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독서 골든벨 대회에 사용하는 다섯 권 중의 한권입니다. 유일한 소설책이라서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도서관에는 없는 책이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일본으로 건너간 도공들 이야기네요. 약간 다문화 가족을 거꾸로 본 것 같은 책입니다.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루하지 않고 술술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좋은 책인데 왜 도서관에 없는지 모르겠네요
일본의 도자기는 임진왜란 후 일본으로 끌려간 우리 도공들이 시조가 되어 꽃을 피웠기 때문에 발달할수 있었다. 강제로 끌려간 남의 나라에서 의지로 고국에 오지도 못하고 얼마나 큰 아픔을 간직했을까. 주인공 세후는 도자기를 통해 자기의 정체성을 찾게되고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자진하여 네델란드로 가겠다고 자원한다. 소극적인 모습이 아닌 적극적으로 자신의 정체성도 찾고 조선의 도자기를 서양에 전파하여 더 큰 꽃을 피우겠다는 당찬 모습이 멋지다. 아이들과 읽어보기 좋은 도서이다.
여름이 끝자락, 가을 초입에 만난 이야기가 있다.
들여다 보면 볼수록 아픈 우리의 이야기. 그 속에서 나는 세후를 만났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의 작은 섬 히라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히라도의 눈물 (한정영 지음,
다른 펴냄)"은 조선의 훌륭한 도공인 세후의 아버지와 수많은 우리의 도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내내 히라도가 또 다른 조선의 마을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곳에 사는 이들은 솜씨가
좋다는 이유로 강제로 끌려 와 사무라이의 감시를 받으며 눈물과 한으로 아름다운 도자기를
때때로 일본인들이 사용할 그릇들을 빚으며 돌아가지 못하는 고향을 그리워한다.
거기에 세후가 있었다. 일본인 어머니와 도공인 아버지 사이에 세후는 반쪽이 왜놈이라
자신을 놀리는 억수와 또래들에게 이유없이 욕을 먹거나 매를 맞으며 누구도 자신을 함부로
볼 수 없게 사무라이가 되고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은 어느새 꿈으로 자리잡고 세후는 아버지의 뒤를 잇는 도공이 아닌 사무라이가 되고 싶어
때때로 나무 막대기를 들고 무술을 하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히라도의 주군 다마쿠라의 손녀 나츠카를 우연히 구해주게 된 세후는 벚꽃이 날려 비처럼 내리던
그날 나츠카의 모습을 오래 기억한다.
세후의 아버지는 조선으로 돌아가기 위해 많은 궁리와 더불어 실행에 옮겨 보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대신 히라도 성에 잡혀가 고문을 당한다. 어머니의 간절함이 통해 아버지는 풀려 나지만
죽은 듯한 모습으로 돌아온 아버지를 본 세후는 아버지로 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의 어머니 역시 조선인이며 히라도로 끌려오는 배에서 일본인들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는.
그 이야기를 들은 세후는 살기 위해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도공이 되리라 다짐한다.
이제 나츠카는 잊어야 한다.
세후는 조선인이므로.
다마쿠라는 오란다로 세후의 아버지를 보내려 한다.
하지만 히라도 성에서 고문을 당하고 돌아온 아버지는 전처럼 기운을 쓸 수도 앞이 잘 보이지도
않아 그릇을 빚는 내내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이 모습을 본 세후는 다마쿠라를 찾아가 아버지 대신 자신을 오란도로 보내달라 청한다.
당돌한 세후의 모습에 다마쿠라는 당황하지만 곧 세후의 뜻을 받아들여 기한을 주고 아버지와
같은 실력을 보여 증명하라 말한다.
이제 히라도의 조선인들의 목숨을 세후에게 달렸다.
세후는 그 어떤 일보다 실력을 증명하는 일을 위해 노력하고 결국 오란도로 가라는 결정을 받곤
오란도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조선인이라는 긍지와 어떤 흙으로 도자기를 빚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라는 아버지의 뜻을
새기며 사금파리 조각을 꽉 잡은 세후의 손... 이제 그 손으로 조선을 알릴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이야기 속에 아직도 살아 우리를 향해 말을 거는 세후와 아버지 그리고 히라도의 조선인들과 우리의 아픈
역사가 날카로운 감정의 조각이 되어 가슴 한구석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
아직은 어리지만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과 의무를 아니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세후를 만나 꼭 안아 주고 싶었다.
이 책은 중학생 이상과 함께 읽으며 임진왜란 이후 생활상과 도공들이 일본으로 가게 된 배경에 대해
알아보고, 찾아낸 자료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세후가 꿈과 현실을 사이에서 선택한 결과를 두고 찬, 반 의견을 제시해 자신에 생각과 더불어
시대적 상황의 특이성에 대한 설명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