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우울한 날엔 니체'는 나에게 숙제를 주었다. 어떻게 나를 다시 알아갈 것인가... 그리고 알기 위해 어떤 것을 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제목처럼 우울할 때 볼 책은 아닌 듯 하다. 물론 우울할 때 보고 힘을 내서 우울을 벗어나고 자신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하면 더 우울함에 빠져들 수도 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강하게 고통을 대면하라고 나오니까... 더불어 허무주의를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성도 언급한다.
아니 왜 굳이 고통과 허무를 몸소 경험해야하지? 그거 안하면 더 좋은거 아닌가?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가왔다.
허나 고통이 왔을 때 사람은 진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가?
아플 때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들에 얽매이려 하지 않고 그것들을 내려놓는 순간들도 맞이한다고 한다. 그러면 자신이 뭘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더욱 솔직하게 돌아볼 수 있단다.
생각해보니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무슨 영화를 보려고 지금 일에 아등바등할까?'하면서 이게 정말 잘하고 있는 건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까...
10여년전 내가 딱 그랬었다. 일하는 곳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몸에 이상이 생겼고 급기야는 회사에 나가지 못하는 날도 발생했었다. 그때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하며 퇴사를 심각하게 생각했었다. 결국엔 몇달 더 다니고 회사를 그만뒀던 기억이 난다.
물론 자신을 진단하는 것이 아픔이나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우울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있어 나를 돌아보고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 계기가 된다면 약간 아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날 진단하고 나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만 하던 것들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 거절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리고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이해하는 순간 한단계 더 올라가는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그때 아파서 회사를 그만둘 때 사람에 대한 미련들도 버리고 나왔던 것 같다. 물론 완전히 버리지 못해 가끔은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여튼 당시 사람들에게 거절하는 법도 더불어 그들이 나에게 어떻게 행동해도 서운해 하지 않는 나름의 방법도 깨달았던 것 같다. 혼자하는 것에 두려움을 버리기도 했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거절했을 때 덜 미안해 하고 양심의 가책도 덜 느끼게 될지도 배워갔다. 물론 상대가 무척 서운해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떠 않을 순 없지 않나...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에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면 과감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만 할 수 있고 나에게만 의미있는 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성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면 이젠 진짜에 매진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부작용도 분명 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분명 누군간 나에게 얼굴을 찌푸리며 그건 아닌데...하는 사람이 있을테니까.. 그땐 참을 수 없으니 잠시 거리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놓고 뭐라할 수 없을 때 자리를 살짝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 아닐까?
물론 책임이 있는 것을 회피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부정적인 것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자신을 위해 달리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완급조절은 분명 필요하다. 더욱 강해지려면 속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를 제대로 발산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들을 잘 조절하며 반복하다 보면 그것은 꼭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녹아나올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의지문제라고 한다.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얻기 위해 행동을 멈추지 않아야 한단다.
"삶은 힘을 향한 의지다."(니체)p275
책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명제가 아닌가 싶다. 물론 내가 느끼기에 그렇다.
삶에 대한 나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가에 따라 우린 실패할수고 성공할수도 있다.
성공을 모두 원한다. 그러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것이고... 그런데 성공을 잠깐 맛보고 지나가기엔 무언가 아쉽다. 그러니 영원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그냥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생각하며 참고 있는건 아닐까? 지금 현재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뭔가 바꾸고 싶은게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삶을 향해 소리쳐야 한단다. 그리고 나 자신을 진짜 찾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단다.
높은 산을 올라갔다 내려온 기분이다.
어렵고 험하다가 순간 편안한 능선을 만나기도 하고 다시 또 뾰족한 봉우리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그가 들려준 심오한 이야기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평이한 문제들이 튀어나오고 또 그가 가진 높은 이상을 만나기도 한다. 그래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자신을 알기 위해 우린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언젠가 봤던 TV프로그램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우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라고 하시던...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좀 더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길 바란다.
발타자르 토마스의 <우울한 날엔 니체: S’affirmer avec Nietzsche>.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래서 읽게 됨에 무척 기뻐했더랬다.
그러나 내겐 먼 까칠한 그대... 같다. 쉽게 읽고 쉽게 이해하는 분들이 너무 부럽다.
그분들의 지성에 무한한 갈채와 더불어 부러움을 함께 보내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노라면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바로 '어, 이게 아닌가?' 하게 만들었다.
"막연하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 허무주의가 니체가 말하는 허무주의가 아니다"
...란 평을 익히 들어본 터라 각오는 했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내용이라 하겠다.
이 책은 머리에서 몸으로, 지성에서 행동으로! 배운 대로 살게 하는 마법의 철학,
‘필로테라피’ 시리즈 3종 중의 하나로 2번째 권이라고 한다.
<비참한 날엔 스피노자>, <우울한 날엔 니체>는 저자가 발타자르 토마스이고...
<무기력한 날엔 아리스토텔레스>만 저자가 다미앵 클레르제-귀르노인데...
세 권 모두 머리가 터질지언정 소장하여 읽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치는 책이라 할 것이다.
마는... 알기 쉽게 쓴 니체에 대한 책임에도 왜 이렇게 나는 쩔쩔매고 있는 것인지...
직접 니체가 쓴 책은 내가 절반이라도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까? 란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특별히 어려운 단어도 없고 비교적 풀어쓴 듯한데 니체의 철학적 개념이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쉬운데도 '니체를 잘 압네' 하며 폼 재는 이들이 빙빙 돌려 꼬아놓은 것인가? 흐음...;;;
나의 궁금증은 누가 쓴 글을 읽으며 이해하기보다는 설명을 직접 들어야만 풀릴 듯하다.
아니면 더 쉬운 책들과 니체의 책을 가져다 놓고는 번갈아 읽고 또 읽고 해야만 할 듯하다.
하...;;; 이런 책을 읽고 멋지게 서평을 작성하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지성의 소유자일까?
죽음을 생각할 만큼의 극심한 고통 속에서는 세속적인 어떠한 욕망도 필요치가 않았더랬다.
온갖 것들을 상상하며 손아귀에 쥐어보지만 결국에는 아무런 것도 소용이 없었더랬다.
모자란 사람이라 그것을 무엇이라 정의할 수가 없어 그냥 무(無), 공(空), 허(虛)라 표현했었다.
니체의 허무주의가 그 허무주의가 아님을 알기에 허무라고 표현하기가 좀 그랬었다.
아무튼... <우울한 날엔 니체>는 철학이 실제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책이며...
결국 인간이 바라는 것은 행복이다.라는 결론을 말해주고 있는 책인데... 행복이 무엇일까?
라는 것부터 정의를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읽는 동안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니었다.
인생무상, 삶의 회의... '인생무상 삶은 회 오징어 뒷다리' 어쩌고 조잘대던 아주 어리던 때부터...
막연하게 알고 싶다 했던 니체의 철학에 대하여 잠깐이나마 엿보게 된 책이라 할 것이다.
수박 겉핥는 것처럼 얄팍한 나의 지적 수준이 원통하고 절통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커헉...;;;
'존재는 무의미하고 삶은 힘들게 살 가치가 없으며, 모든 것은 서로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감정'
...이 니체가 정의한 허무주의라고 한다. 요것만은 잊지 말고 기억해 둬야 하겠다.
'고통에 직면하기'와 '우리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창출하기' 요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고...
하...;;; 내게 있어 니체의 초인은 진짜 초인이 되어야만 할 것만 같이 어렵고도 어렵다.
이래서! 천재의 생각을 범부가 이해하려면 수 세기가 흘러도 불가능하다고 하겠지... 흐음...;;;
어쨌거나 아무리 어려운 사상이라도 결국엔 '행복하자'니까 좀 더 행복해지려 노력해야겠다.
<우울한 날엔 니체>의 내용 중간중간 독자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들에 대해서도 숙고해야 할 것이고...
나머지 두 권... <비참한 날엔 스피노자>와 <무기력한 날엔 아리스토텔레스>에도 도전!
하핫... 이만큼 애먹으며 읽었음에도 나머지 책들에 욕심을 내는 나는 뭔가? 싶기도 하다.
아! 두고두고 고민하며 읽으라고 종이의 재질에 엄청 신경을 쓰며 만든 듯하다.
표지는 진보라로 보드라운 고무를 입힌 듯하다. 절대 물에 젖지도 찢어지지도 않을 것 같고...
속지는 꽤 비싸 보이는 종이... 하얗고 질겨 보여 찢어지지도 바래지도 않을 것만 같다.
덕분에 책의 가격은 조금 상승했을 거란 짐작이지만... 아주 탁월한 선택이다!
굿! 킹왕짱! 요런 책이 소장각 아니면 어떤 책이 소장각인가?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