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혁 저
레이 달리오 저/송이루,조용빈 역
우황제 저
레이 달리오 저/송이루,이종호,임경은 공역
루카스 베르나르스키 저/안혜림 역
김두얼 저
금리는 차입자와 여신기관의 이해관계에 균형을 맞추는 일종의 민주적 도구이다. 이 균형은 공정해야 한다. 금리를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것은 여신기관, 즉 저축자를 희생시켜 차입자들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공정하다.
미래에 성장할 것이라는 별 근거도 없는 낙관론에 기대어(사실은 별다른 방법이 없음으로 어쩔 수 없이) 돈으로 돈을 돌려 막는게 당연한 시대다. 그렇게 만들어 낸 돈마저, 실물경제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라는 명목의 투기자본이 되어 전세계를 들쑤시고 다닌다. 결국 성장 따윈 하지 못해도 얼마든지 더 큰 수익이 더 빨리 창출되는 언젠가는 꺼질 수 밖에 없는 버블만 커져가고 있다.
제로 금리를 통해 의도적으로 조장된 인플레는 돈의 가치를 하락시킴으로써 사실상 채무불이행과 다름 없다.
이런 현재 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 전반부는 재미있게 읽었고, 지정학의 관점에서 세계 경제를 바라본 중반부는 쏘쏘했고, 결국 혁신만이 답이라는 후반부는 좀 지루했다.
이 책이 쓰여진 지 얼마되지 않아 팬데믹으로 인해 양적팽창은 가속화되었고, 그러다 결국 버블 붕괴를 염려하여 금리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가 어떻게 될런지 결국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겠지만, 결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유럽은 여전히 빌빌거리고 있으며, 미국은 보다 더 자국의 이익만을 쫒게 될 것이고, 중국은 반항 한 번 해볼려다가 개털린 모양새며, 세상을 뒤바꿀만한 혁신은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일 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리 밝아보이진 않는다. 하긴 당장 내 먹고 살 앞가림이나 더더욱 걱정해야 될 시기다.
모래 위에 세워진 경제는 그 유명한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간의 도덕과 이성을 믿고 자본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던 미국은 경제학 교과서에 영원히 기록될 '서브 프라임 사태'와 함께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너졌다. 가지고 있던 자산은 종잇조각이 되었고 사회 전체가 침몰했다. 모두가 돈을 잃던 시기,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돈을 버는 자는 있는 법이다. 미국을 오늘날의 패권국으로 만든 2차 세계대전이나 IT 버블 붕괴를 예상한 자들이 그러했다. 혼란 속에서 올바른 길을 찾는 이들, 그들을 국가나 조직과 같은 거대 집단으로 규정짓지 않더라도 분명 영리한 개인이 존재했다. 그들은 모두 '시그널'을 읽는 자들이다.
<시그널>은 두 명의 미국 대통령을 모셨던 경제 전문가인 피파 맘그렌이 경제 세계를 신경 쓰지 않겠다는 오류에 빠진 이들에게 전하는 '시그널'이다. 광신도들이 숭배 대상에 빠져 모두가 같은 의견을 낼 때, 자신만의 주관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단순히 세상을 보는 특별한 관점으로는 부족하다. '짖지 않는 개', '부동산 시장의 광기'와 같은 시그널을 읽고 자신만의 행동 수칙을 마련할 수 있는 용기는 소수에게만 주어진다. 실제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예측하고 1년 전에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인물들, 또는 시장에서 빠져나올 것을 권유한 인물들은 비웃음을 사거나 해고당했다. '평범한' 세상은 신호를 읽지 못할뿐더러 신호를 읽는 자들을 경멸하며 비상식적으로 몰기 때문이다. 허나 용기 있는 자들이 으레 그렇듯 신호를 읽은 자들은 시장을 통제한다.
책은 '시그널'을 읽을 수 있는 '인격'을 갖추는 방법과 세상 속에 숨겨져 있던 수많은 시그널과 함께 시그널을 읽는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격이라니? 경제라는 복잡계의 신호를 읽는데 인격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저자가 말하는 인격은 시그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용기와 지혜를 의미한다. 세상의 숱한 도전과 괄시에도 자신의 단단한 신념을 만드는 것. 신념에서 새어 나오는 과감한 결단과 오랜 지혜가 바로 '인격'인 것이다. 뚜렷한 자기 자신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시그널을 읽는 것은 '예언자'가 되는 방법에 불과하다.
저자는 스스로 '시그널'이라 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예시에 대해 시시콜콜하다고 말한다. 너무나 엉뚱하여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외딴 신호. 시그널을 실제로 무척이나 사소하고 산만하게 퍼져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에서 시작된 공장의 이주는 필리핀의 길거리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명품 소비가 느는 것으로 우리는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정책을 어떻게 발표할 것인지 예측해볼 수 있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것이 크고 작은 신호일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현대인이 결정적인 시그널을 놓치지 않으려면 결국 경제학의 복잡한 원리에 다가서야 한다. 허나 저자는 복잡한 이론을 토대로 경제를 설명하지 않는다. 인간 심리, 사회 현상, 경제 원리 등 인간계만이 지닌 '역학'을 바탕으로 시그널을 깊이, 더욱 깊이 탐구한다.
경제 현상 속의 신호를 찾아 막대한 돈을 버는 것과는 별개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책이다. '대중'이라는 단어 속에 파묻혀 인간 사회와 시장에 휘둘리는 삶. 인생이라는 흥미로운 여정을 일순간에 완결시킬 수 있는 태도이다. 스스로 가치를 만들고, 오류투성이인 시장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며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것. 경제의 관점에서 세상을 읽고 우리 삶을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그널'의 진정한 힘이다.
놓칠 수 없는 단 하나의 신호, <시그널>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한빛비즈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저자는 일상의 신호를 잡아내는 감각이 탁월하다. 일상에서 보내는 신호
가 무엇인지 책 내용을 일부 인용해 보겠다.
보그 2009년 6월 호 표지에는 립스틱만 바르고 옷은 걸치지 않은 보디아노바 사진을 표지에 내걸었다. 패션을 선도하는 보그가 어떤 패션도 담고 있지 않았으며 그동안 뼈만 남은 앙상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세 아이의 엄마가 모델로 등장했다. 이것은 일종의 신호
이다.
예술가를 비롯해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대정신을 느끼고 작품에 반영한다. 경제가 어려워져도 여성 고객은 립스틱만큼은 구매를 포기 하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꽤 오랜 효용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 위기의 도래를 암시하며, 젊은 고객층을 잃고 있다는 신호이다.
트레이더들은 하나같이 금융위기는 반드시 온다며 떠들고 다니면서도 매도 주문은 하나도 내지 않았다. 스스로 똑똑하다 믿고 있기에 위기가 오면 자신이 제일 먼저 발을 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오만의 신호
는 저자에게 스스로 집을 팔고 임대주택으로 옮겨야 할 타이밍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대출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여신 담당자가 해고당하고 의사결정에서 배제되었다. 다만, 경제 위기로 인한 책임을 누군가 답해야 한다면 그저 “알고리즘
이 그렇게 하도록 시켰어요.”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세금, 실업률, 저성장으로 프랑스인들 상당수가 런던으로 이주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식 제과점과 레스토랑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
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의 상실은 희소 자원을 얻으려는 분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신호
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평화 배당 기조에서 분쟁 프리미엄 기조에 적응해야 할 타이밍이다.
AI와 데이터를 공부하는 나의 관점으로 볼 때 저자는 특히 이상치
신호에 대한 감각이 탁월한 것 같다. 얼핏보면 별 것 아닌 현상이지만 유독 빈번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을 때 즉, 통계적으로 흔히 말하는 이상치가 발생했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그 동기나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습관이 있는 듯 하다.
때로는 이상치나 결측치 만큼 귀찮은 것이 없다. 모두가 yes라고 하는데 단지 몇 놈만 no라고 하고 있으니 그냥 지나치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는 기분이고, 안고 가려니 감도 잡히지 않고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기에 일종의 계륵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이상치야 말로 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델, 수학, 계량적 분석이 해낼 수 없는 비밀이 숨겨진 보물창고 말이다. 신호에 관해 이 책에서 배운 것은 여기까지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상에서 신호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같기도 하지만 사실 이 책의 메인 주제는 보통 사람을 위한 일상의 경제학
이라 말할 수 있다.
직장과 사회에 뛰어드는 대다수의 성인들이 금리의 기본 조차 이해 못한 채 학교를 졸업하는 작금의 문제를 강조하며 피상적인 수학과 모델,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신호 체계로 경제를 이해할 수 있고 그러한 감각을 기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AI와 데이터가 대세가 된 현실 속에 어쩌면 다소 시대 착오적인 감각
을 강조하고 알고리즘과 수학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모순같아 보인다.
하지만 맹목적인 알고리즘의 비판보다는 대다수의 국민 스스로 나름의 경제적 감각을 유지하고 치열한 자신만의 경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즉, 경제학자와 알고리즘 따위가 현 자본주의의 약점을 커버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주장 대부분은 3장에 등장하는 여왕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11장 책의 마지막 즈음 등장하는 여왕에게 보내는 두번째 편지에 드러난다.
2008년 11월 9일 런던정경대학 개관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경제학 교수들에게 물었다.
“왜 아무도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습니까?”
런던정경대학 학자들과 영국학사원 회원들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편지 형태로 답을 하는데 핵심 답변은 다음과 같다.
“상상의 실패가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저자 또한 이러한 기조에 동의하면서 상상을 통한 다양성
을 강조하고 있다. 11장 고르디우스 매듭자르기의 비유에서와 같이 풀려고 노력할수록 더욱 엉키는 매듭을 푸는 비책은 매듭을 자르는
것임을 주장한다.
작금의 경제 문제는 알고리즘, 대 경제학자 따위가 풀 수 있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를 위한 저자의 세부적인 해결 방안은 다양성이다. 일단 전 세계에 인구가 많아야 하며 그들 각각 수학적인 획일적인 방법이 아닌 스스로의 직감을 통한 나름의 경제학을 익히고 그 창의성, 상상 속에서 발전적인 경제 모델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눈여겨 볼만한 흥미로운 사실이나 저자의 직관을 만날 수 있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기에 다소 주제나 통일성에서 벗어날지는 모르지만 요소요소 다양한 재미거리
들이 숨어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는 묘미이다.
79% 의 실패율
을 기록하면서도 일 잘한다는 말을 듣기 때문인플레이션은 곧 세금 인상
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과 달리 디플레이션의 해답
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부채의 결말
이 무엇이었는지는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바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병합에서 말이다.
사회계약은 시민과 국가 사이의 거래로써 국가와 시민의 권리 및 책임을 제시한다. 시민은 법을 준수하고 세금을 내며, 국가는 공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국가가 파산한다면 종착역은 사회계약의 붕괴일 뿐이다. 현 세계 경제 위기는 사회계약의 붕괴
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신호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지정학적 대립 구도 분석
이 탁월하다.지금껏 포스트 코로나 혹은 경제 위기에 대한 책을 여러 차례 읽어왔는데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저자들의 공통된 최악의 종착역은 국가 부채, 체제 붕괴 등으로 귀결 된다. 이 책에서도 미래 경제의 전망에 대해 비슷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과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 요소이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는 쉽지만 전체적으로는 결코 쉬운 책이 아님을 알리고 싶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결론을 파악하기 위해 세번 정도 반복하여 읽었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목적을 향해 통일성을 엄격히 준수하는 글은 아닌듯 하고, 저자의 인사이트와 경험이 각 장마다 부분적으로 녹아있는 책이기에 각 장마다 펼쳐지는 저자의 향연에 집중하면 족할 듯 하다.
또 한가지 특징으로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일생을 녹여 배운 인사이트를 담아 자비로 발간한 서적임을 강조하고 싶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진실함이나 투명성
은 어느 책보다도 뛰어나다 할 수 있다.
세계 경제를 색다른 신호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지혜, 경제를 바라보는 스스로의 인사이트, 수십년에 걸친 경제 보좌관의 경험과 내공
을 얻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색다른 경제 여행을 떠나보시길 권유드린다.
몇 년 전부터 주식투자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이 책에 관심이 생겨서, 구입하여 읽어 보았다.
이 책은 일상의 신호를 잘 가려내어서, 경제에 미치는 시그널을 파악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장. 세계 경제가 신호를 보내고 있다
2장. 휴브리스와 네메시스
3장. 여왕에게 보내는 편지
4장. 알고리즘이 시켰습니다
5장. 사회계약
6장. 덫의 고리
7장. 완벽한 원
8장. 이해관계의 충돌
9장. 또 다른 지정학적 신호들
10장. 혁신
11장. 고르디우스의 매듭 자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