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저/최고은 역
낸시 스프링어 저/김진희 역
세레나 발렌티노 저/주정자 역
세레나 발렌티노 저/석가원 역
세레나 발렌티노 저/김지혜 역
세레나 발렌티노 저/주정자 역
"그 때는 제가 제 무덤을 파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죠."-89
이렇게 고백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 자신을 한없이 나락으로 몰고간 사건을 맡기전에는 자신만만한 변호사였음을 보여주는데요. 사랑하고 있는 게 너무 뻔해보이는 루시와 깊은 관계를 맺는 걸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는 걸로 봐서는 책임 회피형인가 싶지만 사고로 부모를 잃은 동생 딸 벨을 돌보고 있는 걸 보면 역시나 어렸을 적 자신 가정의 상처로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숨어있는 거 아닌가, 하게 됩니다.
그런 마틴에게 "여동생 일입니다."라고 사건의뢰를 맡기러 온 남자가 등장하는데요. 여동생이 바로 그 다섯 건의 연쇄살인을 고백하고 목숨을 끊은 '사라 텍사스'라는 겁니다. 의뢰인도 살아있지 않는데다가 사건을 자백한 지 6개월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찾아온 이유를 묻지만 그는 여동생이 누명을 쓴것이라며 결백을 밝혀줄것을, 그리고 사건에 포함되어있다고 지금껏 여겨온 희생자 중 하나인 그녀의 아이 미오도 찾아봐달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단순히 알아보자로 시작한 사건인데 마크는 그 사건에 숨겨진 게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에 빠져들게 됩니다.
억울한 이가 있다면 당연히 변호사가 맡아주기를 바라게되는데요. 파낼수록 커져가는 사건에 나도 모르게 끌려가는 느낌이라면, 그리고 그곳이 자신 가족까지 위험하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마크를 따라가게 됩니다. 마크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사고로 목숨을 잃게되고 이제 그는 자신의 안전마저 지킬수 없게 되는데요. 그렇다고 사건에서 손을 뗄수도 없게 됩니다. 답을 찾지 못하면 그 역시 이 사건의 피해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될 테니까 말이죠.
"내 운명은 사라의 운명과 한 몸이 됐다. 내가 누명을 벗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먼저 사라를 살인범으로 몰아간 이를 찾는 것이었다."-285
사건은 점점 커져 마크가 이 사건에서 답을 찾는다해도 밝힐수 있을까 하는 정도까지 되는데요. 그가 사건의 마지막 순간을 잡았나 하는 순간, 우리는 아쉬움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진실을 파묻을 완벽한 거짓말을 하는 이들을 마크는 많이도 찾아냈는데요. 딱 하나 이 사건을 만든 이만 찾지 못하다 마지막 단서만 발견한 겁니다. 그래도 그가 맞을까, 혹여 내가 만난 다른 인물들 중 하나는 아닐까, 한명씩 떠올려보게 되는데요. 마크를 조여도 너무 조여온다 싶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또 다른 사건으로 가는 단서일뿐이라는 게 아쉽게 됩니다. 다음 편 "피할 수 없는 거짓말" 에서는 아무도 만나지 못한 자가 이 긴장감을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마크는 무덤옆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그래도 우선은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올손 작가님의 책입니다. 이전 경력이 화려하십니다. 스웨덴 안보경찰, 외교부, 국방부 등에서 중동 갈등 및 유럽연합 외교정책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유럽 안보협력기구에서 반 테러리즘 담당관으로 활약하셨습니다. 이런 분이 어떤 연유에서 작가의 길을 택하셨는 지 모르겠지만, 글은 행정가적 이미지가 전혀 묻어나지 않게 재미있습니다. 오히려 하드보일드 전업 작가로서의 풍부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안보경찰, 외교부, 국방부등에서도 활약하셨다가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류의 소설들 대부분이 반전의 연속이며, 끝나기 몇 페이지 전까지 독자들에게 ‘한번 더 반전’이란 희망 고문을 시킬 것인지, 그 반전의 정도에 따라 아마 흥행이 좌우될 것입니다. 비단 스릴, 서스펜스 장르 뿐 만이 아닙니다. 한국판 느와르 소설의 최고봉인 ‘뜨거운 피 김언수 저’도 끝나기 몇 페이지까지 반전의 마무리를 숨겨놓습니다. 반전 뒤의 페이지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독자들은 열광합니다. 뒷 페이지에 손자국이 진하게 남습니다. 집중력이 흩트러 지지 않게 페이지 끝까지 반전을 몰고 가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일 거란 상상은 가지만, 그 마지막 50페이지에서 서점 입구 좌판 앞에 깔리는 지, 서고 해외소설란에 그냥 꽂히는 지가 갈린다고 생각하면 힘을 쏟아 붓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마지막 반전인데, 「파묻힌 거짓말」 조금 아쉽습니다. 마치 시즌 2가 있는 미국 드라마 같은 결말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마틴 베너’가 올손 작가님 소설을 지배하는 주요인물임을 감안할 때, 이 책은 시리즈의 1편 격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마틴 베너’란 캐릭터가 태어났고, 마치 댄 브라운 작가님의 ‘로버트 랭던’, 요네스 뵈 작가님의 ‘해리 홀레’ 같은 존재입니다. 뭔가 반전 끝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결말에 제대로 낚인 기분이 안 드는 것도 아니지만, 올손 작가님이 만든 스토리라면 몇 번 더 낚여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틴 베너’가 이 「파문힌 거짓말」의 찜찜한 결말을 어떻게 또 이어나갈 지, ‘마틴 베너’ 자신은 얼마나 성장해 갈지 그건 그거대로 굉장히 궁금합니다.
제목 그대로 거짓말이 파묻혔습니다. 책 제목이야 그러려니…하고 그냥 읽었는데, 읽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파묻힌 게 어느 거짓말 이었는 지 궁금합니다. 스토리의 반전도 재미있지만, 읽고 나서의 반전이 있습니다. 과연 그 거짓말을 올손 작가님은 어디에 묻어 놓으신 것일까요. 나온 거짓말 중에 작가가 의도한 묻혀 있었던 거짓말은 무엇일까요. 등장인물들, 등장인물들과 얽혀 있던 설정들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제목과 이어지는 책을 덮은 후에 반전, 재미있습니다. 좀 유쾌한 시도입니다. 올손 작가님 리스펙, 좋아하는 작가 리스트에 업해 놓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도 찜찜한 기분이 드는 건 나뿐일까
숨 막히게 전개되면서 몇 차례의 반전으로 전율이 돌게 하다가(실제로 일기장이 사라의 것이 아니라 제니의 것이란 것이 밝혀지는 순간 오싹한 느낌마저 들었다) 끝을 너무 밍밍하게 끝내버렸다. 아니 끝내지를 않았다. ‘시즌 2’를 염두에 둔 드라마 시리즈처럼.
마틴 베너는 어린 시절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멋진 흑인 변호사다(‘흑인’이라는 형용사를 붙이는 게 정치적으로 그다지 옳은 판단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으면 베너를 이해하는 데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루시라는 동료 변호사와 사랑도 아닌, 우정도 아닌 관계를 맺고 있으며(그러면서도 잠자리는 계속 갖는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점 찍은 여자와 잘 수도 있는 매력이 있는 바람둥이다. 그러면서도 비행기 사고로 죽은 여동생의 딸을 맡아 키우며 자신보다 더 아끼고, 삶의 목표처럼 생각하고 있다.
마틴 베너는 어느 날 미국과 스웨덴에서 벌어진 다섯 건의 살인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자살한 사라 오빠의 방문을 받는다. 이미 그녀는 그 사건에 대해 자백을 한 상태였다. 그 사건을 거절해야 한다는 이성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점점 빠져 들어가버린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사라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고 그 와중에 자신이 두 건의 뺑소니 살인 혐의까지 받게 된다. 결국엔 자신보다 더 아끼는 조카가 납치되는데…
제목이 ‘파묻힌 거짓말’이다. 누구의 거짓말일까? 많다. 사라도 거짓말을 했고, 사건 조사를 의뢰한 사라의 오빠, 아니 오빠의 대리인도 거짓말을 했으며, 사건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했다. 그 거짓말들을 파묻기 위해서 살인을 저질렀으며, 거짓 자백을 했으며, 또 자살을 했고, 위협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이 끝나버리고 만다. 일부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도 놀랍다. 추리나 과정을 통해서 밝혀지는 게 아니라 조카(벨)이 납치되고 난 후, 납치한 이가 전화를 걸어와 모든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일들은 내가, 이러 저런 이유로 저지른 것이고, 다른 일들은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니다. 그 일들은 당신이 알아봐주기 바란다.’ 이런 식이다.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는다. 팔뚝의 털을 쭈뼛 설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을 갖도록 한 전개가 이렇게 마무리되다니…
루시퍼가 누군지, 사라의 아들 미호를 납치한 이가 누군지, 제니와 바비를 살해한 이는 누군지 하나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틴 베너 시리즈-1>은 끝나버리고 만다.
하는 수 없다. 이걸 알아내려면 다음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언제 번역되어 나오려나...)
표지의 미로찾기같은 느낌도 흥미롭고 스웨덴 범죄소설이라 궁금해서 읽은 책이에요 ~
범행을 자백하고 죽어버린 자의 결백을 증명한다는게 신선하기도 하고 제목부터 파묻힌 거짓말이라 하니 뭔가 중요한 거짓말을 한거같아서 흥미롭더라구요
변호사인 주인공에게 어떤 남자가 찾아와서 자신의 여동생의 죽음에 대해 억울하다고 누명을 벗게 해달라는데 전개방식이 특이하고 스릴넘쳐서 잘봤어요 ㅎㅎ
파묻힌 거짓말 리뷰입니다. 추리나 스릴러 소설을 즐겨 보는 편이긴 하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는 책이 드문데 파묻힌 거짓말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네요. 사건 자체는 사실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연결하는 요소요소가 괜찮았어요. 특성상 중간에 멈췄다가 읽으려면 재미는 반감되는것 같아요. 가능하시다면 그자리에서 쭉 읽어내리시는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