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슈 워커 저/이한음 역
하비 다이아몬드 저/강신원 역/이의철감수
김남규 저
김동익 저
후나세 슌스케 저/오시연 역
안지현 저
[요약] 만성 염증을 낮추는 오메가-3 지방산(EPA나 DHA)을 섭취하자.
[크레마 예스24 eBook]
http://m.yes24.com/Goods/Detail/70970561
치주염은 말 그대로 치아 주위에 생기는 병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치아를 지탱하는 뼈(치조골)나 잇몸이 치주 병균에 감염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우리 입안에는 항상 수백여 종의 세균이 존재합니다. 그 가운데 치주염의 원인이 되는 치주 병균은 알려진 것만 해도 100여 종이 넘습니다. 이렇게 흔한 균이므로 치주 병균에 감염되지 않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입안에 들어온 치주 병균은 ‘공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공기가 없는 공간을 찾아 치주포켓이라고 불리는 이와 잇몸 사이의 골로 파고듭니다. 제대로 양치질을 해서 치아 사이에 붙어 있는 더러운 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주포켓 속으로 들어간 치주 병균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치주 병균끼리 플라크(plaque)라는 끈끈한 덩어리를 형성하면서 점점 치주포켓 안으로 파고 들어갑니다.
그 치주 병균과 치주 병균이 내는 독소에 반응해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치주염의 시작입니다. 이때 눈치를 채고 매일 양치질을 열심히 해서 플라크를 제거하거나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괜찮지만 그대로 두면 염증이 서서히 퍼져 나가게 됩니다.
치아를 지탱하는 치조골까지 염증이 퍼져서 치조골이 녹아내려 결국 반밖에 남지 않으면 기댈 곳을 잃은 치아가 조금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계속 그대로 놔두면 치조골이 더욱 녹아서 잇몸이 내려앉고 치아가 흔들려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거나 치아 배열이 비뚤어져 결국에는 치아를 뽑아야 하는 사태에 이르게 됩니다.
면역 시스템의 오작동
여기서 염증을 촉진하는 물질인 메디에이터에 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메디에이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병으로 이어지게 만드는지 등의 자세한 내용은 2장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메디에이터’(mediator)는 원래 ‘중개자’라는 의미지만 의학 용어로는 세포에서 세포로 정보를 전달하는 ‘전달 물질’을 뜻합니다. 간단히 세포가 ‘이래라 저래라’ 하고 내리는 명령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염증과 관련된 여러 메디에이터가 발견되었는데 크게 염증을 일으키는 유형과 염증을 없애는 유형으로 나뉩니다.
염증은 원래 몸에 필요한 반응이므로 염증을 일으키는 메디에이터도 필요합니다. 동시에 없애는 메디에이터도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만약 염증을 없애는 메디에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면 염증이 생긴 상태가 계속됩니다. 그러므로 두 유형의 메디에이터가 반드시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합니다.
즉 염증을 만드는 메디에이터와 염증을 없애는 메디에이터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 면역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가동합니다. 우리 몸속에 염증이 쉽게 생기고 잘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장에 쌓이면 장내 ‘유해한 균’이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을 분해합니다. 이때 유해 물질이나 가스 독소가 나오는데 장은 독소를 이물질로 여기고 장벽을 지키려 공격합니다. 즉 염증이 생기는 겁니다.
또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장 노화나 과식, 수면 부족 등의 흐트러진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염증이 생깁니다.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만성염증으로 이어져 세포가 망가지고 결국 여러 생활 습관병이 발병합니다. 생활 습관병의 원인으로 염증을 꼽는 이유입니다.
장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약 70%가 모여 있으므로 당연히 면역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장에 만성염증이 생기면 알레르기나 장염,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런 점에서 ‘장의 만성염증’은 다른 장기의 염증보다 훨씬 무섭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염증을 만들어라!”라고 전하는 메디에이터가 늘어나는 동시에,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도 함께 분비되어 염증을 억제하는 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만성염증’이 계속 존재하면 스트레스 호르몬도 계속 나옵니다. 결국 호르몬 과잉 상태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염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많이 나와도 되잖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활성산소가 증가해 뇌 신경 세포를 사멸시킵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몸과 마음이 지칠 뿐 아니라 뇌까지 피폐해진다니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최근 뇌 연구에 따르면 아무리 나이가 들더라도 새로운 신경 세포가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해마 같은 뇌의 특정 영역에는 ‘신경 줄기세포’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새로운 신경 세포를 만들어낸다는 겁니다.
이 현상을 의학 용어로 신경생성(neurogenesis)이라고 합니다. 나이를 먹어도 뇌가 위축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신경 세포도 만들어낸다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입니다.
기억과 감정을 주관하는 해마는 특히 치매와 우울증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해마에 새로운 신경 세포가 지속해서 생성된다니 다행인 일입니다.
그런데 뇌에 연기가 나면 이 신경생성 활동이 저하됩니다. 뇌에 새로운 신경 세포를 만드는 능력이 있지만, 만성염증이 존재하면 그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까지 다음과 같은 사실이 다양한 연구로 밝혀졌습니다.
?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치매에 걸리기 쉽다.
?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치매에 걸리기 쉽다.
?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 쉽다.
? 우울증 재발을 반복한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리기 쉽다.
‘아토피성 피부염’이라는 병명에 ‘염’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아토피도 만성염증 때문에 발생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가려움을 수반한 습진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하며 좀처럼 낫지 않는 피부병이라고 정의하는 데 원래 ‘습진’ 자체가 피부에 생기는 염증입니다.
피부는 바깥쪽부터 표피, 진피, 피하 조직의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염증의 예로 들었던 ‘모기에 물려서 붓는 것’은 가장 바깥쪽을 덮은 표피에 생긴 염증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모기에 물려(모기의 타액이 들어간 상태) 자극을 받으면 비만세포(mastocyte)가 세포 내에 저장해둔 히스타민과 같은 메디에이터를 흩뿌리며 “염증을 만들어라!”라고 명령합니다. 이 명령을 받고 표피에 염증이 일어나는 동시에 뇌에 ‘가려움’이 전달됩니다.
가려움은 참으로 골치 아픈 증상입니다. 가려운 부위를 긁으면 표피에 상처가 나서 염증이 심해지고 피부염이 악화되며 더 심한 가려움에 시달리는 ‘가려움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왜 긁으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긁고 마는 걸까요? 가려운 부분을 긁으면 ‘대뇌 보상계’(cerebral reward circuit)라고 불리는 부분이 반응해 쾌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머리로는 ‘긁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긁어버리고 마는 가려움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가려움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아토피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려움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피부과에서 처방한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발라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만 이것은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대증요법일 뿐입니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습을 제대로 해서 약해진 방어 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어떤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지 파악해 그 원인인 물질(알레르겐)을 접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알레르겐을 생활 속에서 전부 제거할 수 있느냐 하면 사실상 어려운 일입니다.
동물이나 식물이 항원에 접했을 때 민감한 상태가 되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기 쉬운 상태를 ‘감작(感作. sensitization)이 성립되었다’고 말합니다.
내장 지방이 만성염증을 일으킨다
지방세포가 커지고 그 수도 늘어나면 지방세포의 활동이 변합니다. 지방세포는 다른 면역세포와 지방 조직이라는 팀을 짜서 여러 활동을 합니다.
? 에너지가 필요해졌을 때 지방을 분해해서 몸에 공급한다.
? 내장이 제자리에 있도록 받쳐준다.
? 단열재 역할을 해서 체온을 유지한다.
? 쿠션이 되어 외부 충격을 완화한다.
? 보통 때의 지방 조직에는 ‘염증을 억제하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이 증가한다.
? 비만인 사람의 지방 조직에는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이 증가한다.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사이토카인으로는 TNF-α나 인터류킨 6, 레지스틴 등이 있으며 이 물질들은 살이 찌면 찔수록 많이 분비됩니다.
한편 염증을 억제하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의 대표 주자로 오사카대학교의 연구 그룹이 발견한 아디포넥틴이 있습니다. 이 물질은 백색 지방세포가 중성 지방을 많이 저장해서 커질수록 점점 적게 분비됩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백색 지방세포는 온몸에 존재합니다. 살이 찌면 300억 개나 되는 지방세포가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연기의 원인을 만들면서 “연기를 더 피워라!”라고 부르짖습니다. ‘비만은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말이 이제 이해될 겁니다.
비만과 당뇨병
비만인 사람의 지방 조직이 인슐린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을 전신의 세포에 주입해서 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입니다.
식사 뒤 혈액 속에 포도당이 늘어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형성됩니다. 그러면 인슐린이 혈당을 온몸의 세포에 주입하고 그 결과 혈당치가 내려갑니다. 그런데 비만인 사람의 지방 조직은 이런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중 하나는 크기가 커진 지방 조직에서 나오는 TNF-α, 레지스틴과 같은 아디포사이토카인입니다. 이것은 포도당을 세포에 주입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은 혈액 중의 포도당 농도(혈당치)가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또 앞서 ‘염증을 억제하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의 대표로 소개한 아디포넥틴은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가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디포넥틴은 비만이 되면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양이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지방 조직이 커지면(살이 찌면) 인슐린 효과가 감소해서 혈당치가 원활하게 내려가지 않습니다.
인슐린 효과가 떨어질수록 인슐린 분비량은 증가합니다. 그런 상태가 길게 지속되면 결국 당뇨병에 걸립니다.
최근 연구로 밝혀진 사실이 있습니다. 세포막을 둘러싼 ‘의자 뺏기 게임’의 결과, 아라키돈산에서 기염성 메디에이터가 형성되는 것을 방해할 뿐 아니라 EPA와 DHA는 세포막에서 튕겨져 나오면 여러 효소의 영향을 받아 리졸빈(resolvin이나 프로텍틴(protectin과 같은 ‘염증을 제거하는 메디에이터’로 변환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EPA·DHA는 2가지 의미에서 항염증 작용을 합니다. 하나는 염증이 일어나는 것을 간접적으로 방해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직접적으로 염증을 제거하는 힘이 있는 메디에이터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전문적인 이야기이지만 ‘EPA·DHA는 항염증 작용을 한다’는 것과 ‘아라키돈산과 의자 뺏기 게임을 한다’는 점을 기억하면 됩니다.
오메가-3 지방산은 EPA나 DHA가 되어 염증을 억제한다.
? 오메가-6 지방산인 아라키돈산을 과다 섭취하면 염증이 촉진된다.
? 오메가-9 지방산은 오메가-3 지방산이나 오메가-6 지방산과도 충돌하지 않고 염증 문제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EPA·DHA와 아라키돈산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은 결국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으므로 전부 식사로 섭취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체내의 오메가-3와 오메가-6의 균형은 평소의 식생활에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내용입니다.
식생활에 주의하면 체내의 ‘염증을 억제하는 기름’과 ‘염증을 촉진하는 기름’의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말입니다.
위의 오메가-3 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기름과 오메가-6 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기름을 비교해봅시다. 그리고 평소 식생활을 떠올려보면, 무엇을 더 많이 섭취하고 있을까요?
오메가-3 지방산에 함유된 기름은 잘 들어보지 못한 것이 많을 것입니다. 생선을 잘 먹는 사람은 그래도 좀 낫지만 다른 식물성 기름은 아마씨유, 들기름 등 일부러 섭취하지 않으면 평소에 별로 사용하지 않는 것들뿐입니다.
반면 몸속에서 아라키돈산으로 전환되는 오메가-6 지방산은 우리 주변에 넘쳐납니다. 가격이 꽤 저렴하고 사용하기 쉬우므로 튀김, 볶음 요리에 잘 쓰이는 것은 거의 오메가-6 지방산의 식물성 기름이며 과자나 빵 등에도 많이 쓰입니다. 원재료명에 ‘식물성 유지’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거의 오메가-6 지방산의 기름이라고 보면 됩니다.
만성염증의 원인이 되는 비만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 근육에서 염증을 억제하는 마이오사이토카인이 나온다.
?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서 일산화질소를 분비해 혈관 벽의 염증을 억제한다.
[요약] 만성 염증을 낮추는 오메가-3 지방산(EPA나 DHA)을 섭취하자.
[크레마 예스24 eBook]
http://m.yes24.com/Goods/Detail/70970561
치주염은 말 그대로 치아 주위에 생기는 병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치아를 지탱하는 뼈(치조골)나 잇몸이 치주 병균에 감염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우리 입안에는 항상 수백여 종의 세균이 존재합니다. 그 가운데 치주염의 원인이 되는 치주 병균은 알려진 것만 해도 100여 종이 넘습니다. 이렇게 흔한 균이므로 치주 병균에 감염되지 않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입안에 들어온 치주 병균은 ‘공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공기가 없는 공간을 찾아 치주포켓이라고 불리는 이와 잇몸 사이의 골로 파고듭니다. 제대로 양치질을 해서 치아 사이에 붙어 있는 더러운 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주포켓 속으로 들어간 치주 병균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치주 병균끼리 플라크(plaque)라는 끈끈한 덩어리를 형성하면서 점점 치주포켓 안으로 파고 들어갑니다.
그 치주 병균과 치주 병균이 내는 독소에 반응해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치주염의 시작입니다. 이때 눈치를 채고 매일 양치질을 열심히 해서 플라크를 제거하거나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괜찮지만 그대로 두면 염증이 서서히 퍼져 나가게 됩니다.
치아를 지탱하는 치조골까지 염증이 퍼져서 치조골이 녹아내려 결국 반밖에 남지 않으면 기댈 곳을 잃은 치아가 조금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계속 그대로 놔두면 치조골이 더욱 녹아서 잇몸이 내려앉고 치아가 흔들려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거나 치아 배열이 비뚤어져 결국에는 치아를 뽑아야 하는 사태에 이르게 됩니다.
면역 시스템의 오작동
여기서 염증을 촉진하는 물질인 메디에이터에 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메디에이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병으로 이어지게 만드는지 등의 자세한 내용은 2장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메디에이터’(mediator)는 원래 ‘중개자’라는 의미지만 의학 용어로는 세포에서 세포로 정보를 전달하는 ‘전달 물질’을 뜻합니다. 간단히 세포가 ‘이래라 저래라’ 하고 내리는 명령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염증과 관련된 여러 메디에이터가 발견되었는데 크게 염증을 일으키는 유형과 염증을 없애는 유형으로 나뉩니다.
염증은 원래 몸에 필요한 반응이므로 염증을 일으키는 메디에이터도 필요합니다. 동시에 없애는 메디에이터도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만약 염증을 없애는 메디에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면 염증이 생긴 상태가 계속됩니다. 그러므로 두 유형의 메디에이터가 반드시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합니다.
즉 염증을 만드는 메디에이터와 염증을 없애는 메디에이터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 면역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가동합니다. 우리 몸속에 염증이 쉽게 생기고 잘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장에 쌓이면 장내 ‘유해한 균’이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을 분해합니다. 이때 유해 물질이나 가스 독소가 나오는데 장은 독소를 이물질로 여기고 장벽을 지키려 공격합니다. 즉 염증이 생기는 겁니다.
또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장 노화나 과식, 수면 부족 등의 흐트러진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염증이 생깁니다.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만성염증으로 이어져 세포가 망가지고 결국 여러 생활 습관병이 발병합니다. 생활 습관병의 원인으로 염증을 꼽는 이유입니다.
장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약 70%가 모여 있으므로 당연히 면역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장에 만성염증이 생기면 알레르기나 장염,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런 점에서 ‘장의 만성염증’은 다른 장기의 염증보다 훨씬 무섭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염증을 만들어라!”라고 전하는 메디에이터가 늘어나는 동시에,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도 함께 분비되어 염증을 억제하는 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만성염증’이 계속 존재하면 스트레스 호르몬도 계속 나옵니다. 결국 호르몬 과잉 상태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염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많이 나와도 되잖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활성산소가 증가해 뇌 신경 세포를 사멸시킵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몸과 마음이 지칠 뿐 아니라 뇌까지 피폐해진다니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최근 뇌 연구에 따르면 아무리 나이가 들더라도 새로운 신경 세포가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해마 같은 뇌의 특정 영역에는 ‘신경 줄기세포’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새로운 신경 세포를 만들어낸다는 겁니다.
이 현상을 의학 용어로 신경생성(neurogenesis)이라고 합니다. 나이를 먹어도 뇌가 위축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신경 세포도 만들어낸다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입니다.
기억과 감정을 주관하는 해마는 특히 치매와 우울증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해마에 새로운 신경 세포가 지속해서 생성된다니 다행인 일입니다.
그런데 뇌에 연기가 나면 이 신경생성 활동이 저하됩니다. 뇌에 새로운 신경 세포를 만드는 능력이 있지만, 만성염증이 존재하면 그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까지 다음과 같은 사실이 다양한 연구로 밝혀졌습니다.
?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치매에 걸리기 쉽다.
?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치매에 걸리기 쉽다.
?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 쉽다.
? 우울증 재발을 반복한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리기 쉽다.
‘아토피성 피부염’이라는 병명에 ‘염’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아토피도 만성염증 때문에 발생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가려움을 수반한 습진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하며 좀처럼 낫지 않는 피부병이라고 정의하는 데 원래 ‘습진’ 자체가 피부에 생기는 염증입니다.
피부는 바깥쪽부터 표피, 진피, 피하 조직의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염증의 예로 들었던 ‘모기에 물려서 붓는 것’은 가장 바깥쪽을 덮은 표피에 생긴 염증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모기에 물려(모기의 타액이 들어간 상태) 자극을 받으면 비만세포(mastocyte)가 세포 내에 저장해둔 히스타민과 같은 메디에이터를 흩뿌리며 “염증을 만들어라!”라고 명령합니다. 이 명령을 받고 표피에 염증이 일어나는 동시에 뇌에 ‘가려움’이 전달됩니다.
가려움은 참으로 골치 아픈 증상입니다. 가려운 부위를 긁으면 표피에 상처가 나서 염증이 심해지고 피부염이 악화되며 더 심한 가려움에 시달리는 ‘가려움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왜 긁으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긁고 마는 걸까요? 가려운 부분을 긁으면 ‘대뇌 보상계’(cerebral reward circuit)라고 불리는 부분이 반응해 쾌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머리로는 ‘긁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긁어버리고 마는 가려움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가려움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아토피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려움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피부과에서 처방한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발라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만 이것은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대증요법일 뿐입니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습을 제대로 해서 약해진 방어 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어떤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지 파악해 그 원인인 물질(알레르겐)을 접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알레르겐을 생활 속에서 전부 제거할 수 있느냐 하면 사실상 어려운 일입니다.
동물이나 식물이 항원에 접했을 때 민감한 상태가 되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기 쉬운 상태를 ‘감작(感作. sensitization)이 성립되었다’고 말합니다.
내장 지방이 만성염증을 일으킨다
지방세포가 커지고 그 수도 늘어나면 지방세포의 활동이 변합니다. 지방세포는 다른 면역세포와 지방 조직이라는 팀을 짜서 여러 활동을 합니다.
? 에너지가 필요해졌을 때 지방을 분해해서 몸에 공급한다.
? 내장이 제자리에 있도록 받쳐준다.
? 단열재 역할을 해서 체온을 유지한다.
? 쿠션이 되어 외부 충격을 완화한다.
? 보통 때의 지방 조직에는 ‘염증을 억제하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이 증가한다.
? 비만인 사람의 지방 조직에는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이 증가한다.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사이토카인으로는 TNF-α나 인터류킨 6, 레지스틴 등이 있으며 이 물질들은 살이 찌면 찔수록 많이 분비됩니다.
한편 염증을 억제하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의 대표 주자로 오사카대학교의 연구 그룹이 발견한 아디포넥틴이 있습니다. 이 물질은 백색 지방세포가 중성 지방을 많이 저장해서 커질수록 점점 적게 분비됩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백색 지방세포는 온몸에 존재합니다. 살이 찌면 300억 개나 되는 지방세포가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연기의 원인을 만들면서 “연기를 더 피워라!”라고 부르짖습니다. ‘비만은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말이 이제 이해될 겁니다.
비만과 당뇨병
비만인 사람의 지방 조직이 인슐린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을 전신의 세포에 주입해서 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입니다.
식사 뒤 혈액 속에 포도당이 늘어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형성됩니다. 그러면 인슐린이 혈당을 온몸의 세포에 주입하고 그 결과 혈당치가 내려갑니다. 그런데 비만인 사람의 지방 조직은 이런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중 하나는 크기가 커진 지방 조직에서 나오는 TNF-α, 레지스틴과 같은 아디포사이토카인입니다. 이것은 포도당을 세포에 주입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은 혈액 중의 포도당 농도(혈당치)가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또 앞서 ‘염증을 억제하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의 대표로 소개한 아디포넥틴은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가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디포넥틴은 비만이 되면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양이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지방 조직이 커지면(살이 찌면) 인슐린 효과가 감소해서 혈당치가 원활하게 내려가지 않습니다.
인슐린 효과가 떨어질수록 인슐린 분비량은 증가합니다. 그런 상태가 길게 지속되면 결국 당뇨병에 걸립니다.
최근 연구로 밝혀진 사실이 있습니다. 세포막을 둘러싼 ‘의자 뺏기 게임’의 결과, 아라키돈산에서 기염성 메디에이터가 형성되는 것을 방해할 뿐 아니라 EPA와 DHA는 세포막에서 튕겨져 나오면 여러 효소의 영향을 받아 리졸빈(resolvin이나 프로텍틴(protectin과 같은 ‘염증을 제거하는 메디에이터’로 변환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EPA·DHA는 2가지 의미에서 항염증 작용을 합니다. 하나는 염증이 일어나는 것을 간접적으로 방해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직접적으로 염증을 제거하는 힘이 있는 메디에이터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전문적인 이야기이지만 ‘EPA·DHA는 항염증 작용을 한다’는 것과 ‘아라키돈산과 의자 뺏기 게임을 한다’는 점을 기억하면 됩니다.
오메가-3 지방산은 EPA나 DHA가 되어 염증을 억제한다.
? 오메가-6 지방산인 아라키돈산을 과다 섭취하면 염증이 촉진된다.
? 오메가-9 지방산은 오메가-3 지방산이나 오메가-6 지방산과도 충돌하지 않고 염증 문제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EPA·DHA와 아라키돈산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은 결국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으므로 전부 식사로 섭취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체내의 오메가-3와 오메가-6의 균형은 평소의 식생활에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내용입니다.
식생활에 주의하면 체내의 ‘염증을 억제하는 기름’과 ‘염증을 촉진하는 기름’의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말입니다.
위의 오메가-3 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기름과 오메가-6 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기름을 비교해봅시다. 그리고 평소 식생활을 떠올려보면, 무엇을 더 많이 섭취하고 있을까요?
오메가-3 지방산에 함유된 기름은 잘 들어보지 못한 것이 많을 것입니다. 생선을 잘 먹는 사람은 그래도 좀 낫지만 다른 식물성 기름은 아마씨유, 들기름 등 일부러 섭취하지 않으면 평소에 별로 사용하지 않는 것들뿐입니다.
반면 몸속에서 아라키돈산으로 전환되는 오메가-6 지방산은 우리 주변에 넘쳐납니다. 가격이 꽤 저렴하고 사용하기 쉬우므로 튀김, 볶음 요리에 잘 쓰이는 것은 거의 오메가-6 지방산의 식물성 기름이며 과자나 빵 등에도 많이 쓰입니다. 원재료명에 ‘식물성 유지’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거의 오메가-6 지방산의 기름이라고 보면 됩니다.
만성염증의 원인이 되는 비만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 근육에서 염증을 억제하는 마이오사이토카인이 나온다.
?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서 일산화질소를 분비해 혈관 벽의 염증을 억제한다.
이 책은 도쿄대학교 의학대학 순환기내과 교수인 이케타니 도시로의 저서이다. <달려가는 의사> <세계에서 가장 듣고 싶은 수업>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는 의학 설명으로 명망을 얻었다고 하며, 저서에 ≪혈관을 단련시키면 건강해진다≫ ≪병원에 안 가봐도 괜찮을까≫ 등 다수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여러 책을 읽으면서 잘 몰랐던 염증 질환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유튜브 채널에도 만성염증에 대한 건강정보가 가득했는데 최근에야 알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염증 억제가 건강의 시작’이라면서 염증이 무엇인지, 만성염증이 만병의 원인이라는 것, 염증은 생활습관만 바꾸어도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염증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의사가 되는 과정에서 필수로 배우는 것이 바로 ‘염증’이라고 한다. 발열, 부종, 동통, 발적(혈관이 확장되어 피부에 붉은빛이 도는 것)은 염증의 ‘4가지 주요 증상’이라고 한다. 이 네 가지 증상은 모기에 물렸을 때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원래 염증은 해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을 지키고 치유하는 과정의 반응이자 면역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 면역 시스템이 발동하면 우리 몸에 침투한 해로운 침입자를 제거하려고 애를 쓰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염증성 반응’이며 의학적 용어로 ‘급성염증’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급성염증이 만성화되면 우리 몸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데 바로 이것이 ‘만성염증’이다.
이러한 만성염증이 원인이 되는 병들을 알려주고 있는데 흔히 현대인이 걸리기 쉬운 질병이라는 것에 놀라게 된다. 심장병, 뇌졸중, 암, 알츠하이머형 치매, 당뇨병, 아토피성 피부염 등이다. 이러한 병들은 최근에서야 ‘만성염증’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고 한다. 천식(기관지 천식)도 ‘만성염증’이 진짜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그런데 염증은 생활습관을 바꾸기만 해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하나는 염증을 촉진하는 요인을 줄이고 또 하나는 염증을 억제하는 요인을 늘리는 것이다. 염증은 노화의 원인이며 많은 병에 공통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급성염증이 뚜렷한 증상이 나타났다가 깨끗이 사라지는 것에 비해 만성염증은 분명한 자각증상 없이 계속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알아차렸을 때는 늦었다고 말한다. 몇 달 전 하비 다이아몬드의 ≪나는 질병 없이 살기로 했다≫에서 무기력증에서 암까지 7단계의 경고음을 우리 몸에게 보내고 있는데 그중 염증은 4단계라고 했다. 즉 4단계인 염증 단계에서라도 몸이 말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등 노력을 한다면 얼마든지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정도만 보아도 만성염증이 얼마나 건강에 위험한 요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치주염의 정체부터 당뇨병, 동맥경화의 관계를 자세히 언급하며 염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한다. 치주염이 있으면 당뇨병이 중증에 이르기 쉽다고 한다. 치아 주변에서 생기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메디에이터(mediator 매개체)가 혈류를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며 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원인 불명의 난치병도 염증 때문이며,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을 앓는 국내 환자는 6만 명에 육박하는데(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이제는 흔한 질병이며 이 병들의 공통점은 장 점막에 만성염증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러한 질환이 늘고 있는 원인을 ‘유전 요인’ 불규칙한 식사나 스트레스 등의 생활습관‘ ’무너진 장내 균형‘이 복잡하게 얽혀서 발병한다고 추정된다.
게다가 우울증의 원인에도 ’만성염증‘이 관여하고 있으며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몸과 마음이 지칠 뿐만 아니라 뇌 신경 세포까지 사멸시킨다고 한다. 해마와 편도체가 손상을 입는다고 한다. 또 비만이야말로 염증을 키우는 원인이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다이어트는 평생 관리해야 할 만큼 흔한 것이 되었다. 흔히 내장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사과형 체형‘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비만인 사람의 지방 조직에는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이 증가한다고 한다. 지방이 너무 많아지면 피하 지방이나 내장 지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 지방들이 심장이나 간, 췌장, 근육(골격근) 등 원래 지방이 쌓이지 않는 곳에 눌러앉게 되는데 이것이 ’제3의 지방‘인 이소성 지방이다. 이처럼 내장지방과 이소성 지방은 몸에서 연기를 나게 하는 골치 아픈 지방이지만, 붙기도 쉽지만 없애기도 쉬운 지방이라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비만은 식생활 개선과 운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건강을 위협하는 염증이 걸리는 사람이 따로 있을까? 안타깝게도 만성염증과 무관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노화‘라는 피할 수 없는 염증의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염증을 억제하는 음식과 섭취법도 알려주고 있다. EPA와 DHA는 염증을 잡는 최고의 성분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흔히 먹는 것이 오메가-3다. 오메가-3는 생선기름이나 들기름, 아마씨유, 치아시드오일, 호두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오메가-6 지방산은 옥수수유,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등 튀김, 샐러드나 차가운 음식에 잘 쓰이는 기름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오메가-9 지방산의 대표 주자는 올레산으로 올리브유나 해바라기씨유에 포함되어 있다. 이 중 오메가-6 지방산인 아라키돈산을 과다 섭취하면 염증이 촉진된다고 한다.
이제 염증을 억제하는 식생활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인은 오메가-6 지방산(아라키돈산)=‘염증을 촉진하는 기름’을 과다 섭취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염증을 줄여야 하는데 3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EPA나 DHA가 풍부한 생선을 먹는데 육류 단백질도 중요하므로 점심 저녁으로 고기와 생선을 번갈아 먹으면 된다. 그리고 체내에서 EPA, DHA로 변화되는 α-리놀렌산을 많이 함유한 아마씨유나 들기름을 섭취한다. 생선을 잘 못 먹는 사람은 EPA, DHA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면 된다. 하지만 영양 보충제보다는 생선과 같은 음식에서 EPA와 DHA를 섭취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한다. 또 항산화력이 높은 채소는 항염증력도 높다고 한다. 채소나 과일에 함유된 비타민C, 견과류나 올리브유 등에 함유된 비타민E도 항산화력이 높다.
마지막으로 염증을 억제하는 생활습관으로 3분 체조를 소개한다.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운동은 만성염증의 원인이 되는 비만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근육에서도 ‘염증을 억제하는 물질’이 나온다고 한다. 면역력에도 크게 관여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만성염증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너무 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몇 가지 운동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저자가 직접 보여주는 일명 ’좀비체조‘를 소개해 보겠다.
일본어 자막은 내용을 소개하면,
하반신: 조깅을 한다(제자리 걸음으로)
상반신: 어깨를 과장되게 흔든다.(뭔가 싫다고 떼를 쓰는 듯이)
복부에 힘을 주면서 해야 한다.
조깅을 1분간 한 후에 30초는 느리게 워킹한다.
이 동작을 1세트로 3번 반복한다.
아침, 점심, 저녁 3회 운동한다.(식후 20~30분 후에)
화장실에 갈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물론 혈당치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30년 가까운 의사생활을 하면서 임상경험을 통해서 개발한 이 좀비체조에 대한 책도 썼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만성염증이 얼마나 많은 질병에 관여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유 없이 아프거나 무기력하다면 염증 때문이라고 한다. 염증은 온몸의 혈관을 돌아다니면서 건강한 세포까지 해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혈관 건강이야말로 노화를 억제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안내서로 충실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