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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민지형 | 나비클럽 | 2019년 5월 24일 한줄평 총점 9.2 (8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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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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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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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본격 페미니즘 연애소설! 페미니스트가 된 첫사랑과의 다시 연애하다!
본격 페미니즘 연애소설의 탄생!

그동안 페미니즘 소설들에서 비교적 적게 다루어졌던 2-30대 남녀간의 연애와 성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이 나왔다. 2, 30대 젠더 갈등이 최고조로 달한 지금 ‘메갈년’, ‘한남충’으로 부르며 서로를 혐오하는 남녀 사이에 연애는, 그리고 사랑은 가능한가? 이 소설은 남자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페미니스트가 된 첫사랑과의 재회와 연애과정을 그린다. 젠더 이슈가 둘의 사랑에 어떻게 걸림돌이 되는지 보여줌으로써 지금 젊은이들의 사랑, 그 어려움의 본질을 신랄하고 유쾌하게 보여준다. 남성 1인칭 시점에서 ‘과거와는 달라진 지금의 여성’들을 보는 관점으로 이야기가 서술됨으로써 역으로 우리 사회의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남자들을 풍자하고 있다. 적나라해서 웃기고 좀 짠한 남녀간의 사랑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소설을 통해 지금 시대 젊은이들의 연애, 성, 사랑, 결혼에 대한 풍속도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서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점투성이지만, 사랑하기에, 그래도 사랑하고 싶기에 부딪히고 싸우는 과정 그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언젠가의 내가 그랬듯, 젠더 이슈 문제로 연인과 출구 없는 갈등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계기로 같이 더 많은 생각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으로 완성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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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 어쩌다 마주친 그대
2. 차라리 나타나지 말지 그랬어
3. 기왕에 나타났으면
4. 메갈의 도리와 백만 원
5. 시작은 했는데
6. 그녀는 정말 이상해
7. 주말 데이트
8. 가족 이벤트
9. 뜻밖의 사건
10. 그녀의 선택
11. 나의 찬스
12. 계획대로 되고 있어
13. 결혼식장에서
14. 다시, 광화문에서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저 : 민지형
1986년생. 서강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신문방송학, 일본학을 공부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대학원에서 극영화 시나리오를 공부했다. 2015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조선공무원: 오희길 전」으로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9년 TV드라마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의 극본을 썼다. 영화와 드라마 현장에서 작가로 일하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소속 성폭력예방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첫사랑은 중학교 3학년, 첫 연애는 대학교 2학년. 이후 연애에 나름 소질(?)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선 열심히 연애하고 이별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에 큰 충격을 받고 페미니즘 공부를... 1986년생. 서강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신문방송학, 일본학을 공부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대학원에서 극영화 시나리오를 공부했다. 2015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조선공무원: 오희길 전」으로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9년 TV드라마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의 극본을 썼다. 영화와 드라마 현장에서 작가로 일하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소속 성폭력예방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첫사랑은 중학교 3학년, 첫 연애는 대학교 2학년. 이후 연애에 나름 소질(?)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선 열심히 연애하고 이별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에 큰 충격을 받고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것이 우리들의 연애와 사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경험하며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소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는 그 경험들에 관한 이야기다.

출판사 리뷰

나를 망가뜨린 장본인, 너무나 매력적이고 예뻤던
첫사랑이 메갈이 되어 나타났다. 망할!
취준생이라는 거대한 불안을 편안하게 잠재워주던 사랑스러운 그녀. 매일같이 붙어다니다 1주년을 맞이할 즈음 승준은 일년 동안 해외인턴십을 가기로 결정했다. 출국날 공항에서 그녀의 이별문자를 받고 멘붕에 빠졌지만 잘 극복했다. 대기업 3년차 대리, 대부분 장가간 친구들은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척하는 승준을 ‘씹선비’라 부르며 조롱대곤 한다. 이제 결혼할 여자만 고르면 되는데 딱 꽂히는 여자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와 마주쳤다.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녀는 하필이면 페미니스트가 되어 있었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지만 결국 헤어지자고 먼저 말하는 순간, 지는 게임을 시작했다!

어쩌다 페미니스트 여자친구와 사귀게 된 남자의 연애분투기
언젠가 그녀와 재회하기를 바랬지만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남자. 그녀는 여전히 매력적인데 아무리 그래도 페미니스트랑 어떻게 연애를 하냐고 낙담한다. 하지만 너무나 좋아했던 그녀와의 재회, 운명적인 계시라며 다시 잘 해봐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는데 그녀는 단호하게 ‘우리 이제 못 사귀어, 서로 안 맞잖아. 너는 한남, 나는 메갈’이라며 선 긋고 떠나버리고 만다. 어떻게든 예전의 ‘사랑스런 그녀’로 되돌리려는 남자. 예전의 감정은 남아있을지언정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포기할 수 없는 그녀. 사랑을 위해서 서로 싸우는 두 사람의 전쟁 같은 연애가 시작된다.

남자의 속마음을 파헤치기 위해 작정하고 쓴 소설
‘나의 전남친들에게’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작가의 무수한 연애실패담이 집필의 밑거름이 되었다. 열심히 연애하고 이별했던 작가의 실제 경험들, 그 과정에서 느끼고 감지할 수 있었던 남자의 속마음들을 토대로 남자주인공 1인칭 관점을 채택함으로써 적나라하고 용감해서 재기발랄한 페미니즘 연애소설이 나올 수 있었다. 여자 친구의 상처를 치유하는 쪽으로 공략해야겠다고 마음먹는 남자주인공, 아닌 척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여자를 게임처럼 생각하는 ‘그 게임을 클리어 하면 나오는 보상으로 여기는’ 남자의 심리를 파헤친다. 페미니즘을 자기 존재에 대한 위협으로 느끼는 남자들, 그 위협이 어떻게 연애를 가로막는지, 도대체 왜 남자들은 여자를 이해할 수 없는지, 그래서 지금 시대 남녀의 연애는 왜 어려운지에 대한 보고서 같은 소설이다.
1차 원고가 나온 뒤 2,30대 남녀들의 사전 리뷰와 인터뷰를 통해 현실을 가감없이 반영하기 위해 퇴고 작업을 수 차례 거쳤다. 연애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다양한 에피소드들에 많은 독자들이 ‘바로 내 이야기’라고 공감하며 그동안 힘겨웠던 갈등이 잘 표현되어 있다는 평을 했다.
살고 사랑함에 있어서 자꾸 반복되는 어려움이, 단지 내가 운이 없거나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무엇보다 나 혼자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 젊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30대 페미니스트 여성의 연애는 거의 ‘워킹데드’다.
슬프게도 2019년 한국의 이 상황은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다. 파트너가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별을 말했을 때 나와 가족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내 앞에선 다정하게 웃는 이 남자가 단톡방에서는 몰카를 돌려보며 낄낄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는가? 가슴과 성기뿐 아니라 뇌도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종종 부정당하는가? 나의 쾌락에는 관심도 없는 일방적인 섹스 후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갑갑함을 느끼는가?
비 오는 봄밤에 버팔로떼처럼 몰려오는 외로움이나 ‘독거노인으로 쓸쓸히 늙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세상의 협박 역시 현실이기 때문에,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현실 속에서 나는 자주 정신분열을 느낀다. 아아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면서. 그런 현실적인 고민과 방황들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그려보고자 했다.” ?작가의 말

그동안 남자들이 이런 마음으로 나를 대했구나. 소설 속 그녀를 보며 나를 보는 듯했다. -@yesljy_30대 초반 여자

페미니즘이 상처 때문에 생긴 병이라거나, 여성 인권에 전혀 관심이 없으면서 중립이란 말로 여성의 목소리들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 백마 탄 왕자님 마냥 여성을 구하고 지켜야 한다는 생각, 여자를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등 이것들이 ‘왜 문제인지 모르는’ 주변의 흔한 남자들의 사고방식을 정말 잘 보여준다. 현실적인 소설. -o_nx_o_20대 초반 여자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되어 과거와는 달라진 여성’과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왜 그녀가 페미니스트가 된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과거의 그녀를 좇는 남성’의 입장이 재밌게 잘 그려져 있다. -@day_20대 후반 여자

남자의 일기장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남의 일에 간섭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선을 긋는 그녀의 대처 방식이 속시원했다.-@Kamiu00_ 30대 후반 여자

종이책 회원 리뷰 (12건)

구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w*******4 | 2022.05.19

해당 리뷰는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를 읽고 쓴 리뷰이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스24의 북클럽을 이용하던 중 추천 받았던 적이 있던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2시간 만에 끝까지 정독 했을 만큼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스토리였고,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과 같은 생동감에 매우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공감 가는 부분이 정말 많았는데, 아무리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부당한 일이지만 결국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점, 들으려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페미니즘이 정신병이라고 말하는 친구들, 페미니즘을 잘 모르는 여자들도 뭔가 잘못된 건 알고 있다는 것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 니가 착각한 거 아니냐 라는 말에는 정말 여자들의 현실을 1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말까지도 완벽했던 것 같아요

주인공은 본인 대신 사랑을 선택하지 않았고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걷는 것,

그리고 무엇인가 불편함을 깨닫게된 남자

그 누구도 알고나면 알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결말이였던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연애를 하면 저또한 늘 가치관이 흔들리거나 위태로워지는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준것 같아 감사합니다. 현재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했습니다. 

작가님 글 많이 써주세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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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형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크***스 | 2022.01.24

"니가 무슨 사회운동가야, 정치인이야, 뭐야? 왜 그런 일을 다 신경 쓰고 살아야 되는 거야, 대체?"
"남의 일이 아니니까!"
엄밀히 따지면 남의 일이지! 그게 대체 왜? 이해가 안 가서 입만 뻐끔대는데 그녀가 계속 말했다.
"내가 그 작가한테 성희롱 당한 거 벌써 까먹었어? 뉴스에서 쏟아지는 것들, 언젠가 나한테도 벌어졌거나 벌어질 일이야. 우리는 다 너무 잘 아는 일이라고. 너도 괴롭다며? 그건 그냥 참을 만한가봐? 근데 나는 안 그렇거든. 여자들한테 이건 잠깐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냐. 공기 같은 거라고." p.108




승준은 대학 졸업학기에 재수강한 프랑스어 수업에서 유일하게 동갑내기였던 그녀와 같이 과제를 하고 공부를 하다 보니 가까워져 연인이 되었다. 그러다 승준이 인턴십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던 날, 그녀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을 자신이 없다며 헤어지자는 문자를 받았다. 그때부터 승준은 미국에서 아무 여자나 막 만나며 자유로운 연애를 했고, 한국에 돌아와 취직한 이후엔 소개팅을 전전했다. 그렇게 미웠던 그녀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만큼 마음에 드는 여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소개팅한 여자와 세 번째 데이트를 마치고 혼자 돌아가던 길에 보신각 앞 사거리에서 웬 집회를 하는 걸 보게 된다. 구호를 들어보니 낙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데, 승준은 혹시 말로만 듣던 메갈인지 궁금해한다. 그는 인터넷에서 쓸 데 없이 싸우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데, 집회에 참석한 여자들과 비슷하게 검은 옷차림에 검은 마스크와 모자를 쓴 여자가 승준의 곁에 서서 뚫어져라 쳐다봤다. 불쾌하고 무서운 생각이 들어 왜 이러냐고 묻지도 못하고 신호만 바뀌기를 기다리다가 파란불이 들어오자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 여자도 승준을 쫓아오고 있었다. 골목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붙잡힌 승준은 그 여자가 4년 전의 첫사랑 그녀라는 걸 알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책을 읽게 된 건 단순히 평이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영화나 책을 접할 때 최소한의 정보나 아예 모르는 채 보는 걸 선호해서 줄거리도 그냥 대충 훑어보고 읽었다. "미친"과 "페미니스트"가 어쩌다 결합된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는 가부장적인 이 집안의 아들이자 손자로, 정확하게 그 위치에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해 왔다. 어쩌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자리는 이미 마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 틀을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 벗어나고 싶긴 한 걸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그녀의 곁일까, 아니면 적나라하고 투박하지만 모든 것이 분명한 이 리조트 안의 공고한 세계일까. p.159~160




소설의 화자는 끝까지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첫사랑 "그녀"를 잊지 못한 서른 살의 승준이라는 남자였다. 그는 보통에 가까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수적인 남자 타입이라고 느껴졌다. 외형적인 게 아니라 내적인 것, 이를테면 일베나 메갈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그리고 페미니스트에 대해, 나중에는 성폭행, 성추행에 관해서도 보수적인 남자라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다.
예외적인 부분이 있다면 보수적인 집안의 외동아들이라는 점이었다. 누나나 여동생이 있는 남자라면 승준과 같은 사고방식을 갖기란 좀 어려워 보였다. 투명 인간처럼 대하거나 서로 죽일 듯이 싸워도 내 형제를 남이 건드리는 건 참기 어려운 게 있으니 말이다. 승준에게 여자 형제가 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더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첫사랑 그녀와 재회한 후 조르고 졸라서 다시 사귀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에 접어들었다. 페미니스트인 그녀를 예전처럼 긴 머리칼의 여성스러운 그녀로 고쳐놓겠다는 승준의 생각부터가 잘못됐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됐을 때 벌써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녀가 겪고 하는 이야기들은 뉴스에서 주로 접할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도 은근히 혹은 대놓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이었다. 출판사에 다니는 그녀가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성적인 농담과 은밀한 신체 접촉을 당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사회생활을 해 본 여자라면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 정당하게 이야기를 꺼내면 자신만 과잉반응에 상상력이 풍부한 나쁜 년이 되는 역겨운 상황들이 절로 몰입이 되어 너무나 불쾌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남자친구인 승준에게 털어놓았을 때 되돌아온 반응이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머리가 아파왔다. 남자친구가 맞든 아니든 관계를 떠나서 그런 문제를 털어놓았을 때 착각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였다. 처음 보는 사람도 아니고, 이전과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뻔히 알면서 말이다. 여자라면 그런 걸 절대 착각할 수가 없었다. 그건 남자도 아는 것일 텐데 왜 그렇게 말을 해서 실망하게 만드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승준의 망언과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은 계속 이어졌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여성적인 것을 원한다는 점이었다. 사람마다 취향이라는 게 있어서 다르겠지만, 샤랄라한 옷이나 화장을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편한 차림새에 짧은 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승준은 이전에 여성스럽게 예쁘게 꾸몄던 그녀를 기억하며 되돌리고 싶어 한다는 게 문제였다. 있는 그대로, 현재의 그녀를 받아들일 마음이 아예 없었던 그는 여성스러운 걸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야 했다. 추억은 그저 추억으로 남겨둬야 했다는 뜻이다.



그녀한테는 이렇게 당연한 것이, 우리 남자들은 왜 이렇게 알기가 어려울까? 그게 이 모든 문제의 비극인 것 같았다. 근데 사실 알고 싶어했던 적도 없었다. p.297



그녀와 사귀는 내내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헛소리를 해대던 승준이 마지막엔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이나마 이해하려고 바뀌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할아버지 팔순 잔치에 리조트를 빌려 아들들은 놔두고 집안 여자들에게 음식을 하나씩 해오라고 한 집안의 남자인 그가 말이다! 이마저도 좋아해야 하는 게 씁쓸했고 소설이라는 게 안타까웠지만, 그럼에도 시선이 달라지는 남자들이 있을 거라는 희망에 기대어 본다.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소설에 등장한 사건과 경험에 깊이 공감하며 그녀를 응원했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듯, 억울한 여성도 무고 죄를 당하는 남성도 있고 뉴스에서 볼 수 있는 파렴치한 인간쓰레기들도 있다. 평범한 남녀가 편을 가르고 싸우지 않기 위해서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하는 게 우선이지 않나 싶다.

가볍게 금세 읽을 수 있던 소설이었지만 내용만큼은 한없이 무겁고 의미가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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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만나길 기대한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YES마니아 : 로얄 원*변 | 2021.07.18

북클럽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순식간에 읽었다.

어제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아마도.

미니시리즈와 시트콤 중간쯤.

영상제작을 염두에 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생생했다.

제목을 보고 여성작가일거라 생각했고 그랬다.

연애 당사자인 20-30대 남성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는데 그럴진 모르겠다. 

 

남주가 좀 꺼벙하고,

여주는 거칠게 표현된 면이 있다. 

일종의 은유가 아닌가 싶다.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비전형적 연애소설이라 얘기를 풀어가기 어려웠을텐데

무척 잘 해냈다.

재미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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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5건)

구매 나미페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레**산 | 2022.09.08

책이 아닌 웹툰으로 먼저 접했다가 이후에 책을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현실에서 느꼈던 답답한 심정을 책에 잘 녹여낸 것 같아 놀랐고, 남자 주인공의 안일하고 나이브한 생각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현실 인물을 그대로 책에 등장시킨 것 같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이 읽어보아도 좋은 책인데, 제목 때문에 아마 메갈 책이라며 뒷걸음질 칠지도.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읽었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즐거우면서도 심란한 마음으로 완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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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B****A | 2021.09.23

남자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부터 좀 신선했던 거 같다. 페미니즘을 서술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의 이야기를 해왔으니 남성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게 이색적인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실 고증 정말 최고다. 한 번쯤 주위에서, 혹은 인터넷에서 볼법한 썰을 구체적으로 풀어나간 느낌이었다. 페미니스트인 여자친구와의 끝은 해피엔딩이었다(여자친구 입장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맞지 않다면 각자 갈 길 가는 게 바로 해피 엔딩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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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나의 미친 가부장적 남자친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킴**트 | 2021.08.31

*결말스포있음!

북클럽에서 읽고 너무 너무 좋아서 두고 두고 읽고 싶어서 eBook으로도 구매했다. 

처음에 읽었을 땐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계속 읽으니 실소가 터져 나왔다, 찐 현실고증이 200%라서. 그러다 끝으로 갈수록 슬펐다, 이게 너무 현실이라서.

서로의 생각의 간극을 좁힐 수 없었던 남녀는 결국 헤어진다. 아니다, '남자가 포기한다'로 정정한다. 이것이 현실을 바로 보여주는 것 같아 몹내 씁쓸하였다. 페미니즘을 남녀갈등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이 시대의 미친 가부장적 남자친구들이 제발 이 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페미니즘이 남녀갈등이 아닌 남녀평등을 말하고 있다는 그 진실에 도달하는 멀고 긴 길에 이 책이 그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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