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책은 특정 종교를 떠나서 내전 중에 책을 만나 희망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처음 이 책의 소개를 볼 때 가볍게 봤었다. 하지만, 첫장을 넘기면서 부터 내가 무엇인가 착각을 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인 델핀 미누이는 저널리스트로 분쟁지역을 전문으로 다루는 프랑스 기자다. 20년간 이슬람 지역을 다니며 사회적 이슈를 취재했고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시리아 사람들' 이라는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사진엔 두명의 젊은이와 다라야 도서관에 관한 내용으로 저자는 폭격이 난무하는 한 복판에 그것도 도서관이라니...호기심이 이들에게 연락을 어렵게 취하고 책을 쓰게 되었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 있는 다라야 마을. 이곳은 2012년부터 시리아 대통령인 알 아사드의 정부군이 포위하여 폭격을 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 지하실에 책을 구하고 만나러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시라아 정부에 대해 뉴스에서만 봐왔기에 정치적인 문제는 여기서 제외하겠다. 중요한 것은 이 다라야 도서관에 모인 사람들은 자유와 민주주의 꿈꾸는 사람들이며 폭격이 일어나기 전에는 자신들이 책을 읽는 것 조차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
'우리의 혁명은 파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건설을 위한 것입니다.'
'책은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수단이자 영원히 무지를 몰아내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무엇보다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것이에요'
이 책은 저자와 다라야 도서관을 만들고 운영하는 아흐마드, 아사드 정부에 대항하는 군인 오마르, 다라야 마을의 상황을 영상으로 담는디,후삼(지하드),아사드 정부에 의해 끌려가 옥살이를 한 우스타즈 이들을 중심으로 내용 이어지고 있다. 2015년 10월 15일 시작으로 2016년 8월 다라야 마을을 떠나기 전까지 저자와 이들은 스카이프 또는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았다. 만약 이것마저 없었다면 고립된 이 마을이 그저 반란군의 중심지라고 믿었을 테다. 그 전부터 여러 분쟁이 있었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사건으로 시위대가 만들어지고 아사드는 이를 진압하기 위해 무기를 들었다. 마을을 하나씩 진압해가면서도 다라야 마을을 진압하지 못했다. 반아사드 군인들과 이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지키고 싶어했고 대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징적인 의미로 다가왔던 다라야 마을. 폭격으로 학교와 관공서 건물이 폐허가 되고 그 속에서 발견한 책들. 아흐마드와 사람들은 그 책을 지하로 옮기며 그들만의 도서관을 만들었다. 그 전까지는 이들은 정부에 대해 어떤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이들을 아사드 정부에 대해 깨달았고, 아사드가 두려워 하는 것은 어떤 것도 아닌 지식인들이었음을 이들이야 말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끌어내는 원동력이기 때문이었다. 때론 폭격으로 몇 일씩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럴 때면 저자는 불안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연락을 취해야했고 어느 순간 짧은 문장으로 아흐마드에게서 연락이 오곤 했다.
다라야 도서관은 그저 책만 보는 곳이 아니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두에게 자유와 주체성을 가르쳤다. 그 전에는 읽지도 않았던 책을 분쟁으로 읽으면서 오히려 더 이들은 의식을 갖게 되었다. 어느 순간에 휴전이 되기도 했으며 유엔이 보급품을 가지고 오기로 했었지만 결국 정부군에 의해 되돌아 가야 했던 순간도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아흐마드에게는 희망이 있는 것일까? 4년 동안 시민들이 허무하게 죽어나갔다. 아내와 딸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가 오히려 그곳이 폭격되어 가족을 잃어버린 남자, 누군가의 아들, 아내와 부모...아흐마드가 보는 것은 절망 이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이들은 희망을 걸었다. 아니 모두가 그러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았으나 결국 이들은 정부군의 수많은 폭격과 압력에 의해 마을을 떠나야했고, 이들을 지키던 오마르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언젠가 번역가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했던 오마르.새로운 곳으로 이주한 뒤 저자와 연락을 취해왔지만 이 또한 불안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책을 읽는 동안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어느 곳이든 사람들은 자유를 원한다. 부디 아흐마드와 친구들에게 평화가 오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시리아 내전중의 일이 주된 이야기 같다. 중1아들이 읽어보고 싶다고 해서 구매한 책인데 아주 재미있게 읽고 여러번 다시 읽더라는,, 남자 아이라 그런지 감수성이 풍부하지는 않는 편이나 이 책을 읽고는 많은 생각이 들었던것 같다. 물론 슬픔같은 감정 보다는 우리의 일제 시대를 더듬어 본건 아니였을까 싶다. 펜의 힘은 강하다는건 세계어디서도 통하는 이야기 같단 생각을 해본다.
다라야, 한국말하고는 아무 상관없겠지만 다라야라는 말에서는 다락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다라야는 집이 많은 곳이라는 뜻이란다. 실제 집이 많은 곳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시리아 내전으로 그곳은 사람이 편하게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시리아 내전이라 말했지만, 이 말은 들어보기만 했지 자세한 건 잘 모른다. 다라야에는 그곳 정부에서 테러리스트가 있다면서 폭탄을 떨어뜨리고 사람이 나오지 못하게 막아버렸다. 그것도 몇해씩이나. 거의 네해였다 한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이 살았는데 그렇게 되고는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그곳을 떠나고 남은 사람은 저항했다. 아니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그저 거기에 살아야만 했던 사람도 있었을 거다. 어딘가로 떠나려 해도 갈 곳이나 돈이 있어야 할 거 아닌가. 그런 거 없는 사람은 남을 수밖에 없다. 나는 그쪽에 가깝구나. 한국 살기 힘들다고는 하지만 전쟁이 없어서 다행 아닌가 싶다. 눈에 보이는 전쟁이 없을 뿐인가.
이 책에서 다라야 이야기를 보니 한국에도 이런 일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1980년 광주다. 그때 정권은 광주에 계엄령을 내리고 군인은 평범한 사람을 죽였다. 그때 일을 겪은 사람은 아직도 그 일을 겪을지도 모르겠다. 다라야에 남았던 사람은 네해나 두려움에 떨었다. 먹을 것도 제대로 없었다. 어떻게 그런 곳에 살았을까 싶다. 날마다 전쟁속에 있었겠지. 이런 걸 보면 사람은 약하면서도 힘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다라야에 남은 사람이 다 산 건 아니다. 폭탄 때문에 죽은 사람도 많다. 무장하지 않은 시민을 그렇게 쉽게 죽이다니. 다라야에서는 평화로운 시위를 하려 했다. 독재가 물러나고 민주주의 나라가 되기를 바라고. 하지만 그곳은 여전히 독재겠지.
제대로 살기 어려운 때 다라야에 남은 젊은이는 무너진 건물에서 책을 찾고 모아서 지하에 도서관을 만들었다. 아흐마드와 친구 아부 엘에즈는 그전에는 책을 읽지 않았다. 다라야에 갇히고 책을 만나다니. 아흐마드는 책을 펼치자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한다. 책은 닫힌 세상에서 바깥으로 난 하나밖에 없는 문이었다. 책이 세상과 사람을 이어줬다. 다라야에 있던 사람은 아흐마드와 아부 엘레즈가 만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보았다.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를 모르게 하려 할 때 책을 못 보게 한다. 시리아는 읽을 수 있는 책보다 읽을 수 없는 책이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다라야에서는 볼 수 있었다. 폭탄이 떨어지고 내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지만 젊은이는 책을 보고 희망을 가졌다. 역사를 바로 알려고도 했다. 책에 담긴 게 다 옳지는 않겠지만, 그나마 책에는 사실을 담으려고 한다. 언제 어느 때든 책을 본다면 깊은 절망에 빠지지 않을지도. 이렇게 말했지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무척 슬프고 괴로우면 글자가 눈에 마음에 들어오지 않을 거다. 그런 마음을 조금 추스르면 괜찮을지.
무척 힘들 때 책을 만나면 마음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길까. 책을 만나는 동안에는 앞으로 일 같은 건 거의 생각하지 않겠구나. 전쟁속에서 책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을 듯하다. 그래도 다라야에 비밀 지하 도서관이 있어서 많은 사람이 책을 보았다. 세계전쟁이 한창일 때도 군인이 책을 봤다는 말 어디선가 본 듯하다. 지도자나 위에 있는 사람이 책을 보고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면 좋을 텐데. 이제 다라야 지하 비밀 도서관은 없다. 사람들은 다라야에서 나와야 했다. 모두 죽지 않아 다행이다. 아흐마드도 살았다. 지금도 살겠지. 이 이야기는 누군가한테 희망을 주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평화로운 시대지만 어디나 그런 건 아니다.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는 곳이 있고 살 곳이 없는 사람도 있다. 난민을 따듯한 마음으로 봤으면 한다.
희선
☆―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모두 저와 같아요.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특별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죠. 하지만 지금 다라야 젊은이들은 무엇이든 배워야 해요.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죠. 도서관에 있으면 사람들이 ‘민주주의’ 책을 자주 물어봅니다.” (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