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한참 찾아볼때 읽었던책이다.
워낙 유명한 작가라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었길래 믿고 읽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계속 읽고 있어서 특별히 재밌는 다른 점이 있는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
시대적 배경이 지금 시대보다 옛날이라 더 재미있었다.
꼭 히가시노 게이고이 책이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고 싶다.
추리 소설이면 더 좋다.
11문자 살인사건은 Y섬으로 요트여행을 가는 도중에 사고를 당해 그 중 한 명이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요트여행을 다녀온 나머지 사람들도 한명씩 살인 당하며 요트여행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풀어간다.
작가는 사람들마다 선과 악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하고자 했던 책이다.
선과 악의 경계는 무엇일까? 이 살인사건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죽어도 되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독서토론을 하면서 의견이 하나로 통일되어 작가의 의도를 따라가기는 어려웠던 책이다.
오히려 죽고 죽이는 사람들, 이 죽음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인간관계에 대해 더 깊게 파고 들었다.
후유코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하나 아쉬웠던건 제목과 내용의 연관성이다. 중요한 소재가 되지 않아서 다른 제목으로 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20 :현실의 사건은 흑백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지. 선과 악의 경계가 애매하잖아. 그래서 문제 제기는 할 수 있지만 명확한 결론은 불가능해.
: 현실세계와 소설의 차이를 분명하게 찝어준 문장. 바로 직전에 읽었던 'H마트에서 울다'도 마찬가지로 좋은 부모란 무엇인가에 대한 결론을 결국엔 맺을 수 없었듯이, 인간은 너무 입체적이고 주관은 결코 진실의 잣대가 될 수가 없다. 어제 버스 밖 창문을 보면서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창문인지, 아니면 창문 밖 세상인지 가늠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영원히 어떤 것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지 않을까?
- monologue : 추리에 힌트를 주는 살인자의 독백. 사건과 관련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주어진 첫 독백을 흘려보냈다가 두번째 독백부터는 이 독백의 목적을 확연히 드러낸다. 살인자는 “무인도로부터, 살의를 담아”라는 살인을 예고하는 11문자를 피해자 혹은 예비 피해자에게 전한다. 그러나 단순히 이 11문자가 이 책의 제목으로 실린 것이 크게 설득력이 있지는 않다. 제목을 통해 기대했던 머리를 쓰고 짜임새있는 살인 사건이 전개 되지는 않았다.
- 인물들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첫장에 제시되었던 인물 소개 페이지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는지 모른다ㅋㅋ
- p.16 “없다고도 있다고도 할 수 있지. 살의는 가치관과 비슷한 거니까.” : 가와즈가 살해위협을 받고 있음을 밝히고, 의심이 가는 인물이 있느냐고 주인공이 물었을 때의 답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답변 방식이라 놀랐고 그래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이 문장 이후로 나타난 추리소설 작가라는 주인공과 가와즈의 직업은 이 문장을 한번에 이해시켜주는 설정이었다.
- 이후에 드러난 사건의 실체는 다소 허무했다. 밝혀지는 진실들은 전부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인 듯하다. 추리소설 작가인 주인공에게 셜록과 같은 추리를 바랐다면, 그것이 모순이었을지도. 단서에 대한 고민을 우리에게 전부 넘겨주더니, 마지막에 '사실은 이랬다' 하고 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이 조금 허무했다. 차라리 셜록처럼 그의 모든 독백을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물론 작가가 사용한 방식도 아예 없으면 재미없겠지만 너무 많이 등장하지 않았나?
- 옮긴이의 말에서 더 공감가는 말들이 많았을지도. “가치관의 충돌에서 빚어진 비극”, “'선'이라고 생각하는 가치가 진정 옳은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는 말은 이 소설의 전개를 조금은 이해시켜주는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한 구절에서도 짚었듯, 결국엔 모든 것이 결론이 불가능한 논제이기 때문.
- 작가가 여성을 이용하는 방식 : 결국엔 선과 악인 살인의 주체와 추리의 주체 모두 여성인 것은 마음에 드는 부분이지만,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8장에서 특히 거슬리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붉은 립스틱을 칠한 입술이 살아 있는 생물처럼 꿈틀댔다.'와 같이 굳이 명시하지 않아도 될 붉은 립스틱과 같이 여성의 외형에 대한 묘사가 나타날 때마다 불필요하다고 느껴졌다.
- 멀리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었기에 감정소모없이 볼 수 있는 클래식 정통 추리 소설 그 자체였다. 술술 읽히는 문체와 사건의 흐름은 순식간에 책에 빠져들 수 있게 만들었다. 클리셰가 가득하지만 몰입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던 책.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꽤나 많이 읽었구나..
이북을 모으면서 하나하나 보고 있는데 대부분 예전에 읽었던 작품이다.
그래도 다시 읽어도 재밌다는 게 함정ㅎㅎ
이 책은 살인예고 편지, 연쇄살인, 그리고 트릭..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많은 요소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추리를 해나가는 사람도 추리소설가.
추리의 마지막으로 향하는 길에서 독자에게는 알려주지 않는
주인공만의 추리 공백이 있지만 추리 내용을 읽게 되면 충분히 이해가 되기는 한다.
그런데.. 결론은..
선과 악을 이분법으로 정의하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극단의 상황에서 선택하는 것은 어떤 것이 옳은지 아닌지 더욱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도 안다.
범인의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심정적으로 이해는 가고
반대로 범인에게 빌미(?)를 제공한 이들 역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이용하는 또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씁씁할 결말이다.
주인공이 살해당한 애인의 마지막 행적을 쫓는 11문자 살인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정통 추리소설 방식을 따르고 있는 작품으로 미스터리를 향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여성 추리소설가인 나와 범인의 독백이 각각 1인칭으로 번갈아 전개되며 재미를 더하는 이 작품은 고전 추리의 원석을 보는 듯하다 독자들이 주인공과 함께 추리 대결을 펼치는 형식인 정통 추리소설의 기법도 충실히 녹아 있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가 지금까지 수십여 편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치밀한 플롯과 기막힌 반전의 원류가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그의 초기 대표작을 다시금 주목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11문자 살인사건은 반전과 밀실 트릭 매력적인 주인공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열린결말등 추리소설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 중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으로 일본에서 드마화 되면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이다
바다에서 시체가 떠올랐다 신원은 30대 남성 나의 애인이었다 애인에 대한 이야기와 남겨진 물건들에서 비춰지는 남자는 내가 알던 애인과는 달라서 낯설기만 하다 애인의 유품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나는 지금껏 그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애인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부분을 파헤치기 위해서 그의 수첩에 적힌 마지막 일정을 따라 행방을쫓기 시작한다 나는 1년 전 요트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이 살인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을 추궁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어딘지 석연치 않다 심지어 사건에 다가갈수록 내가 조사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경악할 만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살인 후에 도착하는 11개의 글자가 적힌 편지는 누가 보낸 것일까? 과연 누가 누구를 죽인 것일까?
그리고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던 것일까?
대부분의 추리소설에는 가해자가 명확하다 살인을 저지른 쪽과 살인을 당한 쪽 여기에서 살인을 저지른 쪽은 대개 악인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선인도 악인도 없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것을 신념으로 여기고 있느냐에 따라 11문자 살인사건 속 사건은 크게 달라진다 소설을 읽다보면 악인이라 생각한 이들을 함부로 비난하기 어려운 아이러니한 상황에 내몰린다 등장인물들이 정의한 악이란 성질은 우리가 대부분 안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핏 평면적으로 보이는 사건이지만 어떤 관점과 입자에서 이 책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악인은 바뀐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우리 내면의 선과 악을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선악의 경계선에 대한 정의를 독자들에게 돌린다 작품에서도 ㅁ라하고 있듯이 현실은 흑백이 분명하지 않은 세계이다 11문자 살인사건은 이 불분명한 세계에서 오는 괴리감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