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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택 저
통념을 깨고 대세를 거스르는 독창적인 사람들스티브 잡스, 마틴 루서 킹, 에이브러햄 링컨…. 세상을 변화시킨 독창적 리더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가?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이자 인력관리 분야 최고 권위자 애덤 그랜트는 신작 《오리지널스》에서 독창성에 대해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전작 《기브앤테이크》에서 조직과 사회의 새로운 성공 기준을 제시한 바 있는 그는 누구나 내면의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밝힌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정체 상태를 벗어나 발전하고 싶다면 우리는 규칙에 도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또한 그런 아이디어를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른바 대세에 순응하지 않고, 시류를 거스르며, 구태의연한 전통을 거부하는 독창적인 사람들을 ‘오리지널스(originals)’로 지칭한다.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닫혀 있던 입을 열고 용기를 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 구성원은 오리지널로서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현재 상태에 도전해야 하고, 조직의 리더는 구성원들의 독창성을 더 많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망설이는가. 어떻게 하면 자신의 경력을 무너뜨리지 않고,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으며, 자신의 평판을 훼손하지 않고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책을 주장하고 관철시킬 수 있을까? 저자는 독창성을 발휘하고 지속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지하게 만들고, 지도자들은 어떻게 집단사고를 타파해야 할지, 부모와 교사들은 어떻게 어린이들에게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재계, 정치계, 문화계를 망라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다양한 현장 사례를 통해 저자는 대세를 거스르고 성공한 사람들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타고난 리더들이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린다.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점은 도전에 직면했을 때 얼어붙거나 나약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떻게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 이 책은 독자들이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들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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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스》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물론 완전히 독창적인 것은 없다. 우리가 지닌 생각은 모두 우리 주변을 둘러싼 세상에서 우리가 터득하는 것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끊임없이 주위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자기 것으로 착각하는 '절도망각증'에 사로잡히기 쉽다. 이에 나는 독창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독창성이란, 특정한 분야 내에서 비교적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능력, 또는 그런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말한다.
독창성은 창의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창의성은 참신하고 유용한 개념을 생각해내는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독창성을 달성할 수 없다. 독창적인 사람들은 주도적으로 자신이 지닌 비전을 실현시킨다. 와비파커 창립자들은 안경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생각을 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안경을 적정한 가격에 쉽게 살 수 있게 만듦으로써 오리지널이 되었다.
어느 분야든 가장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들조차 별로 흠잡을 데는 없지만 전문가와 일반 관객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작품을 아주 많이 생산한다. 런던 교향악단이 선정한 세계 50대 고전음악의 목록에는 모차르트 곡 여섯 작품, 베토벤 곡 다섯 작품, 바흐 곡 세 작품이 올랐다. 손에 꼽을 정도의 소수의 걸작을 작곡한 모차르트는 35세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600여 곡을 작곡했고, 베토벤은 평생 650곡, 바흐는 1,000곡 이상을 작곡했다. 1만 5,000여 곡의 고전음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5년이라는 일정한 기간 동안 작곡한 작품의 수가 많을수록 음악가가 걸작을 작곡할 확률이 높아졌다.
피카소의 작품 목록에는 유화 1,800점, 조각 1,200점, 도자기 2,800점, 드로잉 1만 2,000점이 포함되고, 그 밖에도 판화, 양탄자, 태피스 트리도 있다. 그렇지만 그중에 아주 극소수 작품들만이 찬사를 받았다.
독창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작업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말이다."이 정답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독창성을 보여준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창출해낸 사람들이고, 그들은 가장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낸 기간에 가장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많은 사람들이 독창성을 발휘하는 데 실패하는 이유는 몇 개의 아이디어만 생각해내고, 그것을 완벽해질 때까지 다듬고 수정하는 데 집착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한 해는 1503년이고, 그 후 몇 년 동안 그리다 말다를 반복하다가 미완성인 채로 남겨두었으며, 1519년 죽음이 임박해서야 완성했다고 추측한다.
당시 사람들은 그림은 완성하지 않고 광학 실험이나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시간을 낭비한다고 다빈치를 비난하였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다른 일에 정신이 팔여 있었기 때문에 독창적인 그림이 탄생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운데 그가 20대에 지은 시는 단 한 편도 없고, 30대에 지은 시는 겨우 8퍼센트이며, 40대에 가서야 마침내 재능이 활짝 꽃폈다. 그리고 60대에 다시 절정기를 맞았다. "프로스트는 차근차근 서로 다른 지역과 사람들을 관찰하고 기다렸다가, 걸작 소설에 버금가는 훌륭한 최고 걸작 시들을 창작했다."라고 시인 로버트 로웰은 말했다. 프로스트는 탐험가처럼 세상을 탐험하면서 시를 창작하는 데 쓸 재료들을 모았고,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대화에 귀를 귀울였다. "내가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나 단어의 조합, 실제로 말할 때 쓰이지 않는 단어나 단어의 조합은 결코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프로스트는 인정했다. 각각의 시는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섞어놓는 실험이다. 스포스트는 "작가가 놀라지 않으면 독자도 놀라지 않는다"라고 즐겨 말하곤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시를 짓기 시작할 때,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정해놓고 시를 짓고 싶지 않다…나의 작품이 끝이 어떻게 될지 나중에 알게 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
나이가 들고 전문성이 축적되어도 독창성을 유지하려면 실험적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창작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미리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여러 가지 잠정적인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실험해보는 일부터 시작하자.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면 결국 참신하고 쓸모 있는 뭔가를 생각해내게 될지 모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실험적 접근 방식으로 덕을 봤다. 그는 마흔여섯 살에 〈최후의 만찬〉을 완성했고, 50대 초반에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다빈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서야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 깨달았고 목표가 분명해졌다"라고 한 학자는 말했다. 또 다른 학자는 "다빈치는 어떤 형태도 최종적인 형태로 받아들이지 않고, 본래 의도에서 벗어날 위험을 감수하면서조차 계속 진흙을 만지는 조각가처럼 작업을 했다"라고 밝혔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자에게는 복이 있고, 실험가들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그의 최고 걸작인 폭포 위에 지은 집 〈폭포〉를 설계하기로 계약한 뒤, 이따금 스케치를 하면서 거의 1년을 끌다가 마침내 예순여덟 살이 되어서야 디자인을 완성했다. 레이먼드 데이브스는 쉰할 살에 착수해서 노쇠한 여든이라는 나이에 끝마친 실험으로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요소는 절박함이엇다. 지도자들에게 환경 문제를 지원하고,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라고 설득하려면, 왜 환경 문제를 지금 당장 다루어야 하는지를 환경 보호 활동가들 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절박감을 조성.
사람들을 안락한 환경에서 끌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관리자들은 과소평가한다.
오트포르 지도자들은 때가 되었다 라든가 그는 끝났다 같은 슬로건으로 절박감을 전달했다. 그들이 올해가 바로 그해 라고 선언했을 때 세르비아인들은 당장 행동을 개시해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공장 세 군데 중에 한 군데를 살리고 2천 명의 직원을 살릴 수 있다.
공장 세 군데 모두를 살리고 직원 6천 명도 모두 살릴 확률이 3분의 1이지만, 공장 한 군데도 못 살리고 직원도 하나도 못 살릴 확률이 3분의 2이다.
...... 어차피 수천 명의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면, 신중이고 뭐고 내팽개치고 크게 한 판 벌여보게 된다. 아무것도 잃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와 같은 연구를 한 주인공은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다. 이들의 연구는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를 탄생시켰고, 카너먼에게 노벨상을 안겨주었다. 이득 대신 손실을 강조함으로써 위험 선호도를 극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이는 사람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387쪽
행동경제학이 이런 연구를 통해 나타났다는 사실
이득 대신 손실을 강조함으로써 위험 선호도를 극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
다르게 느껴집니다. 써먹을 곳이 바로 나올 것 같네요.
인간의 심리가 이런 것이군요.
책 제목만 봤다면 아마 별 흥미를 끌기 힘들었을 것 같다.
책 표지 한 가운데 있는 표지가 큰 몫을 해낸 것 같다.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내가 이 책을 구매한 건 순전히 '부제' 를 읽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 그리고 알게 된 문화나 상품등등
하루를 살아가는 데 무언가 하는데 있어 '독창성' 을 지닌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계를 공유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간단한 예만 생각해봐도, 인터넷 서핑과 스마트폰 사용 등을 보면
현재 우리의 삶의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지 않는가?
하지만 따져보면, '스스로의 삶' 에 대한 독창성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저 타인의 '독창성' 을 소비하는 삶으로만 전락하게 되는것 같다.
일단 '독창성' 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예시와 작가의 연구 결과는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개인의 성장 뿐 아니라 회사, 사회의 전반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 좋은 영향을 미치는 책인것 같다.
2020년의 마무리 시기인 지금, 2021년에는 보다 내면의 독창성을 발휘하고 성장시키는 해를 살고 싶다.
대학교 졸업하고 그렇다할 공부나 강의 같은걸 많이 듣진 않았지만, 이 책은 대학교나 문화센터 강의 목록으로 듣고 공부해도 좋을만한 테마인 것 같다.
한번 일독해보길 추천한다.
뜻하고 바라는 대로 성취하고 성장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전략이나 편견, 선입견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는 '오리지널스'가 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거나 주저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결핍, 조급함, 관계정의, 기타 부정적 감정들이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인생 전반에 걸쳐 효과적은 전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책입니다.
“독창적인 사람들은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시도하는 것이 후회를 덜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p.84)”
가끔 과거에 태어났다면 내가 어떤 인물이었을지 상상해 본다. 지금 성격이나 기질을 따져보건대 (애석하게도) 멋진 인물로 상상되지 않는다. 고려 무신집권기. “만적의 난” 시기에 한정해 보면 아마도 엑스트라 천민 247번 쯤 되지 않았을까. 제일 늦게 합류한 주제에 가장 많이 투덜거리면서, 살아남았다고 기뻐하지만 세상을 저주하며 지옥 같은 삶을 버텨내기만 할 274번 천민. 만적처럼 역사에 이름을 남길만한 배포가 있었을까 고민해 본다.
엑스트라 천민 274번과 만적은 무엇이 다를까. 그리고 만적의 난은 혁명이 아닌 “난”으로만 남을 수밖에 없었을까. <오리지널스>를 읽으며 이런 상상에 빠져본다.
저자는 독창성을 "특정한 분야 내에서 비교적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능력, 또는 그런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p.30)"이라 정의한다. 성과물보다 성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성향과 가능성으로 "독창성"을 정의하고 있다. 진퉁 자체를 말하기보다 진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또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만적은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는 생각으로 기존 체제에 질문을 던진 창의적인 인물(?)이다. “기존 체제를 정당화하면 고통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감정적인 진통제인 셈이다. 세상이 그런 식이어야 한다면 불만을 품어봤자 소용없다는 심리이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을 묵묵히 따르기만 한다면 불의에 맞서는 원동력인 도덕적인 분노를 상실하게 되고, 세상을 더 낫게 만들 대안을 모색하는 창의적인 의지를 빼앗긴다(p.37)” 만적은 "왜 나의 삶은 힘든가? 천민으로 태어난 이상 원래 그런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기존 체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p.79)"했다. "현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결심(p.38)"을 했다.
독창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렇듯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그래야만 행동을 통해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여기서 엑스트라 천민 274와는 큰 차이가 생긴다. “용기를 내서 행동에 옮긴다는 점이다. 독창적인 사람들은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시도하는 것이 후회를 덜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p.84)" 만적이 두려움이 없었을 리 없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행동을 했다. 그렇기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독창성이라는 잠재력, 변화의 단초가 될 ”혁명“의 씨앗을 뿌렸다.
하지만 씨앗은 싹을 틔우지 못했다. 결국 역사는 “만적의 난”으로만 기록했다.
기존 체제에 질문을 하고, 체제를 바꾸기 위해 행동을 했다. 다만 책에서 말하는 독창성의 특성들, 성공하는 여건을 마련하지 못했다. 만적 잘못만은 아니다. 그가 처한 세상은 신분제 사회였다. 아무리 신분제가 흔들린다 하더라도 다른 세상을 상상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평등이나 자유, 인권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당연하지 않은 곳도 많다.) 앞서 22년 전 일어난 망이·망소이의 난이나, 노예 출신의 권력자였던 이의민의 사례가 좋은 선례였겠지만, 노비로 살아온 그가 겪은 경험은 아무래도 부족했다. "난" 이외에 다른 아이디어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독창성을 보여준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창출해낸 사람들이고, 그들은 가장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낸 기간에 가장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냈다(p.104)" 여러 아이디어들, 혹여 제2의 이의민이 되는 것을 노려볼 생각은 없었을까. "성공한 창시자들은 한 분야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에, 다른 분야에서는 극도로 신중을 기함으로써 위험을 상쇄한다(p.67)" 극단적인 반란보다는 안전한 방법을 통해 적절한 권한을 확보하는 일이 우선이 아니었을까 싶다. 최충헌이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만큼 그의 신임을 충분히 받는 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소신을 밀고 나갈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면 만적의 난은 사뭇 다른 양상을 띠었을 것이다.
이왕 “반란”으로 결론이 모아졌다면, 다른 세력과 연대하는 것은 어땠을까. 농민이나 차별받고 있는 문신과 거사를 도모하는 것도 한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거절했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노예해방의 "가치를 상대방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시켜줄 수단으로 제시"하여 해방의 "목표를 상대방이 이미 지니고 있는 익숙한 가치" 즉 문신들의 권력 회복과 "연결시키는 방법(p.324)”은 어땠을까. “연대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하(p.273)”지만 절대적 약자인 그가 고려해봄직한 행동이다. 아니라면 애초에 너무 빨랐는지 모른다.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많이 차이나지만, 만적이 몽골의 침략기라면 상상을 해본다.
“왕후장상에 씨가 따로 있느냐!"는 그의 연설은 함께 고통 받는 이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분노는 냉소주의를 불식한다(p.529)” 그렇기에 수 백명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순간은 짧고 삶은 길다. “사람들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나아가는 도중에 회의를 느끼게 될 때, 뒤를 돌아볼지 시선을 앞을 향할지 결정하는 요인"인 "결의(p.527)" 일으키지는 못했다. 결국 배신자가 나타났다. 순정이 자신의 주인에게 일러바쳤고 난은 그렇게 끝나버렸다. “바람직한 혁명은 지각변동을 유발하는 대폭발이 아니라 잘 조절해서 오랜 시간 꾸준히 타오르는 불길이다(p.493)" 노예해방이라는 가능성은 순간 타오르고 사그라들었다.
절대적으로 옳은 당연하고 올바른 일일지라도, 세상을 바꿀만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라도, 성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구나 독창성, 가능성과 능력은 품고 있다. 게다가 만적 같이 질문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드물다. 많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위험을 분산하고 권한을 확보하고 연대하고 결의를 다져 성공하는 사람은 더 드물다. 당시 지배자였던 최충헌은 연루자가 너무 많아 100여명 만 물에 수장해버렸다. 물속에 잠겨가던 만적은 후회했을까.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엑스트라 천민 274와는 달랐다. 질문하고 행동했기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짝퉁이 아닌 미완의 진퉁이었다.
반면 엑스트라 천민 274번은 목숨은 부지했을 것이다. 남은 삶은 어떠했을까. 내가 엑스스트라 천민 274였듯이, 만적이 현 시대에 살고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가 <오리지널스>를 읽는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미래에 서서 과거를 바라보며 건방진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