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김호연 저
2019년 07월 11일
해당 리뷰는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를 읽고 쓴 리뷰이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스24의 북클럽을 이용하던 중 추천 받았던 적이 있던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2시간 만에 끝까지 정독 했을 만큼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스토리였고,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과 같은 생동감에 매우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공감 가는 부분이 정말 많았는데, 아무리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부당한 일이지만 결국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점, 들으려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페미니즘이 정신병이라고 말하는 친구들, 페미니즘을 잘 모르는 여자들도 뭔가 잘못된 건 알고 있다는 것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 니가 착각한 거 아니냐 라는 말에는 정말 여자들의 현실을 1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말까지도 완벽했던 것 같아요
주인공은 본인 대신 사랑을 선택하지 않았고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걷는 것,
그리고 무엇인가 불편함을 깨닫게된 남자
그 누구도 알고나면 알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결말이였던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연애를 하면 저또한 늘 가치관이 흔들리거나 위태로워지는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준것 같아 감사합니다. 현재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했습니다.
작가님 글 많이 써주세요 잘 읽었습니다!!
"니가 무슨 사회운동가야, 정치인이야, 뭐야? 왜 그런 일을 다 신경 쓰고 살아야 되는 거야, 대체?"
"남의 일이 아니니까!"
엄밀히 따지면 남의 일이지! 그게 대체 왜? 이해가 안 가서 입만 뻐끔대는데 그녀가 계속 말했다.
"내가 그 작가한테 성희롱 당한 거 벌써 까먹었어? 뉴스에서 쏟아지는 것들, 언젠가 나한테도 벌어졌거나 벌어질 일이야. 우리는 다 너무 잘 아는 일이라고. 너도 괴롭다며? 그건 그냥 참을 만한가봐? 근데 나는 안 그렇거든. 여자들한테 이건 잠깐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냐. 공기 같은 거라고." p.108
승준은 대학 졸업학기에 재수강한 프랑스어 수업에서 유일하게 동갑내기였던 그녀와 같이 과제를 하고 공부를 하다 보니 가까워져 연인이 되었다. 그러다 승준이 인턴십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던 날, 그녀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을 자신이 없다며 헤어지자는 문자를 받았다. 그때부터 승준은 미국에서 아무 여자나 막 만나며 자유로운 연애를 했고, 한국에 돌아와 취직한 이후엔 소개팅을 전전했다. 그렇게 미웠던 그녀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만큼 마음에 드는 여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소개팅한 여자와 세 번째 데이트를 마치고 혼자 돌아가던 길에 보신각 앞 사거리에서 웬 집회를 하는 걸 보게 된다. 구호를 들어보니 낙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데, 승준은 혹시 말로만 듣던 메갈인지 궁금해한다. 그는 인터넷에서 쓸 데 없이 싸우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데, 집회에 참석한 여자들과 비슷하게 검은 옷차림에 검은 마스크와 모자를 쓴 여자가 승준의 곁에 서서 뚫어져라 쳐다봤다. 불쾌하고 무서운 생각이 들어 왜 이러냐고 묻지도 못하고 신호만 바뀌기를 기다리다가 파란불이 들어오자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 여자도 승준을 쫓아오고 있었다. 골목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붙잡힌 승준은 그 여자가 4년 전의 첫사랑 그녀라는 걸 알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책을 읽게 된 건 단순히 평이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영화나 책을 접할 때 최소한의 정보나 아예 모르는 채 보는 걸 선호해서 줄거리도 그냥 대충 훑어보고 읽었다. "미친"과 "페미니스트"가 어쩌다 결합된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는 가부장적인 이 집안의 아들이자 손자로, 정확하게 그 위치에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해 왔다. 어쩌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자리는 이미 마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 틀을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 벗어나고 싶긴 한 걸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그녀의 곁일까, 아니면 적나라하고 투박하지만 모든 것이 분명한 이 리조트 안의 공고한 세계일까. p.159~160
소설의 화자는 끝까지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첫사랑 "그녀"를 잊지 못한 서른 살의 승준이라는 남자였다. 그는 보통에 가까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수적인 남자 타입이라고 느껴졌다. 외형적인 게 아니라 내적인 것, 이를테면 일베나 메갈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그리고 페미니스트에 대해, 나중에는 성폭행, 성추행에 관해서도 보수적인 남자라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다.
예외적인 부분이 있다면 보수적인 집안의 외동아들이라는 점이었다. 누나나 여동생이 있는 남자라면 승준과 같은 사고방식을 갖기란 좀 어려워 보였다. 투명 인간처럼 대하거나 서로 죽일 듯이 싸워도 내 형제를 남이 건드리는 건 참기 어려운 게 있으니 말이다. 승준에게 여자 형제가 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더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첫사랑 그녀와 재회한 후 조르고 졸라서 다시 사귀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에 접어들었다. 페미니스트인 그녀를 예전처럼 긴 머리칼의 여성스러운 그녀로 고쳐놓겠다는 승준의 생각부터가 잘못됐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됐을 때 벌써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녀가 겪고 하는 이야기들은 뉴스에서 주로 접할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도 은근히 혹은 대놓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이었다. 출판사에 다니는 그녀가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성적인 농담과 은밀한 신체 접촉을 당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사회생활을 해 본 여자라면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 정당하게 이야기를 꺼내면 자신만 과잉반응에 상상력이 풍부한 나쁜 년이 되는 역겨운 상황들이 절로 몰입이 되어 너무나 불쾌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남자친구인 승준에게 털어놓았을 때 되돌아온 반응이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머리가 아파왔다. 남자친구가 맞든 아니든 관계를 떠나서 그런 문제를 털어놓았을 때 착각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였다. 처음 보는 사람도 아니고, 이전과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뻔히 알면서 말이다. 여자라면 그런 걸 절대 착각할 수가 없었다. 그건 남자도 아는 것일 텐데 왜 그렇게 말을 해서 실망하게 만드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승준의 망언과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은 계속 이어졌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여성적인 것을 원한다는 점이었다. 사람마다 취향이라는 게 있어서 다르겠지만, 샤랄라한 옷이나 화장을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편한 차림새에 짧은 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승준은 이전에 여성스럽게 예쁘게 꾸몄던 그녀를 기억하며 되돌리고 싶어 한다는 게 문제였다. 있는 그대로, 현재의 그녀를 받아들일 마음이 아예 없었던 그는 여성스러운 걸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야 했다. 추억은 그저 추억으로 남겨둬야 했다는 뜻이다.
그녀한테는 이렇게 당연한 것이, 우리 남자들은 왜 이렇게 알기가 어려울까? 그게 이 모든 문제의 비극인 것 같았다. 근데 사실 알고 싶어했던 적도 없었다. p.297
그녀와 사귀는 내내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헛소리를 해대던 승준이 마지막엔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이나마 이해하려고 바뀌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할아버지 팔순 잔치에 리조트를 빌려 아들들은 놔두고 집안 여자들에게 음식을 하나씩 해오라고 한 집안의 남자인 그가 말이다! 이마저도 좋아해야 하는 게 씁쓸했고 소설이라는 게 안타까웠지만, 그럼에도 시선이 달라지는 남자들이 있을 거라는 희망에 기대어 본다.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소설에 등장한 사건과 경험에 깊이 공감하며 그녀를 응원했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듯, 억울한 여성도 무고 죄를 당하는 남성도 있고 뉴스에서 볼 수 있는 파렴치한 인간쓰레기들도 있다. 평범한 남녀가 편을 가르고 싸우지 않기 위해서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하는 게 우선이지 않나 싶다.
가볍게 금세 읽을 수 있던 소설이었지만 내용만큼은 한없이 무겁고 의미가 있던 책이었다.
북클럽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순식간에 읽었다.
어제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아마도.
미니시리즈와 시트콤 중간쯤.
영상제작을 염두에 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생생했다.
제목을 보고 여성작가일거라 생각했고 그랬다.
연애 당사자인 20-30대 남성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는데 그럴진 모르겠다.
남주가 좀 꺼벙하고,
여주는 거칠게 표현된 면이 있다.
일종의 은유가 아닌가 싶다.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비전형적 연애소설이라 얘기를 풀어가기 어려웠을텐데
무척 잘 해냈다.
재미있다.
추천.
책이 아닌 웹툰으로 먼저 접했다가 이후에 책을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현실에서 느꼈던 답답한 심정을 책에 잘 녹여낸 것 같아 놀랐고, 남자 주인공의 안일하고 나이브한 생각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현실 인물을 그대로 책에 등장시킨 것 같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이 읽어보아도 좋은 책인데, 제목 때문에 아마 메갈 책이라며 뒷걸음질 칠지도.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읽었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즐거우면서도 심란한 마음으로 완독했었다.
남자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부터 좀 신선했던 거 같다. 페미니즘을 서술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의 이야기를 해왔으니 남성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게 이색적인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실 고증 정말 최고다. 한 번쯤 주위에서, 혹은 인터넷에서 볼법한 썰을 구체적으로 풀어나간 느낌이었다. 페미니스트인 여자친구와의 끝은 해피엔딩이었다(여자친구 입장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맞지 않다면 각자 갈 길 가는 게 바로 해피 엔딩 아닐까
*결말스포있음!
북클럽에서 읽고 너무 너무 좋아서 두고 두고 읽고 싶어서 eBook으로도 구매했다.
처음에 읽었을 땐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계속 읽으니 실소가 터져 나왔다, 찐 현실고증이 200%라서. 그러다 끝으로 갈수록 슬펐다, 이게 너무 현실이라서.
서로의 생각의 간극을 좁힐 수 없었던 남녀는 결국 헤어진다. 아니다, '남자가 포기한다'로 정정한다. 이것이 현실을 바로 보여주는 것 같아 몹내 씁쓸하였다. 페미니즘을 남녀갈등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이 시대의 미친 가부장적 남자친구들이 제발 이 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페미니즘이 남녀갈등이 아닌 남녀평등을 말하고 있다는 그 진실에 도달하는 멀고 긴 길에 이 책이 그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