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생각들
/저자 롤프 도벨리/출판 걷는나무/발매 2012.06.28.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철학에 조예가 깊은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이다. '생각의 오류'란, 시스템적 합리성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에만 입각해 생각과 행동이 빗나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지식을 과소평가하기보다는 과대평가하고,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보다는 뭔가를 잃어버릴 위험 쪽으로 훨씬 더 자주 치우친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는 외모, 사회적 신분, 나이와 같이 한 개인이 갖고 있는 특성은 상대방에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첫인상을 주는데 그것은 다른 모든 것을 능가하는 '빛을 발하면서' 전체적인 인상에 지나치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연구된 사례는 '외모의 아름다움'이다. 수십 번에 걸친 연구 끝에 사람들은 용모가 아름다운 사람을 더 다정하고 더 솔직하며 더 지적인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매력적인 사람들이 더 쉽게 출세하고 교사들이 외모가 준수한 학생에게 무의식적으로 더 나은 성적을 주는 것 역시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매몰 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는 이미 지불한 비용이 아까워서 다른 합리적인 선택에 제약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시로 이런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지곤 한다. 돈과 시간을 쏟아부을수록 사람들은 그 계획이 성공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주식 투자를 결정하는 데 매입 가격이 주된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주가 변동에 대한 전망이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을 질질 끈 것도 바로 "이 전쟁에서 너무 많은 병사들이 희생되었다. 이제 와서 중단한다면 병사들의 목숨을 헛되게 하는 것은 물론 참전을 결정한 일 자체를 잘못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비합리적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어제 좋아했던 것을 오늘은 선택하지 않기도 하며 명명백백하게 이익을 보는 선택 앞에서 망설이기도 하고 명명백백하게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스스로 빠져들기도 한다.
그런 생각의 오류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중대한 결정이나 재산을 잃을 수도 있는 순간에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생각의 오류가 직관적 판단을 내릴 때만 일어나느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끊임없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 끝에 내린 결정에도 빈번하게 생각의 오류는 발생한다. 사람들은 실수했을 때 '좀 더 깊게 생각했더라면'이라고 후회하지만 그렇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익숙한 결과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성향이 시스템적(systematic)으로 생각의 오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뭔가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언제나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보다 크게 작용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실감을 느끼지 않는 쪽으로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생각의 오류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과 행동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시스템 이탈 현상이다. 우리는 시스템이 오류를 방치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스템이 애초부터 잘못 설정되어 있을 경우, 그것은 더욱더 치명적인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작은 잘못에는 태연해지고 큰 잘못 들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생각하는 일이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것들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합리적 판단을 가로막는 '기존의 굳은 생각, 익숙한 경험, 오래된 습관'에 맞서 싸우는 종안, 왜 잘못된 줄 알면서도 선택을 번복하지 못하는지,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비로소 깨달아야 할 것이다.
《스마트한 생각들(롤프 도벨리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하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합리적인 존재라 믿는다. 믿는다는 표현처럼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언제나 어떤 일이 있어도 감정은 배제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이런 인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상의 끝판왕이다. 그렇게 알고 인간을 규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인간은 결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각종 증거가 나왔다. 이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통한 증명했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보같은 행동을 한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더 앞서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 가장 멍청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행동이 합리적이라는 사실이 아닌 걸로 판명되어도 우기는 경우는 더 많다. 그나마 우기는건 낫다. 자신이 멍청한 행동을 했는지도 모른다. 사실을 알려줘도 결코 아니라고 부인한다. 심리학이 발달하고 경제학과 결부되면서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가 커지면서 인간의 속성에 대해 많이 알려졌다.
책 제목이 <스마트한 생각들>이지만 책 속에 나오는 수많은 예는 전부 멍청한 인간에 대한 제시다. 실제로 책에서 조건을 근거로 맞춰보라고 할 때 어김없이 틀린 답을 태연하게 택한다. 그게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 스스로 자부한다. 답과 함께 이유를 설명하면 그제서야 그리 간단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어떨 때는 이유를 들어도 이해가 여전히 안 된다. 그만큼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내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절실히 알게 된다.
이런 종류의 책은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상황을 만들어 인간의 잘못된 판단에 대한 증명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교수마저 있다. 그들이 쓴 책도 있는데 굳이 이 책을 읽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딱 하나를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은 쉽다. 어렵게 설명하거나 현학적으로 복잡한 용어를 언급하지 않는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간단한 예화와 함께 각 챕터당 4~5페이지로 읽기 편하게 만들었다. 여러 심리적 편향을 나열하며 어렵게 설명하지 않으니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책에서 무려 52가지의 심리적 편향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것들은 이미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모르고 있던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이렇게 잘 알고 있으니 나는 삶을 살아가며 다양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슬기롭게 대처하냐고 묻는다면.. 절대로 아니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 슬프고 블행히도 자신있게 말이다. 쭈볏거리며 답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니 한편으로는 자괴감마저 들지만 그게 바로 인간이니 그저 담담히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나온 내용 중에 유명하지 않지만 재미있어 보일 만한 것 중 '수영 선수 몸매에 대한 환상'이 있다. 나는 제일 몸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수영 선수다. 군살없고 근육질보다는 매끈한 느낌이 드는 몸이라 좋다. 수영을 열심히 하면 수영선수와 같은 몸매가 될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이미 신체구조가 좋은 사람들이 수영을 해서 그런 몸매를 만들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한 MBA를 가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높은 연봉을 기대하며 MBA를 간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런 책이 많지만 누구에게나 다 맞는 것은 아니다. 불행한 사람이 쓴 책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영장에 열심히 가서 죽어라 노력해도 수영선수와 같은 몸매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물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거기에 수영복만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 뻔뻔함 정도라고 할까. 그것도 오로지 수영장에서만 통하는 자신감과 뻔뻔함이겠지만. '운전사의 지식'도 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분의 운전사가 하도 강연을 많이 들어 대신 할 정도가 되었다. 실제로 대신 했지만 질문에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진짜 지식을 갖지 못한 결과다. 이 세상에는 운전사의 지식처럼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고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는 과시로 속이는 사람이 많다. 단편적으로 보면 알곡과 쭉정이를 파악하기 힘들다. 심지어 이런 사람들이 더 대단한 환호를 받고 열광적인 호응을 얻는다. 진짜 지식이 없으니 사람들이 원하는 것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워낙 많아 일일히 열거하기 힘들다. 최근 생존 편향이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아닐까한다. 상승장만 경험하다보니 겸손보다는 자신감이 더 멋있는 시대다. 이런 생존편향은 살아난 사람보다 더 많이 사라진 사람들을 무시한다. 자신이 생존한 것도 운이 많이 작용했다는 것도 스스로 잘 모른다. 행동경제학과 심리학은 이런 면에서 인간을 알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학문이다. 알아도 대처가능하지 못한다는 점은 더욱 흥미롭다. 그렇기에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바로 그걸 알기 위해 이런 책을 읽는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가 알고 있으면 뭐하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알기에 겸손하게 대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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