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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래시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수전 팔루디 저/손희정 해제/황성원 | arte | 2017년 12월 21일 리뷰 총점 9.7 (4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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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여성/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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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앨리스 워커, 바버라 에런라이크, 록산 게이… … ,
신 ? 구세대 페미니스트들이 입을 모아 칭송한 바로 그 책!

페미니즘은 어떻게 ‘공공의 적’이 되었나?
사회적 보수화가 낳은 조작과 왜곡, 그리고 거짓말



1991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논픽션 부문 수상
? 지난 25년간 미국에 영향을 미친 책 25권_《유에스에이 투데이》
? 세대를 초월한 논픽션 10권_《미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해석하고 움직일 수 있는 언어와 문제 틀을 제시해 줄 것.”_손희정(해제)

“진작 나왔어야 할 강력한 신화 파괴서 …… 단숨에 고전이 될 책 …… 눈부신 르포르타주 …… 기막힌 첫 작품!” _Kirkus Review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 베티 프리던의 『여성의 신비』만큼이나 획기적이고 매혹적이다.”_로라 샤피로, Newsweek

“전적으로 설득력이 있고 대단히 불온하다.”_The New Yorker







◎ 도서 소개

미디어, 상업주의, 정치가 결탁한
반反페미니즘 여론전의 전말
페미니즘의 고전이자 영원한 문제작,
『백래시』 한국어판 출간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은 여성들이 완전한 평등을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커졌을 때 터져 나왔다. 이는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공격이다.” _본문 가운데

출간과 동시에 미국 사회를 들썩이게 만든 문제작. 유수 언론사들로부터 “역사적 이정표”, “단숨에 고전이 될 책”이라는 평을 두루 받으며 화제에 올랐으며, 그해 전미 도서비평가협회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수전 팔루디의 강렬한 데뷔작, 『백래시』가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어판 출간을 맞이하게 됐다. 1991년 출간된 『백래시』는 지금껏 번역되지 않은 것이 의아할 정도로 국내외 페미니스트들에게 꾸준히 영감을 불어넣었고, 페미니즘의 역사를 다룰 때 꼭 참조해야 할 필독서가 되었다. 또한 2007년 《유에스에이 투데이》 선정 ‘지난 25년간 미국에 영향을 미친 책 25권’에, 2011년 《미즈》 선정 ‘세대를 초월한 논픽션 베스트 10’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시대를 불문하고 끊임없이 소환되고 재인용되는 고전으로서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팔루디는 이 책에서 여성의 권리 신장을 저지하려는 반동의 메커니즘에 ‘백래시(backlash, 반격)’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정치, 사회, 문화적 역풍을 해석하고 그에 맞서려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분석의 도구를 제공했다. 사회 변화나 정치적 변화로 인해 자신의 중요도나 영향력, 권력이 줄어든다고 느끼는 불특정 다수가 강한 정서적 반응과 함께 변화에 반발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이 사회학 용어는, 『백래시』 출간 이후 페미니스트 사전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를 잡는다. 1980년대 레이건 시대의 신보수주의 물결 아래 미국 여성들이 준비 없이 맞닥뜨린 ‘반페미니즘’ 선전전을 표층에서부터 심층까지 파고들어 간 이 책은, 지금 여기의 한국 상황에 놀라울 정도로 변함없는 시사점을 던진다. 한편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와 같은 페미니즘 리부트가 일어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온라인상 반페미니즘 정서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페미니즘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말이 지지를 얻는 상황에서, 『백래시』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동이 특수한 시대적 상황의 산물이자 동시에 보편적 현상이라는 통찰을 제시한다. 이번에 출간되는 한국어판은 2006년 출간된 15주년 기념판을 판본으로 삼은 것이다. 페미니즘과 여성의 권리를 둘러싼 진부한 소동, ‘반격’의 전모를 기록하다
“반격의 주장은 언제나 천편일률적이었다. 동등한 교육은 여성을 노처녀로 만들고, 동등한 고용은 여성을 불임으로 만들며, 동등한 권리는 여성을 나쁜 엄마로 만든다는 것이다.”_본문 가운데

1970년대 미국 여성들은 페미니즘의 두 번째 물결이 가져다준 성취에 흠뻑 빠져 있었다. 여성이 머물 곳은 집이라는 낡은 주장은 더 이상 설 곳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참정권 운동을 전개한 이래 여성들이 더 완전한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에 가장 가까워진 것처럼 보였다. 언론들도 앞다퉈 ‘성공한’ 여성들의 사진을 표지 기사에 실으며 “봐, 이 여자는 행복해. 그건 이 여자가 해방됐기 때문이야”라고 외쳐 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요란스럽지만, 어쨌든 호의적인 언론의 선전전은 완전히 태세를 전환한다. 그들은 “봐, 이 여자는 비참해, 그건 이 여자가 너무 해방되었기 때문이야”라고 말하며 똑같이 ‘성공한’ 여성의 사진에 다만, 우거지상을 그려 놓았다. “나이 많은 싱글 여성이 결혼할 확률은 길을 가다 테러를 당할 가능성보다 낮다”, “직장 여성들 사이에 ‘불임 유행병’이 번지고 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이기적인 엄마들”, “여성은 성공의 대가로 관계를 희생시켰다” 등등 과거 해방의 선전꾼들이 오늘의 ‘반격의 나팔수’가 되어 한목소리로 “너희들은 이제 자유롭고 평등할지 몰라도 그 어느 때보다 비참해졌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성들이 처한 비참함의 원인으로 너 나 할 것 없이 페미니즘을 지목했다. “페미니즘이라는 전염병이 여성들에게 스트레스, 불안, 우울 강박증, 중독, 그리고 극도의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 “여성해방의 끔찍한 진실”, “페미니즘은 이제 충분하다!” 팔루디는 해방의 열기가 냉대와 경멸, 혐오의 공기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미국 사회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차분하게 살펴본다. 반격의 나팔수들이 호들갑스럽게 요리해 내놓은 메시지는 “여성들이여,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였고, 이들의 단골 메뉴는 일, 결혼, 그리고 모성이라는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미디어 삼부작이었으며, 이는 “뉴스 가판대에, 텔레비전 화면에, 영화에, 광고와 의사의 진료실에 그리고 학술지에” 실려 1980년대 미국 풍경이 되었다. 팔루디는 이 풍경에서 기시감을 느낀다. 1848년 역사적인 세니커폴스 대회에서 여성의 권리 선언이 낭독되고 얼마 되지 않아 빅토리아식 도덕적 설교가 호전적인 입법부와 점잖은 학계에서 쏟아져 나왔고, 20세기 초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은 ‘빨갱이’로 매도당해 침묵을 강요받았으며, 2차 세계대전 전후, 미국 정부와 산업계는 한때 ‘산업의 역군’이라 칭송하던 여성들을 직장에서 몰아낼 궁리를 하느라 바빴다. 매 시기마다 “뇌와 자궁의 충돌”처럼 “과학 연구의 새로운 발견들에 왕년의 싸구려 도덕주의를 버무린” 유사한 언어들이 범람했다. 팔루디는 반격의 반복되는 습성을 언급하며 여성해방의 역사는 늘 “결코 목적에 닿지 못한 채 무한을 향해 나아가는 수학적 커브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커브가 그리는 “나선은 결승선 바로 앞에서 그녀의 등 뒤로 돌아간다.” 팔루디가 인용한 심리학자 진 베이커 밀러의 말에 따르면 반격은 “여성들이 실제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보통 성취가 작을 때,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 일어난다. …… 마치 큰 변화를 앞두고 위협을 느낄 때 반격의 선두 주자들이 변화의 공포를 이용하는 것 같다.” 1980년대 팔루디가 포착한 그 공포는 언론이 배포하는 ‘트렌드 기사’에서 시작해서 텔레비전, 영화, 광고, 수술실을 경유해 여성의 일, 마음, 그리고 신체를 구속하는 것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반격의 서두: 독립을 위해 결혼을 포기한 비참한 싱글 여성
“언론은 여성의 불행의 근원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도 있었으리라. 뉴라이트와 여성 혐오적인 백악관에서, 한기가 도는 재계와 고집스러운 사회·종교기관에서 …… 하지만 언론은 반격을 철저하게 파헤치는 대신 이를 유포하는 쪽을 택했다.”_본문 가운데

“‘남자 품귀 현상’ 때문에 여성의 결혼 가능성이 위험할 정도로 희박해졌다.” 1986년 한 지역 언론이 밸런타인데이 특집 기사로 다룬 소위 ‘결혼 궁핍 사태’는 곧 미국 대중문화의 모든 미디어들이 열광하는 뉴스가 됐다. 이 기사는 예일 대학의 사회학자 닐 베넷과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블룸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여성의 결혼 패턴에 대한 미발표 연구를 토대로 하고 있었다. 베넷의 통계치는 사실상 모든 주요 신문의 1면을 장식했고, 전국 뉴스 프로그램과 토크쇼, 시트콤과 영화, 자기 계발서, 각종 광고와 심지어 신년 카드에까지 오르내렸다. 알고 보니 이 통계는 간단한 인구 조사표만 살펴보아도 오류투성이였다. 어디에도 남자 품귀 현상을 가리키는 지표는 없었다. 오히려 더 폭넓은 인구센서스를 바탕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5세에서 45세 사이 대졸 이상 학력 여성의 경우 사실상 혼인율이 증가하고 있었다. 잘못된 모델에 근거한 조사, 미숙한 통계 조작이 빚어낸 실수가 언론이 기댄 통념과 합작해 거대한 헛소동을 만든 셈이었다. 하지만 믿을 수 없는 통계라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베넷과 블룸, 그리고 언론은 ‘교육 지향’과 ‘출세 지향’의 여성들이 결국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게 되리라는 주장을 번복할 생각이 없었다. 정부는 미국 인구조사국 연구원이 하버드-예일 연구를 반박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려 하자 노골적인 방해 공작을 펼쳤다.
팔루디는 연구 책임자인 베넷과 베넷에게 기사를 받아 쓴 기자들, 그리고 베넷의 통계 수치를 의심스럽게 바라본 연구자들을 인터뷰하며, ‘반격의 서사시’라 할 만한 이 두꺼운 책의 서두를 완성한다. 어떻게 단순한 흥미 위주의 기사가 싱글 여성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말라붙은 자궁”과 “자정을 향해 가는 생체 시계”로 표상하게 했는지, 그리고 ‘결혼 궁핍’과 ‘결혼 안 하는 싱글 여성의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까지 확장시켰는지를 지켜보는 과정은 소름 돋도록 흥미진진하고, 섬뜩할 정도로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다. 여성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통계의 범람, 사실에 토대하기보다 바람직한 행동을 지시하는 처방전으로 통계를 활용하는 언론, 정해진 길을 벗어날 경우 어떤 위험해 처하게 되는지 여성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소위 ‘전문가들’까지, “세련되면서도 진부하고, 얼핏 보기엔 ‘진보적’이지만 동시에 보란 듯이 후진” 반격의 주장들을, 팔루디는 한편의 풍자화처럼 속도감 있게, 동시에 정밀하게 스케치한다.

조롱과 혐오의 대상,
마침내 ‘짐’이 된 페미니즘
“여성의 권리를 상대로 한 반격은 …… 그것이 사적인 색채를 띨 때, 한 여성의 내부에 똬리를 틀고 안에서 그녀의 관점을 바꿔 버릴 때, …… 결국 그녀 역시 자발적으로 이 반격에 동참하게 될 때 위력을 갖게 된다.”_본문 가운데

『백래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프롤로그를 포함한 1부는 팔루디가 이 책을 쓴 계기이기도 한 하버드-예일 대학의 결혼 연구로 포문을 열어 1980년대 반격의 풍경을 한 편에, 페미니즘과 함께한 반격의 유구한 역사를 다른 한 편에 배치한다. 2부와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반격의 창시자와 유포자 들을 찾아 나선다. 대중문화를 점령하다시피 한 반격의 물결이 언론, 영화, 텔레비전, 그리고 패션과 미용 산업을 잠식해 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는 2부에서는 소위 ‘트렌드 저널리즘’이 유포한 ‘남자 품귀 현상’, ‘말라붙은 자궁’, ‘고치 짓기’, 그리고 ‘엄마 트랙’ 같은 용어들이 어떻게 영화와 텔레비전의 여성 재현에 영향을 미치고 반격의 정서를 강화했는지 다룬다. 실제로 1970년대 스크린을 자유롭게 활보하던 독립적인 여성들은 1980년대에 이르면 지루한 노동에서 벗어나 결혼하고 싶어 안달 난 외로운 싱글이거나 떽떽 거리는 마녀, 그도 아니면 잔인하게 살해당하거나 강간당하는 피해자로 그려진다. “여성은 여성과 각을 세우고” 여성의 정당한 분노는 “개인적 우울”로 축소되며, 여성의 삶은 “좋은 엄마는 이기고 독립적인 여성은 벌을 받는다는 도덕 이야기의 틀”에 갇혀 버린다. 극명한 예가 1987년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위험한 정사〉다. 팔루디는 “낯선 사람의 고통에 대한 책임”을 말하고자 했던 초안에서 어떻게 1980년대의 전형적인 여성 혐오 영화가 탄생했는지를 시나리오 작가, 제작자, 영화사 사장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영화는 ‘집 안의 천사’가 ‘독립적인 여성’을 살해하며 끝을 맺는다. 10대 소녀와 결박당하거나 훼손된 여성 신체 이미지에 강박적일 정도로 집착하는 광고업계의 관행이 시작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이처럼 반격에 가담한 대중매체가 유포하려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여성은 일과 결혼 둘 모두를 가질 수 없다.” 그리고 일과 독립을 선택했을 때는 응당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팔루디는 3부에서 이러한 반격의 메시지를 만들어 낸 진정한 요람, 반격의 이데올로그들을 찾아 나선다. 뉴라이트는 여성의 권리에 관한 전방위 공격에서 단연 선두 주자였다. 이들은 단순히 방어만 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비대중적인 주장을 전파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 전략을 세웠다. 뉴라이트의 팸플릿 상단에 자리한 ‘생명 친화적’, ‘순결 친화적’, ‘모성 친화적’, ‘가족 친화적’이라는 표현은 실제로는 출산권, 노동권, 성적 권리 등 여성이 이제 막 획득하기 시작한 권리들에 반대하는 퇴행적인 내용들을 가리기 위한 위장 전술이었다. 3부의 마지막 장에서는 페미니즘에 ‘가모장주의’, ‘반민주적 이데올로기’, ‘남자다움을 빼앗아 간 공격수’ 같은 딱지를 붙이는 상아탑의 멀쩡한 학자들과 뉴에이지 남권주의자들을 인터뷰한다. 그리고 반페미니즘의 대변인으로 뉴라이트 진영의 총아가 된 여성, 베티 프리던처럼 과거의 입장을 철회하고 페미니즘을 반격의 먹잇감으로 만든 이들, 캐럴 길리건처럼 의도하진 않았으나 반격의 이데올로기에 포섭된 페미니스트들을 만나 그들 안의 변절과 모순, 그리고 딜레마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팔루디는 반격의 목표이자 가장 악랄한 효과는 “여성의 정신과 감정을 반격에 종속시키는” 데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반격이 노리는 것은 여성의 정신과 감정만이 아니라 여성의 신체까지 포함한다. 4부에서 팔루디는 대중 심리학자와 자기 계발서 저자들이 어떻게 ‘여성 일반의 억압’을 “내 마음속 어린아이 문제”나 “알코올중독자 남편을 ‘선택’한 개인의 문제”로 몰고 갔는지, ‘남성의 일자리’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려는 경영진과 남성 노동자의 가부장적 카르텔이 어떻게 여성 노동자들을 체계적으로 배제하고 심지어 일을 하기 위해 여성 스스로 불임을 ‘선택’하게 했는지, ‘태아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어떻게 여성의 신체를 태아 대 여성의 구도로 분열시켰는지를 보여 준다. 심리 치료사의 상담실, 베스트셀러 저자의 거실, 여성 노동자들에겐 투쟁의 장소이기도 한 공장, ‘생명 친화적’인 낙태 반대론자들이 테러를 일삼는 클리닉, 그리고 태아 측 변호사와 산모 측 변호사가 ‘각자’의 생명을 두고 다투는 병원과 재판소를 숨 가쁘게 오가며, 팔루디는 반격의 결과물들, 즉 여성의 몸과 정신, 그리고 일상에 각인된 반격의 효과를 아플 만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책의 가장 큰 교훈은
거의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
“페미니즘의 의제는 기초적이다. 페미니즘은 여성들에게 공적인 정의와 사적인 행복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정체성을 그 문화와 남성들이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가 규정할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_본문 가운데

언론이 검증되지 않은 통계를 특정 메시지를 유포할 수단으로 삼은 일화에서 시작된 1980년대 반격의 대장정이 자신의 바람과 상관없이 단지 임신부라는 이유로 수술대에 ‘올라/오르지 못해’ 죽거나 상처 입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끝을 맺는 것은 상징적이다. 여성들이 겪는 고통이 반격의 나팔수들이 말하듯 모두 페미니즘 탓이라면, 여기 어디에서 페미니즘의 죄를 물을 수 있을까? 해제자 손희정이 팔루디의 입을 빌려 말했듯, “여성들의 비참함과 불행은 페미니즘 탓이 아니라 페미니즘이 충분하지 않은 탓”이 아닐까? 하지만 1980년대 반격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했고, 팔루디는 2000년대 한 대학 강의실에서 이제 자신들에게 “페미니즘은 짐”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는 여학생을 만난다. 팔루디가 15주년 기념판 서문에서 토로하듯 페미니즘이 ‘성공 지향’, ‘출세 지향’을 일컫는 말이라면, 그 여학생의 말이 맞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다른 모든 것 이전에 나는 인간”이라는 기본적인 선언에 불과하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선동으로, 혹은 부담으로 느껴진다면 팔루디의 말처럼 “평등이라는 약속의 땅에 들어서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을 함의할 뿐이다.
낙태법 폐지 국민 청원과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 운동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백래시』를 읽는다는 것, 국책 기관이 저출산 해법으로 “여성들의 하향 결혼”을 제시하고 행정자치부가 가임기 여성 인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출산 지도’를 만드는 이곳에서 1991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기시감과 함께 묘한 패배감에 사로잡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옮긴이의 말처럼 “지금, 여기의 상황을 끊임없이 의식하게 만드는 그 놀라운 유사성은 이 책을 받아 든 우리에게 행운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2014년 미국의 온라인 저널이 기획한 『백래시』 다시 읽기 북클럽 캠페인에서 록산 게이 역시 이 옛날이야기를 읽고 “변한 게 거의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게 위안이 될 수도 있겠다. 어쩌면 『백래시』는 해제자의 말처럼 “계속되는 백래시에 부딪히고, 그러면서 퇴보하기도 하고 우회하기도 하는” 여성의 역사 속에서 “앞서간 사람들이 그려 놓은 지도”를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지도 위에서 다음 발걸음을 놓을 자리를 찾는 것은 독자들 각자의 몫이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진작 나왔어야 할 강력한 신화 파괴서 …… 단숨에 고전이 될 책 …… 눈부신 르포르타주 …… 기막힌 첫 작품.”_Kirkus Review

“여성을 상대로 한 반격은 현실이다.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고, 전투의 피로를 이겨 내고, 계속 싸워 나가려면 바로 이 책이 필요하다.”_앨리스 워커Alice Walker, 『더 컬러 퍼플』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 베티 프리던의 『여성의 신비』만큼이나 획기적이고 매혹적이다.” _로라 샤피로 Laura Shapiro, Newsweek

“화염처럼 뜨거우면서도 재기 넘치는 문장.”_Booklist

“역사적인 이정표.”_San Diego Union

“전적으로 설득력이 있고 대단히 불온하다.”_The New Yorker

“기를 죽이는 논변 …… 명석한 주장을 화려한 언변에 녹여 낸 이 책은 젠더 평등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의 필독서가 될 것이다.”_Publishers Weekly

“빈틈없고, 꼼꼼하게 기록했으며, 설득력이 있다.”_Chicago Tribune

“분노와 활기, 광명을 선사하는 이 책은 무엇보다 진실되다.”_New York Newsday

“엄청난 열정과 인상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 새로운 운동의 물결을 일으키는 촉매가 될 것이다.”_Vanity Fair

“팔루디는 여성의 독립과 비전통적인 역할 수행의 결과를 부정적으로 왜곡하고 강조하는 수많은 보도 사례를 보여 준다. 이런 영향은 일시적이지만 그녀가 옳다는 증거는 풍부하다.”_다이앤 존슨Diane Johnson, New York Review of Books

“만일 당신이 …… 평등은 여성에게 좋은 것이고 전통적인 성 역할은 본성이 아니라 문화가 부당하게 강요한 것이라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대단히 값진 자료가 될 것이다._”웬디 카미너Wendy Kaminer, Atlantic

“날카로운 필치, 비범한 보도”_M. Magazine

“팔루디는 훌륭한 통찰력과 위트로 여성 평등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밝혀내고 우리를 장래성 있는 대응의 길로 인도한다.” _데버라 로드Deborah L. Rhode,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

“매혹적이고 놀라운 이 책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운다.” _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 『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

“팔루디는 현란한 탐사로 페미니즘을 의기양양하게 폄하하는 사람, 위선자, 배신자, 반反페미니스트 들을 제압한다. 그 덕에 강력한 논리와 도덕적 명료함으로 무장한 풍부하고 흥미진진한 책이 탄생했다.” _바버라 에런라이크Barbara Ehrenreich, 『노동의 배신』

“완전히 새로운 관점 …… ‘우리에겐 페미니즘이 필요하지 않다’고 쓴 피켓을 들고 있던 여성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 _록산 게이Roxane Gay, 『나쁜 페미니스트』

“팔루디의 『백래시』는 여성들의 개인적 삶을 변화시킨 바로 그 특정한 순간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_레베카 트레이스터Rebecca Traister, 『싱글 레이디스』


◎ 책 속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은 여성들이 완전한 평등을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커졌을 때 터져 나왔다. 이는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공격이다. …… “그건 마치 큰 변화를 앞두고 위협을 느낄 때 반격의 선두 주자들이 변화의 공포를 이용하는 것 같다.”

…… 페미니스트들을 ‘페미-나치’라 부르며 공격한 러시 림보가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프로그램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디오 토크쇼가 되었다. 미국라디오 -텔레비전업계여성협회American Women in Radio & Television가 1987년에는 여성을 긍정적으로 그린 광고에 상을 주지 못했다는 소식 같은 것도 있다. 수상 자격을 갖춘 광고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성의 권리를 상대로 한 반격은 그것이 정치적인 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전혀 투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성공을 거둔다. 그것이 사적인 색채를 띨 때, 한 여성의 내부에 똬리를 틀고 안에서 그녀의 관점을 바꿔 버릴 때, 그래서 그녀가 억압은 모두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하게 될 때, 그리고 결국 그녀 역시 자발적으로 이 반격에 동참하게 될 때 반격은 가장 위력을 갖는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뜻은 ……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역량을 품고 있는” 여성을 묘사하기 위해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사실상 바뀌지 않았다. 한 세기 전 입센의 『인형의 집』에서 노라가 말했듯 페미니즘은 “다른 모든 것 이전에 나는 인간”이라는 기본적인 진술이다.

페미니즘의 의제는 기초적이다. 페미니즘은 여성들에게 공적인 정의와 사적인 행복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정체성을 그 문화와 남성들이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가 규정할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임 유행병’의 원인을 찾던 미디어와 의료 기관 들은 그에 대한 해답은 부의 증가와 중간계급 여성 인구의 독립에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직장 여성들을 도마 위에 올렸다.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니스트는 페미니즘과 그로 인한 출세 지상주의가 중간계급 여성 사이에서 ‘불임의 자매애’를 양산했다고 몰아 세웠다.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 남성다움은 절대적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이는 매일 유지하고 다시 획득해야 하는데, 그것을 규정하는 데 본질적인 요소 중 하나는 양성이 진행하는 모든 경기에서 여성을 이기는 것이다.” 남성성의 꽃잎을 가장 처절하게 짓뭉갠 것은 페미니즘의 가는 빗방울인 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는 단 몇 방울도 폭우로 인식된다.

이 시대의 경제적 희생자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미래를 훔쳐 달아났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 절도범이 여성이라고 의심한다.

[반격의] 주장은 언제나 천편일률적이었다. 동등한 교육은 여성을 노처녀로 만들고, 동등한 고용은 여성을 불임으로 만들며 동등한 권리는 여성을 나쁜 엄마로 만든다는 것이다.

트렌드 저널리즘은 실제 보도가 아니라 반복의 힘을 통해 권위를 획득한다.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반복하면 그 어떤 것도 진실처럼 보일 수 있다. 하나의 미디어에서 선포한 트렌드는 나머지 미디어들이 재빨리 그 이야기를 퍼 나르면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이런 새로운 종류의 프로그램에서는 젊은 여성 캐릭터를 상대로 한 공격의 잔인함이 사이코패스가 잔혹한 살인을 일삼는 슬래셔 무비를 뺨칠 정도였다. 가령 〈레이디 블루Lady Blue〉에서는 수술용 메스로 무장한 10대 소년들이 여성 먹잇감의 장기를 적출하고, 〈우리 가족의 영광 Our Family Honor〉에서는 열일곱 살의 소녀가 코트 걸이에 베여 죽는다. 그리고 이 시즌에 공격을 당하지 않은 여성 캐릭터들은 입마개가 채워지거나 사건을 당해 실종된다.

1980년대 말 패션 광고에서는 구타당하고 묶여 있거나 시체 운반용 가방에 들어간 여성이 주 메뉴였다. 주요 백화점 창문에 서 있는 여성 마네킹들은 난데없이 가죽옷을 입은 남성에게 구타당한 피정복자로, 쓰레기통에 쑤셔 박힌 시체로 연출되고 있었다.

“내 작품은 페미니즘의 밋밋함에 대한 반동이지.” 그가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은 여성들을 구속하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선택지를 알려주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포스트페미니즘 시대라고.”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젠 여성이 다시 여성이 될 수 있어. 내 모든 소녀들에게 선택권이 있는 거지.”

향수 광고 속의 여성들은 아기를 가진 어머니가 아니라 본인이 점점 아기가 되어 갔다. 향수 회사들이 너도나도 새로운 여성성의 상징으로 사춘기 소녀들을 택했던 것이다. 짙은 화장을 하고 금발의 곱슬머리가 통통한 볼에 도발적으로 흘러내리는 어린 소녀 롤리타의 사진을 내세운 《보그》 광고에는 “향수는 여성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라는 설명이 딸려 있었다.

이런 언어 전략하에 뉴라이트는 여성들이 새롭게 획득한 출산에 대한 권리에 반대하면서 여기에 “생명 친화적”이라는 표현을, 여성들이 새롭게 포용한 성적 자유에 반대하면서 여기에 “순결 친화적”이라는 표현을, 그리고 여성들의 대대적인 직업 시장 진출에 적개심을 표출하면서 여기에 “모성 친화적”이라는 표현을 갖다 붙였다. 마지막으로 뉴라이트는 그들 자체, 그러니까 여성의 권리 신장에 반대하는 자신들의 퇴행적이고 부정적인 태도에 “가족 친화적”이라는 표현을 갖다 붙였다.

“그건 내부의 문제였어요.” 그녀는 청중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생각했죠. ‘어째서 이 모든 나쁜 일들이 나에게 일어나는 걸까?’ 그건 내가 그런 일들을 선택했기 때문이었어요. 우리가 알코올중독자를 택한 거죠. 우리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남자들을 택한 게 바로 우리란 말이에요.”

새로운 연공제 안에 대한 표결을 하기 위해 노조가 회의를 갖던 날, 아흔 명의 남성이 사무실 한쪽에, 열다섯 명의 여성이 반대편에 자리를 잡았다. 남성이 한 명 한 명 일어서서 제안된 연공제 계획에 찬성 발언을 했다. “나한테는 부양할 가족이 있어요. 지금 빵 값이 얼만지 압니까?” 그다음엔 여성들이 일어서서 이 중 많은 수가 부양할 가족이 딸린 이혼 여성이라고 말했다. 전남편들은 양육비를 전혀 대지 않고 있었다. “이건 남자의 일이라고.” 한 남자는 이렇게 소리쳤다.

호전적인 낙태 반대 운동의 대변인들은 대중 앞에선 페미니스트들을 “영아 살해자”라고 불렀고, 이들 때문에 낙태율이 위험할 정도로 빠르게 치솟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자기들끼리는 페미니스트들을 “창녀”, “레즈비언”이라고 불렀는데, 어쩌면 이런 욕설이 더 많은 것을 시사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페미니스트에게는 살인보다 성적인 독립이 더 큰 범죄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전통적인 아버지의 권위를 옹호하고자 하는 바람은 1980년대에 낙태를 중단해 달라며 제기된 많은 ‘아버지의 권리’ 소송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 이 경우 원고는 보통 자신의 명령을 듣지 않거나 최근에 이혼 신청을 한 아내와 다툼 중인 남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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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목차
한국어판 해제 역사가 된 기록, 그러나 여전히 새로운 페미니즘 선언_손희정
15주년 기념판 서문
1장 [프롤로그] 그건 페미니즘 탓이야!
1부 신화와 회상
2장 [신화] 남자 품귀 현상과 불모의 자궁
3장 [역사] 반격의 과거와 현재
2부 대중문화에서의 반격
4장 [미디어] 반페미니즘이라는 트렌드
5장 [영화] 치명적이고 치기어린 상상
6장 [TV]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은 마녀
7장 [패션] 인형 옷 입히기
8장 [미용] 미용 산업과 생명을 얻은 마네킹
3부 반동의 기원: 전달자, 선동가, 사상가
9장 [선전] 뉴라이트가 벌이는 원한의 정치
10장 [정치] 여자 사람 스미스 씨 워싱턴을 떠나다
11장 [사상] 반격의 수뇌부, 네오콘에서 네오펨까지
4장 반격의 결과물: 여성의 마음, 일터, 몸에 미친 영향
12장 [심리] 그건 모두 당신 마음속에 있어요
13장 [일터] 직장 여성에게 타격을 입히다
14장 [몸] 여성의 몸을 침략하다
에필로그
미주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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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저 : 수전 팔루디 (Susan Faludi)
1981년 하버드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저널리스트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기고해 왔다. 1991년 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세이프웨이의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직원들을 취재해 그해 해석 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1991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26년 만에 한국에 소개된 『백래시』는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도 광범하게 행해지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을 드러내고 이름한 책으로 끊임없이 소환되고 재인용되고 있다. 팔루디는 이후로도 ‘반격’의 이면에 도사린 전통적인 남성성의 붕괴와 그로 인해 미국 남성들이 직면한 위기를 다룬 『스티프드: 미국 남자의 배... 1981년 하버드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저널리스트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기고해 왔다. 1991년 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세이프웨이의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직원들을 취재해 그해 해석 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1991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26년 만에 한국에 소개된 『백래시』는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도 광범하게 행해지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을 드러내고 이름한 책으로 끊임없이 소환되고 재인용되고 있다.

팔루디는 이후로도 ‘반격’의 이면에 도사린 전통적인 남성성의 붕괴와 그로 인해 미국 남성들이 직면한 위기를 다룬 『스티프드: 미국 남자의 배신Stiffed: The Betrayal of the American Man』, 9·11 사태에 대한 미국인들의 ‘젠더화된’ 심리적 반응을 고찰한 『테러 드림: 포스트 9·11 미국의 신화와 여성혐오The Terror Dream: Myth and Misogyny in an Insecure America』 등을 썼다. 2016년 발간된 『다크룸』은 『백래시』부터 이어진 페미니스트 저널리스트로서의 끈질기고 치밀한 분석과 문제의식, 헝가리 태생의 유대인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후에 트랜스젠더 여성이 된 아버지 스테파니 팔루디와의 관계라는 내밀하고 개인적인 고찰을 함께 담은 책으로 커커스리뷰상을 받았으며,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해제 : 손희정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프로젝트38 연구원. 1977년생, 텔레비전 전성기에 태어나 유튜브 전성기를 살고 있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1984년 [E.T.]였다.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셀 수 없이 돌려보았던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였는데, 그 이후로 늘 모차르트 같은 천재를 꿈꿨지만 그저 ‘성실한 직업인’인 살리에르에 가까웠다. 용돈을 털어 처음으로 구매한 비디오는 오우삼 감독의 [종횡사해], 그땐 세계적인 도둑이 되고 싶었다. 세상에 완전히 다른 영화가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은 제 3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본 아녜스 바르다의 ...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프로젝트38 연구원. 1977년생, 텔레비전 전성기에 태어나 유튜브 전성기를 살고 있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1984년 [E.T.]였다.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셀 수 없이 돌려보았던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였는데, 그 이후로 늘 모차르트 같은 천재를 꿈꿨지만 그저 ‘성실한 직업인’인 살리에르에 가까웠다. 용돈을 털어 처음으로 구매한 비디오는 오우삼 감독의 [종횡사해], 그땐 세계적인 도둑이 되고 싶었다.

세상에 완전히 다른 영화가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은 제 3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본 아녜스 바르다의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였다. 디지털카메라와 함께 자유롭게 세상을 떠돌며 삼라만상을 수집하는 여성감독의 모습에 사로잡혀 ‘여성의 관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성영화에 대해 공부하겠다고 연구계획서를 써서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화이론과에 입학했다. 2000년, 그렇게 시네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했다.

첫 영화 책 『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를 내놓는다. 『페미니즘 리부트』 『성평등』 『다시, 쓰는, 세계』 이후 네 번째 단독 저서이기도 하다. 공저에 『21세기 한국영화』 『대한민국 넷페미사史』 『을들의 당나귀 귀』 『원본 없는 판타지』 등이 있고, 역서에 『여성 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다크룸』 등이 있다.
역 : 황성원 (성원)
대학에서 영문학과 지리학을 공부했다.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업이 되었다. 노동, 도시, 환경, 여성 등을 주제로 한 여러 학술서와 대중서를 번역해 왔다. 옮긴 책으로 『쫓겨난 사람들』『백래시』『여성, 인종, 계급』『가족을 폐지하라』『캘리번과 마녀』『혁명의 영점』『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등이 있다. 『공기 전쟁』으로 한국과학기술도서 우수번역상을 수상했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지리학을 공부했다.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업이 되었다. 노동, 도시, 환경, 여성 등을 주제로 한 여러 학술서와 대중서를 번역해 왔다. 옮긴 책으로 『쫓겨난 사람들』『백래시』『여성, 인종, 계급』『가족을 폐지하라』『캘리번과 마녀』『혁명의 영점』『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등이 있다. 『공기 전쟁』으로 한국과학기술도서 우수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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