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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해부학 수업

몸을 기증한 사람들과 몸을 해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허한전 저/리추이칭 편/김성일 | 시대의창 | 2019년 6월 3일 한줄평 총점 0.0 (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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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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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몸을 기증한 사람들과 몸을 해부하는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해부학은 죽음을 통해 삶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전 세계에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은 많지만, 타이완 츠지 의대의 해부학 교실은 매우 특별하다. 학생들은 단순히 해부학 지식을 전달받는 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생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운다. 엄밀하게 진행되는 해부학 수업의 바탕에 자신의 몸을 기증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가족의 마음이 사랑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저자 허한전 교수는 이 ‘특별한’ 수업을 고스란히 책에 담아냈다. 이 ‘특별함’ 덕분에 이 책에 수록된 열 번의 수업에서 배울 수 있는 ‘해부학 지식’은 어쩌면 ‘덤’일 수 있다. 해부학 수업이 끝나는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사랑이 삶의 종착역”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츠지 의대의 이 ‘특별한’ 해부학 수업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한국어판 서문

특별한 스승
첫 번째 수업: 육안해부학
육안해부학과 모의 수술 / 시신 스승은 도구가 아닌 사람이다 / 후진들이 유능하기를 / 환자를 가족처럼 /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불안한 첫 집도
두 번째 수업: 손 해부

인체의 신비를 알게 되는 출발점 / 기초가 중요해 / 냄새와 질감 / 시신 위의 ‘단추’ / 복잡한 팔신경얼기 / 허니문 핸드 질환·마우스 핸드 질환·엄마손 질환 / ‘그대의 손을 잡고 해로한다’는 말의 과학적 해석

폐부에서 우러나온 경탄
세 번째 수업: 가슴안 해부

선생님, 생전에 숨 쉬기 힘드셨죠? / 가지와 잎이 사방으로 뻗은 것처럼 생긴 기관지 / 심장이 이렇게 생겼구나 / 심장에 양분을 공급하는 심장동맥 / 체순환하는 주요 혈관 추적 / 자율신경과 미주신경

배 속 가득한 지식
네 번째 수업: 위·장 해부

장기를 들어내는 대규모 공사 / 납작하고 주름투성이인 J 자형 자루 / 구불구불한 장 / 실험실로 다시 돌아와 시신 스승으로 복습

배 속 가득한 지식 2
다섯 번째 수업: 간·쓸개·췌장·지라·콩팥 해부

간, 재생 능력을 가진 신비한 기관 / 쓸갯돌과 내시경 / 내분비기관이자 외분비기관인 췌장 / 지라, 사실은 소화기관이 아니야 / 후복벽 탐구 / 인체의 여과기 콩팥 / 관이 넓은 허리신경얼기 / 림프가 독소를 배출한다고? 도대체 어디로?

남자와 여자의 차이
여섯 번째 수업: 생식기관 해부

‘아들 낳을 상’이 정말 있는 걸까? / 밖으로 드러난 남성의 생식기관 / 정자의 대장정 / 숨어 있는 여성의 생식기관 / 남성의 요도 길이는 여성의 네 배 / 제 태반을 꼭 선생님께 드릴게요

손빈의 무릎과 아킬레우스의 뒤꿈치
일곱 번째 수업: 다리·발 해부

팔 VS 다리 / 엉덩이에 함부로 주사 놓으면 안 돼 / 중요한 하지정맥판막 / 손빈의 무릎관절 / 살점을 도려내는 무 다리 미용법 / 아킬레우스의 약점 / 아름다운 형틀, 하이힐

당신의 얼굴
여덟 번째 수업: 안면 해부

얇은 얼굴 피부 / 복잡한 얼굴신경 / 아름다운 영혼의 창, 눈 / 강한 공기청정기, 코 / 온갖 맛을 다 보는 입 / 정교하고 섬세한 청각기관 귀 / 스승의 아름다운 얼굴을 원래 모습으로

애환의 세월을 담은 그릇
아홉 번째 수업: 뇌 해부

가죽처럼 질기고 소시지 껍질처럼 부드러워 / 용골의 비밀 / 열두 쌍의 뇌신경 / 사고하는 목면두부 / 머릿속 깊은 곳에서는

작별 인사
열 번째 수업: 봉합

스트레스 큰 18주의 시련 / 매섭고 엄한 교육이 명의를 길러낸다 / 과학적이지 않은 스승과 제자의 정 / 당신과 인연을 맺어

인체 조직 명칭

저자 소개 (3명)

저 : 허한전 (何翰?)
타이완 대학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3년부터 타이완의 츠지 대학 의대에서 해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스스로 ‘시각’을 이용한 연구자라고 말할 정도로 육안 및 현미경을 이용해 살펴보는 생물의 형태학적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다. 타이완 대학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3년부터 타이완의 츠지 대학 의대에서 해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스스로 ‘시각’을 이용한 연구자라고 말할 정도로 육안 및 현미경을 이용해 살펴보는 생물의 형태학적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다.
편 : 리추이칭 (李翠卿)
타이완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정치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잡지사 기자로 여러 해 동안 일했으며, 현재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타이완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정치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잡지사 기자로 여러 해 동안 일했으며, 현재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역 : 김성일
문학박사. 중국 창수리공常熟理工 대학 교수 역임. 전라북도 도청에서 국제정책전문위원으로서 중국과의 국제교류를 담당하면서 국제교류 관련 행사 기획과 진행, 의전, 통번역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단국대학교, 전남대학교,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백석대학교, 우석대학교 등에서 중국어문학을 가르쳤다. 학술 논문과 국제 교류 관련 연구 보고서 20여 편을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고사성어대사전》,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 독학 중국어 첫걸음》, 《생활한자공부사전》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새 부리 가면을 쓴 의사와 이발소 의사》가 있다. 문학박사. 중국 창수리공常熟理工 대학 교수 역임. 전라북도 도청에서 국제정책전문위원으로서 중국과의 국제교류를 담당하면서 국제교류 관련 행사 기획과 진행, 의전, 통번역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단국대학교, 전남대학교,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백석대학교, 우석대학교 등에서 중국어문학을 가르쳤다. 학술 논문과 국제 교류 관련 연구 보고서 20여 편을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고사성어대사전》,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 독학 중국어 첫걸음》, 《생활한자공부사전》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새 부리 가면을 쓴 의사와 이발소 의사》가 있다.

출판사 리뷰

해부대 위의 스승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
타이완 츠지 대학교 의과대학의 해부학 수업이 특별하기로 소문이 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학교는 엄격한 기준을 세워 시신 기증 절차를 관리하고 교수와 학생들은 시신 앞에서 예와 정성을 다해 수업에 임한다. 기증된 순간부터 보관, 해부를 거쳐 다시 봉합되어 화장되기까지 ‘시신 스승’은 학생들에게 지식과 사랑을 전수한다. 이 스승들을 통해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 삶의 종착역임을 학생들은 깨닫는다. 이 덕분에 1995년 이래로 츠지 대학교 의과대학의 ‘시신기증동의서’에 서명한 사람은 3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떠올리게 하는 뉴스가 가끔 들린다. 어느 의사들은 커대버(해부용 시신)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는 이 사진을 SNS에 올렸다고 한다. 심지어는 ‘커대버 성기 인증샷’을 버젓이 올린 의대생도 있단다. 사실, 해부용 시신 기증에 대해서는 정부 통계조차 없는 게 우리 실정이다. 그나마 해부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해부용으로 기증되는 시신은 한 해 700여 구라고 한다. 단순 계산만 해도 츠지 의대 한 곳이 우리나라 전체보다 해부용 시신을 더 많이 기증받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열 번의 수업을 통해 ‘특별한 해부학 수업’을 열어 보인다. 인문과 해부 교육을 융합한 츠지 의대의 해부학 교실은 ‘시신 스승’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도 소통하면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깍듯이 지키고, 학생들에게는 감동과 지식을 전수한다. 사실 자신의 몸을 기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와의 일화를 통해 시신 기증이 얼마나 무겁고 어려운 결정인가를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죽음’을 마주하는 동안 해부대 위에 ‘말없이’ 누운 ‘시신 스승’에게서 배운 큰 사랑과 희생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세상을 떠나 싸늘하게 식은 시신을 존중할 줄 안다면 살아 있는 생명도 소중히 여길 것이다. 이는 훌륭한 의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해부대 위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해부 순서에 따라 열 번의 수업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곳곳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신 보관실에 안치된 “쭝셴 아빠”라고 불리는 어느 치과의사는 소아마비 장애가 있었지만 매주 벽지를 찾아다니며 의료 봉사를 했다. 8년간을 봉사하며 살던 쭝셴 아빠는 그만 병사하고 말았지만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는 것으로 삶을 마감했다. 한편 결혼반지를 ‘반드시’ 약손가락에 끼어야 하는 이유를 해부학적으로 증명하기도 한다.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버지에게 네 아들이 서로 간을 주겠다고 해 결국 제비뽑기를 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술에 취한 사이 콩팥을 적출당했다는 미국의 어느 대학생이 겪은 끔찍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가 하면, 저자는 출산한 뒤 자신의 태반을 포르말린으로 보존 처리해 실험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단순히 재미만을 주기 위해 불쑥 집어넣은 것들이 아니다. 해부학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수업 내용에 따라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저자가 겪은 삶의 깊이와 생명에 대한 사랑을 증거한다. 저자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마음을 때론 감동적으로, 때론 재미있게, 때론 가슴 아프게 봉합한다.

해부학 지식과 상식의 절묘한 봉합
일반 사람들에게 해부학은 복잡하고 신기하며 두려운 학문이다. 해부대 위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교수들은 어떻게 가르치며 학생들은 어떻게 배울까? 이 책은 해부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담은 첫 번째 수업으로 시작해, 손·가슴안·배 속과 생식기관·다리와 발·얼굴·뇌를 거쳐 마지막 수업인 봉합까지 진행된다. 저자는 열 번의 수업을 하는 동안 실제 인체를 섬세한 문장으로 해부한다. 해부학을 다룬 책에서 흔히 보이는 삽화가 이 책에는 없지만, 저자의 세밀한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삽화도 보여주지 못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저자가 밝혔듯 이 책은 “해부학 지식과 일상이 만나는 부분을 조명”했기 때문에 의학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거리낌 없이 읽을 수 있다. 일례로 요골신경을 설명하면서 신혼부부에게 자주 생기는 ‘허니문 핸드’라는 질환을 소개하거나, 발가락뼈를 설명하면서 ‘하이힐’이 인체 구조에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수업을 거쳐 본격적으로 인체를 해부한 뒤 마지막으로 봉합까지 마치고 나면, 상식으로 알아두기에 좋은 일상의 해부학 지식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미처 봉합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책장을 덮은 뒤 마음을 잔잔히 적시는 감동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4건)

죽음 이후에도 이어진 삶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동**미 | 2020.04.10

타이완 츠지 대학에서 해부학 실습을 가르치는 허한전 교수가 쓴 인체해부 실습 수상록.

인체해부를 위해 꼭 필요한 카데바는 아무도 찾는 이 없이 외롭게 사망한 사람의 주검으로 충당했었다. 이런 '교재'는 부패정도가 심하여 실습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것이 공익을 위해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츠지 대학의 실습실은 '풍요'해졌다.

츠지 대학에서는 이렇게 기증된 시신을 스승님으로 예우한다. 살아있는 스승이 이론을 가르쳐주면 시신 스승은 자기 몸을 바쳐 실기를 가르친다. 살신성인. 그래서 츠지 대학 학생들은 실습자재를 '카데바'로 도구화하기 보다는 스승으로 예우한다. 기증자의 가족을 찾아가 망자의 생전 이야기도 듣고 실습 전 묵념하여 깊은 뜻에 감사한다. 실습을 마치면 해부한 각 장기들을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고 자른 피부를 전부 성심성의껏 봉합하여 정중하게 화장을 치른다. 기증자는 사후에도 살아있는 학생들과 18개월 동안 인연을 맺으며 죽음 이후에도 삶이 이어진다.

일반인에게 너무 낯선 해부학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가슴 따뜻한 수상록을 쓴  허한전 교수의 마음은 정말 따뜻하다.

한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해부도를 좀 갖추었으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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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해부학 수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w*****5 | 2019.12.29
이 책은 몸을 기증한 사람들과 몸을 해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써 타이완 츠지 의과대학생들의 해부학수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해부용으로 기증된 시신을 스승으로 모시고 아주 특별하게 학생들의 해부실습 교육을 하는 생생한 이야기로 꽉 차 있다.
과거에는 사후 자신의 주검이 온전하게 보존되기를 바라는 문화로 인해 대부분 객사한 무연고 시신으로 실습을 해서 제대로 된 인체 교육이 힘들었는데 1995년도에 와서 츠지대학에서 첫번째 자발적으로 기증한 좋은 스승을 모신 것을 시작으로 츠지 기금회를 설립한 정옌법사의 감화를 받은 많은 사람이 사후 시신 기증을 원한 결과로 현재까지 기증자가 3만명이 넘었고 남녀 비율 2:3으로 기존 여성시신의 부족했던 상황이 크게 개선되어 4~5명의 학생들이 시신스승 한분으로 실습하면서 충분한 해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로 시신스승의 체온,심장박동,호흡,혈류등 생리현상만 없을 뿐 살아있는 인체와 가까워 해부 실습에 아주 좋은 여건이 되었다 한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작가가 책을 내기 위한 의도는 츠지의과대학 해부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의사로써 환자들에 대한 치료를 위해서는 해부학이 필수이며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지만 공부 할 수있게 자신의 주검을 기증한 시신 스승과의 실습과정에서 그 가족들과의 교류, 실습후의 흩어진 시신의 처리(장례절차등)과정에 있어서 특별하다는 점에 있다 시신스승에 대한 존중과 교감 속에서 어렵고 험난한 긴 해부학 실습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익힌 것을 활용 따뜻한 인술을 베풀 수 있는데 있으며 의사가 아닌 이 땅에 숨쉬며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도 사람의 몸을 앎으로써 삶과 죽음을 다시한번 생각 해보게 만드는 아주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지금 우리나라에도 장기기증,사후시신 기증도 많이 하고 있지만 어쩐지 꺼려지는 사후 시신기증이라는 혐오감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도 같고 의학의 발전을 위해 한번쯤 우리도 심사숙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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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 실습은 이렇게 해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눈* | 2019.06.14

예과과정을 마치고 본과과정에 들어가면서 제일 걱정했던 점이 바로 해부학실습을 위한 골표본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동아리 선배께서 두개골을 물려주셔서 골학공부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요즈음에는 골표본 역시 합성재료로 만들어서 팔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대학의 의학교육의 상당부분은 여전히 인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부학 실습의 경우는 돌아가신 분의 신체를 포르말린으로 방부처리하여 수업에 임하는 전통이 있는데, 아직 대체할 수 있는 표본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 의과대학마다 전해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해부학 실습을 처음 하는 날 학생 중에 꼭 졸도하는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여러 동물들을 대상으로 해부실습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신 분의 몸을 해부하게 된다는 것은 엄숙의 차원을 너머 어린 학생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습니다.

물론 수업이 진행되다보면 처음 시작했을 때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이미 상황에 익숙해진 표시가 나기 시작합니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라서 해부실습을 하던 중에 장난을 치다가 조교에게 야단맞기도 합니다. 필자의 경우는 해부실습 기간 중에 실습시험을 치던 날 순서를 기다리던 친구가 막걸리 한 대접 마시고 오자는 충동질을 받아들였다가 시험을 망친 적이 있습니다. 막걸리를 마시러 가자는 권유가 공연한 호승심을 건들였던 셈입니다.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조교선생님께 들키지는 않았지만, 시험문제가 모두 그게 그것 같아서 같은 답을 여러개 적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과는 재시험을 치루고 말았습니다.

<아주 특별한 해부학 수업>은 타이완의 화렌에 있는 츠지대학교 의과대학의 아주 특별한 해부학 수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다닌 의과대학에서도 시신을 기증하는 분들이 많아서 4인 1조로 해부학 실습을 할 수 있었는데, 이 대학 역시 좋은 시신 기증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여유있게 실습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해부학 실습에서 만나는 시신을 카데버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츠지의대에서는 시신 스승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실습에 앞서 시신을 기증한 분의 가정을 방문하여 고인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고양시키고 가족들에게도 시신스승의 존엄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내 몸에 메스를 대는 그날이 바로 나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30쪽)”라고 의과대학생들을 격려하는 글을 남긴 분도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실습이 끝나면 해부실습의 결과로 조각난 시신을 수습하여 화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츠지의대에서는 실습이 종료되면 학생들이 해부실습과정에서 절개한 자리를 모두 꼼꼼하게 봉합하여 생전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화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해부하는 과정도 엄청 신경을 써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신 스승에 대한 특별한 대우에 관한 이야기만 적는다면 몇쪽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만, 저자는 해부학 실습이 진행되는 순서에 따라서 실습과정을 소개합니다. 인체를 구성하는 근육, 신경, 혈관 등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은 전혀 없습니다. 말로만 설명하다 보니 해부학실습을 한 필자마저도 이제는 기억이 가물거려 개념이 정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반 독자들이라면 당연히 무슨 소리인지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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