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성과측정 도구로 OKR을 도입했다. 책 한권도 안 읽고 작성하는 건 너무한 거 같아서 부랴부랴 급하게 읽었는데 꽤 쉽고 재미있어서 후다닥 읽을 수 있었다. 역시 잘 팔리는 책은 이유가 있는거 같다. 내가 읽은 책이 벌써 16쇄더라. 출판사 대박났다는 얘기다. 물론.. 판권을 얼마에 샀는지 모르니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작년 5월에 16쇄였으니 지금은 더 늘었을수도 있겠다. 회사를 차리거나 사업을 일으키는 것도 좋지만 이런 책을 한권 쓰는게 더 알짜가 아닐까 강연도 할 수 있고. 하지만 그러려면 회사에서 성공적으로 뭔가를 이룬 실적을 내야 한다. 이게 제일 어려운 부분.
책으로 돌아가자. 테일러가 컨베이어 벨트를 돌려서 인간을 갈아넣기 시작한 이래로 경영학의 명제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낼 것인가에 집중해 왔다. 드러커도 존 도어도 이 거대한 흐름의 후예인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을 갈아넣어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 OKR은 이것의 다른 이름이다. 왜 이런 것이 필요할까? 눈에 보이는 뚜렷한 목표와 그걸 감시하거나 주기적으로 확인할 지표가 없으면 인간은 쉽게 나태해지고 방향을 잃으며 동력 조차 사그러들기 때문이다.
벅찬 목표를 주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표를 세우며 주단위로 피드백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당연히 생산성은 올라갈 것이다. 그걸 조직에 도입하고 이해 시키고 모두가 같은 목표 아래에서 열심히 하게끔만 할 수 있다면.
인간은 나약하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생략하고 실패에 대해 변명거리를 먼저 생각하며 작은 성과를 크게 과장하고 하지도 않은 일에 수저를 얹으려고 하는 생물이다. 이런 인간적인 약점 혹은 특성들을 분쇄하고 조직이 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만큼 강력한 툴이 있을까? OKR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이 책에서도 찾기 힘들다. 가능한 틀은 제시해줄 수 있겠지만 결국 거기에 대한 답을 내야 하는 것은 결국 회사와 팀의 리더가 아닐까 싶다. 아무런 틀도 지표도 없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목표와 지표를 가진 조직을 관리하는 것이 더 쉽기 마련이니까.
결국 이 책은 리더를 위한 입문용 가이드북이고. 이 책을 읽고 실패한 사람이야 말로 포기하지 않고 정진한다면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뭔가를 깨닫거나 (포기하거나)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OKR(Objective Key Results) 생산성이 압도적으로 오르는 새로운 프레임워크입니다.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선전되어 있지만, 실제 미국 실리콘 밸리 혹은 스타트업들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냈다고 합니다. 읽어보면,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습니다. 접근하기는 일단 쉬워 보입니다. 문제는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모든 구성원들의 동기를 어떻게 이끌어 내는 가에 달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OKR을 도입하여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더쉽이 필수적입니다. 아메바 경영, 린 경영, 시그마 식스, PDCA등등 목표를 달성하고, 경영 실적을 올리는 몇 가지의 경영 기법들을 대기업 외에 일반 평범한 회사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책에는 반드시 CEO가 리드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영업을 해야 하고, 각종 트러블 슈터가 되야 하는 스타트업의 CEO들이 이런 경영기법을 주도하기는 어렵습니다. OKR을 실패하는 이유를 보면,
1. 목표들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았다.
2. 철저하고 집요하게 소통하지 않았다.
3. 일을 완수하기 위한 계획이 없다.
4. 중요한 것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5. 재도전하지 않고 포기한다.
보통의 기업들은 이렇게 됩니다. 굉장히 알 것 같습니다. 목표의 우선 순위를 정하기 전에 모든 것이 중요해 보이고, 집요하게 소통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확실히 책임지고 이끌어야 합니다. 그만큼 책임의식이 강한 사람 혹은 책임의식을 강하게 갖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일을 완수하기 위한 계획은 있을 지 모르지만, 철저하고 집요하게 소통되지 않은 계획은 모두를 책임회피로 몰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 핑계를 찾게 됩니다. 당연히, 재도전은 안하고, 1년쯤 지나면 어중쩡한 형태로 모두의 머리 속에서 잊혀집니다. 안 되는 이유만 명확해 집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이렇게 됩니다. 어렵습니다. 하지만, 구글을 성장시킨 OKR, 소프트 뱅크를 받쳐주는 빠른 PDCA등, 회사가 단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단기 성과에 집중하여, 그것을 장기성과로 이어간다는 최근의 경영트렌드는 분명해 보입니다. OKR도 3개월에 목표설정은 1가지로 집중하며, 난이도는 목표 달성에 3개월이 걸리는 난이도입니다. 3개월씩 팀별 목표를 설정해서 달성여부를 파악하고, 재설정 & 재도전해 나갑니다. 그런 회사들이 성장하고, 세상을 리드해 갑니다. 경영 환경도 빠르게 변화지만, 의사 결정, 목표 달성등 내부 경영의 속도도 보다 올려야 합니다. 크게 배웁니다. 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