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13.67>에 대한 만족감으로 골라든 작품. 아이의 여동생 샤오원은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성추행범으로 지목된 샤오더핑의 조카는 샤오원에 대한 모욕적인 글을 온라인에 게시한다. 그 글에 대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샤오원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아이는 샤오더핑의 조카를 만나기 위해 탐정에게 의뢰해 보지만, 그에게서 얻은 답은 '샤오더핑에겐 조카가 없다'는 것. 그렇다면 온라인에 글을 올린 사람은 누구인가? 탐정의 소개로 또 다른 탐정 '아녜'를 만나 사건을 의뢰하게 되면서 아이는 여태껏 몰랐던 충격적인 사실들을 마주하게 된다.
<13.67>보다 더한 볼륨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찬호께이 작가에 대한 믿음이 생겨 주저 없이 읽기 시작했다. 700페이지가 넘어가는 작품으로 작가가 등장인물의 감정을 자세히 담아내기 위해 원래 계획했던 분량보다 이야기가 더 늘어났다고 밝혔는데, 특별히 전개상 불필요하게 느껴지거나 늘어진 부분이 없이 가독성과 몰입도가 아주 좋았기에 이 작품의 거대한 볼륨 자체도 납득됐다. 작품의 중심 소재인 네트워크나 해킹 등에 관한 지식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수준으로 풀어내어 읽어내는 데 무리가 없었다.
작품은 네트워크(인터넷)의 어두운 부분, 금융산업의 투자 리스크 등 현재 사회에 만연한 문제점을 꼬집으면서도, 독자들이 범인과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 또한 지루하지 않게 곳곳에 추리 요소들도 적절하게 배치해 두었다. 하지만 이 긴 작품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일등 공신은 매력적인 괴짜 탐정 캐릭터 '아녜' 라고 생각한다. 이 기인 같은 탐정은 정말 못 미덥다가도 어느 순간 누구보다 믿음직스럽게 사건의 끝을 이미 내다보고 있으며, 매정한 것 같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손을 내밀고 있다. 이 작품에서만 보기는 아까운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또 이 작품은 주인공 아이의 성장물로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느끼는데, 초반에는 정말 길 잃은 양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한참 헤매던 그녀가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에 점점 다가가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진취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아이를 괴롭히던, '내가 알고 있는 동생이 진짜 동생이 맞는가' 하며 고민하던 부분에선 어쩐지 박서련 작가의 <마르타의 일>이 생각나기도 했다. '자살했지만 살해당한' 사람들이 더는 늘어나서는 안 된다. 망내인(네트워크 인간)은 신중해야 하고 그만큼 더 고뇌해야 한다.
감탄하면서 읽었다.
처음엔 단순히 복수극인 줄 알았다.
부모를 여윈 자매. 동생의 자살. 그리고 밝혀지는 비밀.
성추행의 피해자. 피고인이 범행인정 후 징역2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글.
피해자에 대한 공격성 글. 그리고 이어진 동생의 추락.
허위인 줄 알았던 글들이 정말이었을까. 그제서야 언니 "아이"는 동생에 대해 자신이 잘 몰랐음을 깨닫는다.
실의에 빠져있던 언니는 결심한다. 딱히 뭘 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익명게판 글을 작성한 '피고인의 조카'를 만나보자는 것. 인맥을 통해 알게 된 탐정을 고용. 허. 참. '피고인'은 조카가 없다고 한다. 허구의 인물.
그 인물이 남긴 유일한 흔적. 게시판에 올린 아이디. 유일한 글.
탐정은 본인이 해결하지 못하자 그에게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 준다.
탐정이 해결하지 못한 일을 해결하는 존재. "아녜"
쉽사리 의뢰를 허락하지 않는 괴팍한 사람. 뭔가 관심을 보일만한 것이 있었을까. 이 남자 어떻게 알았는지 계좌 잔액을 알고 있네. 의뢰비로 전 재산을 요구한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언니는 곧바로 수락한다.
그리고 발견한 핸드폰. 아마도 동생이 죽음을 결심하기 전에 보았을 악의가 담긴 문자.
필요하면 타인에게 접근해서 지근거리에서 정보를 빼내올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아녜.
동생의 동급생들을 만나서 범인을 추려낸다.
그 방식과 추리력은 그가 왜 탐정들이 찾는 존재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처음의 까칠한 인상과는 달리 그는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독자들은 그저 읽으면서 감탄하면 됨.
그리고 밝혀진 범인.
복수를 원하는가?! 여기서 나는 익숙한 누군가를 떠올렸다. 철학자 강신주님. <다상담>을 통해 보았던 그의 단호한 답변을 다시 보게 된다. 스스로 복수를 포기하고 마는 "아이"
내용 전개가 여기까지 오자 혼란이 생겼다.
처음에 등장한 "스중란"과 동생과 동급생인 잠재적 범인의 "오빠"는 동일인물이 아닌가?
"스투웨이"가 말한 "이노우에"와 "아녜"의 관계는?
이 작가에 대해 감탄한 지점은 여기에 있다.
"아이"가 자발적인 의사로 복수를 포기하자. 곧바로 2차 복수를 꺼낸다.
그리고 곧바로 그동안 던져준 떡밥을 회수.
"아녜"의 정체. 그리고 "스중란"의 비밀.
입이 근질근질한데, 스포가 될까봐 더 이상은 못쓰겠다.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과 읽지 말았으면 하는 양가감정이 있는데, 바로 사이버범죄를 저질렀거나 저지를 사람은 이 책을 보지 않았으면 싶다.
찬호께이의 소설은 최근에 읽은 <13.67>밖에 알지 못했다.
우리가 접하기 힘든 홍콩을 배경으로 하는 대만 작가, 그것도 추리소설.
<13.67>을 읽고 흥미가 생겨서 북클럽에 있던 이 책도 읽게 되었다.
일단 분량이.. 음.. 내가 보는 이북으로 보통 소설이 400페이지 정도이고
500이 넘으면 좀 길다? 싶은데.. 이건 800이었던가;;
(종이책으로 거의 800페이지에 가깝다.)
하지만 분량에 대한 걱정은 초반 100페이지를 읽으면서 그 걱정을 버렸다.
반대로 초반 100페이지 때문에 나머지는 시간을 투자해서 한번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 책의 몰입도는 대단했다.
(읽는 데 딱 3일 걸렸다.. 100페이지 읽고 시간을 벌었고 나머지는 딱 이틀로 반씩 나눠서 읽었다.)
초반에 등장하는 사건은 너무 끔찍했다.
사건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나가는 시간은
너무나 현실적이었고 너무나 끔찍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빨리 그 뒷부분을 읽고 싶기도 했다.
인물들의 이름에 익숙해지고
흥미진진한 인물인 아녜가 등장하면서 책의 스토리가 점점 더 흥미로워졌다.
주인공이 '아이'와 반대쪽의 인물인 '스중난'의 이야기가 각각의 방향에서 펼쳐지지만
어떻게 엮이게 될지는 예상이 되긴 했다.
예상 외로.. 범인(?)이 책의 중반에 밝혀져버렸다.
그리고 소설은 세 갈래로 갈라져서 전개되었다.
과연 뒷부분은 어떻게 전개될지 공금했는데.. 다행히 꽉 막힌 전개는 아니어서 다행스럽기도 했다.
음.. 생각보다 스중난이 악하게 그려져서 뭐랄까..
악인이 벌을 받는게 당연하다?는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 같기도 했지만..
악인이 벌을 안 받으면 또 찜찜하니까ㅋㅋ
마지막 결말을 보면서 시리즈로 나와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녜는 얼마든지 다른 스토리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야지의 스토리가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고..
정말 재밌으니 꼭 읽어보라는 지인의 추천으로 찬호께이의 책을 처음 접하고 이제 모든 책을 모으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망내인은 제일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와 내용이었어요. 한 소녀의 자살과 무관심한 주변, 언니와 탐정 해커의 사건을 끌고가는 이야기가 다음이 궁금해지게 잘 구성했어요. 요즘 시대에 우리는 모두가 망내인이기에 더 흥미롭게 읽었어요. 넷상 익명 활동이라지만 익명이 아닌 상황의 지금의 홍콩을 생각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더 들고요.. 굉장히 두꺼운 책이지만 가독성이 좋고 다시 읽을 생각하니 이북으로 사길 역시 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