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려줘 버틸 수가 없어! 난 늙은이라고 !!
그래서 어쩌라고요? 당신이 늙은게 우리 때문도 아니고!
종말 이후 살아남아야만 하는 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인간이 만들어 낸 지옥도를 그린 만화이다.
아들은 죽은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아버지가 남긴 읽을 수 없는 일기에 집착했었지만, 마지막에서 결국 스스로 살아남아 인생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과거에 대한 집착은 단지 자신의 발목만 잡을 뿐임, 자신의 역사는 스스로 써나가야 하는 것임을 깨닫고 일기를 던져버린다.
개인적으로 무인도, 사막, 텅빈 도시... 같은 소재의 컨텐츠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 만화처럼, 소수의 사람이 살아남아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인류 생존의 마지막 공간속의 갈등은 정말 흥미롭다.
극한의 상황은 몰입도를 높인다.
두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은 살아남기 위해서 공포로부터 지탱하는 일뿐이었다.
인간은 감정을 다스릴 수 있어야 비로소 다른 생명체와 구분된는 법이다.
늑대에게 키워진 소녀가 사람들의 세상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한 것처럼, 감정을 배제한 인간은 그 존재 가치가 희석되고 만다.
사랑은 결코 약한 감정이 아니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감정이다.
종말을 맞게 된
원인과 이유는
역사책들 속에 전부
기록될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종말 이후 그 어떤 책도
쓰이지 않았다.
유사한 인류중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유를,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갑작스런 돌연변이로 인한 획기적인 언어능력으로, 또 그 언어능력으로 있지 않은 것을 말하고, 서로 협업하여 육체적으로 열세임에도 유일하게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이론의 근거는
다른 종들이 어느 시점에서 종말을 맞게 되었기 때문이고, 그 종말을 맞은 시점에 사피엔스가 그곳에 있었다는 증거들 때문이다. 사피엔스는 인류의 다른 종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물들 중에서도 아주 월등한 힘으로 이들을 보호하거나 제압하고 있다. 사피엔스, 즉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작가는 인류가 종말을 맞이한 어느시점, 소수의 사람만이 살고 있어 종말이전의 삶을 아는 이들과 그 종말이후의 태어난 아들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미래소년 코난], [은하철도999]도 미래이야기이어서인지, 이 만화를 보면서 생각이 났고, 아이들의 잔인해져가는 모습을 통해 윌리암골딩의 [파리대왕]도 스쳐갔다.
아빠는 왜 아이들에게 왜곡된 삶을 알려줬을까? 사랑이거나, 부모에 대해서, 과거삶에 대해서 왜 알려주지 않았을까? 이 때문에 아이들은 인간이 아닌 마치 짐승과 같은 원초적인 인격으로 자라나는 것 같다.
인간이 약한점은 후천적으로 취득한 지식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점이다. 자식이 태어나고 보호해주고 가르치면서 인간은 인간화된다. 하지만 동물을 그렇지 않다. 태어나는 순간에서부터 본능의 힘이 대단하여 독자적인 힘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동족살인은 인간의 전매특허이고, 동물들은 동족간 죽이기보다는 힘으로 제압하는데에서 끝난다는 점에서 인간의 연약하면서도 잔인한 모습이 이 책을 통해서 더 선명해진다.
불쾌하게 다가오는 여러 사건들이 지극이 자연적인 인간의 모습이기에 이 만화의 힘이 있는 듯 하다.
종말이후의 삶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는 나에게 있어서, 단순한 소설같이 다가온다. 인간은 온전하게 사랑하고 놀고 즐기는데 집중하는 게 진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