게 조종당하는 수는 부유한 상속녀인 모드에게 젠틀먼이 구혼하는 일을 돕기 위해 시골 영지에 있는 모드의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모드는 오직 수의 관심과 손길만 요구하고, 계획했던 일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사라 워터스 지음
열린책들
욕실을 다 뜯어내고 방수 작업부터 시작해서 타일과 세면대, 변기 교체에 이르는 대 공사를 하느라 일주일이 어느새 훌쩍 흘러 벌써 금요일이다.
지난 6월 1일 개봉일에 맞춰 예매까지 해서 관람한 박찬욱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 소설이라고 해서 핫한 소설인 탓에 어렵게 예약해서 대출했다~ 내용도 동성연애를 다루고 있고 제법 두툼해서 다 읽어낼 수 있을지 살짝 걱정스럽기는 했다. 영화에서는 영국이 아닌 일본으로 그 배경을 옮겨 놓았는데, 다시 원작으로 되돌아가서 읽으니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세라 워터스의 대표 장편소설 『핑거스미스』는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 소설로 영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와 높은 평가를 동시에 얻은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그녀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의 하나라고 한다. 『벨벳 애무하기』 (2009, 열린책들), 『끌림』
(2012, 열린책들)와 더불어 빅토리아 시대 3부작으로 분류되는 듯 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빅토리아 시대 (Victorian era)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고 있던 1837년부터 1901년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특히 이 책, 『핑거스미스』는 2006년 최용준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어 세라 워터스를 국내 처음으로 소개하였고,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 소설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신예 김태리가 열연한 숙희는 수전 트린더(수전 스미스), 김민희의 히데코는 모드 릴리, 백작 하정우는 젠틀먼, 조진웅의 코우즈키는 삼촌 릴리 씨, 김혜숙의 사사키 부인은 스타일스 부인이고 이모 복순은 석스비 부인 정도라고 보면 될 듯 싶다. 소매치기들의 품에서 자라난 아이와 뒤바뀐 출생, 유산 상속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모습을 통해 도덕적으로 보였던 빅토리아 시대의 어두운 사회상을 흥미롭게 묘사한 소설이다. 박찬욱의 영화 [아가씨]에서는 김민희의 히데코가 더 비중이 높게 다뤄졌다면, 사라 워터스의 소설에서는 소매치기를 뜻하는 핑거스미스인 수전 스미스가 더 주인공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영화에서 복순이모로 표현된 석스비 부인의 비중이 훨씬 더 부각되면서 영화에서는 생략된 출생의 비밀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아가씨 대신에 하녀가 정신병원에 갇히는 순간까지는 영화와 소설이 별 차이가 없는데, 문제는 그 이후인 듯 싶다. 영화가 그저 아가씨와 하녀 간의 동성연애에 더 촛점을 맞췄다면, 소설은 핑거스미스로 자라난 수전 스미스가 실은 귀족이자 숙녀였고, 외설물 전문 서적을 대필하는 비서로 키워진 모드 릴리와 뒤바뀐 운명의 소유자라는 운명론적인 부분을 더 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새로운 판은 행을 줄이고 면을 늘여서 가독성을 높였으며, 832 페이지에 이르는 신판도 분권하지 않고 단권으로 출간되었다. 내용은 구판과 동일하다. 영화를 통해서 이미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어서 비교적 술술 넘어갈 수 있었고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면서 읽은 재미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확실한 것은 영화를 보는 내내 동성애 장면이 너무 적나라해서 불편함에 몸둘 바를 몰랐는데, 소설은 은밀한 가운데 패쑤하고 싶은 것은 무사히 넘길 수 있기에 훨씬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2016.7.10.(일) 두뽀사리~
아가씨 영화를 먼저 보고 난 뒤 읽어서 몰입이 잘 되었고 상상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2부 중반까지만 읽었을때만 해도 영화와 똑같이 흘러가는줄 알지만
거듭해서 반전의 반전이 이어졌고
영화와 반대모습을 보여주는 모드와 수전이 답답하게 느껴졌었다.
2부 중반부터 3부 정말 마지막 한장을 남겨두기 전까지
모드와 수전의 불쌍한 인생사가 끔찍하게 느껴져서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가씨 영화에서는 남자의 역할보단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졌었고
두 여성이 굉장히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모습이 강력하게 그려졌었는데
소설책에서는 주변 어른들의 이기심과 돈에 대한 욕망으로 한없이 끌려다니고
약하기만한 어린 여자아이 두명의 모습을 보여주는것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
또 중간 중간 대사 속에 녹아있는 여성혐오성 대사도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속의 그런 모습을 기대하며 책을 읽어서인지 그런면에선 나에겐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둘의 해피엔딩을 빌었지만 그렇게 폭풍같고 처절하게 인생의 고통을 그렸음에도
그들의 행복에 대해선 한장으로 퉁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저 책 자체의 화자가 모드와 수전이니 둘이 버라이어에 남아 수전은 모드에게 글씨를 배웠을것이다.
둘의 모습을 행복했을것 이라며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결말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너무 좋게 본지라 개봉당시 몇번을 영화관에서 극장판과 감독판까지 챙겨보고, 그 후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해진 이 후 생각날때마다 보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원작이 된 핑거 스미스가 너무 궁금해져서 이번 궁팡기간동안 구매를 했다. 사실 지금 다 읽진 않았고, 반전도 다 알고 있지만 나름 재밌게 읽고 있는 중. 그래서 BBC 드라마 판 핑거 스미스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