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나온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또 몹쓸 병 발동
핑크에 양장이라... 또 예쁜 책을 보고 사고 말았다
너무 예쁘고 너무 고급지다
이건 소장용, 전에 가지고 있던 건 필사용으로 쓰고 있다
공지영 작가님 책은 무조건 사야한다
나에게 일본 여류 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있다면
한국에는 공지영 작가님이 있다
늘 작가님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1988년 등단 이래 데뷔 30주년을 맞은 공지영 작가의 작품들을 책한권으로 정리한 문학 앤솔리지이다. 30년이라는 세월동안 선보인 많은 작품들 중에서 그동안 읽었던 책안의 좋은 글귀들을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딸에게 주는 레시피>, <시인의 밥상>,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높고 푸른 사다리>, <사랑후에 오는 것들> 등 그녀의 주옥같은 작품 중에서 독자들에게 다시 들려주고 싶은 365개의 문장들을 공지영작가가 직접 뽑아 감성적 사진과 함께 독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20대 때에는 왜 몰랐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수 없는 일이 있기 마련인데 노력하면 이루어 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심리 때문에 그 끈을 내려놓지 못했던 나의 20대를 바라보며 조금더 지혜롭게 처신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0대 중반이 돼서야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을거 같다.
긴박하고 급박한 상황이 되면 왜 그 상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걸까요??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닌일인데 왜 우리는 그 상황들을 심각하게 생각하는건지....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면 웃으며 넘길수 있는 일들인데 말이죠.
어렸을땐 남동생이랑 죽어라 싸우며 지낸거 같아요.. 싸울때마다 엄마는 왜 싸우는지 이유를 묻죠... 그때마다 단골 레퍼토리로 하는 말 "나는 가만히 있는데 XX이가 먼저 시비걸었어" 제동생은 누나가 먼저 그랬어 하면서 서로 책임전가하며 싸운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근데 말이죠?? 물론 싸움은 아니지만 남에게 책임전가하는 것은 직장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거 같아요. 우리 부장은 지가 한일을 꼭 제탓으로 넘길까요??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는 우리가 살면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순간들과 감정들을 365개의 문장들로 채워주고 있다. 가끔씩 내가 겪고 있는 감정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머릿속에서 빙빙 돌 때가 있다. 공지영 작가는 일상과 사랑, 이별, 그리움, 행복, 슬픔 등을 과장되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해줌으로써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공감과 더불어 힐링되는 도서이다. 휴일에 공원 벤치에 앉아서 또는 잠자기 전에 침대곁에 놔두고 한두장씩 읽어보면 좋을거 같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공지영 등단 30주년 기념 문학 엔솔로지
새롭게 쓴 글들을 모은 것이 아닌 이전에 썼던 글들 중 울림이 있을만한 문장을 모은 책이다.
(실제로 이 책은 지난 2012년에 펴낸 것을 이번(2019년 3월)에 다시 개정 증보판으로 펴낸 것이다.)
형벌 없이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고통 없이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마흔 살이 훌쩍 넘어 나는 이제 아니라고 대답한다. 형벌과 고통과 가끔씩 하늘을 보고 나를 울부짖게 한, 뭐랄까, 불가항력이랄까, 아니면 운명 같은 것이 이제는 꼭 나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145 불행으로 포장되 보석상자 중
<봉순이 언니>에 씌어 있는 글이라고 한다. 소설 <봉순이 언니>에 이런 명문이 있다는 사실도 새로웠지만, 공지영의 작가적 소명을 깨닫게 되는 글이지 않을까 싶다. 그녀는 작가적 소명을 형벌과 같은 운명이자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많은 고통 속에 지혜를 얻어 글을 쓴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책을 뒤적이다 내게 하고픈 말이 문뜩 눈에 띄었다.
이 시간의 주인이 되어라. 네가 자신에게 선의와 긍지를 가지고 있다면 궁극적으로 너를 아프게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네 성적이 어떻든, 네 성격이 어떻든, 네 체중이 어떻든 너는 이 시간의 주인이고 우주에서 가장 귀한 사람이라는 생명이다.
-195 시간의 주인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