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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152 True Stories & Innocent lies

황경신 | 소담출판사 | 2011년 3월 23일 한줄평 총점 9.4 (4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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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11.19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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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생각해보면 어리석도록 깊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말이다.
생각이 나서, 라는 그 말은.
작가 황경신을 이룬 152개의 '진짜' 진실과 거짓말


월간 PAPER 편집장으로 이제까지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감성적인 글은 선보여 온 황경신이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꼬깃꼬깃 서랍 속에 넣고 숨겨두었던 기억의 조각들과 일상의 단상을 모아 펴낸 에세이집이다. 152개의 많은 이야기와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 속에서 과거에 매달려보기도 하고, 현실에 얽매이기도 하며 미래를 갈망하기도 하는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일상 속에서 추억으로 남아 사소하지만 잊히지 않는 152개의 진실과 거짓말들을 소재로 담았다. 누군가를 좋아했는지, 왜 좋아했는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왜 생각하는지, 누군가와 무엇을 함께 했는지, 그래서 어땠는지, 누군가와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듯 이야기한다. 그만의 친절하지 못한 한뼘노트를 통해 글쓰기와 감성만큼은 카멜레온 같은, 그만의 매력적인 언어를 만나보라.

목차

1 불협화음
2 turn
3 선
4 더블플랫
5 대기번호
6 노래
7 눈맞춤
8 흑백사진
9 결
10 지켜야 할 것
11 어느 쪽?
12 둘이 셋이 되고
13 슬픈 이야기
14 나는 내 생각만 했다
15 천 년 동안
16 감추고
17 기억 0
18 오해
19 차 한 잔
20 실수
21 각성
22 오케스트라
23 나란히 서서
24 들여다보는 것
25 만나기 전에
26 거품
27 식후 30분
28 그것이 진실이어서
29 얼마나
30 모르겠다
31 여름은 가도
32 쓴잔
33 가짜
34 한 생명이
35 저렇게 어린
36 역
37 imaginary friend
38 반지
39 질문
40 뒷맛
41 기특하다
42 얼핏
43 거리
44 how far can you fly?
45 흐리다
46 99퍼센트의 연인
47 진실
48 기다림
49 사실
50 첫눈이 온다구요?
51 말랑말랑
52 그래그래
53 만나
54 시인의 사랑
55 너도밤나무
56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
57 딜레마
58 티볼리
59 나는 거짓말을 했다 0
060 무거운 편지
061 프루스트는 말했다
062 마이너, 마이너
063 소통
064 신고
065 러시아의 크리스마스
066 베토벤 10번 교향곡
067 액세서리
068 세르반테스
069 고장
070 뜨거워? 차가워?
071 하면 안 되는 것
072 몰라몰라, 카스테라라니
073 참새가 길을 떠날 때
074 브람스의 편지
075 조각파이
076 somedays
077 그러니까 대체로
078 탁탁탁
079 심해어의 선물
080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081 이별의 형식
082 괜찮을 리가 없잖아
083 my Valentine
084 생각이 나서
085 주인을 찾습니다
086 무수한 반복
087 그 말은
088 50그램
089 완전히 친밀한 관계
090 drive me crazy
091 늙은 세상
092 더욱더
093 아름다운 얼굴
094 바라보는 것은 소유된다
095 언제 누구를
096 운명적 고양이
097 보상심리
098 눈물이 안 날까
099 죽음 또는 삶의 기록
100 나는 팔도 다리도
101 순서
102 고치다
103 단순하지 못한 열정
104 thirst
105 감히 세계관이라니
106 부당한 불행의 목록
107 부재
108 너무해
109 연습하면 다 돼
110 오징어의 열렬한 사랑
111 나무는
112 바람만 생각해
113 그럴 때 있죠?
114 following feelings, acting on instinct
115 몇 걸음만
116 겁을 먹고 있는 것처럼
117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118 사라진다
119 편
120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헌신의 대상
121 서울 2010
122 대답
123 그럴 수만 있다면
124 대학시절
125 알겠다
126 모순
127 먼 미래
128 간결하게
129 떨어진다
130 그 덧없음으로
131 사람이 그리
132 시린
133 훼손
134 그게 그렇게 중요해?
135 아직 이렇게
136 섬
137 dear Julie
138 아이도 어른도
139 너무나 많은 의미
140 예를 들면
141 눈속임
142 봄을 탑니다
143 외롭습니까
144 규칙
145 나는다
146 같은 악기라도
147 금물
148 broken bicycle
149 기적처럼 만났으면 해
150 착각
151 Haden summer
152 흔들리다

채널예스 기사 (1개)

저자 소개 (1명)

저 : 황경신
작가 한마디 삶에 중독되어 있는 혹은 마비되어 있는 낮의 시간이 다 지고 또 한 번의 밤이 깊어질 때마다, 여행을 끝내고 막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차가운 물을 마시고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반이고, 누군가 다정한 사람을 만나 사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반이다. 주저하는 마음이 반이고 무모한 마음이 반이다. 오늘과 내일이, 기억과 망각이, 희망과 절망이 반반씩 섞인 그런 시간은 흐릿하면서도 투명한, 비 내리는 밤하늘의 색깔을 닮았다. 마음이 풀려가고 조여지고, 사람이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생각이 달려가다 멈춘다. 그렇게 갈팡질팡이고 그렇게 단호한 시간이 밤 열한 시다. 우리가 만약 밤 열한 시에 함께 있다면, 그런데 아직 헤어지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서로의 맨마음을 이미 들여다본 것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같은 세상》, 《모두에게 해피엔딩》, 《초콜릿 우체국》, 《세븐틴》, 《그림 같은신화》, 《생각이 나서》, 《위로의 레시피》, 《눈을 감으면》, 《밤 열한 시》, 《반짝반짝 변주곡》, 《한입 코끼리》,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국경의 도서관》, 《아마도 아스파라거스》,《생각이 나서2》,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등의 책을 펴냈다.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같은 세상》, 《모두에게 해피엔딩》, 《초콜릿 우체국》, 《세븐틴》, 《그림 같은신화》, 《생각이 나서》, 《위로의 레시피》, 《눈을 감으면》, 《밤 열한 시》, 《반짝반짝 변주곡》, 《한입 코끼리》,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국경의 도서관》, 《아마도 아스파라거스》,《생각이 나서2》,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등의 책을 펴냈다.

출판사 리뷰

PAPER, 초콜릿, 세븐틴! 순수함과 달콤함이 느껴지는 3음절 단어들이다. 그리고 생각나는 한 사람은, 황경신. 그녀는 월간 PAPER 편집장. 현재까지도 PAPER를 만들고 있다.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작은 사물에까지 애정을 품는 섬세함과 매혹적인 문체로 깊고 깊은 소녀의, 여자의, 어른의 속내를 이야기했던 그녀가, 이 가을 『생각이 나서』로 우리의 감성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생각해보면 어리석도록 깊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말이다. 생각이 나서, 라는 그 말은. 때론 질투와 동경과 희망으로, 때론 포기와 좌절과 허무감으로 지금까지의 그녀를 이룬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게 작가의 색과 감성을 덧칠하고 있다. 글쓰기와 감성만큼은 카멜레온 같은 황경신의 친절하지 못한 한뼘노트다, 『생각이 나서』는.

황경신이 꼭꼭 숨겨둔 비밀 서랍장을 열다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종이 인형』,『유령의 일기』등 감성적인 글로 오랫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 황경신이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꼬깃꼬깃 서랍 속에 넣고 숨겨두었던 기억의 조각들과 일상의 단상을 모아 에세이집을 펴냈다. 제목 그대로 ‘생각이 나서’,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누군가에게 했던 물음이 생각나서, 그래서 잠시 넋을 잃고 있다가 다시 걸음을 재촉했던 그 시간과 공간의 행간을 마법 같은 황경신의 언어로 그려냈다.
152개의 많은 이야기와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 속에서 과거에 매달려보기도 하고, 현실에 얽매이기도 하며 미래를 갈망하기도 하는 작가의 모습이 엿보인다.
“그러니까 대체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시간이다. 다시 말해 시간은 대체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기다리던 순간이 오고 기다리던 사람이 오고 기다리던 무엇이 온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상처는 흐려지고 마음은 아물고 아픈 기억은 지워진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용서할 수 없었던 무엇을 용서하게도 되고…… (중략) …… 지금도 어디선가 나를 위한 좋은 일 하나가 예쁜 상자 안에 담겨 배송일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친절하지 못한 어투와 언어를, 그녀의 사고를 이해하려고 애쓰지 말자. 그녀의 소리 없는 외침을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러면 우리들은 그녀의 글에서 위로받고, 공감하며 그래 그래하고 머리를 끄덕이다가 어느새 그녀와 하나가 되어 다독여 주고 싶어진다. 이 가을에 혼자 있고 싶어진 영혼들에게 넉넉한 책이다.

하찮은 것들이지만 상처가 되고, 사소하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그래서 황경신을 만든, 그녀의 152개 진실과 거짓말들을 소재로 담았다.

불협화음, turn, 선, 더블플랫, 노래, 슬픈 이야기, 오케스트라, 식후 30분, 얼마나, 모르겠다, 반지, 99퍼센트의 여인,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 나는 거짓말을 했다, 베토벤 10번 교향곡, 세르반테스, 무수한 반복, 그 말은, 바라보는 것은 소유된다, 연습하면 다 돼, 편, 그럴 수만 있다면, 아직 이렇게, 외롭습니까, 기적처럼 만났으면 해……. 오래오래 빼곡하게 작가의 뇌리에 박힌 것들이다. 어쩌면 모두가 흔하게 쓰는 말들이다. 흔하지만 작가에게는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것들이다. 좋은 기억이거나 나쁜 기억이거나. 『생각이 나서』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일상 속에서 추억으로 남아 사소하지만 잊히지 않는 152개의 진실과 거짓말들을 소재로 담았다. 누군가를 좋아했는지, 왜 좋아했는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왜 생각하는지, 누군가와 무엇을 함께 했는지, 그래서 어땠는지, 누군가와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듯 이야기한다. 엉뚱한 것이 소녀 같고, 무덤덤한 것이 제법 어른스러운 애틋한 그녀의 이야기를 꼭 닮은 또 다른 황경신을 만날 수 있다. 이야기 길이는 짧지만 그 행간에 담긴 그녀의 마음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작가와 그녀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책장을 넘길수록 궁금해졌던, 매력적인 감성작가이자 평범한 여자인 그녀의 일상과 내면을 한껏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변하고 사라질 것들에 너무 무거운 마음을 올려놓지 않으려 한다. 내일이면 변할지도 모를 사랑을 너무 절실하게 전하지 않기로 한다. 아주 오래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이야기는 꼬깃꼬깃 접어서 열리지 않는 서랍에 넣어두기로 한다. 그러단 어느 날 지나치는 걸음을 문득 멈추고 조금 건조하고 낮은 목소리로 가벼운 인사만을 건네기로 한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드러낸 것 같아 부끄러워지고 미안해질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리석도록 깊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말이다.
생각이 나서. 라는 그 말은. - 황경신

종이책 회원 리뷰 (36건)

구매 생각이 나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히* | 2022.10.20

출판된지 좀 오래된 책이지만 책 제목처럼 황경신 작가님의 '생각이 나서'가 생각이 나서 책을 구매했습니다. 시집 같기도 하고 일종의 수필 같기도 한 책인데요. 작가님 특유의 뒤틀어진 문체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입니다. 우리는 타인이 아니기 때문에 온전히 그 사람의 생각들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타인의 생각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는 아름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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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d********l | 2019.09.11

이게 내 일기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내놓을만한 일기장은 거의 유실되었다. 초등학교 때의 그림일기 이후로 자물쇠가 걸린 수첩에 그날 느꼈던 감정들을 적어왔다. 가끔 엄마나 동생이 자물쇠를 열어보려고 했다는 걸 눈치챘기에 열쇠를 항상 지니고 다녔다. 매년 한 권씩 일기장이 쌓일수록 부담감이 커져갔다. 만일 누군가 판도라의 상자 같은 내 일기장을 열어버리게 된다면 무척 난감할 것이기에 이사할 때 모조리 버렸다.

다시는 들춰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 부쩍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의 나는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다. 멀지 않은 미래에도 마찬가지로 지금 이 순간을 그리워하며, 희미한 기억 속에 파묻혀버린 일들을 꺼내보고 싶을 것 같다. 그래서 여러 방법으로 일기를 쓰곤 한다. 일기라고 쓰긴 하지만 대부분 내 마음을 쓴 것들이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 조용히 털어놓으며 감정을 돌아본다. 어떤 이야기들은 쓰고 난 뒤 없애버리기도 한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게 최선일 때도 있다.

한때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열풍이던 시절 나도 그곳에 사진과 글을 남겼다. 내 얼굴과 일상을 담은 사진은 거리낄 것 없이 전체 공개를 해두었지만, 일기나 글은 모두 비공개로 저장했다. 그만큼 내 글을 남들에게 드러낸다는 게 부끄러웠다. 블로그는 얼굴이 공개되지 않으니 그나마 뻔뻔하게 글을 올리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을 들고 주르륵 넘겨보다가 몇 년 전 다이어리에 썼던 내 일기장이 연상되었다. 특정 나라의 감성 사진이 담긴 다이어리였고, 마음에 드는 사진 옆에 그날의 일기를 적곤 했다.

황경신 작가의 책을 여럿 읽으면서 그의 문장을 좋아하게 되었다. <생각이 나서>라는 제목부터 마음을 끌어당겼다. 입안에 맴돌다가 어느새 귓가에서 맴돈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자주 전화 통화를 하던 이가 생각났다. 그의 첫인사는 늘 '네 생각이 나서'였다.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어떤 감정으로 통화를 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언제나처럼 하루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다가 잘 자라는 인사로 끝을 맺을 뿐이었다. 이제는 서로의 연락처나 소식도 모르지만 이 책의 제목을 읽으며 불현듯 그가 떠올랐다.

책의 모든 페이지마다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들은 내 마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좀처럼 흘려보기 어렵도록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듯한 사진들이다. 사진과 글의 제목이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어떤 글은 내 생각과 너무도 일치해서 나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좋았던 글귀와 사진들을 남겨본다.

어느 날 문득 불협화음과

형식 없음의 세계가 궁금해진 것은,

이 세상에는 완벽한 화음과

형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누군가와의 불편한 의사소통,

그로 인한 불협화음을

이제 있는 그대로 한 번 받아들여보자,

라는 심정이 되었다는 것일까.

애초에 잘 들어맞게 되어있는 화음보다,

불협화음의 화음이 주는

긴장의 매력을 조금은 알게 된 것이다.

P.17 <불협화음>

어떤 것은 머리가 기억하고

어떤 것은 마음이 기억한다.

어떤 것은 청각이 기억하고

어떤 것은 후각이 기억하며

또 어떤 것은 시각이 기억한다.

기억이라는 것은 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수백, 수천 가지로 세분화시킨다면,

그 각각의 부분에 기억을 위한 장치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P.31 <기억>

한 사람을 조금 더 알게 되면,

사랑을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게 된다.

한 사람을 조금 더 알게 되면,

그의 손을 잡고 미래로 걸어갈 수도 없고

혼자 버려두고 뒤돌아갈 수도 없게 된다.

한 사람을 조금 더 알게 되면,

알면서 모른 척하고

모르면서 아는 척하게 된다.

이것이 제1의 딜레마.

나를 잘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다가도

누군가 '너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하면,

나는 '이런'사람 말고

'저런'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나를 다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다가도,

누군가 나를 제대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휘장을 내리고 달아나고 싶어진다.

이것이 제2의 딜레마.

P.84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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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결산) 생각이 나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18.01.16

절대로 결혼은 안 할 거라고?

장담하지 마. 이 세상에 장담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단 하나 있다면 언젠가 우리가 죽는다는 것 뿐이야.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하지 마. 맹세만큼 여리고 무의미한 건 없어.

맹세하려면 지금 이 순간은 진실이라고 맹세해. 모든 건 이 순간의 감정일 뿐이야.

세상에 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고?

그런 게 어디 있어? 뭐든 해버려! (106)

 

한때는 수필집이나 에세이를 읽지 않으려고 했던 적이 있다. 내 감정이 어떠냐에 따라 책을 읽는 감정의 농도가 달라지고, 기분도 달라졌으니까. 세상에 무심한 편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 적도 있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혼자만 사는 곳일까? 누군가는 상처를 주지만 또 누군가는 나에게 힘이 되기도 한다. 좋은 글이 나에게 그런 역할을 한다. 한 동안 읽지 않았던 에세이나 수필집을 읽게 된 이유 또한 그런 역할들 때문 아니었을까? 마음 안에서 어떤 감정이 똘똘 뭉치고, 엉겨 붙어 어떤 기분인지 조차 모를 슬픔에 잠겨 있을 때,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글을 만나면 눈물이 난다. 나만 이런 감정이 아니었구나.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파하고 있구나. 이 감정을 추스르고 일어나면 되는 거구나 하는 위로와 위안을 받게 된다.

 

황경신 작가의 책을 읽으며 황망했던 내 마음을 위로한다. 그리고 살살 달랜다. 괜찮은 거라고, 삶은 누구나 다양한 감정과 매일 싸우고, 선택하는 거라고, 그 선택에 정답은 없으니 무엇이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해준다. 힘들었던 2017년을 보내고 새롭게 2018년을 맞이했지만 이번엔 야심차게(?)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아무런 계획 없이 1년을 보내려고 생각중이다. 하루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쯤은 늦잠을 자보고, 하루쯤은 살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울 생각도 하고 있다. 세상엔 영원한 것도 없고, 장담을 한다고 해서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세상에 하면 안 되는 것이 없는 것처럼, 세상에 하고 싶지 않은 걸 하지 않는 용기도 필요함을 이젠 알 수 있다.

 

뭐든 해버릴 수도 있지만 뭐든 하지 않을 수 있는 것. 이런 자유를 누리고 싶다. 강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요즈음인가 보다. 이 글을 통해 아무것도 장담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마음먹은 걸 보면. ^^ 올해는 조금 더 설렁설렁 살아보려 한다. ^^ 그래도 괜찮겠지? ^^ 이런 생각이 나서, 에세이를 읽으며 조금 더 나른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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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좋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h*******7 | 2018.07.25
좋아하는 작가님이다 보니, 저는 개인적으로 좋았어요. 인간적인 모습,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오늘의 내 기분으로 읽은 이 책과 어제의 기분으로 읽은 이책은 전혀 다른 느낌일 수 있어서 좋고, 소설같은 흡입력은 없으나 언제 읽어도 부담없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 책이다. 제목 그대로 생각이 나서 끄적거린 느낌의 부담스럽지 않은 책 퇴근 후 침대에 누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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