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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과학책 번역하는 남자 스릴러 번역하는 여자의 언어로 세우는 세상 이야기

박산호,노승영 | 세종서적 | 2018년 8월 28일 한줄평 총점 9.2 (3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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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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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아름답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일, 번역”
한국 출판 시장에서 번역서의 비율은 눈에 띄게 막대하다. 전 세계 곳곳에서 주목받은 책들이 한국 시장에 발 빠르게 출간되고, 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저마다 ‘믿고 보는 번역가’가 있을 만큼 열렬한 팬을 거느린 이들도 여럿이다. 특히 한강이 쓰고 데버러 스미스가 영어로 옮긴『채식주의자』가 2016년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면서 번역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원작의 가치와 문학적 아름다움을 번역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데버러 스미스가 화제의 중심에 서면서 번역가의 일을 궁금해하는 사람은 물론 번역가를 꿈꾸는 이들도 늘어났다.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을 쓴 저자들은 그동안 걸출한 인문 도서를 번역해온 노승영 번역가와, 환상적인 장르 소설을 한국에 소개해온 박산호 번역가다. 노승영은『시사IN』 ‘2014년 올해의 번역가’로 뽑힐 만큼 인정받은 실력파다. 특히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박산호 번역가는 스릴러 소설을 많이 번역해왔다. 탐나는 책을 소개하고 옮기기에도 바쁜 그들이 어쩌다가 의기투합해 이 책을 썼을까? 노승영 번역가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 진지한 이야기로 머리말을 시작한 것은 단순히 이 언어를 저 언어로 바꾸는 것만이 번역가의 일은 아님을 밝혀두고 싶어서다. 번역을 하다 보면 언어에 대해, 문화에 대해, 균형에 대해,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 독자들이 접하는 것은 고민의 결과, 즉 종이 위의 텍스트뿐이지만 그 뒤에 고민하고 실천하고 무엇보다 ‘살아가는’ 번역가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텍스트 뒤에 우뚝 서 살아가는 번역가의 삶을 다룬 이 책은『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이라는 제목처럼 번역가의 일상에서부터 번역 테크닉, 번역가 되는 법, 번역료 문제, 선배 번역가로서 추천하는 영어 공부법과 미래의 번역가들을 위한 참고 도서 목록까지 온갖 주제를 다룬다. 번역과 번역가에게 궁금한 것이 있었던 독자는 물론 책의 세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번역이란 단순한 옮김이 아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번역가는 숱한 고민의 밤을 보낸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한국어로 바꾸어 독자에게 소개하는 일은 쉴 새 없이 흐르는 물속에서 단어를 길어내는 것과 같다. 길어낸 단어를 적당한 모양새로 다듬고 알맞은 곳에 이어 조화로운 아름다움이 일품인 조각보를 만드는 것, 그 지난한 일이 바로 번역이라는 작업이다. 그래서 박산호 번역가는 이를 일컬어 “아름답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표현한다. 그에게 사진을 가르쳐주던 선생님이 “일본과 한국의 공기나 바람이 달라서 사진에 그런 점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을 때 번역가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그러니 번역이 어려울 수밖에 없지’라는 것이었다. 우리의 것과는 다른 공기와 바람과 습도를 언어로 포착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이 질문에 두 번역가는 본인들의 일상을 대답으로 제시한다. 박산호 번역가는 “텍스트를 읽고 또 읽고 다시 읽는다. 일을 하지 않을 때도 끊임없이 그 텍스트를 생각한다. (……) 작가와 대화를 나눈다고 상상하며 한 언어와 다른 언어 사이에 일어나는 간극을 메우기 위해 줄기차게 매달린다.”
노승영 번역가는 “좋은 번역은 자국어의 지평을 넓힌다”는 신념으로 텍스트를 파고든다. 그는 번역투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번역투가 우리말을 오염시킨다고 생각하지만 언어는 번역을 거쳐 다른 언어와 접촉하며 끊임없이 발전한다. 기존의 한국어 어법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문장을 만났을 때 번역가는 한국어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모색한다”고 말한다. 충분한 고민을 바탕으로 짜인 ‘번역투’는 한국어를 확장하는 실험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제대로 된 무대가 쌓여갈수록 한국어가 다른 나라의 독자들을 만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텍스트에 대한 번역가들의 치열한 고민을 담다
번역가는 텍스트와 엎치락뒤치락하며 벼려진다. 단어 하나를 두고 미궁에 빠질 때도 많다. 예컨대 노승영 번역가는 미국 오대호를 요트로 일주한 저자가 쓴『오대호 항해기』를 번역하던 중 ‘세일(sail)’이라는 대목에서 발목이 잡혔다. 세일은 한국어로 ‘항해하다’, 사전적 의미는 ‘배를 타고 바다 위를 다니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작품의 무대는 호수였다. 처음에 그가 생각해낸 대안은 ‘항해하다’의 ‘해(海)’를 호수를 뜻하는 ‘호(湖)’로 바꾸어 신조어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 번 쓸 단어를 억지로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 유의어들을 뒤졌다. ‘항주하다’, ‘주항하다’, ‘운항하다’ 등 과연 어떤 단어가 독자의 머릿속에서 충돌하지 않고 부드럽게 흡수될지 머리를 썩인 끝에 그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호수를 항해하다’라는 모순적인 표현을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어는 친족 관계를 유난히 세세하게 따지는 언어다. 그래서 ‘sister’라고 불리는 인물이 언니인지 여동생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저자에게 직접 문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 한국어와 영어 앞에서 고뇌하는 번역가들은 집단 지성으로 일구는 대역어 사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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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차례
들어가는 말
번역이라는 작업
번역한다는 것, 번역된다는 것_ 노승영
아름답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일, 번역_ 박산호
쉬운 책, 힘든 책, 어려운 책_ 노승영
직역, 의역 논쟁_ 노승영
세상에는 두 종류의 번역가가 있다_ 노승영
나는 더 인간다워지기로 했다_ 박산호
오역_ 노승영
정오표_ 노승영
재번역_ 노승영
책으로 떠나는 여행_ 박산호
마감이라는 숙명_ 박산호
생계형 번역가의 하루
꿈꾸지 않았던 천직_ 박산호
작업실 연대기_ 박산호
번역가와 시간_ 노승영
번역가의 직업병_ 노승영
한밤의 리추얼_ 박산호
몸에게 물어야 할 시간_ 박산호
번역보다 힘든 옮긴이 후기_ 노승영
옮긴이 후기의 괴로움_ 박산호
번역료_ 노승영
번역료를 받기까지의 험난한 여정_ 박산호
책 쓰는 번역가로 살다_ 박산호
살펴보고, 톺아보고, 따져보기
제목이 반이다_ 노승영
좀비처럼 버티기_ 박산호
과학책 번역_ 노승영
‘항해하다’와 ‘항호하다’_ 노승영
‘instead of ~ing’와 ‘대신’_ 노승영
메일_ 노승영
‘Fuzon Chung’을 찾아서_ 노승영
신견식 씨에 대하여_ 노승영
고마운 사람들_ 노승영
스크린셀러 뒷담화_ 박산호
저주받은 걸작들_ 박산호
번역가의 친구들
번역가의 우정_ 노승영
편집자와 나_ 박산호
번역가와 편집자_ 노승영
나의 사랑하는 사전_ 노승영
번역가의 장비_ 노승영
영국에 이어 내 몸매까지 점령한 홍차_ 박산호
슬럼프를 통과하는 몇 가지 방법_ 박산호
번역가를 꿈꾸는 당신에게
원석을 보석으로 탈바꿈하는 번역 기획_ 노승영
검토서부터 써보라_ 박산호
단어 공부_ 노승영
번역가의 영어 공부_ 박산호
번역가의 단어 공부법_ 박산호
알파고와 번역의 미래_ 노승영
번역 지침서 추천_ 노승영

도서 목록

저자 소개 (2명)

저 : 박산호
번역가, 에세이스트.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에서 공부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화 ‘툼스톤’의 원작 소설 <무덤으로 향하다> 번역을 시작으로 번역가로 데뷔. 이후 스릴러의 거장인 로렌스 블록의 소설 시리즈, 영화 ‘월드워Z’의 원작 소설인 <세계대전 Z>, 영화 ‘차일드 44’의 원작 시리즈, 여성 첩보원 시리즈 ‘레드 스패로우’의 원작 소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의 원작 <토니와 수잔>, 그래픽 노블 <사브리나>, <양들의 침묵>을 쓴 토머스 해리스의 <카리 모라> 등 다수의 스릴러 명작들을 20년 가까이 번역하면서 스릴러 문법과 구조를 ... 번역가, 에세이스트.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에서 공부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화 ‘툼스톤’의 원작 소설 <무덤으로 향하다> 번역을 시작으로 번역가로 데뷔. 이후 스릴러의 거장인 로렌스 블록의 소설 시리즈, 영화 ‘월드워Z’의 원작 소설인 <세계대전 Z>, 영화 ‘차일드 44’의 원작 시리즈, 여성 첩보원 시리즈 ‘레드 스패로우’의 원작 소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의 원작 <토니와 수잔>, 그래픽 노블 <사브리나>, <양들의 침묵>을 쓴 토머스 해리스의 <카리 모라> 등 다수의 스릴러 명작들을 20년 가까이 번역하면서 스릴러 문법과 구조를 익힌 스릴러 매니아. 첫 장편소설 <너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루나의 거짓말(가제)>을 비롯해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일은 스릴러처럼, 일상은 딸 릴리, 고양이 송이, 강아지 해피와 시트콤처럼 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공저)>, <단어의 배신>,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우리 지금, 썸머(공저)>가 있다.

인스타그램 @sanho.2015
페이스북 sanho.bag1
저 : 노승영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컴퓨터 회사에서 번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환경단체에서 일했다. ‘내가 깨끗해질수록 세상이 더러워진다’라고 생각한다. 박산호 번역가와 함께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을 썼으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오늘의 법칙』 『서왕모의 강림』 『에 우니부스 플루람』 『여우와 나』 『끈이론』 『유레카』 『시간과 물에 대하여』 『향모를 땋으며』 『약속의 땅』 『자본가의 탄생』 『새의 감각』 『나무의 노래』 등 다수의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 2017년 『말레이 제도』로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선정 제3...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컴퓨터 회사에서 번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환경단체에서 일했다. ‘내가 깨끗해질수록 세상이 더러워진다’라고 생각한다. 박산호 번역가와 함께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을 썼으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오늘의 법칙』 『서왕모의 강림』 『에 우니부스 플루람』 『여우와 나』 『끈이론』 『유레카』 『시간과 물에 대하여』 『향모를 땋으며』 『약속의 땅』 『자본가의 탄생』 『새의 감각』 『나무의 노래』 등 다수의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 2017년 『말레이 제도』로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선정 제35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상을 받았다. 홈페이지(http://socoop.net)에서 그동안 작업한 책들의 정보와 정오표, 칼럼과 서평 등을 볼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좀비처럼 버텨 자리를 다진다
박산호 번역가는 장르 소설 전문 번역가로 성장한 일대기를 들려준다. 좀비라면 스카이 콩콩을 타고 뛰어다니는 홍콩 귀신밖에 떠올리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 그는 좀비 영화 연대기는 물론 좀비의 유형과 특징을 줄줄 꿰는 베테랑 좀비 번역가다. “꿈꾸지 않았던 천직”이라고 자신의 업을 설명하는 박산호 번역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지나 운명처럼『세계 대전 Z』라는 작품을 만났다. 말 그대로 ‘좀비’처럼 버텼던 시절이었다.
그의 시간은 “크로노스다. 철저히 마감을 중심으로 흐른다.” 슬럼프가 덮칠 때도 있고, 직업병이 몸을 습격할 때도 있다. 이 모든 방해 공작을 불사하고 마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번역가의 일상이 박산호 번역가의 유머러스한 글솜씨로 술술 쏟아져 나온다.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가 전수하는 ‘번역가의 영어 공부법’도 놓치기 아깝다.
이처럼『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에는 분명한 색을 가진 두 번역가의 개성이 담겼다. 자기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열정과 성실함은 장인 정신과 닮았다. 묵묵히 책을 빚는 사람들, 책과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 출판 번역계의 내로라하는 두 베테랑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기 권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11건)

번역은 복원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y******7 | 2021.10.15

번역은 복원이다”p.4

 ->작가의 글을 다른 언어로 그가 원하는대로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번역이라고 그는 말했다.

 

번역서는 단순히 한국의 서점, 도서관, 서재가 아니라 한국어 속에 자리 잡아야한다.”p.65

 ->그렇기에 한국어를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번역은 말하자면 꾸역꾸역 읽기라고나 할까?” p.102

 ->꾸역꾸역 한글자 한글자 읽다보면 한권의 책이 끝나는 법~!

 

"어느 이탈리아 장인은 한 땀 한 땀 추리닝을 만든다지만 번역가는 한 자 한 자 원고를 엮는다. 글자는 번역가의 땀이다. 어떻게 보면 인형에 눈을 붙이는 작업과도 그리 다르지 않다. 200자 원고지 한 매에 4000원을 받는다고 치면 20원짜리 글자를 하나씩 원고지에 붙이는 격이니 말이다.“ p. 129

->장인 정신이 아니고서야 번역도 못할 일이다.  

 

"난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비슷하다고 생각해. 전체를 받치는 일층은 생활비를 벌기 위한 곳이지. 하지만 그것뿐이면 너무 재미없잖아.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한 이층이 필요한 거야. 꿈만 꾸는 집은 무너지지만 밥만 먹는 집은 답답하잖아.“ P. 139

->변두리로켓 일드 중

 ->가장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한 1층, 꿈을 이루기 위한 2층을 위해 오늘도 잊지 않고 노력해야지~!

 

전업 번역가가 번역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 째로 들 수 있는 이유는 번역 속도다. 이건 두말할 필요 없는 전업 번역가의 장점이다.”p.169

 ->하루 꼬박 혹은 7-8시간을 한 자리에 앉아서 마감날짜를 지키기위해 사명감을 다하는 번역가들을 타직업인들은 따라갈 수 없는 법이다.

 

"한국어는 영어와 달리 친족 관계를 시시콜콜 구분하고 따로따로 명칭을 붙이기 때문에 번역가는 저자가 밝히지 않은 정보까지 알아내야 제대로 번역할 수 있다.“ p. 178

  ->그래서 저자에게 일일이 이메일로 물어보아야 하는지라 시간이 배는 더 걸린단다. 우린 왜 이러게 친족에 집작하는 걸까?

 

"편집자는 첫 독자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 독자는 내가 오역이나 오타를 저지른 것이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볼 뿐 아니라 걸핏하면 내 문장을 자기 멋대로 뜯어 고치는 사람이다.“ p. 239

 ->편집자와의 그 불편한 그 관계에 대한 정의

 

"사전 찾는 일의 8할은 수많은 대역어 중에서 가장 알맞은 단어를 고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전에서 마음에 드는 대역어를 찾지 못하면 번역가의 고뇌는 기학급수적으로 늘어난다.“ p. 246

 ->가장 꼭 맞는 단어를 골라내지 못하면 머리를 싸매고 화장실을 못간 마냥 끙끙 앓는단다.

 

"슬럼프 대처법

첫 번째 방법은 무작정 밖으로 탈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마지막 방법은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면서 동시에 효과가 큰 방법으로 빚을 지는 것이다.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을 과감히 지르거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해버리는 것이다.“ p. 263-265

 ->두번째 방법을 자주 써먹는데 세번째는 화끈하지 않을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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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번역가 모모씨의 일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비**니 | 2019.01.15

서평 제목을 알랭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따왔습니다. 산뜻하고 평온해 보이는 표지 느낌과는 다르게 번역가의 치열한 일상과 희로애락이 가감없이 쓰인 책은 과학책 번역하는 남자 노승영씨와 스릴러 번역하는 여자 박산호씨가 1년 반 가까이 온라인 매체에 쓴 칼럼을 엮은 에세이입니다.

저 역시 번역을 밥벌이로 삼고 있어서 그런지 책 제목이 ‘번역가 모모씨의 일일’인데 자꾸만 ‘열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전업 번역가는 말 그대로(literally) 열심히 일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죠. 보통 직업이 번역가라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영어 잘하시겠네요.”, “시간 여유가 좀 있겠네요.”, “육아하면서도 일하기 좋겠어요.” 등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실제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영어를 잘해야 하지만 영어만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시간은 관리하기 나름이지만 대부분은 직업병을 달고 지내며 바깥 세상과 스스로를 격리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두 저자는 번역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적 고민과 애환, 번역가 지망생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할 만한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가감없이 담았습니다.


완벽한 번역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라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는 저자의 솔직함입니다. 모든 글이 솔직 담백하지만, 그 중에서도 노승영 번역가가 상당히 부끄러울 수 있는 과거의 오역 사례를 소개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과학 전문 번역가로 잘 알려졌고 시사주간지 ‘시사인’이 선정한 ‘2014년 올해의 번역가’로도 뽑힌 베테랑 번역가의 고백은 오역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후배 번역가에게 위로가 되는 동시에 용기도 줍니다.


번역가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성실함, 쪼잔함, 겸손함, 집요함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중요한 것을 꼽자면 ‘강한 멘탈’을 들 수 있다. 번역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오역을 저지를 수밖에 없기에, 편집자나 독자에게 오역을 지적 받을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면 번역가로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51쪽)


하지만 번역가로서 최선을 다했다면, 사전의 마지막 의미까지 찾아보고, 구글 마지막 페이지까지 검색하고 머리가 터질 때까지 고민했다면 자신의 마지막 판단을 믿고 당당하게 선택하기 바란다. (54쪽)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시대 번역가의 운명은? 
얼마 전 해외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호기심에 자막을 한국어로 설정해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자동 번역된 문장이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해외여행을 갔을 땐 그 나라 언어를 못해도 스마트폰의 번역기로 바로 소통할 수 있고, 심지어 약국에서 제품명만 사진을 찍으면 텍스트 이미지를 인식해서 번역되는 어플도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앞으로 내 생계가 위협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든 적이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번역가들은 한번쯤 그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박산호 번역가 역시 2017년 네이버의 파파고 서비스를 보고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저자가 나름대로 고민하고 기계번역에 대한 조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그나마 문학과 철학 같은 분야는 당분간 기계번역으로 대체하기 힘들다고 본다면, 그때까지라도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실력의 날을 다듬는 수밖에 없다.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번역이란 아마도(?) 기계는 가질 수 없는 풍요로운 정서와 상상력을 갖춘 번역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더욱 더 인간다워지기로 했다. 그러자면 기계적으로 옮기던 습관에서 벗어나
보이는 것 너머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49~50쪽)

 

번역은 즐거운 고통의 연속

 

번역에 대한 보상은 노력이 아니라 결과를 기준으로 주어지며 결과는 질보다 양으로 측정된다. 실력보다 속력이 중요하다. 물론 실력이 향상되면 번역료가 어느 정도 인상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초보와 대가가 받는 번역료에는 큰 차이가 없다. (94쪽)

 

비슷한 실력의 번역가가 있으면 같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을 소화하는 번역가에게 일감을 줄 것입니다. 그래서 속력도 실력이고, 체력도 실력입니다. 다른 분야처럼 연차가 올라가면서 수입이 비례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보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습니다.

 

가끔씩 작업 진도는 안 나가는데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 이 가성비 낮은 일을 왜 하고 있나 라는 자괴감에 우울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내용을 작업할 때, 아름답고 의미 있는 문장을 옮기고 있을 때,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남들은 모르는 희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도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보람도 느낍니다. 이처럼 번역은 즐거운 고통의 연속입니다.


이 일은 끊임없이 텍스트와 대화를 나누며 읽고 또 읽는 생활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또한 옮길 수 없는 텍스트를 옮기는 일에 비애와 슬픔을 느끼겠지만 그마저도 즐길 경지에 오르면 굉장히 강력한 무기가 생기는 셈이라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이 모든 괴로움과 슬픔을 음미할 준비가 됐다면, 번역의 세계로 들어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9)


번역 잘하는 방법에 관한 책은 꽤 많습니다. 번역에 관한 기술보다는 번역 한 번 해볼까 하는 분들, 번역가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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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보* | 2018.12.09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다가 초급 단계를 지나고 자격증도 따고 중급 단계가 되어 점차 공부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번역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실력도 싸일테고 그럼 언젠가 나도 번역일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늘 초점은 얼마나 그 언어에 대한 지식을 아느냐 였지 문화라느니 글에 관련된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번역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번역일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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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5건)

구매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지**니 | 2019.02.16

리뷰를 쓴 다른 많은 독자처럼 모모라는 번역가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더니, 번역가들의 경험담과 삶에 대해 쓴 책이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어를 익히기도 하고, 자격증도 따보기도 하고, 번역일에도 관심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특히 영화를 보면서 분명 한국말인데 자막 내용이 이해가 안 갈때나, 아무리 봐도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번역된 자막을 볼 때면 내가 해도 이보단 낫겠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번역의 세계에 들어가보면 번역이란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구나 금세 깨닫게 된다. 그런 경험이 약간 있었던 터라, 책의 내용에서 저자들에게 공감이 가고 와닿는 것이 많았다. 번역일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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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g****i | 2019.02.07
번역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 영어공부법과 번역 팁부터 시작해서 번역을 할 때 겪는 고충, 번역료, 인공지능과 번역 등등 여러 정보들이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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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치열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어서, 파스텔톤 책 표지에서 풍기는 몽글몽글하고 달달한 느낌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내용도 표지 디자인 만큼 귀여울 줄 알았다.) 원문의 brother를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 저자에게 메일을 보내서 형인지 동생인지 물어야 했던 일, korean scientist C.Y. Jung의 한국식 이름을 찾기 위해 그의 논문을 뒤져 이메일 주소를 찾아낸 일, 번역료를 떼인 일, 오역 논란에 마음앓이를 한 일 등등등....아무리 낭만적으로 보이는 직업이라도 가까이 보면 절대 그렇지 않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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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노승영, 박산호]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o*z | 2018.11.15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이라는 제목에 일본 번역가 '모모' 씨의 이야기인가 생각했습니다. 아니 제가 이런 큰 실수를... 읽다 보면 번역가 분들의 애환, 고충에 공감하고 평소 하던 생각을 번역가 분들도 하고 계셔서 놀라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존잘님의 책을 번역하라니 나에겐 무리야...!라던가, 아무리 책 내용이 싫었어도 그렇지 그걸 니가 까면 안 되지...!같이 평소 생각하던 것이나 읽다가 번역가님 이 부분 보시면 멘탈이 괜찮으시려나...? 싶었던 것도 역시나 고민하고 계셨구나 하는 것이요.(정성들인 것이 보이는 책에 있는 오역이나 오.탈자는 읽는 사람도 안타깝게 만듭니다.) 무거운 작법책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가벼운 일상 이야기라 읽기에 부담 없이 번역가의 하루를 슬쩍 본 것 같아요.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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