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편/한아롱 그림
예스24, 2019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 및 도서판매 동향 발표
2019년 06월 03일
나태주 시인님을 좋아해요.
시집도 집에 많구요. 그래서 하나둘씩 모으고있었습니다
시를 읽으면 어지러웠던 마음이
가라앉는느낌이에요. 없는책이라 구매하게되었고요
사실 좀 급하게 구매하게된 이유는 있어요
요즘 책값이 많이 오르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많이 올랐더라구요 ㅠㅠ 점점 오르는 물가의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책은 여전히 좋습니다! 솔직히
비슷한책들의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그 좋은느낌때문에
읽는거같아요. 잔잔함이 주는 감동이 있습니다.
좋은책 많이 내주세요.감사합니다.
나는 뒤늦게 시가 마음을 위로해주는 능력이 있다는 걸 몸소 체험하면서 시를 시로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그 많은 시간을 아쉬워해본 적이 있다.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시, 시험 문제를 맞추기 위해 배우는 시는 시가 아니다. 그렇게 공부한 시는 한 번도 내 마음을 울리지 못했다. 찾아내려고 조각조각 쪼개가며 살펴보는 시가 아니라 마음을 맡긴 채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시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나태주 시인의 시집도 같은 마음으로 읽었다. 물론 시집 속 모든 시가 다 마음에 와닿은 것은 아니다. 그 중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 시도 있고, 또 그 중에는 너무나 내맘같은 시도 있다. 내맘같은 시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리뷰로 작성하려고 머릿속에서 이렇게 정리해보았다.
"머리가 아플 때 얼른 두통약을 집어 삼키면 좀 가라앉는다는 사람이 있다. 마음이 번잡하고 답답할 때 무작정 집을 나서 길을 걸으면 뭔가가 정리된다는 사람이 있다. 웬만하면 약은 안 먹고 버텨보자는 주의인 나는 머리가 아플 때 시집을 펴 시 한 편 집어 삼킨다. 마음이 번잡하고 답답할 때 무작정 시집을 펴 시 위를 걸어본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두통도 잦아들고 번잡했던 마음도 가라앉는다. 이런 경험을 처음 맛본 건 몇 해 전이다. 그 전에는 시집을 거의 읽지 않았으니 시집에 이런 효력이 있는지 몰랐다. 시집의 효력을 믿고 비상詩를 항상 구비해두려 한다.
긴 글은 읽고 나면 금새 다 잊어버린다. 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지. 그저 '좋았다', '재미있었다'만 남고, 다른 건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데 짧은 글은 다행이다. 짧아서 기억하기 좋고, 안되면 다시 읽으면 되니까. 다시 읽으며 잊어버리기 전에 뭐라도 좀 더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 " 라고 쓰려고 정리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대박!'. 이 책의 끝 '시작詩作 노트'에 써있는 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가령, 몸이 아플 때 우리는 약국에 가서 어떠한 약을 사서 먹는가? 당연히 아픈 증상이 사라지는 (병증이 낫는) 약을 사다 먹는다. 시도 마찬가지고 시인들도 또한 그러하다. 이제는 유명한 시, 유명한 시인이 아니다. 그것을 독자들은 요구하지 않는다. 아니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지금 마음으로 아프고 살기가 힘들다고 호소하지 않는가! 거기에 대해 즉각적인 대책은 못 된다 하더라도 위로를 주고 어루만짐이라도 주고 동행의 마음이라도 허락해야 한다."
그래, 바로 이거다. 내가 시를 읽기 시작하며 느낀 것 말이다. 시인이 직접 이렇게 말해주니 내가 아는 시의 쓸모(?)가 영 잘못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마저 든다. 아마도 나태주 시인의 시는 삶의 터전, 그 속에 있는 자연, 그리고 자신과 자신의 마음 있는 그대로의 것을 그려내니 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디디고 서있는 곳을, 내 눈길이 뻗어가는 곳을, 손길이 닿는 그 곳을 시로 그려내면 내가 머무는 시공간이 곧 시가 되고, 시는 다시 나의 시공간이 되는 것이지 않나.
시를 읽자. 우리의 마음과 또 마음을 위해서.
나태주 작가님의 글에는 항상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따뜻함과 사랑스러움과 순수함들... 상당히 많은 책을 내신 분이지만 이번 책은 미공개 신작 시들 모음이라고 해서 기대가 많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예쁜 삽화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어 만족입니다. 짧은 글들이지만 삽화가 더해지니 느낌도 살고 색다르네요. 종이책으로 보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가슴 따뜻해지는 글들 잘 읽었습니다.
헛소리하지말아라
누가뭐래도인생은허무한것이다
먼지 날라는이 모래도한때는바위였고
새하얀조그만뼈 조각하나도 한때는
용사의 어깨였으며 미인의 얼굴이었다
두번말하지말아라
아무리 우겨도 인생은 고해 그것이다
즐거울생각아예 하지 말고
좋은 일 너무 많이 꿈꾸지 말아라
해 으스름녘 모래 능션을타고넘어가는
어미 낙타의 서러운울음소리를들어보아라
하지만어디션가또다시 바람이 인다
높은가지 나무에 모래바람소리가간다
가슴이 따라서 두근거려진다
그렇다면 누군가두고 온 한사람이 보고 싶은 거다
또다시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고 싶어
마음이 안달해서 그러는 것이다
꿈꾸라 그리워하라 깊이, 오래 사랑하라
우리가잠들고쉬고잠시 즐거운것도
다시금고통을당하기 위해서이고
고통의 바다세상속으로돌아가기 위함이다
그리하여 또다시 새롭게 꿈꾸고그리워하고
깊이 , 오래사랑하기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