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저
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론다 번 저/김우열 역
폴커 키츠,마누엘 투쉬 공저/김희상 역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저/토마스 산체스 그림/박미경 역
2010년 BBC에서 화제의 드라마를 방영했습니다. "제 이름은 셜록 홈즈, 주소는 베이커 가 221B번지입니다."라는 주인공의 자기소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네, 바로 셜록(Sherlock)입니다. 셜록에서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장면은, 사건 현장에서 셜록이 추리하는 마음 속 생각을 이미지화하여 표현한 점입니다. 셜록은 바닥의 카펫 속 옷 섬유, 물건들의 위치 그리고 사람들의 인상착의만을 보고서 수많은 사실들을 유추해 냅니다. 그 장면을 보며 나도 저렇게 몇 가지 사실만으로 상황이나 사람의 성격을 추리할 수 있을까라고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에서 끝나겠지만, 셜록의 추리 능력을 상상에서 끝내지 않고 여러 실험을 통해 발전시킨 한 미국인이 있습니다. 바로 샘 고슬링(Sam D. Gosling)이라는 심리학자입니다. 어떤 이의 책상에 놓인 물건들 그리고 즐겨 듣는 음악 리스트를 보고 과연 사람의 성격이나 처한 상황을 추리할 수 있을지 그는 실험으로 증명해 내었습니다. 고슬링의 독창적인 연구 기록이자, 오늘의 추천 도서는 바로 스눕(Snoop)입니다(저자에 의하면 스눕은 과학적으로 상대를 읽다라는 뜻입니다).
스눕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스눕 Snoop[snu:p] vi, vt
1.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다 2. 꼬치꼬치 캐다
3. 직감을 넘어 과학적으로 상대를 읽다(by 샘
고슬링)
당신의 책상에 놓인 물건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을까? 당신이 듣고 있는 MP3의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이제껏 숨겨온 당신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까? 입술을 깨물거나 팔짱을 끼는 당신의 무의식적인 습관, 어떤 단어나 분위기에 유달리 민감해지는 당신의 성격. 당신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는 그 습관과 행동의 이유가 이미 읽히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당신은 이러이러한 성격의 사람이군요’ 라는 식으로 말이다.
상대의 성격을 꿰뚫어 보고 싶다는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다. 상대의 지적 수준, 취향, 성향 등을 미리 알면 보다 원활히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방은 모르겠지만, 나는 상대방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를 안다는 것에서 묘한 쾌감과 승리감의 기분을 느낄 수도 있으리라.
반대로 당신을 잘 모르는 상대방에게 당신을 정확하게, 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인식시키고 싶은가? 이 스누핑을 역으로 활용하면 상대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로 보게끔 장치를 할 수도 있다.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스눕’의 의미이다.
5대 성격 유형, OCEAN’s Five
이 책을 읽으면 셜록 홈즈나 에르큘 포와로처럼 무언가 번득이는, 그야말로 사람을 꿰뚫어보는 기술이나 직관을 얻게 되겠지 하는 기대감이 슬슬 무기력해질 때. 작가는 다음의 5대 성격 유형을 소개한다.
5대 성격 유형은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oversions)’, ‘동조성(Agreeableness)’,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경성(Neuroticism)’을 말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대표되는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추상적이고 호기심이 많다. 사색을 좋아하고 독창적이고, 발명에 재능이 있고 예술적이며, 심미적인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 호기심이 넘쳐서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견디지 못하고 겁 없이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아이들, 또는 예술가들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겠다. 반면 개방성이 낮은 사람은 관습적, 구체적, 전통적이며, 미지의 것을 좋아하기 보다는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을 선호한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기를 꺼리는 사람, 처음 접하는 일에는 선뜻 나서기를 꺼리는 추종자형 집단일 가능성이 높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빈틈없고 의지가 되며, 믿음직스럽고 열심히 일하며, 목표 중심적이고 효율적이며 계획성이 뛰어나다.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은 계획성이 없고 지각을 잘하며, 부주의하고 충동적이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수다스럽고 에너지가 넘치며, 열정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며 사교적이다. 외향성이 낮은 사람들은 말수가 적고 조용하며, 수줍음이 많다.
동조성이 높은 사람들은 남에게 도움을 주고, 사심이 없으며, 동정심이 많고, 친절하며, 용서하고, 신뢰하고, 사려 깊으며, 협조적이다. 동조성이 낮은 사람들은 단점이나 잘못된 점을 찾는데 예리하고, 다투기를 좋아하며, 비판적이고, 가혹하며, 냉담하고, 퉁명스럽다.
우디 앨런으로 대표되는 신경성이 높은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쉽게 동요하거나 우울해하며, 걱정이 많고 침울하다. 신경성이 낮은 사람들은 침착하고 편안하며, 스트레스를 잘 다스릴 줄 알고 감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이쯤 되면, 나는 어떤 성격일까 궁금해진다.
책에는 몇 개의 질문과 풀이를 통해 나의 성격유형을 진단하는 OCEAN test가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 하나.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성격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나 스스로가 진단하고 답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얘기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나의 성격은 타인의 평판으로 더 정확히 분석되기 때문이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고 10여명의 지인들에게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는데 그 결과, 두 점수 사이에 크고 작은 갭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떤 경우 사람에 따라서는 그 갭이 예상 밖에 엄청난 차이가 남을 발견하고는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다.
심지어 본인 스스로에게 매긴 점수 조차도 마찬가지다. 나는 Test를 하기 전에 그들에게 스스로 각 항목에 몇 점 정도 일지일거라 예상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실제로 test를 통하여 정확한 채점을 해 보면 그 결과는 예상과 다르기 일수였다. 나 스스로도 내 성격을 잘 알지 못할 수도 있고, 또 내가 되고 싶은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에는 분명 갭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니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
나는 성실하고 외향적이며,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동조성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수는 그게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의 나와 ‘내가 되고 싶은 나’, 또는 ‘사람들에게 비춰 지길 희망하는 나’의 모습을 찾아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여기에도 실마리가 있다.
성격도, 나의 이미지도 모두 바꿀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스누핑을 통하여 성격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어떤 사람의 성격을 예측하는 단서는 어느 정도는 명확하다는 것이다.
가령, 사람들은 세련된 외모를 가꾸면 외향적이고 성실하며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연구는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자신감 있는 표현, 미소 가득한 표정, 걸을 때 발을 질질 끌지 않고 힘차게 올리는 자세 등은 외향성의 단서이다.
만약 당신이 실제 test에 나온 수치보다 더 외향적으로 보이기를 희망한다면, 외모를 가꾸는 데 시간을 좀 더 할애하고,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고(의도적으로), 미소를 띄우는 연습을 하고, 활기차게 걸으면 된다!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이 것 만으로도 남들이 생각하는 당신의 이미지는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 포인트이다. 각자의 이미지는 어떤 객관적인 단서들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이성적 분석에 의한 것이라는 것. 가령 어떤 여성이 한 남성을 만나고 난 후, ‘왠지 그는 이런 사람일거 같아요~’라는 말을 했다고 치자. 우리는 그건 선입견일 뿐 실상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아주 이성적인 답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감성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인 이미지에도 우리의 뇌는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을 총동원하여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를 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이 각종 단서들을 통해서 셀 수없이 빠른 속도로 분석해낸 객관적인 결론일 수도 있다. 물론 통계와 확률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지만.
또한, 각 성격의 단서들을 염두에 두고 그것들을 실행한 후, 몇 달 후 다시 한번 test를 해 본다면 자신의 성격이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 앞서 말했던, ‘타인이 보는 나’와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 사이의 갭을 겸허히 인정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스스로 하게 될 때에야말로 진정 나의 성격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실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당신이 나를 잘못 보고 있다’던가 또는, ‘당신은 나를 2%도 알지 못해요. 나를 모르면서 판단하지 말아요’ 라며 실망하고 마음을 닫을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만고의 진리. 내가 변하면 세상은 변한다. 그리고 남을 변하게 하는 것보다는 내가 변하는 것이 훨씬 더 쉽다.
사행습인운(思行習人運)
누군가는 말한다. 사람의 성격은 절대 안 변한다고. 그리고 사람의 운명은 타고 나는 거라고.
하지만 나는 인간의 영역 그 이상의 세계가 존재할지언정 사람이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사행습인운(思行習人運)’이란 말을 믿는다.
사람의 생각(思)이 바뀌면 행동(行)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習)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人)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運).
사람의 생각과 행동과 습관. 그것이 바로 성격이다. 성격 하나 바꿨을 뿐인데 운명이 바뀐다니, 그리고 그 성격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상대를 꿰뚫어보고싶은 당신, 자신의 성격을 객관적으로 알고 싶은 당신, 지금까지의 성격을 바꾸고 싶은 당신, 사람들이 나를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로 보기를 희망하는 당신에게,
일독을 권한다.
책을 사면 의례를 한다. 사인을 하고 구입날짜와 장소. 서점 등을 적는다. 2011년 10월 11일 화요일. 통도사 보광서점.이다. 벌써 3년 7개월이 지난 시간이다. 무엇 때문에 그곳에 갔던가? 아무래 생각해도 잘 나지 않는다. 흐릿한 기억으론 당시 재미삼아 아내와 드라이브 삼아 언양가는 국도를 타고 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 이후에도 언약에 두 번을 더 갔으니 말이다. 언약장은 재미있고, 볼 것, 먹을 것이 많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이 책도 책꽂이 어느 구석에 잠자고 있었다. 아내가 [스눕]알아요? 묻는다. 응? 왜? 그 책 있어요? 응? 주세요. 왜?
어느 신문 기사에 이 책이 소개된 모양이다. 사람의 방이나 집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한 눈에 파악할수 있다는 기사를 읽은 것이다. 3년 전에 읽을 때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내의 말을 듣고보니 자세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지 집어 들었다. 3년 전과 지금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나이탓도 있지만 생각의 변화들이 일어난 것이다.
감수한 연세대 황상문 교수는 "척 보면 아는 통찰의 기술"이란 제목을 감수의 글을 썼다. 점쟁이들이 사람들을 '적보면 아는 것처럼' 스눕은 사람을 통찰하는 기술이다. 그가 가진 소지품으로 그를 알아가는 과정을 스누핑snooping라고 부른다. 사람은 흔적을 남긴다. 마음도 행동으로 드러낸다. 한 가지 예로, 치약은 중간부터 짜는 사람은 관계중심형이고, 꼬리부터 차근차근 짜 올리는 사랆은 일중심형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흔적, 성격을 드러낸다. 모두 11장으로 구분해 스누핑을 알려 준다.
*우리는 소지품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우리는 자신의 물건에 감정을 담는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공간에 흔적을 남긴다.
그렇다. 사람은 흔적을 담긴다. 그 흔적을 통해 그 사랑의 성향과 성격을 통찰하는 힘이 스눕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들이 그 사람을 말하는 단서는 아니다. 그 사람의 성향은 어쩌다 한 번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반본적 성향을 찾아야 한다.
"단 한 번 자기 책들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했다고 해서 그것이 계획적이고 치밀한 사람임을 뜻하지 않는다. ... 어떤 행동이 성격의 일부로 자리 잡으려면 반복적이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정말 치밀하고 정리정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매번 책을 뺀 곳에 도로 꽂아두어야 한다."(59쪽)
반복된 것을 보는 힘이 스눕니다. 그러니 우연히, 어쩌다 한 번 시도한 예외적인 것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면 이것은 잘못된 단서가 되는 것이다. 그는 사람의 성격을 5가지 구분한다.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동조성, 신경성
75쪽에 있는 성격유형 검사지를 통해 알아보니 나는 개방성이 가장 놓고, 그 다음 성실성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는 신경성이다. 79쪽 표에 의하면 신경성은 낮고, 동조성 여기 낮으므로 '냉철한' 유형에 속한다. 디스크 성격유형에서 CD형이 나온 것과 비슷하다. 성격은 반드시 자신의 장소와 소지품을 통해 드러난다. 자 그럼 나의 성향을 말해주는 개방성과 성실성을 알아보자.
동조성, 대표적 인물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특징,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추상적이고 호기심이 많다. 사색을 좋아하고 독창적이며, 발명에 재능이 있고 예술적이며, 심미적인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
상당히 일리가 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해석이다. 반대로 개방성이 낮은 사람은 관습적이고, 구체적이고, 전통적이며, 미지의 것을 좋아하기보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나에게도 이런 점이 조금 있다. 개방성의 하위 특성은 상상력, 예술적 관심, 감성적, 모험심, 지성, 심리학적 진보주의 등이다. 그들은 서점의 철학서적 코너를 줄러보고, 안 기본 길이라 가보는 것이고, 뭔가를 뜯어 고치는 성격이다.(87-89쪽)
두 번째로 높은 성실성을 보자. 대표적 인물 을 로보캅을 설정했다. 빈틈없고 의지가 되며, 믿음직스럽고, 열심히 일하며, 목표 중심적이고 효율적이며 계획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과연 나를 두고 한 말이다. 성실성이 낮은 사람의 특징은 계획성이 없고, 지각을 잘하며, 부주의하고 충동적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다. 성실성의 하위특성은 자율적 효율성, 질서정연함, 책임감, 성취 지향적, 자기통제력, 신중함 등이다.
사람을 알아가는 즐거운 재미를 준다.
사람들의 성격은 각각 다 다르게 마련입니다. 물론 성격 유형이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개개인을 구별할 수 있는 특징적 요소로써 작용하게 됩니다.
성격을 탐색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는데, 특히 그 사람의 생활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공간 구성 품목들이나 소지품들을 들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하여 알게 모르게 자신을 드러내게 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물건들에 감정을 담고 개인의 공간에 담아 놓음으로써 정체성에 대한 각자의 메시지를 은연 중에 표출하고 있기때문입니다.
특히나 관심사는 취미 활동과도 연계가 되며, 이는 요즈음 개인의 기호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팔로우와 팔로잉 관계를 맺게 해주는 'Pinterest' 와 같은 SNS가 각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책 '스눕'은 생소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알게 된다면, 호기심을 자극하게 됩니다.
사실 '우리가 주위에 물건을 늘어놓거나 주변 환경을 꾸미는 것의 대부분은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를 표현하려는 목적이라기 보다, 엄밀히 말해 우리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기 위한 것'-p.40 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사항에 기초하여 저자는 개인의 공간을 통하여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동조성, 신경성의 5대 성격 유형들을 파악해내는 방법들에 대하여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즉 '사람이 머문 공간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한 많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pp.100-101 입니다.
개인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공간 구성은 거주지나 직장 등 가시적인 활동 공간 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페이스북과도 같은 SNS에서의 활동 범위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최근 들어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국,내외를 막론하고) 간혹 취업 응시자의 개인 SNS 활동을 파악하려고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기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조차도 미국 입국을 목적으로 한 비자 신청자의 지난 10년간 개인 SNS의 활동을 파악하려한다는 점에서도 말입니다.(물론 말도 안되는 소리라 안팎으로 비난의 소리가 높습니다.)
그렇다면 초심자에 해당하는 스누퍼와 프로 스누퍼와의 차이점은 어디서 발생하게 될까요? 저자는 이에 대한 구별법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표상들은 우리에 관한 진실된 정보일까 아니면 그 모든 것이 우리가 그렇게 보이고 싶은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정교하게 꾸며진 행동의 일부분인 걸까?'-pp.151-152 라는, 즉 '일상 생활에서의 자기 연출(The presentation of self in everyday life)'과 같은 진실성 부족까지도 파악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존재 유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많은 개인 SNS에서 자기 과시 또는 과대 포장과 같은 일들(심각하게는 자기기만이나 사기)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에, 그 부분까지도 저자의 책 속에 담겨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합니다. (저도 사실 뜨끔합니다.)
대인관계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말할 필요도 없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인맥활동을 통한 연결경제의 중요성과 파급효과가 그 어느때보다도 부각된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대인관계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각 개인을 그동안의 마냥 평범한 관찰자에서 노련한 스누퍼로 바꾸어 줄 수 있는 이 책은 일독하지 않았으면 모를 뻔한 독특한 통찰력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안목을 날카롭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신선한 책이라고 사료됩니다.
오래 전에 인상 깊게 일독한 '블링크(blink)'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이 적극 추천한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면 곧 이해하게 됩니다.
(책 속으로)
이런 관찰이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나가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째서 우리가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내고자 하는 근본적인 욕구를 갖고 태어났는지에 대한 이유다. - P.266
최근 들어 심리학에 관심이 생긴 나는 한 분야의 50권 정도를 읽으면 박사 학위를 따는 정도의 수준에 오를 수 있다는 어느 강의에서의 강사의 말에동기 부여를 받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심리학 여정에 들어섰다. 항상 밝고 긍정적이긴 하지만 맹하기만 했던 내가 조금씩 뭔가가 보이기 시작하는게 신기하기만 하다. 여기 스눕에서는 내가 예리한 스누퍼가 되가고 있다고 자꾸자꾸 일러 준다.
개방성, 동조성, 신경성,성실성,외향성.
이 다섯 가지가 다섯 가지 성격 유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특히 그리스의 의사 클라디우스 갈렌에 의한 4가지 체액의 배합이 말해준다고 하는 인간 기질 유형에 제일 관심이 갔다.
그 전에 다른 곳에서 보아왔던 이야기들이 나오니 신기하고 흥미진진하기도 했다.
심리학은 빠져 들수록 재미있다.
일단 주제는 좋다.
조금 진지하게 보든, 아니면 심심풀이로 보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관음적인 욕구를 충분히 자극하는 주제니까.
게다가 'snoop'이라는 은밀한 느낌의 단어를 선택했으니.
헌데, 애석하게도 첫 장(챕터)에서 바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사실 목차를 보고 조금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도대체 무슨 내용을 이야기하고 싶은건지 정리가 잘 안 된다.
우선, 영문본 자체도 글의 흐름이 일관되지 못하고 자꾸 삼천포로 빠지는 이야기가 많다.
주절주절 다양한 조건과 예시를 언급하는 것은 좋은데, 그 중심을 자꾸 잃어버리게 된다.
단순히 나의 집중력 부족이라고 생각도 했지만, 그렇다 해도 심하다.
게다가,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도 그리 매끄럽지 못했다고 본다.
감수를 했다면, 이 과정에서 흐름을 좀 더 정리할 필요가 분명히 있었다.
핵심을 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 보고 난 후에 무슨 내용이었지? 라는 물음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쓰다 만 책을 펴낸 느낌이다.
저자가 이야기하고픈 흐름을 간단한 목차로 만든 뒤 살을 붙여가는 과정에서, 누더기 넝마가 된 책이라는 게 솔직한 느낌이다.
너무 뻥튀기를 시켜서 원래의 이야기 흐름을 알아보기 어렵게 되었으니...
다른 사람이 남긴 생활의 흔적으로부터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사고하는 단계와 주의해야 할 점들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충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나,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책이다.
누군가에게 쉽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관심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싼 e-book으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