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랭어 저/변용란 역
웬디 미첼,아나 와튼 공저/공경희 역
EBS 백세 쇼크 제작팀 저/김지승 편저/EBS 미디어 기획
기시미 이치로 저/전경아 역
이은경 저
선호빈 저
버스에서 내리려 하는데 굳이 뒷문으로 탑승하겠다고 날 밀치며 들어온 이가 있었다. 지하철 임산부석에 가서 너무나 당당하게 앉은 이도 봤다. 나이 지긋이 든 그들을 바라보며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저 정도 나이라면 삶이 그리고 마음이 왠지 여유로울 법도 한데, 현실에서 만난 이들은 도리어 젊은이들보다도 더욱 각박해 보였다. 그만큼 사는 게 힘들다는 증거로 여겨도 되려나.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살면 살수록 사람은 억척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앞뒤 안 가리고 추구할 수 있는 모든 걸 당장 추구하지 않는다면 손해막심일 터이고, 또 다른 기회 따윈 기대할 수조차 없을 것이기에.
몇 해 전부터 “백 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제로 백 살까지 사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그만큼 수명이 길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근데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은 길어진 수명과는 정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새다. 오래 전에는 대학만 졸업하면 원하는 회사에 어렵잖게 입사할 수 있었고, 그렇게 들어간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일이 보편적이었다. 대개가 적령기로 일컬어지는 무렵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으며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기성세대들은 오늘날 20-30대들을 보며 혀끝을 찬다. 어찌 저리도 생각 없이 사는지 모르겠다고, 미래에 대한 준비라고는 전혀 안 하는 거 같아 보인다고. 그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드릴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이미 ‘노오~ 력’을 하고 있는데도 이 모양 이 꼴이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겠다. 그들의 시대와 우리 시대는 분명 다르다. 과거보다 더욱 치열해진 경쟁에서 운 좋게 살아남아도 또 다른 관문을 넘어야 한다. 대학에 겨우 진학해 숨을 돌릴 만하면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아야 한다. 인턴에 어학연수에, 스스로를 단련시켰음에도 시도하는 족족 취업에는 실패한다. 뒤늦게 사회에 발을 들였을 땐 그간 무시해온 어마어마한 무게의 빚이 날 짓누른다. 삼포 세대, 오포 세대, N포 세대는 그렇게 생겨났다. 그래도 삶은 진행된다. 어른들의 눈에는 한없이 부족해 보일지라도 우린 주어진 조건 안에서 현상유지라도 해보겠다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세대가 더 힘이 드나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오십 대 혹은 그 이상의 연령대 분들도 이런 세태로 인해 고통 받기는 매한가지다. 그들은 일찌감치 직장으로부터 밀려났다. 아직 자녀는 어리고 돈 들어갈 곳은 넘친다. 원치 않는 퇴직도 씁쓸한데 당장에의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는 사실은 더욱 막막하다. 스스로를 실패자라 여기며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 이들, 창업도 망하기도 가장 쉽다는 치킨 업계에 발을 들이는 이들이 도처에 널렸다. 그 와중에도 소수의 몇몇은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해 걸었다. 나이 오십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59세에 20대, 30대도 합격하기 힘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이의 이야기를 읽었다. 학원 차량 운전 알바를 하면서 틈틈이 공부를 했다. 시간이 부족해 오히려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말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간절했다. 그 나이에도 간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면 표현이 이상할지도. 온갖 굴곡을 다 겪고 나면 감각이 무뎌질 거라는 게 나의 막연한 추측이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아니한 듯했다. 나이가 들면 흔히 ‘꼰대’가 된다고 하던데,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들은 젊은이들보다도 더욱 젊었다. 세상이 부정적으로 그들을 평한다 할지라도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투여하면서, 여전히 그들은 뜨겁게 살고 있었다. 모두의 우러러봄을 기대할 수 있을 법한 직책에 매몰되지 않았다. 지금껏 자신을 위해 살았다면 앞으로는 남을 위해, 아니 더불어 살겠다고 다짐한 이도 있었다. 이제는 텔레비전에서 보기가 조금 힘들어진 이홍렬 님의 이야기도 있었다. 남을 돕기 가장 좋은 나이. 그의 삶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예전보다 조금 더 여유로우면서도 푸근해 보였다. 나이 들더니 과거 같지 않다는 말을 하는 이가 혹 있다면 한 때 유행했던 노래의 제목이기도 한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말로 응수해도 좋지 싶었다.
시간은 참으로 재빠르게 흐른다. 스무 살 어른이 되길 갈망했던 땐 삼십 대의 나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지금 난 믿기지는 않지만 내 나이 마흔을 그려보고는 한다. 아마도 머지않아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눈 떠보니 50’이라는 이 책의 제목에도 공감하게 되리라. 단지 나이만 드는 게 아니라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다고, 내 나이듦을 평가할 수 있었으면 한다.
40은 준비없이 있는 나에게 소리 없이 와 버렸습니다.
40이 되면 어떤 느낌일까? 40이 되면 나의 삶이 지금이랑은 많이 달라질까? 라는 그저 막연한 생각들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눈 떠보니 50> 이란 책의 제목은 저에게 40은 준비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올 50은 아직은 여유가 있으니 준비를 하라는 의미와 지금 50대는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급하여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P24 박 대표는 목표만을 위해 뛰는 '경주'가 아닌 사소함을 볼 수 있는 '인생'을 살라고 거듭 말한다. 그는 사소한 걸 주목하면 연봉이 올라가지 않아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을 경주처럼 살아가고 있음에 동의 합니다. 무엇이 그렇게 바쁜지 하루가 일주일이 금방 지나가고 바쁘다는 말을 계속하며 ...사소함을 볼 수 있는 여유, 인생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연습을 한다면 50이 되었을 때에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요?
P 72 그러나 그런 불안감 때문에 지금을 놓치지 않기로 했어요. 둘의 시간을 더 잘 보내고, 끌리는 일이 있으면 하고, 끝까지 우리의 인생을 우리 식대로 퍼붓고 밀어붙이며 살기로 했어요. 그것이 내 삶, 우리 삶이니까요. 이것이 우리가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예요.
지금 현재, 그리고 미래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각자 개인의 기준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어디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그 삶이 달라 질 수 있느니까요. 지금 현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그에 맞게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그 기준에 맞추면 될 것입니다.
P 83 나이 들면서 왜 자꾸 두근거림이 없어지는지 아세요? 잃을게 많아서예요. 가진 것에 매달려 내려놓지 못하니 두근거릴 수 가 없죠. 젊은이들은 'Nothing to Lose' 예요. 잃을 게 없으니까 작은 것에도 설레고 까르르거리며 웃을 수 있는 거예요. 새로운 두근거림을 찾으려면 가지고 있는 걸 버리고 새로운 걸 채워야 합니다. 과감하게요.
어려운 과제 입니다. 가진 것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새로운 두근거림을 찾아라 50을 준비하면서 해야 할 일이 두근거림을
무엇으로 채우면 좋을까란 숙제가 생겼습니다.
P 127 내게는 책을 쓰는 일이 바로 영원한 현역, 사병으로 활동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나이가 더 들면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쓰는 일은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만나는 사람은 더 많아지고 교류는 더 깊어지며 배우는 건 휠씬 풍성해질 것이다. 글을 쓰는 것만큼 좋은 건 없을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내가 할 수 있는 일, 시간이 흘러도 변화와 변수에 좌우되지 않는 일은 나를 영원한 현역으로 살도록 도와즐 것이다.
부럽습니다. 벌써 오래도록 현역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찾은 점이 그리고 이미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습니다.
P 194 은퇴 이후에 뭘 하고 놀까, 어떻게 하면 잘 놀까를 고민해야 하잖아요. 그중 하나가 '유튜브 보기'거든요. 요즘은 유튜브 하나만 봐도 트렌드도 알 수 있고 세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요. 영어를 할 수 있다면 보고 즐길 수 있는 것도 엄청나게 범위가 늘어나잖아요. 영어 공부를 하면서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상상해보세요. 엄청난 동기부여가 됩니다.
중학교때 영어를 잘 하고 싶었던 이유가 영화를 보면 화면도 보고 자막도 읽어야 하고 내용 파악도 해야 하는데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영어를 듣고 이해하면 가능한 일이라 생각해서 영어 공부에 도전 했던 적이 있었는데 동기부여가 약했는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 생각이 나면서 지금이라도 한 번 도전해 볼 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수를 얻기 위한 영어 공부가 아니라 내가 필요해서 하는 영어 공부이니까 많은 경험과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입니다.
P 196 그는 인생의 행복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이 잘하는 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 이 세 가지를 일치시키는 데서 온다고 말한다. 10대나 20대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시기라면 30대와 40대는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잘 하는 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고, 50대와 60대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세상에 어떤 쓰임새가 있을지 찾는 시기라는 이야기다.
우리 삶에서 더 행복감을 찾고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됩니다.
P 202 50대가 된 나를 떠올려볼 때, 직업적인 성취보다 나이 들어가는 게 무섭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든다. 늘어가는 주름이 싫지 않은 여자, 아이가 내 품을 떠날 준비를 하는 게 무섭지 않은 엄마, 늙어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여전히 사랑스럽게 바라봐주는 아내, 병약해가는 부모의 모습을 짐으로 느끼지 않는 딸, 그리고 젊은 시절 꿈꾸던 화려한 삶은 아니지만 온전히 내 삶 속에서 주인공인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 40에 적응하고 살아가고 있어서 50이 된 나를 아직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적을 수 는 없지만 한가지 나도 내 삶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점에서는 매우 동의합니다. 내 삶의 주체로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변화가 제일 먼저 일 것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실천해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지만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일입니다.
P 269 아직 내일의 개념이 없는 아이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을 산다. 행복은 '아이의 오늘' 이다. 아이들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논다.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지금 이 시간 신나게 뛰고 놀고 맛있는 것 먹고 즐겁게 노는 게 행복이다. 나는 그렇게 인생을 살고 싶다. 낼 모레 40인 어른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그렇게 살아야 정말 어른이 되는 행복의 아이러니를 배웠기 때문이다. 행복은 화려한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위해 쓸데없는 힘을 쏟지 않는 것, 지금 내게 주어진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다. 그게 바로 2등의 행복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의 주제곡에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언제나 즐거워~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30대때 큰 아이를 키울 때는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40이 되고 나서 이 노래를 다시들으니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나도 노는 게 제일 좋아~친구들 모여라~ 언제나 즐거워~를 부르며 아이들에게 엄마 주제곡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주부로서의 일, 부모님의 딸로서의 역할, 엄마로서의 일들을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놀기만 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삶에서 나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틈새 시간을 노려 잘~놀아 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앞으로 올 50대를 나의 기준에서 나의 삶에서 나의 방식대로 맞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목 하나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왜 일까?
50.. 절대 나에게는 오지 않을거 같은 얘기고.. 나와는 전혀 상관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나이가..
어느덧 나의 바로옆까지 와 버렸다..
나 자신은 아니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모두가 인정해야 함을 알아야 하는 나이..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라디오 PD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이라는 얘기를 꺼내면 라디오 PD를 직장생활이라는
개념으로 다니면서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사연으로 만나본 주인공들중에
50 이라는 나이를 멋지게 살고 있는 주인공 20명을 선정해서 이곳에 보여주고 있다..
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참으로 멋지게 50이라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면서 읽고있는 나도 사람인지라 나 자신의 현재를 다시 바라보며 비교하게 되었다..
나도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50이라는 나이가 되면 멋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갈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궁금증으로 가득했다.
20명의 주인공 이야기가 하나하나 모두가 다른처럼 50이라는 나이를 모두가 다른 모습으로 경험하고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위치에서 모두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는 50이라는 나이를 인정하지
않고 세월을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을건데..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가 50이라는 나이가 나쁘지 않을수도 있다는 하게 만들정도로 참으로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각자 자신들이 보내는 시간과 이야기는 달라도 저자의 말처럼 50이라는 나이는 누구에게 온다..
모두가 인정하지 않아도 죽음은 피할수 없는 것처럼..
자신에게는 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50이라는 나이가 되면 자신들의 인생을 찾아서
살아가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차피 인생은 한번이라는 말처럼 어차피 50이라는 나이도 한번뿐이므로..
눈 떠보니 50. 김혜민. 한국경제신문.
헬로우톡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10대 후반 내지는 20대 초반. 20대 후반만 해도 정말 찾기 힘들다. 세상에 30대 이상이 존재하는지 의심마저 들 정도.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5~60대도 은근 보인다. 최근에 자주 대화하는 일본분도 일본 나이 57세. 그 나이에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다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사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어린이로 돌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문법도 발음도 부정확하다. 아는 단어조차 얼마 되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기껏 말을 만들어본들, 원어민의 가차 없는 수정 공격이 날아온다.
자신의 부족함을 끊임없이 확인해야 하는 상황. 30대 초반인 나조차 내가 뭐가 아쉬워 이 고생을 사서하고 있나, 이 생각을 하는데, 하물며 50대인 분은 오죽하랴. 하지만 불완전한 한국어로나마 끊임없이 한국어를 써보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50이면 사회인으로서의 삶은 어느 정도 끝났다고 해도 무방하다. 지금의 자신을 유지하려고 발버둥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눈 떠보니 50. 아직 50대가 되려면 10여 년이 남은 내가 왜 이런 책을 읽고 있는지 묻는다면.
그냥 다양한 사람과 인터뷰했다기에, 그 인터뷰 내용이 궁금해서. 내게 거창하거나 심오한 거 기대하면 진다. 이래 보여도 매우 가벼워서 바람만 불면 휘익 날아갈 정도다. 몸무게 말고 정신 상태가. 철이 덜 들었다. 아마 평생 안 들지도 모른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섹스에 관한 담론. 가족은 그런 것 하는 것 아니다라는 이야기부터. 확실하게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외면하다 보면, 결국 50대가 되면 섹스 없는 인생이 되버린다고.
하기는. 남편을 보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기는 하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관심없다는 이유로 등한시할 때가 하루이틀이어야지. 하지만 식욕, 수면욕과 마찬가지로, 성욕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 어디에선가는 탈이 난다. 부끄럽지만 부끄럽기 때문에 오히려 직시해야 할 무언가라고 해야 할까.
섹스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개인주의 담론.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개인의 삶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인의 삶은 존중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특히 단체주의에 물들어 살았던 50대는 그런 인상이 더욱 짙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개인주의자라고 당당하게 선언한 문유석 씨는 더 빛나는 것이 아닐까.
베푸는 사람들은, 스스로 베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꽤 흥미 있었다. 누군가에게 베풀고 싶다면 정말 철저하게 이기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손익도 철저하게 계산해야 하고, 돌려받지 않아도 괜찮은 한도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은 베푼다는 행위 때문에 베푼 사람도 받은 사람도 상처받게 된다.
그 계산이 철저하게 끝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베푸는 걸 베푸는 게 아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사실 특별히 베푼다고 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헌혈이 취미인 나로서는 나름 공감하며 읽었다.
그런데. 헌혈은 나이 들면 못 하는데. 새로운 취미 찾아야 하나.
나이가 들어도 계속 발전하는, 나이만 어른이 아닌, 실질적인 어른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책. 이렇게 말하면 가장 정확할까. 젊음이 추앙받는 세상에서, 노화보다 더 무서운 건 없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늙고, 죽는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
부디. 당신의 나이듦이, 당신에게 있어 가치있는 무언가이기를 바란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