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릭스 코브 저/정지인 역
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유시민 저
레이첼 카슨 저/김은령 역/홍욱희 감수
제임스 팰런 저/김미선 역
유선경 저
[예스24] 인문 MD 손민규 추천]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2019년 10월 29일
[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 죽음에 관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들에 답하다
2018년 03월 28일
어느 화창한 봄날 남편의 6개월 시한부 선고라는 날벼락을 맞고 병원에서 이 상황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죽음관련 책을 무작정 검색하고 책 속에 인용된 책들을 구입해서 읽던 중 만난 책이다.
사후생, 인생수업에 이어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책이라는 이유로 이 책을 읽었다.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며 인터뷰했던 저자의 용기와 확신에 감탄하게 되고
정작 죽음에 직면한 당사자는 자신의 삶을 겸허히 정리하고 싶지만 부정이 심한 가족들 앞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와의 인터뷰,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숨은 분노를 불친절한 간호사에게 투사하는 사람, 죽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노여워하는 의료진, 등 죽음과 관련하여 다양한 반응과 이들의 이면 욕구에 대한 정신분석으로 인터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더한 책이다.
나의 감정에 정당성이 부여되고 표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또 가족들의 감정과 이면 욕구에 대한 이해도 이 상황을 수용하는데 약간의 인지적 이해와 감정적인 위안이 되는 책이다.
우리는 예외 없이 죽는다. 하지만, 우리는 나는 예외일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죽음이 곁에 오면 '왜 하필 나만 이런 고통을 겪지'라고 묻는다. 그리고, 고통스러워한다. 죽음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오면 우리는 예외적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저자는 현대의 '죽음학'을 정립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하나의 학문으로 만들기까지의 임상 기록이다.
의사는 자신의 환자의 죽음을 말하기를 꺼려한다. 자신의 무능을 상징한다고 받아들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죽음이 가까운 환자 본인에게도 잘 얘기하지 않는다. 환자 가족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병으로 허약한 환자가 충격을 받을까봐 걱정되어서이다. 그러다, 어떤 환자는 자신이 왜 죽는 지 정확히 알 지도 못 하고 죽는다. 죽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환자는 자신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 치료 받는 것이 아니라, 마치 생체 시험 도구가 된 것 같다.
이런 이유는 근본적으로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현대 의학이 발전하며 과학에 대한 지나친 맹신도 깔려 있다. 문제는 의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죽음은 막을 수 없다. 문제는 이런 근본적인 두려움이든 의학적 자신감이든, 발생하는 회피는 죽음에 임박한 환자를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죽음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회피나 공포가 고통스럽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충분히 생각해야 된다고 말한다. 의사도, 환자도, 보호자도, 관계된 다른 사람도. 또는 관계없는 사람들도. 왜냐하면 우리 모두 죽기 때문이다. 환자와 환자를 둘러싼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충분히 공부한다면 우리 죽음은 그렇게 고통스러운 과정이 아닐 수 있다. 공부하지 않으면 죽음은 공포가 되고, 그런 공포에서 의사도 환자도 보호자도 예외일 수 없다.
공부의 끝은 '죽음'이 인간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면 의사와 환자, 그리고 보호자가 환자의 병과 죽음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게 되고, 환자는 공포속에서 죽어 원한 품은 귀신으로 구천을 떠돌지 않을 수 있다. 이 대화는 한 번의 대화로도 엄청난 효가를 거둘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물론, 환자의 죽음과 연관된 의사, 성직자 등은 훨씬 더 깊은 통찰과 풍부한 경험이(대화를 위한) 필요함은 당연하다.
좋은 책이다. 이와 함께, 죽음에 대한 지속적이고 깊은 숙고는 우리 삶을 조금 더 '갈애'와 '갈등'으로 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다.
죽음과 죽어감
10년 가까이 암으로 투병하는 제가 평소에 느끼고 체험한 모든 이야기가 갈피마다 살아 있는 이 책을 얼마나 깊은 고마음 속에 공유하며 읽었는지 모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제가 좋아 한 시성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시구를 자구 인용하는 당신에게 더 깊은 애정과 친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죽음과 죽어감은 누구나 적어도 한 번은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해인 수녀)
죽음과 죽어감 제목부터 숙연해진다. 이 책은 1969년 출간되어 50년이 지났다. 인생 수업을 펴낸 저자이기도 한 로스는 뉴욕, 시카고 병원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한 기록을 책으로 냈다. 나는 죽음은 무서운게 아니라 죽어감이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죽어감에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통증이라는 고통을 겪어봐서 더 그렇다. 이 책은 죽어가는 사람이 의사, 간호사, 성직자 그리고 가족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이라고 하였다. 인문학 책이면서 철학도 담겨 있다. 인간은 누구나 살면서 죽음과 죽어감을 거쳐야 한다. 죽음과 동시에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세상을 잘못 읽고서 세상이 우릴 속였다고 말한다
타고르 [길 잃은 새들]
200여 명을 인터뷰 하였는데 죽음을 앞둔 환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불치병에 결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아니야. 내가 그럴 리 없어. 사실이 아닐 거야." 라는 반응를 보였다. 죽음의 5단계 중 부정과 고립단계이다. 죽음이 '바로 코앞에' 닥쳤을 때보다는 '저만치 멀리' 있을 때 죽음이 덜 두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족의 입장에서도 가장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비교적 건강하고 편안한 상태일 때 자녀들을 비롯한 가족들을 위한 재정적인 대책을 논의하는 편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그런 논의를 미루는 것은 종종 환자를 위한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방어 심리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자신의 슬픔을 편안하게 표현하는 것이 허용될 때, 환자는 마지막 수용의 단계로 훨씬 더 수월하게 접어들고,끊임없이 슬퍼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고 우울의 단계에 그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낄것이다. 첫 번째 단계인 반응성 우울의 경우 환자는 하고 싶은 얘기가 많고 많은 언어적 교류를 원하며 종종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반면, 두 번째 단계인 준비성 우울은 비교적 조용하다. 말보다는 말 없는 감정의 교류가 더 중요하고 때로는 그저 손을 잡아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병원에 가면 진료도 너무 간단한 것에 화가 난다. 환자나 가족 입장에서는 같은 내용이라도 자꾸 확인하고 싶고 자세히 알고 싶은데 4시간을 달려서 진료는 5분도 안 걸린다. 입원 했을때 나에게 자세히 알려주지 않아화를 낸 적이 있다. 환자된 입장에서 불만이 없는 사람은 없다. 죽을 병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관절이 낫지 않는 거 보면 그때 화를 더 내고 자세히 물어볼 것을 후회가 된다. 덕분에 교수님 명함도 받았지만 문자 몇 통으로 끝났다. 이번 기회에 환자는 병원도 의사도 잘 만나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환자들이 분노의 단계를 겪는 것처럼, 직계 가족 또한 똑같은 감정 상태를 겪는다. 그들은 처음 환자를 검진했던 의사와.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했던 의사와, 서글픈 진실을 알려준 의사에게 차례로 분노를 표출할 것이다. 실제로 의료진이 환자를 얼마나 잘 돌보았는지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분노를 그들에게 표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