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자연이 보내는 손익 계산서

토니 주니퍼 저 / 강미경 | 갈라파고스 | 2015년 9월 3일 한줄평 총점 0.0 (2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2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0건)
분야
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파일정보
EPUB(DRM) 52.32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책 소개

상쾌한 공기 한 숨의 가격은? 흙 한 줌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자연의 가치를 정밀하게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경제적 패러다임과 자연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촉구한 화제작!

인도독수리에서 영국의 땅벌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양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기적, 우리가 원치 않는 해충을 제거해주는 포식자 군단, 깨끗한 물을 계속 채워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 우리의 식량과 제약 산업을 뒷받침하는 유전자 암호, 홍수를 예방해주는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 등. 자연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가치는 연간 100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GDP의 거의 2배에 이르는 액수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무한정 공짜라고 생각하면서 너무도 당연하게 여긴다. 이 책의 저자 토니 주니퍼는 자연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혜택을 주는지, 그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강조하기 위해 자연의 가치를 구체적인 화폐 가치로 환산해낸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자연에 기대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일깨워준다. 최근 우리는 4대강 개발로 인한 심각한 폐해를 겪으면서, 그러한 개발 논리가 우리에게 실익은커녕 얼마나 큰 재앙이 될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절감했다. 남의 일 같지 않게 머리와 가슴에 강하게 와 닿는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을 읽고 나면 삶과 자연과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질 것이다.

목차

서문: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프롤로그: 봉인된 세계, 또 다른 지구의 거대한 생태 실험
1장 70억의 인구를 책임지는 토양
2장 빛에서 온 생명, 식물에서 답을 찾다
3장 종의 상실이 인류를 위협한다
4장 벌이 사라지면 인류가 살 날은 4년뿐
5장 독수리가 사라지자 의료비만 증가했다
6장 물, 1퍼센트의 3분의 1이 세계 경제를 굴리다
7장 과소비되는 바다의 풍요
8장 바다 행성, 풍요로운 밭
9장 미래를 위한 색다른 보험,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
10장 자연 건강보험
11장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 주류 경제학의 잘못된 시선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출판사 리뷰

“우리는 숲이 살아 있을 때보다 죽었을 때 더 가치 있다고 결론 내린다! 오늘날의 경제적 세계관을 지배하는 단기적 성과에만 연연하는 태도의 정신 나간 예가 아닐 수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경제적 세계관은 우리가 한 종으로서 성공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바퀴는 머잖아 굴러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찰스 왕세자, 「서문: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중에서

상쾌한 공기 한 숨의 가격은? 흙 한 줌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가까이 두고도 몰랐던 자연의 위대한 가치를 일깨워준 화제작!

저자 토니 주니퍼는 널리 알려진 생태주의자이자 환경운동가인데, ‘지구의 친구들’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환경운동 분야에서 탁월한 역할을 맡아왔다. 토니 주니퍼는 이 책에서 개발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환경보존을 설정하는 것 이상의 논의를 전개한다. 그것은 자연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혜택을 주는지, 그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인간이 자연을 보존하고 잘 관리하면 환경은 물론 인간에게도 유익할 수 있다는 점을 제기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자연의 가치를 구체적인 화폐 가치로 환산해내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자연에 기대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일깨워준다. 남의 일 같지 않게 머리와 가슴에 강하게 와 닿는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을 읽고 나면 삶과 자연과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질 것이다.

「프롤로그: 봉인된 세계, 또 다른 지구의 거대한 생태 실험」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생물권 ‘바이오스피어2’에서의 실험을 통해 얻어낸 교훈을 이야기한다. 8명의 대원들은 이 실험을 통해 “인간은 생물권을 벗어나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절감한다.

「1장 70억의 인구를 책임지는 토양」에서는 토양 훼손의 심각성을 지적한다. 토양은 대부분의 식량을 생산할 뿐 아니라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하지만 인간은 토양의 혜택을 등안시하고 그저 먼지 정도로 치부해왔다.

「2장 빛에서 온 생명, 식물에서 답을 찾다」에서는 태양 에너지의 가치를 추적한다. 햇볕을 통해 이산화탄소, 물, 엽록소, 광물 영양소 등 지구의 생명이 의존하는 물질이 나왔다.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의 과정인 광합성은 모든 생명체의 궁극적인 에너지원이 된다.

「3장 종의 상실이 인류를 위협한다」에서는 종의 다양성이 제공해주는 여러 이점을 확인시켜준다. 다양한 생물 종은 의학 분야를 비롯해 인간의 삶을 향상하는 데 여러모로 활용된다. 갈수록 생물 종의 멸종이 가속화하는데, 이는 인간에게도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종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유전자 조작이 아니라 유전자 다양성을 통해 궁극적인 해법을 찾는다.

「4장 벌이 사라지면 인류가 살 날은 4년뿐」에서는 새와 곤충을 비롯한 꽃가루받이 매개자가 인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다. 전체 농작물의 3분의 2가 꽃가루받이 동물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벌을 비롯한 꽃가루받이 동물의 개체 수 감소는 식량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인간이 살 날은 4년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은 인간 경제에서 차지하는 꽃가루받이의 중요성을 확인해준다.

「5장 독수리가 사라지자 의료비만 증가했다」에서는 종 다양성과 질병의 함수관계에서 시작한다. 인도에서는 항생제 때문에 독수리가 멸종되고 개가 증가해 그로 인한 광견병 사망자가 급속하게 늘어났다. 또 중국에서는 대약진 시기에 곡물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새를 무더기로 잡았더니 오히려 메뚜기가 증가해 농작물 피해가 증가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게 된다. 자연을 정복하고 통제하려다 비롯된 비극적 결론들이다.

「6장 물, 1퍼센트의 3분의 1이 세계 경제를 굴리다」에서는 지구상 전체 물 중에서 아주 작은 양의 민물이 세계 경제를 굴리고 생명체를 지탱해준다는 점을 지적한다. 숲의 훼손은 물 고갈로 이어지기 때문에 삼림을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또 ‘물발자국’과 ‘가상수’ 개념을 통해 커피나 소고기를 소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이 쓰이게 되는가를 보여준다.

「7장 과소비되는 바다의 풍요」에서는 어류 자원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추적해간다. 마구 남획한 어류 자원 중 상당수는 ‘쓰레기 생선’으로 분류되어 사료 등으로 쓰이지만, 이 중에서는 훗날 가치 있는 어종으로 자라날 치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생태계의 훼손으로 특정 어종이 사라지기도 하는데, 뉴펀들랜드 연안에서 대구가 사라짐으로써 2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어장 개선 사업을 비롯해 어류 자원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어류 자원의 고갈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 진단한다.

「8장 바다 행성, 풍요로운 밭」에서는 자연이 인간 경제에 제공하는 총 가치의 60~70퍼센트가 바다에서 나온다는 점을 주장한다. 바다는 풍부한 어류 자원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한다. 하지만 유독성 물질과 플라스틱 같은 폐기물 때문에 바다의 고유한 기능이 위협 받는다.

「9장 미래를 위한 색다른 보험,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에서는 수많은 재해가 과연 자연의 재앙으로만 봐야 하는지 문제제기를 한다. 산호초와 맹그로브로 둘러싸인 연안지역은 허리케인이나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고 사망자 수도 적다. 삼림의 훼손으로 인한 자연재해도 점차 증가 추세다. 새우 양식장으로 바뀌면서 파괴되는 맹그로브 숲을 비롯해 자연을 온전히 보존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생태보험이라는 것이다.

「10장 자연 건강보험」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친화성을 통해 어떻게 많은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심신의 여러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녹색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한다.

「11장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 주류 경제학의 잘못된 시선」에서는 기존의 경제관이 얼마나 자연을 심하게 착취했는가를 돌아본다. 기업가들은 단기적 성과에만 연연해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태환경은 급속도로 파괴된다. ‘자연자본’은 기존의 경제체제가 갖는 단기적 개발주의를 넘어서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해주는 개념이다. 환경을 보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코스타리카의 예는 매우 고무적이다. 만약 자연을 바라보는 기존의 경제관을 수정하지 않으면 자연은 더 이상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자연과 지구 그리고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연은 언제까지 우리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할까?
이 책은 우리가 자연을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또 다른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개발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의 삶을 향상하는 데 있으나 과연 개발이 인간에게 이로웠는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령 한국의 풍부한 갯벌 중 많은 면적이 간척사업을 통해 농지로 전환되었다. 피상적으로 보면 농지를 통해 더 많은 작물을 생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갯벌이 간척한 농지보다 3배가량 더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는 국내의 연구결과도 있다. 토니 주니퍼는 자연을 잘 보존하고 관리함으로써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환경 파괴에 따른 지구 생태계와 인간 사회의 포괄적 위기와 경고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실제로 인간 사회에 주는 혜택이 무엇이고 그것이 파괴될 경우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수치를 통해 알려준다.

인도독수리에서 영국의 땅벌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양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기적, 우리가 원치 않는 해충을 제거해주는 포식자 군단, 깨끗한 물을 계속 채워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 우리의 식량과 제약 산업을 뒷받침하는 유전자 암호, 홍수를 예방해주는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 등. 자연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가치는 연간 100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GDP의 거의 2배에 이르는 액수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무한정 공짜라고 생각하면서 너무도 당연하게 여긴다. 현재 인류가 문제는 이러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자연은 과연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을까?

도대체 자연이 우리에게 해준 것이 뭐냐고?
난개발, 환경파괴가 부른 경제적 위기, 삶의 위기

토니 주니퍼는 먼저 햇볕, 물, 토양, 공기 같은 생명의 근원이 되는 근본적 요소에 주목하며, 그것이 어떻게 자연과 인간의 삶을 돌아가게 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설명해준다. 인간은 그동안 이러한 근본적 요소를 더 하찮게 대하는 경향이 있었고, 그로 인해 지금의 생태적 위기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니 주니퍼는 종의 멸종이 가져오는 여러 폐해를 낱낱이 드러내 보임으로써 자연과 공존해야만 인류가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증명해낸다. 여기서 인도독수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항생제를 먹은 가축의 사체를 뜯어먹어 인도독수리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함으로써 떠돌이 개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광견병에 걸린 사망자가 늘어났다. 인도독수리의 상실과 관련된 비용은 340억 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사례는 중국의 대약진기에도 나타난다. 마오쩌둥의 명령으로 참새를 마구 잡았더니 메뚜기떼가 급격하게 늘어 중국의 상당수 사람이 굶어 죽게 된다.

또 꿀벌을 비롯한 꽃가루받이 매개 동물의 감소는 대부분 작물이 꽃가루받이를 통해 생산된다는 점에서 식량안보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인간이 살 날은 4년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은 인간 경제에서 차지하는 꽃가루받이의 중요성을 확인해준다. 주요 농작물의 3분의 2가 꽃가루 매개 동물에 의존하는데, 동물이 매개하는 꽃가루받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했을 때 연간 매출액은 1조 달러에 이른다.

다양한 생물 종은 의료분야를 비롯해 인간의 실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 게코도마뱀을 통해 새로운 접착제를 개발해내고, 흰개미 둔덕의 구조는 초효율 빌딩 개발에 활용된다. 또 청자고둥의 독은 만성 신경통의 치료제로, 해파리의 발광세포는 암진단법으로서 연구되고 있다. 위부화개구리는 소화성궤양 치료제 개발에 영감을 줄 것이라 믿었지만 현재 멸종됨으로써 그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 갈수록 생물 종의 멸종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에게도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토니 주니퍼는 종을 보존함과 동시에 유전자 조작이 아니라 유전자 다양성을 통해 궁극적인 해법을 찾는다.

바다에서 남획되는 어류 자원의 문제도 심각하다. 어류 자원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뿐인 정부 보조금은 160억 달러인데, 잘 관리한 어류 자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는 550억 달러에 해당한다. 바다 자체는 매년 21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플라스틱과 각종 화학물질로 인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

토니 주니퍼는 최근에 자주 발생하는 여러 자연재해에 주목한다. 수많은 자연재해들이 인간에 의해 피해가 증폭됨으로써 인재의 성격도 갖는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가령 맹그로브 숲과 산호초가 무성한 연안에서는 허리케인이나 해일의 피해가 훨씬 적다. 또 삼림이 잘 조성되어 있으면 허리케인은 물론 홍수의 피해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새우양식장을 만들면서 맹그로브 숲은 파괴되고, 여러 목재를 얻기 위해 삼림이 황폐화면서 ‘자연의 방파제’가 온전히 기능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토니 주니퍼는 여기서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는 태도를 비판한다. 기업을 중심으로 단기적 이익을 얻기 위해 자연이 주는 장기적 이익을 걷어차는 형국이다. 기존의 경제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환경파괴는 물론 인간의 경제적 실익도 사라지게 된다. 이에 ‘자연자본’의 개념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적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토니 주니퍼는 인간을 위해서라도 자연과 지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자연은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분명 사태는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몇 가지 희망적인 사례가 있다. 토니 주니퍼는 삼림 면적을 2배 늘임으로써 1인당 GNP가 3,600달러에서 9,000달러로 증가한 코스타리카의 예에 주목한다. 코스타리카는 또한 에너지의 92퍼센트를 재생 가능한 원료에서 얻어낸다. 또 지구상의 자연자산을 당겨 씀으로써 고갈시키는 데 앞장섰던 기업 중 일부가 ‘자연자본’에 눈뜨면서 생태적 기업 운용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아직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게 틀림없다.

우리는 최근 4대강 개발로 인한 심각한 폐해를 겪으면서, 그러한 개발 논리가 우리에게 실익은커녕 얼마나 큰 재앙이 될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절감했다. 4대강이나 새만금 같은 여러 개발사업과 관련해 토니 주니퍼의 말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자연 체계가 그 기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손대지 않는 방향으로 식량을 생산하고 도시를 개발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무엇보다도 자연은 경제와 별개가 아니라는, 자연은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구는 여전히 일하고 있으며, 우리가 희망하기만 한다면 지구는 일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토니 주니퍼는 이처럼 자연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혜택을 주는지, 그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강조하면서 오히려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그로 인해 자칫 환경 문제에 대한 틀에 박힌 해석에 식상한 사람들이나 부정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점에서 생태적 인식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찬사

이 책은 ‘나를 돌봐주면 나도 당신을 돌봐주겠다’는 자연이 제시한 새로운 거래 조건을 다룬 탁월한 안내서다.
―닉 크레인, 작가이자 TV 진행자

주니퍼는 인간이라는 종의 행복은 자연이 제공하는 자산과 서비스에 달려 있다면서 자연자본을 미래에 어울리는 새로운 경제에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이클 클라크, 왕립조류보호협회 회장

생명의 본질을 현대의 정서에 맞게 시원시원하게 풀어 설명하는 이 책은 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생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서 어떻게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바라겠는가? 우리는 자연과 별개가 아니라 일부라는 점을 일깨워줄 책이 필요하다면 바로 이 책이다.
―스테파니 힐본 , 야생생물보호기금 회장

주니퍼는 차가운 통계를 가슴 아픈 이야기로 바꾸어놓는 재주가 출중한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각 장마다 지성과 지혜가 돋보이는 정부 계획이나 업계 최고를 자랑하는 기업의 모범 경영 사례들을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어 절망만큼 희망도 가득하다.
―마크 코커, 《가디언》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우리나라를 사업에서 빼낸다고 해서 지구를 구할 수는 없다”고 말해 현대 경제학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 토니 주니퍼의 흥미진진한 책은 자연의 가치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자연에 기대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일깨워준다. 이 책에 나오는 통계들은 실로 충격적이다.
―존 하딩, 《데일리 메일》

주니퍼는 자연 생태계가 인간 사회에 주는 무수한 이익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정책 입안자뿐만 아니라 대중도 반드시 읽어봐야 할 중요한 책이다.
―보브 홈스, 《뉴사이언티스트》

흙 한 줌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상쾌한 공기 한 숨의 가격은? 모두 공짜다. 토니 주니퍼는 바로 그 점이 문제라고, 그래서 세상이 이 모양이라고 지적한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대니 포트슨, 《선데이 타임스》

“자연에서 어느 것 하나만 잡아당기면 나머지 세상 전체가 딸려온다.” 저명한 환경운동가 존 뮤어의 말이다. 살아 있는 세계를 유익하고도 재미있게 풀어쓴 이 책은 간단한 진리를 이야기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해준다고.
―로빈 매키, 《옵저버》

간단히 말해서 자연은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다. 1997년의 어느 믿을 만한 평가는 자연의 연간 총 경제 가치가 그해 전 세계 GDP의 2배 가까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의 ‘자연자본’이 공짜로 제공하는 그 수많은 서비스를 생각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주니퍼는 흥미진진한 사례들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다.
―샬럿 매캔, 《파이낸셜 타임스》

종이책 회원 리뷰 (2건)

자연이 보내는 손익 계산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a | 2021.07.07

자연이 보내는 손익 계산서

/저자 토니 주니퍼/출판 갈라파고스/발매 2015.09.03.

 

 

 

 

자연을 경제로 파악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자연은 그저 자연일 뿐이다. 있는 그 자체로 존중하고 보살펴야 할 대상인다. 자연과 인간은 별개가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존재다. 자각과 생태계의 조화를 이루는 경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자연을 더 이상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자연은 자연 그 자체로 인정하고 보존할 가치가 있다.

 

 

전체 농작물의 3분의 2가 꽃가루받이 동물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벌을 비롯한 꽃가루받이 동물의 개체 수 감소는 식량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인간이 살 날은 4년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은 인간 경제에서 차지하는 꽃가루받이의 중요성을 확인해 준다. 자연을 잘 보본하고 관리함으로써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생물종은 의료 분야를 비롯해 인간의 실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 게코 도마뱀을 통해 새로운 접착제를 개발해내고, 흰개미 둔덕의 구조는 초효율 빌딩 개발에 활용된다. 또 청자 고둥의 독은 만성 신경통의 치료제로, 해파리의 발광세포는 암 진단법으로서 연구되고 있다. 위부화개구리는 소화성궤양 치료제 개발에 영향을 줄 것이라 믿었지만 현재 멸종됨으로써 그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 갈수록 생물종의 멸종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에게도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에 자주 발생하는 수많은 자연재해들이 인간에 의해 피해가 증폭됨으로써 인재의 성격도 갖는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가령 맹그로브 숲과 산호초가 무성한 연안에서는 허리케인이나 해일의 피해가 훨씬 적다. 또 삼림이 잘 조성되어 있으면 허리케인은 물론 홍수의 피해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새우양식장을 만들면 맹그로브 숲은 파괴되고, 여러 목재를 얻기 위해 삼림이 황폐화하면서 '자연의 방파제'가 온전히 기능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기업을 중심으로 단기적 이익을 얻기 위해 자연이 주는 장기적 이익을 걷어차서는 안 된다. 기존의 경제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환경파괴는 물론 인간의 경제적 실익도 사라지게 된다. 인간을 위해서라도 자연과 지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삼림 면적을 2배 늘림으로써 1인당 GNP3,600달러에서 9,000달러로 증가한 코스타리카의 예에서 희망을 찾아본다. 코스타리카는 또한 에너지의 92퍼센트를 재생 가능한 원료에서 얻어낸다.

 

 

 

 

자연이 보내는 손익 계산서(토니 주니퍼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4대강 파헤친 대가, '빚잔치'로만 끝나지 않는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리 | 2015.10.07

3조7000억 달러 - 삼림 황폐화 비율을 반으로 줄일 경우, 2030년까지 얻게 되는 탄소고정 서비스의 가치
1조 달러 - 동물이 매개하는 꽃가루받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했을 때의 연간 매출액
1900억 달러 - 꽃가루 매개 동물이 농업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했을 때의 연간 매출액
70억 달러- 뉴욕시가 자연에 투자해 물을 공급받기 시작하면서 절약한 돈
21조 달러 - 바다가 매년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
6조 6000억 달러 - 매년 인간의 활동이 야기하는 전 세계 자연 환경 훼손 비용 (전 세계 GDP의 11퍼센트)
720억 달러 - 동식물의 대량 멸종을 되돌려놓는데 필요한 연간 비용 (전 세계 GDP의 0.12퍼센트)

 

자연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는 그 혜택에 취해 '흥청망청' 쓰는데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자연의 재무제표'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돈을 낭비했고, 얼마나 많은 빚을 지게 되었을까? 망가진 부분을 복구하고 자연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데는 또 얼마나 많은 돈을 들어야 할까? 이 모든 것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인가?

 

생태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토니 주니퍼는 <자연이 보내는 손익계산서>에서 이렇게 경고한다. 자연과 지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지금 당장 바꾸든가, 아니면 앞으로도 이렇게 살든가. 이 책은 자연의 경제적 가치와 인간이 자연을 훼손했을 때 치러야 할 비용을 화폐로 환산해 제시함으로써 자연 환경의 위기에 경종을 울린다.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은 별개가 아니라 상호작용 하는 존재라는 자각과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경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기 중에 배출된 기체가 대기 전체에 골고루 분포하게 되려면 약 18개월이 걸린다. 즉 우리가 방금 내쉰 숨은 바람에 실려 이리저리 떠돌며 1년 반만에 걸쳐 지구 전체에 골고루 흩어지게 된다. 우리가 태어난 날 내뱉은 첫 숨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가운데 일부는 지금 열대림 어딘가의 나무에 갇혀 있고, 일부는 또 식물에 갇힌 채 토탄질 습지 안에 남아 있다. 우리가 몇 살이냐에 따라 그 날의 첫 날숨의 또 다른 탄소 원자는 식물과 동물의 안팎을 무수히 들락거리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첫 날숨에서 나온 탄소 원자가 지금쯤 씨앗을 먹은 쥐의 몸 안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쥐가 죽어 썩으면 탄소 원자는 다시 배출되고, 식물이 이를 흡수해 사과 열매라는 형태의 당으로 전환해낸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대기와 빛을 이용해 복잡한 물질을 합성해내는 식물의 능력이 빚어내는 동물 세계와 식물 세계의 밀접한 상호작용이다. (82쪽)

자연은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의 근원이다. 다시 말해 자연은 보험회사, 질병 관리관, 쓰레기 재활용 시설, 보건의 일부, 수도 회사, 해충 방제관, 탄소를 고정해 저장하는 거대한 체계, 태양에너지 전환 장치다. 저자는 "앞날을 생각하면 이 모두를 제공하는 자연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놓고 진지하게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358쪽)라며 자연을 여전히 성장과 개발의 도구로만 여기는 근시안적인 시각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자연의 경제적 가치를 올바로 인식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꿀벌과 독수리, 굴이 사라진 땅은 어떻게 되었나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인간이 살 날은 4년 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꿀벌과 같은 꽃가루받이 동물이 완전히 사라진 중국 쓰촨성 마오샹 주의 과수농가에서는 꽃가루 매개자가 할 일을 사람이 대신한다. 이 지역은 살충제 과다 사용으로 1980년대에 이미 꽃가루 매개자 대부분을 잃었다. 덕분에 수천명의 농부들이 매년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올라가 끈적끈적한 꽃가루 입자를 붓에 묻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옮기는 작업을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146개국에서 나는 농작물 100여종이 식량 공급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71퍼센트가 주로 야생벌을 통해 꽃가루받이를 한다. 나머지는 파리, 나방, 딱정벌레 같은 다른 곤충들 몫이다. 꽃가루 매개자 없이도 잘 돌아가는 농업 체계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 다양성의 확보는 그 자체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꽃가루 매개 동물이 하는 일을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전 세계 농산물의 연간 매출액 3조 달러 가운데 꽃가루받이를 동물에 의존하는 농작물이 약 1조달러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동물을 통해 꽃가루받이를 하는 식물이 전체 농업 매출액의 3분의 1만 차지하는 것은 이런 식물이 주요 농작물의 대부분을 이루지만 밀, 옥수수, 보리, 쌀 등 바람에 의지해 꽃가루받이를 하는 몇몇 풀이 우리의 식량 체계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꽃가루 매개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대체 비용을 계산하는 것도 이 질문에 접근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유엔 환경계획이 주관한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경제학(The Economics of Ecosystems and Biodiversity : TEEB) 이라는 전 세계적 규모의 연구는 2010년 그 가치가 1900억 달러에 이른다고 결론지었다. (154쪽)
 

바다에서 나는 굴도 마찬가지다. 굴은 생태계 전체의 서식지를 짓는 토목기사이면서 물을 정화하는 자연의 청소부 역할을 한다. 다닥다닥 붙은 굴 껍데기는 수백여종의 다른 생물에게 집을 제공하며 수많은 치어들의 놀이터 역할을 한다. 굴초가 사라지면 치어가 감소하고 토양이 침식되며 파도와 폭풍 해일의 에너지를 흡수해 홍수를 방지하는 단단한 해저층을 잃어버릴 수 있다. 2001년부터 2011년 사이 미국 전역에서 1백군데가 넘는 굴초 복원 사업이 전개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업 목표는 수질 개선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연안 생태계 보호도 꾀할 수 있었다.

 

그깟 조그만 굴이 바다를 청소하는 임무를 한다니 가당키나 할까 싶지만 보통 크기의 굴 한 마리가 매일 200리터가 넘는 물을 걸러낸다. 그렇다면 (평방미터당 많아야 보통 크기의 굴 15마리와 어린 굴 15마리가 있다고 가정할 때) 1헥타르의 굴초가 매일 걸러내는 물은 올림픽 규모의 수영장 20개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니며, 바로 그 점 때문에 굴은 몇 주 몇 달 만에 연안 지역의 수질에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98쪽)

인도는 독수리가 자취를 감추면서 인도 정부가 치른 경제적 대가는 무려 300억 달러에 이른다. 인도 시골 곳곳에 버려진 가축, 동물의 살코기를 먹어치우던 인도 독수리가 사라지자 인도 전역에서는 파리가 들끓는 사체들이 넘쳐났고 속수무책으로 썩어들어갔다. 4천만 마리에 달하는 인도 독수리가 매년 120만톤의 가축 사체를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독수리가 사라지자 들개가 불어났고 광견병이 횡횡했다. 광견병은 인도인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저자는 "독수리는 원래는 공짜로 제공되다가 갈수록 우리의 비용으로 전가되는 자연이 제공하는 무수한 서비스 가운데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연의 가치를 제대로 알면 그 파급력은 실로 심대할 수 있다. 그로 인해 형성되는 숫자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숫자는 일반적으로 수량화할 수 있는 경제활동의 가치를 무색하게 할 때가 많다"고(20쪽) 설명한다.

 

4대강 파헤친 MB가 꼭 봐야 할 책

 

책을 읽다보니 4대강을 파헤친 대가가 '빚잔치'로만 끝날 것 같지 않은 공포가 엄습한다. 기업인 출신인 MB는 4대강에 첫 삽질을 하기 전에 4대강 보존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제대로 따져 보기는 했을까? 따졌든 안 따졌든 간에 4대강 사업은 이미 대실패로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국민이 떠안아야 할 빚도 만만치 않다. 부채원금만 8조원에 이자가 4조4천억원이다. 2036년까지 22년에 걸쳐 부채상환을 완료해야 한다. 국민경제도 바닥인데 이제 원치않는 '빚잔치'까지 하게 생겼다. 이것은 4대강 사업 공사로 인해 발생한 부채일 뿐이다. 4대강 사업이 유실시킨 자연자원의 잠재적 가치까지 따져본다면 지금의 '빚더미'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지구 반대편 코스타리카는 한국과 정확히 반대의 길을 걸었다. 단기적인 경제 압력으로 삼림 황폐화에 직면한 코스타리가 정부는 숲의 가치를 수치화하고 자연의 경제적 가치를 찾는 작업에 착수했다. 자연 지역 보호는 물론이고 훼손됐던 땅도 복원했다. 정부 차원에서 '자연의 경제학'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삼림 비율이 낮았을 때는 1인당 GDP가 약 3600달러에 머물렀지만 삼림 면적이 2배로 늘어나자 1인당 GDP가 약 9000달러로 2배 이상 상승했다. 1985년에는 재생가능 에너지와 화석에너지에서 각각 절반씩 에너지를 얻었다면 지금은 에너지의 92퍼센트를 재생가능에너지에서 얻고 있다. 코스타리카에서 자연의 가치 평가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사고방식을 낳았다.

 

영국도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영국은 2011년 처음으로 '국가 생태계 평가'(National Ecosystem Assessment)를 발간했다.(352쪽) 보고서는 영국에서 자연이 제공하는 광범위한 혜택의 중요성과 그런 혜택이 지니는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그 가운데 몇몇 서비스가 감소하고 있어 이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국 생태계의 다양한 가치를 조목조목 열거했다. 보고서는 영국 삼림지대가 흡수하는 탄소의 경제적 가치를 매년 약 6억9000만 파운드로 평가했다. 개선된 강물에서 얻는 이익은 매년 약 11억 파운드, 습지가 제공하는 연안 보호 가치는 매년 약 15억 파운드로 평가됐고 내륙 습지의 생활 편의시설의 가치는 매년 13억 파운드에 이르렀다.

 

인간이 지금과 같은 경제주의적 사고와 소비지향적 생활방식을 고집한다면 2050년대에 이르러서는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생태 능력의 4~5배가 필요할 것(329쪽)이라고 한다. 지구 환경을 복원, 보존하고 자연 생태계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는 것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정언 명령'이다. 멀쩡한 강바닥을 파헤치고 물길을 막아놓고서, 4대강 물이 썩으면 정권을 내놓겠다고 큰소리쳤던 정치인들은 이 책을 반드시 보길 바란다. 그들이 다음과 같은 말에 어떻게 답을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는 생태계의 건강을 보호하지 않고서는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매년 생태 발자국을 측정해 그 결과를 발표합니다. 거기에는 경제와 사회 정보도 포함됩니다. 우리가 한 국가로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지요. 경제와 정치와 건강은 자연의 건강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입증해 보이면 정치인들은 대개 우리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 모두가 자연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겁니다."(코스타리카 로드리게스 환경에너지부 장관, 351쪽)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0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