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갓 입학한 시절, 막
보급되기 시작한 386 컴퓨터를 통해 ‘심씨티 (SimCity)’라는 게임을 즐긴 적이 있다. 네모 반듯한 공간
위에 도시를 건설해야 하는데, 집과 도로를 짓고, 적당한
위치에 공원, 경찰서와 소방서가 있어야 하고, 인구가 늘어나면
건물, 주택, 도로 등을 증축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화재가 발생하거나, 범죄가
증가하고, 교통체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다시 도시 인구의
감소와 세수의 감소로 이어져 도시를 건설할 사이버 머니(cyber money)를 잃게 된다. 계속해서 게임을 이어나가고 도시를 확장하려면 유기적인 도시를 건설하고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 시절 잠시 접해 본 이 게임은 내게는 큰 흥미를 끌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현실과 너무도 흡사한 생존과 경쟁, 경영의 논리를 게임에
그대로 적용했던 탓에 내게는 게임 자체가 일이 되고 힘겹게 느껴졌던 듯 하다. 그런데 이십 여 년이
흐른 지금 김성홍 교수님의 ‘길모퉁이 건축’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왜 하필 이 재미없는 ‘심씨티’라는
게임이었을까?
그동안 해외 출장이라는 명목 하에 전 세계 여러 나라와 여러
도시들을 방문하여 보았지만, 문화재나 자연 경관에 치중한 관광이었지,
그 도시의 특색이나 건물의 배치 그리고 그 안에 살았던 또는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때문에 캘리포니아의 관광지 중 하나인 작은 네덜란드 마을 솔뱅(Solvang)을
아내와 함께 가장 별 볼일 없었던 방문지 중 하나로 꼽아왔던 것 같다. 미국 방문객에게 관광지로 알려진
로스엔젤레스에서 잠시 살았던 탓에, 도시는 삶의 공간이라는 기능적 역할 외의 의미를 두지 않았던 연유인
듯 하다.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대도시의 마천루에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방문객에게는 이채롭게 보이는 이국적인 거리들도 결국에는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민생고를 해결하는 공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늘 뇌리 속에 잠재되어 있었다. 때문에 무언가 다른 것을 보려면 우리
나라에서 보지 못한 수려한 자연이나, 오래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나 문화재 정도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은 ‘건축’이라는 인류가 태곳적부터 고민하고 발전시켜온 보편적(?) 지식과 상식으로부터
현대 사회의 ‘도시 건축’이라는 논제에 대해 일반인이자 건축에
문외한인 내게 새로운 사고의 폭과 새로운 문화의 측면(Phase)을 제시해 주었다. 그동안 전자공학도인 필자에게 도시 건축은 수학 공식과 같은 법규와 기계적 설계에 의한 것으로 치부되어 왔는지도
모르겠다. 두 번의 일년 여 미국 생활과 서울과 수도권에 주거를 두었던 덕에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자동차 접근성에 의존한 위성도시와 고층 건축에 의한 수직화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용이하였다. 김성홍
교수님은 자동차 접근형 위성도시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고층형 수직 건축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
입장(물론 고층 건물의 지상부를 오픈(open)하는, 길과 접목된 형태를 전제 조건으로 걸고 – 결론적으로는 중간 건축을
이상적인 대안으로 제시하셨으나)으로 집필을 하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매우 조심스럽게 필자의 생각을 밝히면 둘 다 도시 건축에 불가피(?)하나, 피할 수 있다면 지양해야 할 도시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현대 도시는
인구 밀도가 낮은 자동차 접근형 위성도시나 밀집형 고층 건축에 의한 마천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난관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시는 점점 더 커지고, 사람들은 점점 더 큰 도시를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도시 계획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도시는 외부로 또는 높은 곳으로 성장해 나간다. 도시는
‘유기체’와 같다. 도시의
성장 또한 유기체와 같기 때문에 아픈 곳에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좋은 것에 대해 반응하는 성장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밀집되고 비대해지는 도시의 성장 과정에서 끊임없는 경고등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를 기능적으로 분할하여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다시 한번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필자는 미학적인 측면에서의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탓에 특이한(?) 건축 설계나 그 가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이 책에서도
몇몇 제시한 Re-modeling과 Re-novation에
대해서는 소박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기업체 연구소 재직시절 러시아 모스코바 소재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여 1년에 두 차례 정도씩 모스코바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러시아는 모스코바와 비 모스코바로 나눈다고 말할 정도로 모스코바의 소득 수준과 물가 수준은 세계 최고라 할
만 하다. 주택 임대료가 뉴욕 맨하탄 보다 비싸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여느 개발도상국 수도 정도의 청결함과 치안, 교통
수준을 갖고 있었다. 특히 교통은 솔직히 실망스러운 정도였다. 택시의
경우, 세계 최고를 자처하는 서울의 택시 운전사는 명함을 내밀기 힘들 정도의 초고속 골목 운전을 구사한다. 이유인 즉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화재와 같이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스코바는 환형(環形)도시인데, 총 일곱 개의 환이 있고, 그 중심의 1환은 크레믈린이고, 최 외각의 7환을
한바퀴 도는 데는 차로 여러 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한다. 여기서 몇(?)
환 이내의 모든 건물들이 시에 의해서 관리되고 개보수도 시의 엄격한 관리에 의해 이루어 진다고 한다.
때문에 도로를 만들기 위해 건물을 부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일상이 되어 있지만 말이다. 비단 오래되고 가치 있는 건축물 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도시 건축에 무조건
부수고 새로 짓는 데 너무 익숙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이 방법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이어서
일까? 내부는 생활에 편리한 인테리어와 엘리베이터로 단장을 하고, 외부는
옛 모습을 보존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가미하는 것으로 도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닐런지… 도시의 유기체적 성장을 반드시 소멸(extinction)과
창조(creation)를 통해서만 진행시켜야 하는지는 분명 되새겨 볼 일이다.
이 책에서 제시되고 있는 ‘중간
건축’의 ‘중층 주상복합’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필자도 주상복합 형태의 주거 공간이 우리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측면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든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도시의 이면 도로를 보행과 차량이 공존하는 중층 정도의 건축
밀도를 갖는 도시 환경 (아마도 유럽의 오래된 도시 이면도로가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이 넓은 자동자 위주의 도로와 마천루 이면에 ‘사람’의 휴식과 같은 도시 모습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들
건물을 리모델링과 리노베이션을 통해 완성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필자는 얼마 전 아틀란타 인근의 소도시인 메디슨(Medison)을 거쳐 사바나(Savannah)를 둘러보는 여행을
다녀왔다. 분명 이 책을 접하기 전과는 다른 시선과 시각을 가지고 도시를 둘러보게 되었다. 물론 이 도시들이 갖는 미국 도시의 역사적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분명 필자의 눈에 도시의 건축물들이 ‘왜’ 이 자리에 있고 이런 모습으로 있는지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게 되었다. 강북의 일반 주택이 많았던 지역의 저층 아파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필자는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유럽형의 ‘길’과 ‘골목’이 주는 편안함과 접근성에 매력을 느낀다. 이들 두 도시 역시 차로 이동하며 보기에는 충분치 않은 모습이었다. 유럽의
고(古)도시를 둘러 보듯 천천히(slow), 그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걸어야 한다. 마치 심씨티의 게임자가 게임의 완성을 위해 도시의 설계와 운영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 왔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초판 1쇄 발행 2011년 11월 5일
길은 땅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한다.
길과 어떻게 만나는가에 땅의 값이 결정된다.
[건축법]에서 필지로 나눈 토지를 대지라고 하고, 2m이상이 도로에 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길이 없는 대지는 눈먼 땅, 즉 맹지가 된다.
큰 건축이 바로 도시이고, 작은 도시가 곧 건축이다.
건축 용어로 '위요감enclosure': 벽이나 나무로 둘러써여 생기는 아늑한 느낌.
길의 위요감을 가장 잘 만드는 것이 건축이다.
바닥은 삶을 담는 그릇이 되고 벽은 삶을 감싸는 울타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비첸차의 건축은 길과 직접 대면한다.
지중해에서 발트해에 이르는 유럽 전역에는 이처럼 건축(상)가 길(배경)이 대등한 길이 관계를 유지한 역사 도시가 많다.
길이 넓어지면 광장이 된다.
길은 광장으로 모이고, 광장에서 길이 뻗어 나간다.
조선 후기 시전은 정부가 길을 따라 세운 연쇄 상점가이고, 시장은 상인들이 노상에 세운 임시 구조물이다.
상점이 모여 시장이 되고, 시장 옆으로 상점이 뻗어나가기도 한다.
최고의 대목수가 지었다고 해도 궁궐이나 사대부가가 아닌 이상 상업건축을 어떻게 지었는지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비록 일제 강점기에 세워졌지만 조선인 최초의 건축가로 꼽히는 박길룡(1898~1943)이 설계한 화신백화점은 남대문로의 미쓰코시 백화점과 함께 상점건축이 위용을 드러낸 계기였다.
건축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구조공법을 꼽으라면 단연 철근콘크리트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우하우스의 투명창은 벽에서 해방된 서양건축의 성과를 과시한다.
무엇보다 유리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것은 상점건축이었다.
조망은 권력이며 돈이다.
여기에 동서양의 차이는 없다.
대중은 공간보다는 이미지를 먼저 읽는다.
서양 건축에서 아치 모양의 지붕을 덮은 길을 아케이드라 한다.
고딕성당의 외벽과 기둥 사이의 측면 공간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주로 상점이 늘어선 길을 말한다.
아케이드의 핵심은 길과의 연결이다.
이름난 아케이드를 가진 도시는 모두 걷고 싶은 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단순히 재래시장을 아케이드로 덮는다고 시장이 생존하는 것은 아니다.
재래시장의 위기는 건축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길의 위기이자 유통구조의 위기다.
백화점은 법적으로는 판매시설의 하나인 소매시장[건축법], 혹은 대규모 점포[유통산업발전법]에 해당되는데 법의 규제를 피해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도시의 공간과 형태를 구성하는 세포를 도시조직이라 하는데 길, 블록, 필지, 건축을 일컫는다.
길, 블록, 필지는 평면이고, 건축은 그 위에 서는 입체다.
블록Block은 전문용어로 '가구'라 하고 가구를 하나하나의 필지로 나누는 것을 '획지'라 한다.
샌프란시스코 오스트리트 길모퉁이는 조용한 주택가를 만들기 위해 교통공학에서 문제로 삼는 '병목현상'을 의도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와 사바나 사람은 광장과 공원을 관통하지만 차는 우회전과 좌회전을 반복해야 한다.
길의 주인공은 그 길을 걷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길의 주인은 자동차다.
거대한 아파트 단지에는 길모퉁이 상점이 없다.
울타리 밖으로 밀어낸 거대한 상가가 있을 뿐이다.
건축선: 도로에서 일정한 거리를 후퇴한 건물 벽의 가상선.
도로의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해 정해준 선을 건물이 넘지 말라는 것이다.
건축지정선: 건물의 들쑥날쑥함을 피하고자 벽면을 강제적으로 정렬시키는 선.
쇼핑센터
"자체의 주차장을 완비하고, 한 단위체로 계획, 개발, 소유, 관리가 이루어지는 상업시설의 집합체"
즉, 복합 상업시설 통칭.
쇼핑몰: 길을 내부화한 건축 유형.
우리나라 상업시설의 법정 주차대수는 100~125㎡당 1대이다.
1972년 4월 22일 미국 중부 도시 세인트루이스에 20년 안 된 푸르이트이고 주거단지 폭파됨.
23만㎡의 땅에 2,870세대가 들어가는 11층 높이의 33개 동 건물이었다.
이 건물은 일본계 건축가 미노루 야마사키(1912~1986)가 설계 했는데 2001년 9.11테러로 사라진 뉴욕의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건물로 야마사키의 작품이다.
데뷔작과 최고작이 모두 폭파되고 말았다.
푸르이트이고의 실패는 주변과는 격리된 슈퍼블록, 공공공간의 구실을 못하는 건물의 저층부, 위험한 복도 등 슬럼화를 부채질하는 공간구조에서 시작되었다.
흔히 아파트 단지가 주택가 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길과 분리된 고층건물이 길과 밀접한 저층건물보다 더 위험하다는 사실이 푸르이트이고에서 증명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에서는 건물의 설계 단계에서 에너지 효율 관리를 강화하고 에너지 절약형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겠다는 건물 단위의 전략은 있으나 건축, 도시, 교통을 결합한 총체적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다.
[유통산업 발전법 시행령] 3천㎡ 이상의 매장은 대규모 점포로 분류하고 이것이 전통 상업 보존 구역에 있을 대에는 시장, 군수, 구청장은 등록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이다.
1천㎡ 미만의 근린생활시설은 전용 주거지역에까지 건축을 허용하고 있어, 1천㎡ 이하의 작은 변종 SSM은 모든 주거지역까지 파고들 수 있다.
수도권의 4대 신도시인 일산, 분당, 중동, 산본의 모델이었던 도쿄의 신도시들은 상권이 몰락하고 집값이 추락하면서 은퇴한 노인만 남은 정지된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마천루의 경쟁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 미국, 마천루를 허용하지 않는 유럽과 달리 자존심 경쟁에 취해 있는 후발 아시아의 대오에서 빠져 나올때가 되었다.
ex)홍콩 상하이 은행(용적률 1400%에서 1800%높였다) 1층을 광장으로 제공하고 민간 땅의 일부를 공개공지로 내놓을 경우 용적률을 높여주거나 허가요건을 완화해 주는 도시 설계 기법이나 땅의 일부를 아예 공공에 내놓는 기부 채납 제도와 비슷하다.
기부채납제도->실제로는 아파트 단지민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형식적인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건축법] 제 64조(승강기)
1. 건축주는 6층 이상으로서 연면적이 2천㎡이상인 건축물(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은 제외한다)을 건축하려면 승강기를 설치해야 한다.
제4조(건축위원회), [건축법시행령] 제5조(건축위원회), 제8조(건축허가), 한편 국제적인 추세를 반영해 초고층 건물을 1백층 이상 5백㎡이상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최고층 복합 빌딩 사업단 www.supertall.org
승강기 사용 필요 없는 5층 이하 건물
6-20층 중층건물
21-50층 고층건물
51층~ 초고층건물
하늘을 향해 올라가든 지하 깊숙이 내려가든 건축은 결국 길과 닿아야 한다.
도시계획: 새로운 도시를 만들 때 상업공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예측하고 땅을 배분한다.
1. 도시에 들어갈 인구에 따라 전체 면적 책정
2. 소득수준, 단지 위치, 주변 여건 등 고려해 상업시설 비율 산정
ex) 1백만㎡ 대규모 택지 개발 지구 3-6%의 상업용지 할당.
3백만㎡ 6-8%
1천만㎡ 10-12%
문을 걸어 잠근 고급 거주지. '게이티드 커뮤니티 geted community'는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ex) 반포자이,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도시계획도로를 사도인 것처럼 애매하게 만들어 외부인의 통행을 심리적으로 저지.
기부채납한 땅에 근린공원은 보이지도 않게 만드는 모습들.
서울의 민자역사는 '공공 공간'이라는 무늬만 있을 뿐 도시를 등진 채 역지대를 내부로 삼켜버린 공룡건축이 되고 있다.
->공원 보행로 주민편의시설 등이 없다. 주변 상권 흡인이 목적이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철도가 양분했던 구도심과 주거지역을 잇는 것이었다.
->공원, 다리, 보행로 등 주민 편의 시설 大
가로수길과 서래로길 두 길의 공통점은 폭이 약 15m로 왕복 2차 선을 넘지 않으며, 사람들이 걷기에 적당한 직선 길이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로수길과 서래로는 '좁고' '곧고' '긴' 중로이면서 배후에 이면도로를 낀 사업, 업무, 주거를 혼합한 중층 중규모의 건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중간지대라고 말한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 건축물의 규모도 중간 규모.
도로 폭과 건물 높이는 위요감을 느끼기에 가장 친숙한 비례(1:1.2)와 스케일(15m:18m)이다.
중간건축 지상층
바닥면적: 250㎡(대지면적) × 200%(용적률) =500㎡
한 층의 바닥면적: 500㎡ /4개층=125㎡
건폐율: 125㎡ (1층 바닥면적) / 250(대지면적) = 50%(법정한도 60%)
연면적: 500㎡ (지상) + 100㎡ (지하) = 600㎡
ex) 서울 금호동 Y하우스 2011년 와이즈 건축: 장영철, 전숙희
서울 봉천동 다세대주택 2008년 디자인 그룹 오즈: 신승수 최재원
서울 신사동 근린생활시설 주택 2008년 디아건축: 정현아
걷는 곳에 문화가 살아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평범함과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으나 자꾸만 왜 길모퉁이 건축인지 왜 화려함으로 무장한 표지가 아니었는지 궁금했다.
표지는 상업건축을 생각하게 하는 모습이 없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길-속도-상업건축'으로 엮었다고 했는데 어딘지 쉬운가 싶으면 어렵고 어려워서 힘들다 싶으면 이해 가능한 예들로 책을 읽을 수 있게 글을 써주어서 그동안 쉽게 생각했던 상업건축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멋진 책이다.
제작년에 읽고 반했었는데...다음 번 다시 읽었을 때 지금과 같은 느낌일지 다른 생각들이 더해질지 기대되는 책이기도 하다.
걷고 싶은 거리가 많아져서 자연스런 수다가 많아지고 사람소리가 많아지면 좋겠다.
서로가 천천히 걸어도 서로가 엉켜도 부담스러지 않은, 유모차를 끌어도 휠체어를 타도 자연스러운 길이 주변에 많아지면 좋겠다.
여행안내 책자에 피해야할 세계 최악의 도시에 서울이 3위로 꼽혔는데, 지독한 대기오염에 마음도 혼도 없는 콘크리트 아파트의 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출근길 한강변을 따라 동서로 달리다 보면 끝없이 이어지는 아파트의 장벽이 답답한데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보는 서울의 인상은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급조한 싸구려 광화문 광장이나 차로에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시청앞 광장도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여행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지만 서울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서울은 어떤 도시일까요?
서울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이지만 보행자 중심의 도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길의 주인이 사람이 아니라 자동차이고 그나마 있는 인도도 가게 앞에 진열된 상품이나 불법주차된 차 때문에 걷기에 불편하고 매연과 인파에 시달려도 잠시 쉬어갈만한 광장이나 공원도 부족하지요. 그래서 나라 곳곳에 걷기 위한 길이 앞다투어 조성되는 것 같습니다. 역사나 추억을 간직한 곳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도 안타깝기만 합니다. 서울의 도심 가운데서 특별한 정취를 가졌던 피맛골이 사라진다고 했을 때도 서글펐지만 나날이 번다해지는 인사동도 예전만한 멋이 없어졌더군요. 그런 큰길 뒷편 거리에 독특한 서울의 멋이 있을텐데요.
이웃은 다양하게 구성되어야 하고, 공동체는 보행자와 대중교통에 편리해야 한다. 도시의 중심에는 공공공간과 공공시설이 있어야 한다. 도시의 장소는 지역의 역사, 기후, 생태, 기술을 반영하는 건축과 조경으로 꾸며야 한다. |
<뉴 어버니즘 헌장> 152쪽 |
책에서 반포동의 서래로 같이 작은 상점이 주택과 조화를 이루고, 홍대앞이나 신사동 가로수길같이 자생적 문화를 갖는 공동체적 거리, 재건축 되기전의 반포 저층 아파트 앞의 노선상가처럼 지나가던 보행자와 아파트의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상업건축물들을 좋은 모델로 추천하고 있습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타고 할인매장에 가서 대량구매를 하는 소비패턴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상업 건축물이 공급과잉상태라서 공실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상업은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대형상가가 잘 되면 동네 상점은 안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런 상업건축물의 일부를 소형 주거용 주택으로 전환하고 단층 주택의 수직 증축을 허용하면 주택부족 문제를 상당히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 특색있게 지은 도시형 생활주택들이 인터넷에 소개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면도로에 보행자와 공동체에 친화적인 생활주택과 주택가에 어우러진 작고 개성적인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