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고 일본에 실제 거주하는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이 쓴 책.
그렇기에 본인이 보면서 새롭게 느낀 점, 신기했던 점 등을
자국민이 아닌 시선에서 전달을 해줘
일본에 대해서는 같은 외국인인 우리가 보기에도
괜찮은 책.
다만, 얇은 두께에 문화, 역사, 생활 등 많은 것을 다루다 보니
굉장히 모든 내용이 짧게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이 단점이다.
그런 것을 제외하고 다양한 분야의 일본에 대해
총망라하며 보기에는 꽤 재미있는 책.
게다가 중간 중간 직접 겪은 경험담 또한 꽤 재미있어
지루할 틈이 없이 술술 읽힌다.
추신. 중간에 나오는 음식 사진 덕에 침이 엄청 고였다..
일본 문화책 속에서 발견하는 우리의 모습
일본은 가깝지만 먼 나라다. 한일전 축구라도 하면 다들 일본을 못 이기면 큰일 날 것처럼 응원하지만 정작 우리 일상은 일본 사람들의 그것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오늘도 야근을 비롯한 잔업을 많이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직장상사가 있다. 요즘 많이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직장상사가 야근하고 있으면 그 부하직원들은 눈치를 보기 마련이다. 같이 퇴근 못하고 끙끙거리며 자리를 지킨다. 이 모습은 "세계를 읽다, 일본"책에서 등장하는 일본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의 직장 문화에서 이상한 점 점 중 하나는 상사가 퇴근할 때까지 부하 직원이 좀처럼 퇴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법적으로는 근무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퇴근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상사가 근무 중이면 그냥 남는 쪽을 택한다. 이곳에서는 사무실에 오래 머물수록 열심히 일한다고 인식하는 것처럼 보이며 몸이 아파도 죽을 정도가 아니면 회사에 출근할 수 있다고들 생각한다. - 일본회사에서 일하기 p228-
직장인의 모습 뿐만 아니라 책 속에서 알 수 있는 웃픈 현실은 일본사람들은 오랜기간 영어를 배운 것치고는 영어회하를 능숙하지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일본은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므로 젊은 세대는 영어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영어를 가르치러 일본에 오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행운을 빌어야 할 것 같다. 일본인이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을 보면 그 목적이 흥미를 유발하거나 미래를 위한 기술을 연마하다는데 있다기보다 시험 합격에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영어 교육이 시작된 이후로 여러 세대가 지나도록 어린이와 성인 모두 여전히 영어를 잘할 줄 모르는 것을 보면 교육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 영어로 소통하기 p208
지난 세월의 아픈 흔적일까 아니면 지리적으로 가까이에 있어서 닮은 것일까. 어쨌든 이 책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군데군데 발견할 수 있다니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그것도 그리 좋지 않은 것들이니 더 안타깝다.
일본의 모든 모습들 백과사전처럼 담다
이 책에서는 일본의 모든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다. 일본의 역사 지리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일본인의 연애, 장례식, 직장생활, 외국인이 주의해야할 일본인의 문화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다. 심지어 음식에 대한 설명도 목차가 정해져 있고 체계적으로 써 있다. 어쩌면 글쓴이는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쓰는 일본인의 성격을 닮아가며 이 책을 쓴 것인지도 모르겠다.
왼쪽 사진은 "오사카 히메지 궁 주변 벚꽃"풍경이고 오른쪽 사진은 "도쿠시만의 인기 있는 아와오도리 축제에서 아와오도리(바보춤) 공연을 준비하는 여성들의 모습"이다
"일본에서의 봄은 소풍과 하나미 파티라고 하는 벚꽃놀이의 계절"이라고 소개하는 글쓴이의 글처럼 일본에서 벚꽃 풍경은 아름답다. 봄철 벚꽃놀이를 가는 것도 우리와 비슷한 모습이다. 어쨌든 책 곳곳에 등장하는 계절에 따른 다양한 풍경과 그 풍경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축제 또한 볼거리이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지리적으로 다양한 계절을 품고 있어 그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거기에 맞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일본의 자연 풍경을 포함한 인문학적 풍경도 다양하다.
글쓴이는 일본 음식은 놀랍다고 이야기하며 가장 저렴한 가판대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내놓고 미슐랭 별점을 받은 유명 식당에서는 식사와 함께 견문을 제공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장인의 손길이 담길 듯한 음식점 풍경 속에서 회를 비롯해서 초밥, 다양한 라멘, 과자 등 아기자기하면서도 볼거리가 있는 다양한 일본 음식들이 있다.
"일본 음식"단원에서는 다양한 일본 음식을 소개하고 있는데 글쓴이의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글솜씨로 쌀요리, 국수 등으로 구분하여 그 하위 메뉴들을 백과사전 적듯이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중간중간에 담긴 사진들은 요리의 맛을 분명하게 해주며 한번쯤은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여기에 더하여 "음식물에 대한 제약"에서는 알레르기 등 외식을 할때 주의해서 봐야할 음식 관련 일본어를 소개하고 있다.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일본 음식 같은 글쓴이의 솜씨가 책에서 발휘되고 있다.
"일본의 문화와 여행"에서는 다양한 일본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그 세밀함은 "칸초"에도 미친다. 일명 초등학교 시절 많이하던 "똥침"이다. 이런 세세한 것까지 소개하다니! 하나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글쓴이의 열정도 대단하다.
이런 방대한 정보를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한다면 이 책은 금방 질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군데군데 글쓴이의 경험담과 풍부한 사진을 넣어두어 책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해 두었다.
문화 충격을 완화해주는 인문학적인 책
이 책은 그 머리말에서 "해외에 거주하거나 일정기간 머무는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문화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어왔다" 말하고 있다. 가령 외지인이더라도 일본에 처음 생활하는 사람이 좀 더 편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당장 필요한 주거 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일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나 지리 같은 교과서적인 것은 기본이다. 그 정보에는 일본의 집은 옆집의 소음이 그대로 들릴 정도라는 주거 환경부터 외지인이 구할 수 있는 두 가지 형태의 집과 아예 돈을 더 주고 규격화된 주거를 구할 수 있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알려준다. 여기에 일본인의 연애 모습부터 장례식까지, 가령 결혼식은 새 돈으로 장례식을 갈 때 조의금은 헌 돈으로 준비한다는 차이점까지 짚어주고 있고, 복장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까지 세밀하게 소개하고 있다.
여행서가 제공하는 재밌는 여행을 위한 정보와는 또다른 의미의 정보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는데 그 정보가 너무 세밀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예전 읽었던 "국화와 칼"처럼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는 서술형 책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백과사전식의 세밀한 분류와 섬세한 소개는 너무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서 부담스러울 정도다. 목차로 나눠진 서술 방식은 다소 딱딱해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 중간중간 담긴 글쓴이의 경험담을 재치있는 솜씨로 그려낸 글이 튀어나오고 단순 여행서가 아닌 일본인의 생활상을 담아낸 모습을 보면 일본에 처음 가는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권해줄만하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낯선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일은 언제나 흥분이 되고 설렌다. 아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떠난 자체만으로 자유로운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여행지에서 들려오는 한국말에 아, 한국인이구나 하는 마음에 반갑기도 하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일본이라는 나라, 여러 번 여행하면서 느끼는 게 있다. 정돈된 거리, 옷을 잘 차려 입은 사람들, 질서의식, 깨끗한 화장실, 화장지는 삼각으로 접혀있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예전에는 만났다가 헤어질 때는 인사하다 볼 일 못 본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은 변화되고 있는 듯하다.
오늘날 세계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지구촌이라 할 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출간 30년이 지나도록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는 <세계를 읽다> 시리즈, 일본 편을 만났다.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 누리고 있는<컬쳐쇼크 CultureShock !>시리즈의 정식 한국어판 이라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관광 정보 중심의 안내서와 달리 현지의 삶과 사람에 초점을 맞춘 세계문화 안내서이다.
지은이 라이나 옹은 일본으로 이주하여 10여 년 동안 체류 중이며, 일본 47개 도․ 도․ 부․ 현을 모두 답파했다고 한다. 현지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일본에 대한 느낌과 사실적인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일본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녀 나름대로 느낀 일본에 대한 첫인상부터 시작하여 일본의 지리적 특색, 역사, 종교, 정치, 사회, 음식, 문화 등 일본 사람들의 예의범절과 위계질서, 외국인에 대한 태도까지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해 준다. 그동안 책을 읽거나 일드를 통해서도 그들의 문화나 정서를 어느 정도 접할 수는 있었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반가웠고, 몰랐던 것을 새삼 알게 되어 놀랍기도 해서 흥미로웠다. 과연 전국을 모두 돌아보고 오랫동안 생활한 사람답게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졌고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일본은 많은 외국인들이 살아보고 싶은 나라의 목록에 자주 오르는 나라이기도 하단다. 무엇이 그렇게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일까, 참 궁금하면서도 나 역시도 그런 로망을 품고 있으니 대충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한번 쯤 가본 사람이라면, 옛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런 건축물이나 유적지, 정취 있는 고즈넉한 골목길의 풍경까지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언젠가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이야기는 도쿄, 오사카, 교토의 ‘세 도시 이야기’이다. 도쿄 사람들은 조금 쌀쌀맞고 오사카 사람들은 따뜻하고 친절하다고 한다. 두 여행지를 가 본 나의 경험에도 역시 그러했다. 숙소의 직원의 태도부터가 달랐다. 오사카의 호텔 직원들은 볼 때마다 웃으며 인사를 하고 말을 걸어왔는데, 도쿄의 숙소에선 확실히 무뚝뚝함을 느꼈다. 필요해서 묻는 말이나 대답할 정도이고 인사는 물론 먼저 관여하는 것이 없었다. 상업이 발달한 오사카는 많은 사람 상대하며 상대를 즐겁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고, 도쿄는 오랫동안 수도였으며 경제의 중심지여서 궁중의 격식과 행동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역 마다 이런 문화와 관습의 차이를 만드는 것도 어쩌면 그들의 생존방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나름대로의 생활방식이 관습으로 굳어진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어느 국가사회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이 가장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일과 삶의 터전이 외국이라면 더욱 더 중요하게 다가 올 것이다. 직장 문화, 지역민의 문화 등을 사전에 알아둔다면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예를 들면 직장의 경우는 전사적으로 이루어지는 망년회에 대한 정보라든가,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발달한 일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언제 어느 때 선물을 하는 것이 좋은지 그런 세세한 정보까지 들어있다.
세계에서 공휴일이 가장 많은 나라로 몇 손가락에 드는 일본이라는데, 직장에서는 상사가 퇴근하지 않으면 눈치 보느라 그냥 남아서 일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본 회사에서 일하려면 장시간 근무를 각오하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일벌레 근성으로 경제대국을 이룬 그들이 이해되면서도 직장인의 심정을 헤아려볼 때는 이런 애환도 있었구나 싶다. 이런 직장 분위기에 대한 것은 현지에서 체험해 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것일 테니까 더욱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의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필수적인 정보가 무수하게 들어있다. 현지에서 살아가면서 적응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고, 먼저 경험하고 현재 살고 있는 외국인이 알려주는 정보라면 더욱 현실감 있지 않을까. 짧은 여행이나 출장, 이민 등으로 체류하려는 사람들에게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여행 인문학, <세계를 읽다 일본>이 커다란 힘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