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나는 직장에서 하루종일 쉬지 못하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퇴근을 했다.
차를 타고 시동을 걸었는데 집에 가기가 싫었다.
날 기다리고 있는 아들이 눈에 밟혔지만,
나는 너무 지쳐있었다.
할머니가 계시니 오늘 하루만 일탈을 해야겠다.
그래서 무작정 채광이 좋은 카페로 달려갔다.
정말 오랜만에 갖게 된 나를 위한 시간.
멍하니 앉아있다가 문득 가방속에 있던 이 책이 떠올랐다.
신랑이 가볍게 슬슬 읽히는 책이라면서 작년에 선물해줬던 책.
일년에 책 한권도 못읽어본지가 거의 5년째.
역시나 읽을 여유가 없어서 책장에만 꽂아두었다가
나도 모르게 갑자기 이 책을 짬내서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가방에 넣어 다녔지만 역시나 짬내서 읽을 수가 없었다.
때는 이때다 싶어서 책을 꺼내서 무작정 읽기 시작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눈의 속도와 뇌의 속도가 좀 달라서
한참을 곱씹어야 이해가 되는 스타일이라 엄청 천천히 읽는 스타일인데,
이 책은 누가 내 옆에서 같이 수다를 떨어주는 것 처럼 쓱쓱 읽어져 내려갔다.
20분도 안되서 한 챕터를 다 읽었고
1시간 만에 절반을 다 읽었다.
분명 난 혼자가 아닌데,
군중들 속의 외로움이랄까.
뭐 가족들과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닌데
유독 요즘 세상에 나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 느낌이 종종 들었었다.
왜그런지 이유도 잘 모르겠어서 답답했는데
책을 읽고나서 명확해졌다.
'그냥, 그런 때도 있는 거다. 좀 쉬어라. 남에게 애쓰기만 하지말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돌봐주어라. 나를 위해 벅차게 기뻐해 보자.'
늘 바쁘게 지냈던 나 자신은
늘 가족, 직장 동료 들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바빴던거지
정작 나 자신을 돌볼 시간은 없었던 것이었다.
이 대한민국에서 워킹맘으로 산다는 건 정말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내가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아이의 다양한 행동에 대해 긍정적이기 보단 부정적이고
내가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가득해져서
쉽게 화내고 욱했다.
특히 내가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혼자 바보처럼 눈물이 났던 내용이 있는데
나만 그렇게 행동하고 후회하고 또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게 아니라는 걸 작가의 말로 들었을 때
그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되었다.
산후 우울증을 좀 심하게 앓았고, 아직도 한두번씩 찾아와서 아이에게 욱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의 떼부림을 참지 못하고
미친 사람 처럼 아이에게 퍼붓고 나서는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함께 울며 자책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지키지도 못할 다짐을 하는 내가 싫었다.
정말 내가 너무 싫었다.
이 책의 [어질러진 방을 치우기 전에]라는 챕터를 읽는데
예전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아,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물론 아이에게 화낸 것을 합리화 시키려는 건 아니고
내 스스로를 너무 나약하고 치졸한 존재라고 생각했었는데
누구나 겪는 실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놓이기도 하고
앞으로 더 잘 마음 수련을 하며 육아에 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챕터에서 가장 와닿았던 것이
어질러진 방도 방이지만
어질러진 방을 치우기 전에
어질러져버린 내 마음도 토닥이고 돌봐주는게 우선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거기서 눈물이 터져버렸다.
그렇구나. 그냥 내 스스로를 마구 채찍질만 했는데
나를 안아주고 위로도 해줬어야 했던 거구나.
과거의 내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바보같이 카페에서 혼자 훌쩍훌쩍였지만
그때 해소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이렇게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울고 난 뒤 차라리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냥 아는 언니랑 대화하는 것 같은 책이어서
크게 메모를 따로 하거나 그러진 않고 술술 읽었는데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다짐하고 꼭 내 삶에도 적용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메모해놓고 박제 해두어야 겠다 ^^
1. 꼭 특별한 날이 아니고 평범한 날이어도 사랑하는 나 자신을 위한 셀프 선물을 해주기
2.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혼영 또는 혼밥의 시간을 갖기
3.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기
4.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취미는 겁먹지 말고 일단 그냥 시작해보기
5. 혼자 실컷 울 수 있는 비밀장소 만들기
6. 일상을 여행하듯 살기
7. 부지런히 내 몸 챙기기
8. 핸드폰에 웃는 내 모습 남기기
9. 나 데리고 오래 행복하게 살기
나는 그렇게 2시간 정도를 그 카페에서 이 책만 읽으며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고
집으로 가서 날 기다리던 아들을 꼬옥 안아주고 더 신나게 놀아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절반 밖에 못 읽은 책을 읽으러 또 그 카페에 갔다.
카페 사장님이 "어? 어제도 오시지 않으셨어요?" 라고 알아봐주셨다.
'그래... 이제 여기 단골이 되어야겠다. 이 곳을 내가 마음 놓고 울어도 되는 장소로 정해야겠다.'
그렇게 둘째날도 2시간 정도를 보내고서
나는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다.
대학생 때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도서관 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책이랑은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빨리 뒷장을 읽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
잘 가지고 있다가 또 힘이 떨어지면 읽어야겠다.
사실, 신랑은 표현에 조금 서투른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우울해하거나 힘들어하면 위로를 잘 못해주는 편인데,
이러쿵 저러쿵 말로 나를 위로하기 보단 그냥 이 책을 선물해주고
곁에서 응원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이제서야 깨달은 나. 스튜핏! (고마워 여보~ㅎㅎ)
이 책을 통해 힐링도 했고 다시 생활을 열심히 할 활력도 찾았다.
난생 처음으로 어떤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고,
나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소소하게 위로가 되어주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ㅎㅎ)
작가님 최고!
주변에 응원하고 싶은 워킹맘들에게 말없이 선물해줘야겠다.
이번달 북 리뷰. 끝.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나만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게 아니었구나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작가가 쓴 글 하나하나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나도 겪고 있었고 예전에 경험했던 일들이었다 다르다면 결혼과 비결혼의 차이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 어차피 내가 느끼고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작가도 다른사람들도 다 겪고 있다는 걸 나만 경험하고 힘들어하고 있지 않다는것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요즘 들어 더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휘둘리고 살지 않았나 싶었다 부모님이든 친구든 직장동료든 인간관계에 지쳐 소리라도 지르지 않으면 미쳐버리기 일보직전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자유로운 나로 살기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냥 일반적으로 하는 글이 아닌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들이었다 이 책은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만의 길을 가라고 진짜 나답게 사는 진짜 나를 찾으라 한다 어떻게 나를 위한 자립하기 위한 과정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글을 읽으며 울컥 하는 부분도 있었다
저자는 자존감을 잃지 않고 행복을 찾는 진짜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다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갖기 나만 아는 아지트 마련하기 나만을 위해 기뻐해 보기 내 사진 많이 찍기 나에게 선물 해 주기 완벽에 대한 강박 버리기 인스타그래 삭제하기 몸이 편한 옷 입기 건강한 음식 찾아 먹기 등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어려운 게 아니었다 조금만 시간을 내서 하면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자유롭고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었다 당장은 다 실천할 순 없어도 조금씩 시간을 내서 하나씩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