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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현아 | 쌤앤파커스 | 2018년 10월 19일 한줄평 총점 10.0 (4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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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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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1년 2개월 동안 외과중환자실에서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쉼 없이 달려온 한 간호사의 절절한 고백이자 용기 있는 외침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성년이 되기까지 걸리는 20여 년 시간 동안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직업적 신념을 꿋꿋이 지키며 살아온 한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수도 없이 부딪쳤을 고뇌와 좌절은 또 어떻게 이겨냈을까?

저자는 지난 2015년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 사태 당시 ‘간호사의 편지’로 전 국민을 감동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2015년 6월 12일 <중앙일보> 1면)라는 제목으로 실린 김현아 간호사의 글은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패한 의료인의 회한과 절규, 그럼에도 내 환자를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아낸 것이었다.

이 책은 삶과 죽음이 전쟁 같은 사투를 벌이는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의 업무 현장,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이라는 중요한 축을 책임지고 있으면서도 늘 처친 어깨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우리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간호사들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이자 ‘인간에 대한 예의’가 무엇인지를 잊은 채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우울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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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간호사의 진솔한 이야기
1장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들
밀린 보험료와 맞바꾼 꿈
간호사 실기시험에서 떨어진 날
두 개의 세상
간호사와 환자의 거리
환자의 밥을 먹은 간호사
계속 간호사로 살아도 될까?
때론 간호사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
간호사도 사람이다
착한 간호사는 머물 수 없는 나라
중환자실 이야기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
수액 바늘을 꽂다가, 문득
“당신 덕분에 내가 살았어”
다친 마음이 더 이상 닫히지 않으려면
그렇게 간호사가 된다
나는 나의 결정을 믿는다
2장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
- 메르스 사태의 한가운데에서 보낸 14일
50대 여성 환자
15번
허를 찔리다
생이별
코호트 격리
세상이 마음을 닫다
비난의 화살
간호사의 편지
기적이 일어나다
코호트 격리 끝 - 두 번째 편지
메르스 종식 1년 - 마지막 편지
3장 간호사, 그 아름답고도 슬픈 직업에 대하여
마지막 약속
처음으로 저지른 실수
두 번의 죽음
중환자실의 이방인들
또 다른 엄마
마지막 면도를 준비하는 시간
돈만 아는 사람들
에어백과 카시트
아기 사진에 붙어 있던 밥알
기억을 잃는다는 것
꽃잎 몇 장 떨어져도 꽃은 꽃이다
목숨 대신 미국 국적을 선택한 여인
자식 잃은 부모는 영원히 침몰한다
고향 가는 길
지키지 못한 마지막에 대하여
욕쟁이 할머니의 쓸쓸한 침묵
서른 살, 전쟁은 그렇게 끝났다
인간에 대한 예의
내 편이 되어줘
희생의 의미
간호사, 그 아름답고도 슬픈 직업에 대하여
맺음말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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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김현아
지독하게 가난했던 고등학생 시절, 밀린 의료보험료 23만 원을 내지 못해 동사무소에서 울음을 터뜨린 어느 날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가족이 아플 때 직접 돌봐주겠다는 심정으로 간호사가 되었지만 대학병원 외과중환자실에서 21년 2개월 동안 일하며 가족 이상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만났다. 아픈 사람들을 더 잘 돌보고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마음에 3교대로 일하면서도 임상간호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4시간 긴박하고 고된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틈틈이 글을 쓰면서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감염병 메르스가 대유... 지독하게 가난했던 고등학생 시절, 밀린 의료보험료 23만 원을 내지 못해 동사무소에서 울음을 터뜨린 어느 날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가족이 아플 때 직접 돌봐주겠다는 심정으로 간호사가 되었지만 대학병원 외과중환자실에서 21년 2개월 동안 일하며 가족 이상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만났다. 아픈 사람들을 더 잘 돌보고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마음에 3교대로 일하면서도 임상간호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4시간 긴박하고 고된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틈틈이 글을 쓰면서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감염병 메르스가 대유행하던 2015년 중환자실 코호트 격리 중에 쓴 글이 ‘간호사의 편지’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전 국민을 감동시킨 주인공이 되었다. 그의 글은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라는 제목으로 《중앙일보》 1면에 실렸다. 한국 사회에서 간호사들이 처해 있는 열악한 노동 환경, 인권 침해, 불합리한 처우 등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으며, 2016년 간호 전문직 위상 정립에 기여하고 간호 정신을 구현한 사람에게 주는 ‘올해의 간호인 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리뷰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외과중환자실 간호사 21년,
전국을 울린 ‘간호사 편지’의 주인공
김현아가 고백하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 땅의 간호사들 이야기

10명 가운데 7명꼴로 인권침해 경험(69.5%) / 원하지 않는 근로 또는 강제 연장근로 경험 35% /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받지 못했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연차유급휴가를 제한당한 사례 28% / 생리휴가나 육아휴직, 임신부 보호 등 모성보호 관련 인권침해 경험 22% / 우리나라 근로자 산업별 이직률 평균보다 최대 8.2배 높음(2011년 30.3%에서 2016년 35.3%로 오히려 증가) / 열악한 근로실태, 턱없이 부족한 인력 /“12시간 근무면 행복.”(* 2017년 12월 간호협회와 복지부가 실시한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 <한겨레> 등의 언론 보도 참조.)

이런 처참한 환경 속에서 오롯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백의(白衣)의 천사(天使)’라고 불리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100가지 일을 해야 해서 ‘백(百) 일의 전사(戰士)’라 불리는 사람들, 단 한 번의 실수도 스스로 허락하지 않고 허락받을 수도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바로 대한민국 간호사다.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는 21년 2개월 동안 외과중환자실에서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쉼 없이 달려온 한 간호사의 절절한 고백이자 용기 있는 외침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성년이 되기까지 걸리는 20여 년 시간 동안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직업적 신념을 꿋꿋이 지키며 살아온 한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수도 없이 부딪쳤을 고뇌와 좌절은 또 어떻게 이겨냈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삶과 죽음이 전쟁 같은 사투를 벌이는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의 업무 현장,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이라는 중요한 축을 책임지고 있으면서도 늘 처친 어깨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환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늘 강해져야 했지만
언제나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간호사들
그들의 조그만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저자는 지난 2015년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 사태 당시 ‘간호사의 편지’로 전 국민을 감동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2015년 6월 12일 <중앙일보> 1면)라는 제목으로 실린 김현아 간호사의 글은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패한 의료인의 회한과 절규, 그럼에도 내 환자를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아낸 것이었다. 그 편지는 의료진을 향한 불신을 거두고 전 국민에게 용기를 불어넣음으로써 메르스 조기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저자는 2016년 ‘올해의 간호인 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저자가 얻은 개인적 영예와는 별개로 이 나라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인권과 처우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업무 시간이 끝나고도 병원 행사에 강제로 동원되고 선정적인 장기자랑을 강요당하거나 피 말리는 3교대 근무, 인력 부족, 각종 폭언에서 비롯된 감정소모 등의 삼중고에 시달리다 결국에는 한 대형병원의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여성이 다수인 간호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한몫한다. “틀어놓은 TV 속 드라마에서는 간호사가 몸에 꽉 달라붙는 유니폼을 입고 아이스커피를 손에 든 채 한가로이 병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남자 의사가 간절히 환자를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사이, 화장을 짙게 하고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단 간호사들은 수다스럽게 몰려다니며 남 얘기를 주고받거나 여기저기 참견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위염과 방광염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을 떠났던 선배들이 떠올라 TV를 꺼버렸다.”(29쪽)
최근 우리 사회는 ‘갑질’, ‘여성혐오’, ‘성폭력’에 대항하는 ‘#미투’, ‘#위드유’ 캠페인 등으로 권위주의와 폭력,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서기 위한 거대한 변화의 움직임을 목격하는 중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강자에게 당하기만 하던 사람들이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조그마한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모습에 감회가 새로웠다. 환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늘 강해져야 했지만 여전히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간호사의 이 조그만 목소리에도 부디 귀 기울여주기를 간절히 바란다.”(17쪽)

간호사가 포기하고 주저앉는 순간
환자들도 같이 주저앉는다

너무 배가 고팠던 나머지 환자의 밥을 먹은 신규 간호사, 생리대를 갈 시간조차 없어 피가 흠뻑 번져 나오던 선배 간호사의 유니폼, 병원 행사에 빈 자리를 메우라는 지시에 퇴근도 못 하고 강연장으로 끌려간 간호사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자주 울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려는 생명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자부심보다는 축 처져 있을 간호사들의 어깨가 서러웠기 때문이고, 자신의 환자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저승사자와 싸우는 ‘전사’가 되어야 하는 그 고단한 시간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 신규 간호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태움’이라는 단어가 병원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간호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외면한 채 이미 힘을 잃고 쓰러질 듯 간신히 서 있는 간호사들만의 문제로 돌리는 시선들에 맞서고 싶었기 때문이다.”(16~17쪽)
병원이 인력보다 시설 투자 경쟁에 열을 올리는 사이 간호사들은 청소 용역비용을 충당하는 미화원 역할까지 도맡아 하게 됐다. 간호사가 주저앉으면 환자도 주저앉는다. 간호사가 자신의 환자들을 끝까지 보살피고 지키려면 간호사에게도 애정 어린 보호와 보살핌이 절실하다는 투명한 진실을 이 책은 보여준다.

1장(‘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신규) 간호사들의 험난하고 치열한 삶, 이익 창출 중심으로 돌아가는 병원 시스템 속에서 무참히 짓밟히는 간호사의 인권과 처우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2장(‘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2015년 메르스 사태의 한가운데서 보낸 생생한 경험을 들려준다. “낙타를 가까이 하지 말 것”이라는 정부의 경고에 뜨악해하던 초기 분위기부터 본격적으로 감염자와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급변해갔던 중환자실의 하루하루가 눈앞에 있는 듯 펼쳐진다. 특히 메르스 사태 당시에 전국을 감동시킨 ‘간호사의 편지’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서 탄생했는지, 그 숨은 이야기를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다.
마지막 3장(‘간호사, 그 아름답고도 슬픈 직업에 대하여’)은 간호사와 환자 사이에서 싹트는 깊은 애정과 유대 관계를 따스하게 그려냄으로써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왜 간호사라는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인지를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극적으로 보여준다.
남자친구의 방화로 두 다리를 잃었지만 웃음과 희망까지 잃지는 않았던 20대 여성, 강제 입양된 아기의 사진에 남몰래 밥풀을 붙여가며 어미의 몫을 하고 있던 정신지체 노숙자, 수시로 폭력을 휘두르는 50대 남편에게서 도망치려고 뜨거운 철판 위를 내달리다 두 발바닥이 새카맣게 타버린 20대 베트남 여성…. 공교롭게도 저자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은 환자들은 일용직 노동자, 노숙자, 홀로 살아가는 노인, 조선족,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간호사였던 저자에게 모든 환자들은 죽음의 그림자가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게 지키고 돌봐줘야 할 하나의 평등한 생명이었다. 그 과정에서 영영 혹은 멀리 떠나버린 삶들은 저마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하나씩 남겼다.
“삶과 죽음 사이에 위태롭게 서 있던 내 환자들은 매 순간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내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을 자신들의 삶을 통해 가르쳐주었다. 앞으로 가야 할 삶의 방향을 손가락으로 일일이 가리키던 그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내 스승이었고, 그들만이 내가 간호사라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도록 해주었다.”(16쪽)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이 땅의 간호사들에게 희망과 응원을 보내다

21년 2개월, 외과중환자실 간호사가 온몸으로 써낸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는 우리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간호사들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이자 ‘인간에 대한 예의’가 무엇인지를 잊은 채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우울한 단면이기도 하다. 간호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이 좀 더 나아지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24시간 내내 곁을 지키고 진심을 다해야만 호전되는 환자들에게 꼼수는 결코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된 간호사들은 수많은 일을 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환자들을 묵묵히 지켜왔다. 하지만 그럴수록 세상은 더 많은 부당한 일들을 강요하는 듯했다.”(286쪽)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의 정형준 정책국장은 이 책에 보낸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병원의 현실은 훨씬 험난하고, 수많은 환자들의 목숨과 쾌유가 간호사들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이제야 제대로 된 병원의 민낯, 그것도 간호사들의 실제 생활과 현실이 밝혀진다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런 기다림의 산물처럼 이 책은 진짜 병원 이야기를 보여준다. 화사하게 포장되어 있는 해피엔딩보다 현실은 쓰지만, 훨씬 교훈적이며 미래 지향적이다. 병원에는 의사들만 있는 게 아니라 간호사도 있다. 그 진실을, 이 책은 보여준다.”

종이책 회원 리뷰 (29건)

눈물 없이는 차마 다 읽을 수 없는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이****로 | 2021.11.21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간호사의 처우와 대우가 어느정도인지를 절실히 알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책이다. 최근 대형병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꽃다운 간호사의 소식으로 인해 '태움'이란 단어로 얼룩진 간호사들의 헌신과 노력이 너무 슬프게 느껴진다. 글을 읽다 보면 눈물이 난다. 태움이란 단어가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의료계의 상황, 그리고 맞물려 있는 이해 관계 속에서 먹이사슬의 하위층으로 힘겹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20년간 근무를 해도 가족들조차 알지 못했던 힘듦과 어려움이 너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드라마에서 커피나 마시고 농땡이치면서 한심한 사람들로 만들 정도면 얼마나 우리 사회에서 간호사들에게 무심했던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은 병원에서 태어나 살아가면서 적어도 한번 이상은 병원을 갈 수밖에 없고, 결국 병원에서 죽게된다. 물론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곁에는 늘 간호사들이 있지 않은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싸우고 있는 백의의 전사라고 했던 머릿말이 문구가 잊혀지지 않는다. 왜 간호사들이 끝까지 현장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야만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해볼 수 있다.

개인적 사연으로도, 간호사로서도 진정성 있는 스토리이며 이 책에 미처 담지못했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나라의 의료계가 메르스에 이은 코로나19까지도 버텨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부디 지금의 작가는 더 행복하고 보람되며 만족하는 삶을 살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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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북클러버 9기 - 작심삼일빵빵] 직업의 세계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퀄**록 | 2020.08.06

나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직업군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관심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다. 내가 그 직업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상상하는 정도. 하지만 그 범주에 간호사는 없었다. 태생 쫄보인 내가 환자의 목숨을 책임지는 중대한 일을 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음이 첫째이고, 간호사를 겪어보고 만날 기회가 적었음이 둘째라고 할 수 있겠다.

 

, 드라마 등 병원을 주제로 한 매체는 늘 쏟아져 나왔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간호사가 였던 적은 없던 것 같다. 그러던 와중에 북클럽에서 나는 간호사입니다책을 만났고 심적으로 가깝고도 먼 미지의 직업군 간호사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간호사인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의사와는 다른 이야깃거리가 있으려나 

 

환자의 죽음에 절망을 느끼는 간호사, 민원을 받아 상처를 받고도, 몸이 아픈 와중에도 출근해야 하는 간호사, 서로 의지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간호사. 어린 시절 만나보았고 내가 생각했던 간호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간호사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책을 읽으며 연민을, 경외감을, 때로는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간호사는 우리가 가진 직업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직접적으로 민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여초 직업군이라는 점, 힘듦의 정도를 이해받지 못한다는 점 등등. 그래서인지 조금 더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북클럽 모임에서 할말이 참 많았다.)

 

저자는 간호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목소리 내었지만 끝내 그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심지어 간호직을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의 목소리에 보폭을 맞추며 차근차근 달려왔는데 그 결과가 사직이라니. 쭈욱 발이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쉬움, 울적함, 절망감이 물밀 듯 밀려들었다.

 

이렇게 목소리 내는 분들이 하나, 둘 모인다면 앞으로 상황은 점차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직업의식을 가지고 투철히 싸우고 계시는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오늘도 힘내시길!! (그리고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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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북클러버 9기 - 작심삼일빵빵]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리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소* | 2020.08.06

되돌아보면 지금까지 읽은 의료진 관련 책들은 대부분 의사가 쓴 책들이었다. 의사로서의 희노애락을 담은 그들의 자서전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못해도 일년에 열권씩은 신간으로 발매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간호사의 입장에서 바라 본 병원은 지금껏 읽었던 의사들이 쓴 책에선 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묵묵히 뒤에서 환자들을 위해 애쓰는 그들의 이야기가 나에겐 좀 더 가슴찡하게 다가왔다. 


첫째로, 간호사라는 직업의 고됨에 대해 생각해보게되었다. 

3교대를 하며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바쁘고, 환자와 보호자에겐 폭언을 듣기 일쑤이며 심지어 동료들 사이에선 '태움' 문화가 있다. 사실 이 태움 문화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해가되었다. 의사들은 인턴, 레지던트, 전공의 등 과정을 거치며 수없이 훈련을 받으나 간호사들은 임용이 되면 바로 1인분의 간호사 일을 해내야하고 그렇지 못하면 환자와 동료들에게 큰 폐를 끼친다. 그러니 서로에게 엄할 수 밖에 없고 '태움'문화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전국에 간호대, 간호학과가 그렇게나 많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며 신규 간호사로 사회에 나오지만, 그들의 직업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은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둘째로, 간호사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여겨졌다. 

의사들의 모든 진료는 진료명이 붙어 돈, 즉 '수입'이 되지만 간호사들은 병원 입장에서 '지출'일 뿐이다. 간호사를 줄이는 것이 병원 입장에선 이득이다. 그러니 간호사 수는 줄어들고 그 일은 남은 간호사들이 과도하게 나누어 가지게 된다. 과도한 업무에 지친 이들이 힘들어 파업을 하면 '가암히 생명을 책임지는 간호사가 파업으을~?!'하면서 전국 꼰대들이 출동을 해서 한마디씩한다. 

더 충격적이었던건 의사들의 파업과 비교했을 때였다. 지금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며 의사 총 파업이 진행중인데,  네이버 기사에, '감히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가 파업을?!' 이라는 댓글이 그렇게 적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간호사 파업땐 그렇게나 '감히'를 외쳐댔으면서. 심지어 지지합니다, 응원합니다. 라는 댓글이 줄을 잇더라. 간호사는 안되고, 의사는 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셋째로, 이 문제는 결국 여초 직업이라서 받는 차별이라 생각되었다. 

사실 간호사의 처우 개선이 힘든 이유 중 하나가 간호사가 여초직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여성과 남성의 성별로 인한 임금 차별이 심한 나라 중 하나다. 남초 직군인 택배 기사, 택시 운전사, 배달 기사등에 대한 처우 개선은 꾸준히, 급격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여초 직군인 조리사, 청소부, 간호사, 승무원등의 처우는 개선이 쉽지않고 그마저도 선심썼다는 듯 최저임금을 살짝 웃도는 수준으로나 인상을 해준다. 사회적인 시선은 말할 것도 없다. 

간호사 선생님이라 불리기 시작한건 아주 최근의 일이다. 불과 오년전만해도 간호사는 언니, 아니면 아가씨였다. 저기요, 라는 호칭이 양호할 지경이었다. 누가 남의사에게 오빠,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학교에 다닐 때도 유관순 누나는 들어봤어도 안중근 오빠는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숨쉬듯이 차별과 하대가 만연하다. 간호사의 처우 개선은 최종적으로 인권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니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이렇게 구구절절 적어보았으나, 사실 책에는 간호사라서 힘든 이야기보다 눈물 짓게 만드는 환자들의 이야기가 훨씬 더 많았다. 인간의 삶은 짧고 허무하면서도 그렇기에 아름답단 생각을 하게되었다. 혐오가 만연한 사회이지만 그래도 그 안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따뜻함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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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4건)

구매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하* | 2020.07.25


변호사 검사 판사 교사 의사..

이런건 흔히 말하는 '사'자 직업 반열에 있다.

간호사는 그런거없다. 

나에게 간호사분들은 피곤한 기색없이 매번 그러셨던거같은데

대체 그런분들이 그런 높은 업무강도로 시달리고

서로들끼리 못잡아먹어 안달이고

우리는 왜 이런 세상에 잇는걸까.

저분들은 왜 이런 세상에서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살고계신걸까


그런 생각을 하게되고, 공감하게 되는 책이다.

크게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혀서 출퇴근길에 

잘 읽었다.


그리고 요즘같은 때에 또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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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병원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k******n | 2020.04.01

활활 타는 이브닝 근무를 마치고 집에 와서 읽다가 새벽내내 울다 잠든 기억이 납니다.

메르스 시기를 이겨낸 김현아 간호사님의 얘기가, 비단 전염병 상황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거의 한계까지 밀어붙여져 일하는 우리네 간호사들의 모습을 담고있어요.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 한번 더 읽고싶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 손이 선뜻 안가네요.

간호사의 처우 개선은 대체 언제쯤일지? 응급상황이 터지면 담당 환자수가 너무 많아서 나머지 환자는 뒷전이 되는... 나머지 환자가 제발 무사히 있기만을 바라며 다른환자의 응급처치를 하는 이 상황이 대체 언제쯤 나아질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져만도 옵니다

병원에서 일하는건 보람찬 상황도 분명 있지만 트라우마적 상황이 더 많은것같아요

저는 4년 좀 안되게 일하고 지금은 퇴사후 휴직중이지만 아직도 병원 악몽을 꿉니다

모든 간호사님들께 존경을 바치며 우리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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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김현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돼**스 | 2020.03.12


창문을 열면 파란 하늘이 나를 반겨준다. 헐벗은 산의 나무들이 푸른 잎을 매달고 있다. 꽃이 피었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함성이 들린다. 너희, 빨리 학교 가고 싶지? 씽씽이를 타고 단지 앞을 달리며 웃는다. 택배 차가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온다. 제목에 끌려 기사를 클릭했다. '간호사 출신 작가 김현아, 드라마 집필 접고 의료 지원 위해 대구로'

21년 동안 중환자실 간호사로 살아온 김현아의 이야기였다. 메르스 사태 때 그가 있던 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사망했다. 즉시 14일간 코호트 격리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싸워야 했다. 그때 겪었던 기록이 신문 지면에 실리면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숨도 쉬기 버거운 마스크와 방호복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였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최초 메르스 사망자 이외에 단 한 명도 그곳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그의 글이 세상에 알려지고 유명해졌지만 간호사 업무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근무를 하면서 인터뷰와 강연 요청에 응답했다. 간호사라는 직업과 처우에 대해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환자를 살리겠다는 사명감이 분명 존재했지만 그는 후배 간호사가 환자 가족에게 폭행을 당할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으로 간호사를 그만두었다.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는 간호사로서 살아왔던 그간의 기록이 담긴 책이다.

의료보험비를 내지 못해 병원에 갈 수 없었던 엄마를 위해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중환자실을 전담하는 간호사가 되어 그곳에서 만난 환자의 일화와 보낸 시간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내 환자'라고 김현아는 부른다. 열악한 처우와 모든 걸 돈으로 생각하는 병원 경영에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내 환자'를 살리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를 읽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다. 간호사의 업무가 어디까지인지.

중환자실에서 그들은 무적이 되어야 했다. 신입 간호사가 들어와도 업무 파악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인원을 증원해도 모자랄판에 병원은 경영 논리를 앞세워 간호사 인원을 줄였다. 경력 간호사가 그만두는 걸 좋아하기도 했다. 인건비 부담 때문이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근무를 해서 환자에게 먹여야 할 밥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간 간호사. 폐기물 쓰레기통 옆에서 달걀 한 알을 씹지도 못하고 삼킨 간호사.

죽음과 삶이 동시에 공존하는 중환자실에서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는 알 수 없는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에서 충실히 살라고 말한다. 출근하기 위해 버스로 달려가다가 사고를 당하고 교통사고로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다. 저승사자와 맞서 싸우는 김현아가 바라본 중환자실에서의 죽음의 모습은 처참했다. 돈 때문에 죽어 가는 부모 앞에서 싸우는 형제. 죽음이 임박해 옴을 알고서 같은 편이 되어 달라는 할머니.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어머니.

김현아는 메르스 코호트 격리 기간 중에 자신의 어머니를 대구로 보냈다. 그 일로 대구에 마음의 빚을 진 게 있다고 하면서 대구로 의료 지원에 나서겠다는 신청을 했다. 드라마 집필도 멈춰 두었다.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를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그는 노련하고 능숙한 간호사였다, 아니 간호사이다.

간호사란 직업은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환자들을 열심히 돌보면 돌볼수록 점점 자괴감이 커져가는 직업 같았다. 어쩌면 자괴감이란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가 끝까지 할 일을 끝까지 해낸 사람들만이 느끼는 감정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전체가 위기였던 메르스 때 내가 중환자실에 남았던 건 병원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내가 중환자실에 남은 이유는 오로지 그곳에 내가 돌보던 내 환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른 많은 간호사들도 나처럼 자기 환자들을 끝까지 지키려 각 병원에 남았다. 메르스에 감염되어도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던 그곳엔 간호사들의 '희생'이 가득했다.
(김현아,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中에서)

끝까지 환자를 지키려고 했던 김현아는 다시 간호사가 되어 대구로 간다. 자괴감 때문에 간호사를 그만두었던 그였다. 어떤 이들에게 자괴감은 자신의 일을 정당화하기 위한 말이었다. 책임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그럴듯한 말로써 자괴감이라는 말을 쓰곤 했다. 김현아는 자괴감의 뜻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해낸 사람들만이 느끼는 감정'이 자괴감인 것이다. 누가 자괴감이란 말을 함부로 쓰면서 책임을 떠넘기고 진실을 왜곡하는가.

죽음 앞에서 한없이 무력해지고 약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삶의 정의를 곱씹게 만드는 책,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삶이란 알 수 없다 와 모르겠다의 반복이다. 무엇도 장담할 수 없다도 추가한다. 모호한 세계를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이란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단단하게 살 수 있었던 건 누군가들이 베풀어준 호의 때문이었다. 지금은 마음의 빚을 갚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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