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의 새로운 비명 ‘이생망’
저자가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초등학교 때는 수치심을 배웠고, 중학생 때는 외로움에 시달렸고, 고등학생 때는 불안에 휩싸였다’고 호소하며 부모세대보다 더 큰 마음고생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십대 시절에 이미 ‘이번 생은 오래전에 망했다’고 느낀다.
저자는 이러한 ‘망함의 감정’들의 원인을 개인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들여다보아야 함을 강조한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학력 유일주의, 서열화, 다양성의 상실 등으로 대표되는 승자독식 사회이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각자도생해야 하는 부모들은 단 하나의 성공 법칙인 ‘공부’에 자녀들을 올인시키며 그 외의 일들로부터는 아이들을 과잉보호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와 교사의 기대를 채울 수 없고, 그로 인해 가정과 사회에서 ‘미성취자, 패배자’ 등으로 낙인찍힌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분노하지만, 그 마음의 밑바탕에는 점점 수치심과 자기혐오감으로 채워진다. 이러한 감정이 파괴적, 공격적 행동으로 이어지며, 저성장 시대의 불안과 피로, 절망이 더해져 아이들은 점점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위험한 이유는 청소년기에 경험한 부정적인 감정이 만성화되어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단절된 관계 속에서 아이들은 낮은 자존감과 생에 대한 의욕마저 잃어버리고 어른이 된다. 그렇기에 어른들이 아이들의 마음고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이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의 상황부터 청소년들의 심리까지 폭넓게 다룬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자란 요즘 아이들의 새로운 고생을 주목하고, 2장에서는 저성장, 불완전고용 사회가 아이들의 마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그 결과로 ‘이생망’의 고통에 대한 여섯 가지 방어를 소개한다. 4장에서는 부모의 기대와 외로움 속에 자유를 잃어버린 아이들의 아픔을 생생히 담고 있다. 5장에서 부모와 아이가 서로 공감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한다. 6장에서는 ‘여행, 독서, 타인’ 등 아이들의 삶에서 사라진 것의 중요성을 되짚으며, 7장에서는 아이들의 가슴속 희망의 불꽃을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이해, 만남, 응답, 격려’ 등 지금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을 알려준다. 8장에서는 우리 사회가 심리적 위험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풍부한 상담 사례와 편지부터 퀴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또한 오랜 현장 경험과 정신분석학, 심리학 연구 이론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관계 회복 방법을 알려준다.
요즘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저자는 어느 세대보다 요즘 아이들은 관계와 의미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고민에 함께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른이 먼저 의미 있는 삶을 살고, 간섭과 지시가 아니라 아이들로부터 건강한 독립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요즘 아이들은 고생을 모른다’고 단정했던 부모와 교사들에게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와 먼저 사과할 용기를 줄 것이다. 또한 ‘흙수저, 헬조선’ 등 심리적 위험사회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 지금 우리가 점검해봐야 할 지점들을 알려 줄 것이다.
어른들이 몰랐던 청소년들의 세대적 특징
· 배고픔보다 외로움이 더 큰 상처다.
· 형제 없는 것보다 친구 없는 것이 더 큰 상처다.
· 공부 못하는 것보다 인기 없는 것이 더 죽을 맛이다.
· 집밥보다 편의점 도시락이 더 맛있다.
· 스마트폰이 없으면 미친 듯이 괴롭다.
· 여행은 귀찮고 외식이나 하는 것이 낫다.
· 할 고생은 이미 다했다는 듯이 얘기하기도 한다.
· 엄마는 지겹지만 떨어지기는 어렵다.
· 길게 말하기 싫어한다.
· 포기는 빠르고, 다양하다. 아프지만 곧바로 수용한다.
· 미래에 지금 직업이 다 없어질 수도 있으니 지금은 특별히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