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를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 '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 , '까칠한 재석이가 열받았다'..
제목도 마음에 들고, 예전부터 눈에 들어왔던 책이라 서슴없이 책을 빼들었다.
주인공인 고2학년 재석의 마음 성장을 다룬 소설이니 성장소설...청소년소설..이라고 칭하면 될까?


요즘의 학생들을 보며 자주 예전 학창시절의 모습을 회상한다.
주위에서는 꿈이 없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런가??의문을 품을 때가 많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그때도 그랬다.
아이들은 꿈을 쫓아 대학의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성적에 맞는 과를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전과를 한다는 것도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그런 시절이었다.
이제는 40이라는 숫자를 내 소개에 달아야 할 만큼 나이라는 것을 많이 먹었고, 1년 후면 중딩 학부모라는 이름표를 새롭게 달아야 하는 내 생활에서 나는 지금도 '내 꿈이 뭐지?'.."'내가 뭘 할 수 있을까?'..'내가 잘하는 것은 뭐지?'...라며 매일같이 고민을 한다.
이 나이가 되면 모든 것이 다 정리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40년을 살고 보니 난 두 아이의 엄마라는 길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지를 못하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고 있는 중이다.
우리 학창시절에는 진로교육 자체가 없었음을, 학교다닐 때 조금만 열린 시선으로 나의 인생을 쳐다볼 것을....안개가 뿌옇게 져서 앞이 안 보이는 길을 걸어가는 것처럼 답답함이 밀려온다.
물론 그 시절에도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었으리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느꼈던 내 학창시절은 꿈없이 미래없이 그저 어른만 되었으면..하는 마음뿐이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보는 학생들에게는 그 때의 내가 가지지 못했던 자신감, 자신의 꿈에 대한 확고한 신념, 열정이 묻어있다. 모든 학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아이들은 꿈, 진로, 적성등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우리 때보다는 좋아진 것은 확실하지 싶다.
아직도 남은 내 인생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잡지 못한 무늬만 어른인 나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보며 더 많은 멋진 날들이 그들앞에 있음을 알아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어린 시절 부모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부족했었던 재석이는 큰 덩치에 걸맞게 주먹이 앞서고,불량서클까지 가입되어 있는 문제가 많고 방황을 하는 청소년이다.
폭력 사고에 엮여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2주간 복지관에 가게 되는 재석이는 그 곳에서 '부라퀴'할아버지를 만나고, 그 할아버지의 손녀인 '보담'이를 만난다. '보담'이를 좋아하게 된 재석이는 '부라퀴'할아버지에게 잘 보이려 봉사를 열심히 하게 되는데, 봉사를 하면서 일에 대한 소중함,뿌듯함을 느끼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슴 속에 품는다.
불량서클인 스톤에서 나오기 위해 그에 합당한 댓가까지 정당하게 받는 재석이의 모습에 베프인 민성이이도 그를 따라 탈퇴를 한다.
새로운 꿈을 향해 이제껏 발을 디뎠던 곳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재석이.. 손 놓았던 학업이어서 따라가기에 많이 부족하지만, 목표가 생기고 꿈이 생긴 재석이는 알에서 깨어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꿈꾼다. 더이상 까칠했던 재석이는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p85.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른다. 그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때가 행복했다는 걸 알지. 너희는 사지육신 멀쩡하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고 든든한 밑천이지 모를 거다.,,,,,"
p100.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항상 여유있게 살지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항상 바쁘게 산다. 게다가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건강해서 늘 의욕이 넘치지. 그런데 늦게 일어나는 사람은 늘 피곤한 기색으로 살게 되어 있어."
p113." '새는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알을 뚫고 나온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 사람도 마찬가지야. 각자 자신의 알을 깨고 나와야 하거든." <데미안 중에서>
p189."'너는 너의 젊음을 함부로 낭비한 죄다.'" <빠삐용 중에서>
목표가 생긴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꿈을 꾼다는 것은 살아있는 것에 활기를 넣어준다.
내 아이들도 이 책의 주인공인 재석이처럼 꿈과 미래를 생각하는 날이 오겠지?
그 날이 오면 꿈이 없었던 학창시절을 후회한다는 말대신 '엄마도 꿈을 찾아 지금도 노력한단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알을 깨고 꿈을 찾아가는 까칠한 재석이들이 많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