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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건축의 새로운 상상력

우리 도시 건축의 방향성을 모색하다

김성홍 | 현암사 | 2016년 10월 4일 한줄평 총점 0.0 (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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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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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울로 대표되는 한국의 도시들을 통해 도시 건축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는 책이다. 멋진 도시가 되려면 건축의 내부 공간은 다양하되 도시의 외부 공간은 질서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의 도시 건축은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정반대라는 점에 대해서 저자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서울은 한국 그 자체이면서 모든 문제와 가능성을 가진 독특한 존재라고 말하는 저자는 서양의 건축론의 재현이 아니라, 우리의 도시 문제를 담아내는 도시 건축을 말하고 있다.

우리 도시 건축의 현상과 조건을 진단하고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러기 위해 한국 건축과 도시의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즉, 이질성과 모순을 봉합하기보다는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현상을 조명하고 세계의 보편적 흐름과 비교한다.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 건축이며, 서구의 양식만 들여온 한국의 건축은 문화와 동화되지 않는 이질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저자는 세계 어느 곳이나 통용되는 모폴로지의 원리로 한국과 서양 건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맹목적인 서양 건축 지향성을 비판하면서, 도시 건축과 도시 속에 사는 개인의 삶과 결코 따로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목차

머리말
일러두기
1 도시는 건축물들의 모둠인가
건축과 도시의 어긋남
건축의 세 가지 딜레마
제3의 공간
2 방들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조선의 방, 추사 고택
중세의 방, 몬테 성
유목민의 방, 게르
방, 매트릭스, 복도
얕은 방, 깊은 집
도시 속의 방
벽의 해체
3 도시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동아시아의 두 도시
콜라주와 그리드의 도시
이상 도시의 꿈
유추의 도시
다시 드는 동아시아 도시
4 서울은 왜 이렇게 생겼을까
서울의 얼굴, 간판과 아파트
선과 면이 대립하는 역사 도시
분산된 점으 ㅣ건축
초고밀도
잡종 건축
5 상상력은 어디서 비롯하는가
형태인가, 공간인가
혁신의 지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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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김성홍 (金成洪)
경북 풍기에서 태어나 대전고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주)공간건축을 거쳐 미국 버클리대에서 건축학 석사, 조지아텍에서 상업건축의 공간은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미국 워싱턴주립대 풀브라이트 연구교수, 2007~9년 서울시립대학교 기획연구처장 겸 산학협력단장을 지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4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부커미셔너, 2005년 '한독 공공공간 포럼' 총괄기획, 2007~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한국현대건축전' 총괄기획을 맡는 등 도시 건축의 현실과 가... 경북 풍기에서 태어나 대전고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주)공간건축을 거쳐 미국 버클리대에서 건축학 석사, 조지아텍에서 상업건축의 공간은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미국 워싱턴주립대 풀브라이트 연구교수, 2007~9년 서울시립대학교 기획연구처장 겸 산학협력단장을 지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4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부커미셔너, 2005년 '한독 공공공간 포럼' 총괄기획, 2007~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한국현대건축전' 총괄기획을 맡는 등 도시 건축의 현실과 가능성을 해외에 알리는 일도 했다. 건축과 도시, 역사와 현실, 학계와 건축계의 중간지대를 조명하고 접목을 시도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출판사 리뷰

지난 50년간 우리 도시와 건축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달려왔다. 평면적 도시 계획과 입체적 건축 설계가 별개였다. 도시계획가는 땅을 넓히는 데, 건축가는 그 땅에다 집을 짓는 것에 급급했다. 서양에서 따로 배워 온 도시학과 건축학을 융합할 여유도 역량도 없었다. 경제성장을 이룬 지금, 양이 질을 압도하는 서울에서 땅값, 용적률, 개발 이익 등 돈으로 환산되는 진부한 공간이 도시의 경관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좋은 도시에는 다양한 삶을 수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건축이 있다. 그러나 모양이 다른 건축이 많다고 해서 좋은 도시가 되지는 않는다. 이탈리아 피렌체가 아름다운 것은 위용을 자랑하는 성당의 첨탑 뒤에 규칙적인 붉은 집이 있기 때문이며, 서울의 북촌이 매력 있는 것은 그곳에 자리한 한옥들이 질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멋진 도시가 되려면 건축의 내부 공간은 다양하되 도시의 외부 공간은 질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도시 건축은 정반대다. 때문에 혁신은 내부 공간을 새롭게 하고 잡종적 외피를 걷어 내는 데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무대는 서울로 대표되는 한국의 도시다. 저자는 “서울은 한국 그 자체이면서 모든 문제와 가능성을 가진 독특한 존재”라고 표현한다. 이런 현실에서 그간 소수이긴 하지만 ‘건물’과 구별되는 ‘건축’의 가치를 추구하며 노력해 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서양의 건축론은 훌륭한 참고서이기는 하지만 세계 최고 밀도를 가진 한국의 도시에서 양의 문제를 어떻게 질의 문제로 바꾸는가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서구의 역사와 이론, 설계 교육의 중심은 늘 질의 문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건축의 이면에 깔린 그들의 도시 문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근대 건축 거장들의 생각을 답습하는 건축 이론은 조건이 다른 한국의 도시에서는 설득력이 없다.

이 책은 우리 도시 건축의 현상과 조건을 진단하고 혁신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러기 위해 한국 건축과 도시의 문제, 즉 이질성과 모순을 봉합하기보다는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현상을 조명하고 세계의 보편적 흐름과 비교한다. 책의 제4장 ‘서울은 왜 이렇게 생겼을까’에서는 왜 간판이 도시 경관을 압도하는지, 큰길과 뒷골목이 왜 이처럼 다른지, 세계 도시에 비해 밀도가 얼마나 높은지, 건축이 다른 세계 도시와 어떻게 다를 수밖에 없는지 하나하나 풀어 간다.

한국 도시의 상황을 문제로 보지 않고 필연적 현상으로 읽다
건축은 그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반영한다. 따라서 우리 문화에 서구의 양식만 들여온 건축은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 서울의 모습은 전통 건축, 서양 건축, 도시 계획의 눈으로 보면 혼돈 자체지만 이러한 혼돈은 가능성과 역동성의 반증이기도 하다. 저자는 어수선해 보이는 한국 도시의 상황을 문제로 보지 않고 필연적 현상으로 읽으려 하는데, 문제로 볼 때는 해결해야 할 대상이 되지만 현상으로 보면 변화의 가능성이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서양 건축에 드러나는 건축 언어(모폴로지와 기하)를 비교하다
저자는 한국의 추사 고택과 이탈리아의 중세 몬테 성을 비교하며 이들 건축물이 갖는 기하와 모폴로지에 대해 설명한다. 풀이하자면 모폴로지는 건축 문법, 기하는 건축 어휘라 할 수 있는데, 건축물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기하이고, 드러나지 않는 공간의 구조가 모폴로지다. 이 책에서는 세계 어느 곳이나 통용되는 모폴로지의 원리로 한국과 서양 건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준다. 모폴로지는 사회의 위계와 일상성으로부터 만들어지므로 당시의 세계관이 담겨 있어 그 사회의 구조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기하와 모폴로지는 항상 딜레마의 상태에 있다. 이를 조율하기 위해 건축가가 필요한 것이다.

서양 건축 거장의 건축론을 들여다보다
한국 현대 건축에 깊은 영향을 준 유럽과 미국의 도시 건축의 규범·이론·논쟁점을 들여다본다. 비트루비우스와 알베르티의 고전 이론에서 시작하여 기디온과 르페브르 등 근·현대 공간론에 관해 서술한다. 또한 서양 건축의 획을 그었던 건축 거장들, 즉 미스 반 데어 로에, 르 코르뷔지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 이념과 비록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이상도시 ‘빛나는 도시’와 ‘브로드에이커’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건축을 통해 도시를 개조하고자 했던 끊임없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맹목적인 서양 건축 지향성을 비판하다
-우리가 배운 서양 건축사는 양식의 역사다. 이런 시각으로는 건축을 삶이 있는 사회적 공간으로 보지 않고 단순히 기하의 원리를 구현한 관념의 공간으로 본다. 그래서 아직도 건축학계에서는 양식사와 공간 연구 사이에 커다란 공백이 있다. 궁궐에서 왕과 왕실이 어떤 건축물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사찰에서 가람의 배치와 전각들의 내부 공간 구성과 율법이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것은 양식 중심의 역사와 이론이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국, 인도 등 아시아는 유럽, 미국 등지의 유명 건축가들에게 실험의 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국 건축가에게는 허락하지 않는 기회를 그들에게는 주고 있는데 그 바탕에는 제3세계 건축가는 풍토성과 장소성을 표현해야 하지만 서양 건축가들의 실험은 전 세계의 보편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그러나 정작 유명 건축가들은 작업을 할 때 새로운 시도에만 관심을 둘 뿐 그 나라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의 역사나 시민의 일상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한국의 도시가 유럽이나 미국 등의 도시와 달리 혼란스럽게 보이는 것은 결코 우리의 문화의식이 서구에 뒤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저자는 한국의 도시에 상점 건축이 유달리 많은 것은 자영업자가 많은 우리 국민의 생활양식 때문임을 각국의 수치를 구체적으로 예시, 비교하며 보여준다. 도시의 모습은 그 속에 사는 개인의 삶과 결코 따로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음을 보여주며 앞으로 도시 건축의 변화 추세를 예견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8건)

도시 디자인에 관한 재밌는 접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s*****k | 2009.11.11

오랫만에 찾은 도서관에서 나를 끌어당긴 책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책이다

예전에는 책을 쉽게 읽었는데, 이제는 갈수록 책읽는 시간이 길어진다

출퇴근 시간 짬짬이 읽고, 집에오면 다른일 하느라고(TV보고 놀기) 방치하고

근 2주일에 걸쳐서 읽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각종행사에, 맑은 가을하늘 날씨가 사람을 집에 두지 않는다

이건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

별로 할일없던 옛날에는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아니지 않나?

오히려 겨울이 독서하기 정말 좋은 계절이다

겨울은 부자의 계절이다. 돈 없으면 아웃도어 활동도 못한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집에 틀어박혀 책을 읽기에 정말 좋다

그리고 시간나면 찜찔방가서 온 몸을 찌지면서 책읽기에도 정말 좋다

하여간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표어는 이제 사라져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각설하고 이책은 건축을 전공하고 현재 건축학과 교수인 필자가

서울이라는 우리나라 대표 도시를 동서고금의 도시와 비교하여 무엇이 다른지를 보여준다

다른것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우리것의 아름다움은 왜 구현하지 못했는지에 관한 고민을 보여준다

하지만 필자는 무거운 고민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중세 수도원의 폐쇄적인 미로구조를 도식화해서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 머리로 상상하던 수도원을 직접 보는 재미도 준다

또한 나폴레옹3세가 혁명 후 쿠테타와 소요를 방지하고자 파리시내를 재구획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파리 시내의 모습과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모습이 비슷해진 이유

프랑스인 건축가가 미국으로 건너가 유럽 도시 계획을 미국에 전파한 첫 사례라는 것도

그리고 뉴욕이 현재의 모습으로 탄생한 배경 등 도시건축에 관한 흥미로운 서술이다

 

이제 우리의 도시 서울로 돌아와

세계적인 도시인 서울의 모습은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관한 고민은 읽을수록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서울하면 아마도 건물에 무수히 많은 간판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 특히 새로 개발한 신생도시일수록

상가건물과 건물에 붙은 간판이 도시 규모를 짐작케 해주는 바로미터가 되고있디

항상 왜 이렇게 하고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는데 그 해답을 이 책에서 얻었다

"근린생활시설"

바로 우리가 도시에서 매일 접하는 상가건물이 이 근린생활시설이고

이 시설은 종교시설에서 단란주점까지 망라하는 잡종이라는 사실

이런 건물을 지으면서 건축가는 건축주의 요구되로 단순한 도면을 그리고

건물의 전면은 간판이 들어오므로 대충 마무리하는 구조였다는 사실이 참 아쉽다

요즘 들어 건축을 다시 생각하고 간판을 작게하는 시도가 있지만

아직도 신생도시는 예전모습을 추구한다

결국 산업화를 통한 고도성장 사회에서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저속성장 사회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같은 건물, 간판의 홍수는 여전히 계속될지 모른다

 

우리나라 어딜 가나 비슷한 도시풍경이

지역적으로 달라지는 모습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얼마전 신문에 서울 북촌한옥마을을 지키는 외국인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한옥이 너무 좋아 아예 우리나라에 살면서 한옥의 좋은점을 외국에 알리고 있다

그런데 종로구청이 추진하는 북촌한옥 사업이 오히려 한옥을 망치고 있다고 한다

느슨하고 정밀하지 못한 법으로 인해 1층은 양옥으로하고 2층에만 한옥식으로 지붕을 얹는 등

한옥을 정말 한옥처럼 구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프랑스 파리는 1859년에 정한 건축법에 지붕의 경사각을 정해 도시경관을 지금까지 유지한다는 사실처럼

우리도 엄격하고 제대로된 법을 통해 전통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도 먹고살기에 급급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주변을 돌아보고 여유를 가져야 할 시기가 아닌가

더이상 먹고살기에 급급한 아귀다툼을 줄이고 시간과 자본을 나누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도시라는 숲을 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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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사랑하는 이의 (도시건축)역사를 이해하는 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 2009.07.29

나는 이 책을 ‘현재를 사랑하는 이의 (도시건축)역사를 이해하는 법’이라 말하고 싶다.

차병직은 ‘상식의 힘’에서 앙리 피렌과 블로크의 대화를 인용하며, ‘역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은 필요에 따라 역사를 해석하여 기록한다. 해석과 평가의 시점은 언제나 현재다. 역사는 유물로 보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유용하다고 판단되어 쓰는 것이다. 벨기에의 역사가 앙리 피렌이 블로크에게 들려준 말을 엿들어 보자.

 

“만일 내가 골동품상이었다면, 내 눈에는 옛 물건들만 보였을 것이네. 하지만 난 역사가가 아닌가. 내가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

 

그리고 훗날 블로크의 대답은 이것이었다.

 

“현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절대로 과거를 이해할 수 없다.”

 

 

이 책은 도시건축의 역사․이론․비평의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도시건축을 보고자하고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대안(상상력)을 제시한다.

 

다음의 문장 속에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기본전제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은 빛바랜 공포나 고서적에 박제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전승된 물질문화, 사고와 행위 양식, 상징군의 가치를 현실에 투영하는 것이다. 현재라는 시간에 모인 역사의 다양한 층위에서 추출한 ‘구조적 동질성’과 같은 것이다. 즉 ‘다름’과 ‘같음’을 동시에 찾아내고 현실에 투영하는 것이 전통이다” 30쪽

 

이 문장은 ‘전통(역사)를 ‘물질적 가치+비물질적 가치’ 또는 ‘상부구조+하부구조’로 이해하는 것’, ‘현실에서 ‘다름’과 ‘같음’을 동시에 찾아내는 것 또는 모던과 포스트모던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것’, 그리고 ‘현실에 투영하는 것 또는 (르페브르의 ‘변증법적 공간 구도’를 중심으로)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저자는 현재의 도시건축에 대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 시대의 작품과 상품의 차이는 문화 권력과 상업 권력 중 어느 쪽을 향하느냐의 문제다.” 41쪽

 

“공간은 우리의 일상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관조하는 자만이 누리는 기호품이 된 것이다” 48쪽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간은 돈이다” 48쪽

 

저자는 자본주의에 침잠된 현재의 도시건축을 다양한 역사․이론․비평을 바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비트리비우스’, ‘알베르티’에서 ‘콜린로우’, ‘렘 쿨하스’까지, 그리고 ‘서양’에서 ‘동양’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역사․이론․비평을 바탕으로 현재 서울을 그리고 도시건축을 조명한다. 이 책이 더욱 흥미로운 것은 ‘과거 또는 추상’과 ‘현실 또는 실재’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을 타며(또는 양쪽을 넘나들며) 구성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대안(상상력)을 찾는다.

 

그 대안(상상력)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좋은 건축은 도시에 작은 파장을 형성해 나가는 진앙이다. 이들이 연결망을 형성할 때 도시 문화는 더욱 풍성해진다. 건축은 도시 문화를 잇는 전략적 하부 마딧점이 되고 이 점들의 연결망이 조밀할수록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 도시 전체를 공공장소로 잇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근거지를 확보하는 것은 가능하다. 근거지의 건축은 도시를 향해 닫힌 겉껍질과 울타리를 열 수 있다. 거대 도시에서 건축의 공공성이란 바로 이런 점의 연결망이다”

 

저자는 ‘좋은 건축이 좋은 도시를 만드는 연결망의 거점’이라고 말한다. 다만 대안(상상력)에서 아쉬운 점은 첫째, 서두에서 말하는 르페브르의 ‘변증법적 공간구도’에서의 ‘실천’에 대한 이해와 대안에서의 적용의 미흡함이다. 저자도 르페브르의 이론이 ‘공간’보다는 ‘실천(삶)’을 중요시함을 밝히고 있듯이, 르페브르는 ‘실천적 공간Spatial Practice’를 통한 ‘사회적 저항’을 중요시 한다. 특히 그의 책 「현대세계의 일상성」에서 말하고 있듯이 현대세계(조직사회 또는 소비조작사회)에 대한 저항이다. 둘째, 대안으로 말하는 ‘좋은 건축의 연결망’이다. 이는 마뉴엘 카스텔의 네트워크 구조와 유사해 보인다. 카스텔은 자신의 책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에서 ‘네트워크는 커뮤니케이션이며, 상호관계에 의해 만들어 지는 혁신을 꾀할 수 있는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체계이다’라고 말한다. 즉 네트워크는 커뮤니케이션 허브로서의 장소적 의미를 가지기는 하나 중요한 요건은 ‘상호작용’이라는 주체적 활동이다. 그러나 이런 비물리적 가치로서 네트워크의 거점이 건축이라는 물리적 가치로 치환됨으로서 다소 경직된 구조로서 네트워크를 형성될 수 있는 요소를 지니게 됨이다. 즉, 르페브르의 ‘실천’과 카스텔의 ‘적응성(혁신)’이라는 변화(혁)의 가치(또는 주체)가 소홀하게 다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양한 방식으로 도시건축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독자로 하여금 도시건축에 대한 ‘고민’을 가지게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도시건축의 ‘새로운 상상력’을 생산한다. 왜냐하면 ‘고민’은 주체로 하여금 새로운 가치를 만들게 하는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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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서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여지없이 깨버리는 재미있는 건축이론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 2009.05.21
 건축을 업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건축이론서만 보면 몸을 비트는 자신이 부끄러웠는데, 이론서가 꼭 재미없으라는 법은 없군요. 정말 잘 읽히는 책입니다. 한 권의 책 속에 서울의, 우리 건축의 현상과 원인이 시원시원한 문장으로 펼쳐집니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자조적인 시선이 아닌, 글 속에 숨어있는 저자의 긍정적인 시각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개발논리, 법규, 건축주, 공무원, 작가정신 등 여러 조건과 관계들이 난무하는 건축판(!)에서 나는 어떤 건축을 어떻게 해야할까 상상의 바다에 빠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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