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음이 편해지고 가족이 행복해지는
‘역설의 심리학’
두 아이의 직접적인 양육자이자 대중 심리 강연에서 수많은 엄마들을 만나온 심리학자로서 그 누구보다 엄마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는 강현식 누다심 심리상담센터 대표.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그는 최신작 《엄마의 첫 심리 공부》에서 엄마들이 겪는 모든 문제는 두 가지 키워드로 접근하면 쉽게 풀린다고 설명한다.
첫째, ‘문제’ 그 자체보다 ‘관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자녀의 성적이나 진로가 걱정인가? 그보다는 자녀가 엄마와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느끼는지 살피는 것이 먼저다. 남편의 말과 행동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그보다는 나 자신이 남편과의 관계에서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먼저 느껴야 한다. 왠지 잘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가? 그렇다면 지금 나는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부터 성찰해 보는 게 좋다. 이처럼 모든 고민은 ‘관계’로 통한다.
둘째,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역효과를 불러오는 ‘역설의 심리학’에 주의해야 한다. 관계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일방향으로 접근했다가는 그르치기 십상이다. 매 순간 자신과 상대의 감정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의도와 정반대의 역효과를 불러오는 역설의 심리학. 이런 역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관계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게 되면, 관계의 본질이 보이고 역설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엄마들이 겪는 자녀와의 관계, 부부 관계, 자신과의 관계에 통찰을 줄 수 있는 심리학 지식이 담겨 있다. 엄마들이 보다 행복한 삶,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열 가지 역설의 심리학이다.
사랑의 매가 없듯이 사랑의 잔소리도 없다!
잔소리 대신 ‘괜찮다’고 말하라
엄마들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기 전까지 아이들에게 수없이 잔소리를 해댄다. 반대로 아이들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기 전까지 엄마에게 수없이 잔소리를 듣는다. 이 비극의 연결 고리는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엄마의 사랑’이다. 다 자식 잘 되라고 하는 잔소리니까!
하지만 사랑의 매가 아이의 행동을 궁극적으로 교정하지 못하듯, 사랑의 잔소리도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사랑의 마음으로 잔소리를 하더라도 아이는 자신에 대한 비난과 질책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는 위축되고, 수동적이 되고, 불안해진다. 이런 상태에서는 더 못하게 되고, 그에 따라 잔소리는 더 늘 수밖에 없다.
만약 실패하거나 실수한 아이가 다음에는 더 잘하기를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잔소리 대신 ‘괜찮다’고 말하라. ‘괜찮다’는 말은 너의 실수와 실패를 알고 있지만 너를 비난하거나 질책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는 ‘괜찮다’는 말에 마음의 안정감을 찾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는다. 더 나아가 실수와 실패를 발판삼아 자신의 적성을 찾아 나서게 한다. 아이가 좌절해 있을 때, 부모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괜찮다’뿐이다.
아이 성적도 올리고 부모 자식 관계도 좋아지고!
메타인지를 활용한 공부의 심리학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공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남들보다 뒤처지면 어쩌나, 학교나 학원에서 제대로 가르치고 있나 등등. 특히 학원에 과외에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시켜도 왜 성적이 오르지 않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어떤 엄마는 내 아이의 지능을 의심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이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은 공부가 부족해서도 아니고 머리가 나빠서도 아니다. 물론 지능지수가 높으면 공부를 잘할 가능성도 높겠지만, 그렇더라도 지능지수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25%에 불과하다. 성적의 열쇠는 메타인지다. 메타인지는 성적에 40%의 영향을 미친다. 더 중요한 것은 지능지수는 타고나지만, 메타인지는 머리가 좋든 나쁘든,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나 계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 메타인지가 뭘까? 메타인지는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이다. 인지에 대한 인지, 지식에 대한 인지라는 의미에서 상위인지라고도 한다. 실제로 메타인지의 효과는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실험한 ‘거꾸로 교실’에서 여실히 증명된 바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 칭찬보다는 격려!
올바른 칭찬 사용법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은가. 그동안 칭찬은 상대를 긍정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절대 반지 같은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은 ‘무작정 칭찬’ 모드로 아이들을 대하곤 한다. 그런데 정말로 칭찬이 꼭 좋기만 할까? 기껏 칭찬했는데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거나 반대로 행동하는 등 역효과가 나타난 적은 없는가?
사실 고래는 ‘먹이’를 얻고자 억지로 춤을 추는 건지도 모른다. 고래가 정말 원하는 것은 좁은 수족관을 벗어나 드넓은 바다로 가는 것이지 않을까. 아이의 성적이 올랐다고 칭찬하고, 방을 청소했다고 칭찬하고, 엄마 심부름 했다고 칭찬하는 것처럼 ‘무작정 칭찬’ 모드는 고래에게 먹이를 줘서 춤추게 하는 것과 같다. 아이는 다음에 다시 칭찬받기 위해 더 분발해야 하고 더 긴장해야 한다. 그래서는 칭찬의 역효과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칭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사용하려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결과가 좋아서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이 좋으면 결과가 나쁘더라도 칭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결과가 나왔을 때 잠깐 관심을 가져서는 곤란하다. 과정을 칭찬하려면 오랫동안 찬찬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그렇더라도 칭찬이 춤을 추게 하기 위한 ‘먹이’인 것은 여전하다. 칭찬은 상대의 뜻이 아니라 나의 뜻대로 조종하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칭찬보다 더 좋은 것은 격려다. 상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주고 북돋워주는 것이다. 칭찬이 조건적 사랑이라면 격려는 무조건적 사랑인 셈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할지는 몰라도, 고래가 자신의 천성대로 드넓은 바다를 유영하게 하는 것은 격려다.
어떻게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 것인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아는 힘!
《엄마의 첫 심리 공부》에는 이처럼 잔소리의 심리학, 공부의 심리학, 칭찬의 심리학을 비롯해 엄마들이 알아 두면 좋을 10가지 심리학 지식이 풍부한 사례와 함께 실려 있다. 그리고 한 챕터 한 챕터 읽어 가다 보면 한 가지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모든 심리적 문제는, 이 책 중 ‘무력감의 심리학’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듯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아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통제하려 할 때 무력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무력감을 감추기 위해 헛된 통제감을 발휘하려 한다. 때대로 왜 이런 결혼을 했을까 자책하거나, 남편에게 당신 탓이라며 잘못을 인정하라고 강요하거나, 아이에게 성적이 이게 뭐냐고 야단치거나 등등, 이 모든 게 통제감 착각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무력감이나 통제감 착각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할 수 있는 것은 현실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 그리고 나 아닌 타인의 일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오로지 현재, 그리고 나뿐이다. 지금 최선의 결정을 하고 내 결정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 이것만 통제할 수 있다.
그러자면 나를 둘러싼 관계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 이 책에 소개된 10가지 역설의 심리학이 그 눈을 길러 줄 것이다. 그래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 즉 현재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늘려 줄 것이다.
‘엄마’가 심리학을 알면 비로소 달라지는 것들(본문 속에서)
연구에 따르면, 지능지수가 성적의 25% 정도를 설명해 준다고 한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메타인지가 성적의 40%나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능지수가 노력으로는 계발될 수 없고 타고나는 능력에 달려 있지만, 메타인지는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능지수의 높고 낮음이나 나이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말이다.
-29쪽, Lesson 1. ‘공부의 심리학’에서
칭찬은 고래로 하여금 억지로라도 춤을 추게 만들지만, 격려는 고래에게 그 선택권을 준다. 고래가 춤을 추고 싶다면 출 것이고, 날고 싶으면 날 것이다. 또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안 해도 상관없다. 이런 면에서 칭찬은 상대를 위축시키지만, 격려는 힘이 나게 만든다. 격려는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한다는 면에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84쪽, Lesson 2. ‘칭찬의 심리학’에서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가능한 한 실패를 겪지 않기를 원한다. 그래서 실패 상황이 오기 전에 자녀를 닦달한다. 밥을 먹어라, 잠을 자라, 공부해라, 씻어라 등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는 왜 밥을 먹어야 하는지, 왜 잠을 자야 하는지, 왜 공부를 해야 하고, 왜 씻어야 하는지 고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수동형 인간이 된다. 그래서 때가 되면 부모가 알려주겠거니, 부모가 챙겨 주겠거니 생각한다.
-116쪽, Lesson 3. ‘잔소리의 심리학’에서
우리는 자신을 우린 아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서 변하지 않고 있는 내면의 어린 모습을 알고 있다. 반면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는 어린 모습이 아닌 어른의 모습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어른인 상대가 아직 어리고 여린 자신을 보듬어 주기를 기대한다. 놀라운 사실은 상대도 같은 기대를 가진다는 것이다. 자기를 어린 모습으로 인시하고, 당신을 어른의 모습으로 인식한다. 결국 사랑이란 어린이 두 명이 만나서 서로에게 어른 역할을 하라고 요구하고 떼쓰는 꼴이다. (…) 하지만 나도 마냥 어리지만은 않고, 상대도 마냥 어른은 아니다.
-163쪽, Lesson 4. ‘사랑의 심리학’에서
상대에게 긍정을 전해 주려면 우선 공감(Empathy)이 필요하다. 상대의 부정적 감정을 섣불리 바꾸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충분히 공감해 줄 필요가 있다. 상대의 감정을 바꾸려는 것은 그 감정이 틀렸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고, 공감은 상대의 감정을 그럴 수 있다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201쪽, Lesson 5. ‘긍정의 심리학’에서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을 의미하지만,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혼자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혼자 있을 때 ‘난 혼자야. 사람들이 날 좋아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면 고통이겠지만, ‘다시 사람들과 함께 할 순간이 올 테니 지금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라고 생각하면 즐거움일 수 있다.
-239쪽, Lesson 6. ‘관계의 심리학’에서
두려움을 피하려고 할수록 더 피할 수 없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가 있다. 두렵다고 피하기만 하면 첫째, 익숙해질 수 없기 때문이고 둘째, 극복할 방법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269쪽, Lesson 7. ‘두려움의 심리학’에서
정신분석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란 자신의 유아기적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기꺼이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유아기적 욕구로는 세상을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고자 하는 마음을 들 수 있다. 지금 말하는 과거나 미래, 그리고 타인에 대한 통제감도 일종의 유아기적 욕구인 셈이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현실감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건강한 삶이다.
-311쪽, Lesson 8. ‘무력감의 심리학’에서
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착함을 강조할까? 이유는 분명하다. 착해야, 즉 타인에게 친절하고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해야 키우기가, 가르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통제하기가 편하다. 자신들이 편하자고 아이들에게 언제나 착하라고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착한 것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351쪽, Lesson 9, ‘선악의 심리학’에서
그러나 잘 살고자 하는 욕심은 역설적으로 잘 못살게 만든다. 죽기 전에 후회하는 삶을 살도록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삶의 목표를 잘 사는 것이 아닌 잘 죽는 것으로 바꿔 보자. 잘 죽는다는 것은 편안한 죽음, 고통 없는 죽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 앞에서 후회가 없도록, 언제 죽어도 아쉬움이 없도록 살아보자는 것이다.
-394쪽, Lesson 10, ‘죽음의 심리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