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한화택 저
제목 : 다시 사랑하기 위한 말들
저자 : 민해나
출판사 : 라디오북
'사랑'하고 있냐고 물었을 때
달콤하고 치명적인 연애나
애인의 유무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 삶에 이미 가득한 사랑을,
언젠가의 저처럼 놓치지 말았으면 해요
프롤로그 중
알쓸인잡이란 프로그램을 요즘 보고 있다. 알쓸신잡, 알쓸범잡에 이은 세번째 시리즈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이란 뜻을 지녔다. 개인적으론 잡다한 지식을 수집하는 것을 더 좋아해서 앞의 시리즈들이 더 재밌는 듯 하고 내 스타일에 가깝지만 지금 프로그램도 나름의 매력이 있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듯 하다.
첫번째 주제인 '영화 주인공으로 삼고 싶은 인간'에 이어 두번째 주제인 '우리는 어떤 인간을 사랑할까?'를 보았다. 예고편만 보고 생각한 것은 우선 사랑의 '정의'였다. 어떤 것이 사랑일까? 단순히 호르몬의 반응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니면 리처드 도킨스가 이야기하듯 '유전자' 레벨에서 생존에 유리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사랑하도록 '설계'되어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방송을 보기 전 생각해봐도 사랑이 뭔지도 모르겠고 어떤 인간을 사랑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방송을 봤는데 너무 재밌게 봤다. 조곤조곤 얘기하는 모습이 참 매력적인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고 하며 너무 아름다운 말을 많이 남겼다.
자기 자신을 잘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면을 잘 받아들이고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고,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방송 중
어제의 잘못한 것도 나고, 실수한 것도 나고, 부족한 면을 받아들이고 발전하려는 것도 나고, 그러다 또 실패하는 것도 나고.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예쁜 모습만 사랑하면, 허울만 있는거죠.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 같은거죠
방송 중
이후 소설가 '발자크'를 뽑은 김영하 작가의 얘기도 참 재밌었고 3화에서 이어서 자신의 동료 DNA 분석 전문가를 뽑은 이호 교수님도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며 단순히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일의 틈새를 메우는 것 자체가 세상을 더 아름답고 좋게 만든다는 것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를 '우리의 뒤에서 세상의 틈을 메꾸고 지탱하는 이들'이라 표현한 것이 너무 멋있었다. 나는 그동안 어떤 사람이었나? 내 일만 겨우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진 않았는지, 세상의 각자의 일 사이에 조금의 틈을 한번이나 메워본 적이 있었는지 고민이 되었다.
이걸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표현도 잘 하지 못하고 무뚝뚝하다. 심지어 전형적인 이성적 사고를 지니고 있고 상대방, 특히 아내의 기분도 잘 맞춰주지 못한다.
매주 두권정도 책을 읽고 있지만 '사랑'에 관련된 책을 읽은 것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최근 몇년간 유일한 듯 하고, 영화는 더 많은 양을 보지만 최근에 본 작품 중에는 '헤어질 결심'이 최근이고 그 전은 '라라랜드'로 거슬러 올라가야할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읽으려고 샀지만 몇장 읽다 말고 책장 깊숙히 들어가있던 이 책을 꺼냈다. 결혼을 한 후 로맨스와 사랑에 대해 더 무뎌졌지만 오랜만에 그런 감각을 깨워보려고 커피를 마시면서 천천히 읽었다. 읽다보니 너무 아름다운 말들도 많아 아내와 연애를 하던 때 생각이 많이 났다 . 지금도 너무 좋지만 아무래도 결혼 전 따로 살 때가 더 보고 싶고 애틋한 순간도 많은 듯 하다. 아내는 아직도 내가 표현을 해주면 좋다고 이야기하고 아직 계획도 없는 아이를 더 사랑하면 질투날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런걸 보면 사랑을 듬뿍 받으며 결혼 생활을 하고 있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더욱 못해준 사랑의 표현에 대해 미안함도 많이 들었고 이제라도 더욱 표현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중간에 '가끔씩 손편지'라는 글에 이런 말이 나온다.
'아무래도 마음 한구석에 숨은 가장 쑥스러운 말들은
손끝을 통해서만 나오도록 연결되어 있나 봐'
내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금요일 저녁인데 직장 송년회가 있어 같이 있어주지 못한다. 미안함과 사랑을 꾹꾹 담은 손편지와 꽃다발을 두고 나갔다 와야겠다.
민해나 작가님의 에세이 다시 사랑하기 위한 말들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책 추천 글을 보다 이 책이 눈에 띄어서 읽어보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요즘 하도 많은 에세이가 나오고 그 중 많은 것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들을 그럴싸하게 편집해서 적은 책들이 많아서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어요. 근데 이 책은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글들이 많더라구요.
읽기전에는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때 연인 간의 사랑 이야기에 대한 건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책을 읽어보니 연인간 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사랑도 담겨 있었어요.연인간의 특별하고 열정적인 것만이 사랑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느끼는 그 감정도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어요.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외로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려요.
책 TV 노래가사에서도 언제나 사랑이 넘쳐난다 하지만 현실은 사랑은커녕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기에도 빠듯하고 여유가 없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사랑 따위 이제는 현실보다는 간접 체험을 통해서나 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게 아닐가? 관계로 인해 날마다 실망하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나는 사랑하기에 너무 부족하고 여유도 없고 그렇다고 절박함도 없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무덤덤하게 살아가고 있을 이들에게 그럼에도 다시 결국 사랑을 꺼내든 로맨티스트가 있다
이젠 멀어졌다고 생각했던 친구들 내 마음을 몰라주는 가족들 무엇보다 언제나 스스로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나 자신조차 사실은 이미 사랑 속에 있었다는 걸 깨달은 저자는 그때부터 그 순간순간을 글로 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사랑에 필요한건 자격이 아닌 그냥 용기일뿐이란 걸
이 책에서 전하는 사랑은 남녀 사이의 설레고 절절한 감정만을 사랑의 범주에 가두지 않는다 사랑은 어떤 면에선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랑은 친구 사이에 맘 편하게 떠드는 수다 속에도 부모님과의 적당한 거리를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 속에도 그저 매일매일 삼시세끼 밥을 먹는 그 순간에도 늘 거기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다양한 인간관계와 인생을 관통하는 그 사랑의 다각적인 측면들을 억지스럽지 않고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