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조예은 저
평생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과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공부하라는 말 인거 같다.
그러나 공부라는 말 만큼 정확한 내용이나 방법을 모르면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며 왜 하는지에 관한 많은 말들과 수많은 책들이 나오는 것은 없는거 같다.
이번에 읽은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 일수 도 있지만 지금 우리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선조이면서 우리와는 다른 세계관에 살았던 조선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했으며 무엇에 대해서 공부했는지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나는 지금 무엇에 대해서 공부하고 딸에게 왜 공부를 하라고 하나? 하는 질문을 던지며 고민할 기회를 주었던거 같다.
과거와 공부하는 내용과 이유는 다를지라고 공부하는 방법에 있어서 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을 것이기에 책에 쓰인 다양한 계층의 선비들의 공부 방법은 딸에게 공부하는 방법을 이야기 할 때 도움이 되는거 같다.
아마 저자가 가장 공들인 장이 첫장 이기에 조선의 사림파가 주류로 등장하게 되는 시조같은 존재인 김종직에 대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하였기에 인상에 남았던거 같다. 내용은 학문하는 데도 순서가 있으며, 훌륭한 스승을 만나야 하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것 이며, 책을 읽을 때 항상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언행도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이면 단순한 말이지만 이것을 평생 꾸준하게 지키면서 실천했다는것기에 마음에 와 닿았던거 같다.
공부는 결과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찾는 것이기에 그 과정에서의 충실함도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란 생각이 들며 현대 사회에서 성적이나 돈과 명예를 위한 공부 쫒는 공부와 비교가 된다.
이황과 이이에 대한 내용들은 많은 책에서 나오고 조선시대 성리학의 가장 대표적인 두 인물이기에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삶을 살았나 궁금했는데 서로 정 반대의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황은 남보다 백배 공부하고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의문에 대해서 사색하고 책 내용을 이해하면서 성리학을 쳬계화 하며 벼슬보단 학문탐구가 우선이기에 도사서원을 짓고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내서 조선중후기의 성리학이 통치이념으로 뿐 아니라 실생활에 구현될 토대를 마련해 주었던 거 같으며 그에 반해 이이는 학문은 현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하면서 임금에게 바른 말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당쟁을 막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현실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유하자면 이황은 학문적 체계를 세우고 깊이 파고드는 19세기 독일의 학문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이이는 19세기 프랑스 혁명시대처럼 행동을 보여주고 현실참여를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며 아마 그런 거대한 두 산맥같은 두 인물이 16세기에 나왔기에 성리학이 그 당시에 최고조에 달했던거 같다.
지금 우리시대에서도 여전히 그런 이론적 토대와 현실 참여의 쌍두마차를 이끌 사람을 키우는 공부가 요구되는 때인거 같으며 그런 것에 대한 공부가 가장 절실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정약용은 가장 많은 책이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사람으로 어떻게 보면 요즘 공부하는 사람의 가장 큰 표상이 되는 인물이기에 관심이 많이 가며 이 책에서는선 공부하는 방법으로 많은 책을 읽으라고 하고, 읽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자세하게 물어보고 이해 될 때까지 읽고 또 읽으며, 아무 의미 없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깊이 헤아리면서 읽어야 책이 담고 있는 사상이나 철학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며, 책을 읽으면서 그 뜻을 헤아리면 논리는 갖추게 되고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는 분별력이 생기고 그래야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저울이 마음에 생겨서 취하고 버리는 것이 가능해 진다고 한다. 이 말은 요즘 수많은 정보와 책이 나오는 데 양서를 고르는 기준으로서 딱 맞는 말인거 같다. 요즘은 책을 곱씹기보단 필요한 내용만 슬쩍 읽고 지나가거나 인터넷에서 쉽게 남을 쓴 것을 가져다 붙여놓게 되는데 이런 공부의 방법들과 많이 비교가 된다. 마지막으로 학문을 하는 것은 그냥 알기위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책에 나온 대학자들은 일반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 나와 다른 세상에서 공부하는 것 처럼 보이고 나랑은 동떨어졌다고 생각할 지 몰라도 공부하는 방법에 있어서 과거나 지금이나 대학자나 우리나 같으며 현재에 적용해도 유용한 것이기에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이해될때 까지 파고들고 이해된 것은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여서 실천이 따라야 한다는 사실은 항상 기억해야 될 거 같다.
이번 토요일은 문화센터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빨래를 널고 상봉에서 출발하는 전철을 이용하여 춘천을 가려 나섰다. 에고! 어휴! 커플티에 커플 운동화차림의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정말 많은 사람들로 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몇 정거장을 서서 갔다. 무겁게 챙긴 책은 가방에서 따뜻하게 나의 등을 데워주는데.... 지나친 전략량 때문에 전철에서도 에어컨을 약하게 틀었나 보다... 추울까봐서 챙긴 긴팔도 있는데...
맛있는 춘천 닭갈비를 먹고 옥돌굴에도 잠깐 들러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시간이라 그런가! 강촌 가평 청평에서 사람들이 많이들 타는데... 대여섯짜리 꼬마가 탄다. 앉으라니 엄마를 보면 같이 않자고 하여 자리를 만들어... 양보했건만 내릴 때에는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내려 버렸다.. “에잉~~ 고맙다는 말도 없네. 좁아서 힘들었는데..”. 큰딸의 말이다. 아기엄마도 아빠도 한마디의 말도 없이 내려벼렸다. 굳이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도 ‘초희’라 해볼까. 얼마 있을 전시회에서 호를 진다고 하는데... 예전에 읽었던 난설헌을 생각하며 ‘초희’를 떠올렸던 적이..., 이 책은 조선시대를 꿰뚫은 위대한 공부 달인들의 이야기다. 나는 어떠한 자세로 책을 읽는가. 자세가 중요한가. 한가하고 시원한 전철에서 책을 읽을때가 제일 잘 읽혀지고, 금요일 밤늦게 읽을때,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 커피숍에 있을때... 그리고 항상 깨끗이 읽어야 한다. 딸들도 나를 닮아서 그런가 정말 깨끗이 읽는다. 울 남편은 한 장 한 장 넘긴 자국이 그대로다. 그럼 잔소리 한마디를...
조광조는 항상 꼿꼿한 자세로 공부를 하였고, 이황은 책표지가 너덜너덜 해질 때가지 책을 읽었고, 읽은 뒤에는 내용을 깊이 새겼다고, 난 며칠만 지나면 내용을 확~~ 잊어버린다. 조식은 책을 읽은후 내용의 실천을 강조했으며 허난설헌은 어깨너마로 글을 배웠고, 정약용과 유득공은 책 읽는 일에 목숨을 걸었다고.... 나의 바람은 우리 딸들이 책속에 파 묻히는 것이다. 앉으나 서나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그다지 흥미가 없나보다. 안타까워라.
공부를 열심히 하여 성공하고 출세하는 것도 좋지만 진정한 깨우침을 얻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 한다. 조선 500년 역사에서 ‘공부의 달인’으로 손꼽히는 인물들을 모아 모아서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과 공부 비법을 소개해 주고 있다. 한명 한명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공부를 한 이들에게서 우리는 배울것이 있을 것이다. 내가 알지 못했던 인물도 더러 있고 여성선비들이 많이 있어 기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더 깊이 이들을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들 화이팅!!!
나에게도 그런 적이 있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 30분 새벽반 수업을 듣고, 곧바로 9시까지 출근. 6시에 퇴근해서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야간 수업을 듣고 12시까지 집에 들어와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했다. 그렇게 3시간 남짓을 자며 2년 동안 공부를 했고, 대학에 들어갔다. 누군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 물으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말하지만.. 딱 한 가지 그때의 열정과 마음은 다시 충전하고 싶다 라고 말한다. 누가 시켜서 그렇게 공부하지 않았다. 그때는 공부만이 살길이라 생각했고, 공부만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내가 공부하고 싶었던 과에 들어가, 미래를 설계하고 미래를 꿈꾸는 것. 나에게 꿈은, 미래는 고작 3시간을 자면서도 나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여기 공부에 미친 조선의 16명의 선비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천재인 사람도 있고, 어떻게 보면 엉덩이가 무거워 천재의 반열에 오른 사람도 있지만, 그들은 좋은 머리든 무거운 엉덩이든 성실함과 진득함 그리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것만은 확실하다. 시대가 변하고, 인물도 변하고 공부에 대한 방법도 많이 달라져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공부에 대한 열정과 꿈에 대한 열정 아닐까?
책은 모두 4부로 되어 있다. 1부에선 조선을 이끈 성리학의 선비들 이라는 제목으로 점필재 김종직,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남명 조식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별로(?)다. 워낙 유명한 사람들이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대부분 알기 때문에 특별할 것도 없다. 그래서 신비감이나 신선함에서 많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2부는 재능을 감출 수 없었던 여성 선비들 해서 빙허각 이씨, 난설헌 허초희, 금원 김씨, 정일당 강씨를 소개 한다. 3부에서는 실학으로 조선을 개혁하려한 선비들 해서 다산 정약용, 담헌 홍대용, 연암 박지원, 유득공을 이야기 한다. 4부 신분의 한계에도 학문을 사랑한 선비들 에서는 이언진, 고시언, 박돌몽, 이덕무를 소개한다.
이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정일당 강씨다. 가난하지만 총명한 정일당은 왠만한 남자들보다 나았다. 가난한 아비는 그게 늘 안타깝고 아쉬웠다. 그런 아비가 병으로 죽자 정일당은 여자의 몸으로 아버지의 3년 상을 정성껏 치렀다. 그런 그녀에게 혼례가 들어왔다. 신랑 윤광연은 그녀보다 나이가 6살이나 적었지만 똑똑한 정일당을 부인으로 사랑하고 학문적으로 스승처럼 대했다. 결혼을 해도 너무 가난했던 정일당은 온 가족이 생계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안타까워 남편에게 말한다. 어떻게든 먹여 살릴 테니 공부에 전념하라고. 남편이 책을 읽으면 아내는 바느질을 하고, 남편이 큰 소리로 책을 읽으면 귀 기울여 듣고 자신도 따라 외웠다. 이렇게 정일당과 윤광연은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금슬이 좋아졌지만 너무 가난하여 5남 4녀를 돌도 되기 전에 잃었다. 그럼에도 부부는 더욱 공부에 박차를 가했다. 선비들 사이에서 윤광연 뿐 아니라 정일당의 명성도 높아졌다. 정일당은 누구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했고, 아이들도 가난 때문에 죽었지만 여성 성리학자로 훗날 이름을 남겼다.
정일당 강씨를 읽으면서 나는 왜 허난설헌의 인생과 비교를 했는지 모르겠다. 정일당 강씨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서 공부를 했고, 배경도 좋았다. 정일당 강씨는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않고, 남편을 공부에 끌어들인 반면 허난설헌은 어느 것 하나 자신의 편으로 만들지 못하고 남 탓만 하다가 시름시름 앓고 아파했다. 너무 고귀한 한 떨기 꽃 이여서 일까? 자존심이 하늘 높아서 일까? 그 귀한 재능을 가지고 너무 짧은 인생을 살다간 허난설헌이 2% 아쉬운 건 어디 나뿐일까? 공부만 한 우등생이, 인생에서 우등생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인 것 같아 안타깝다.
공부는...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억지로 할 수는 있어도 억지로 하는 게 영원할 수는 없다. 마음이, 온 몸이, 나의 꿈이 모두 같이 움직여야 큰 회오리를 일으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공부다. 이 선비들처럼 공부할 수는 없어도 매일 매일 조금씩 책을 읽고 알아가는 즐거움. 같이 즐기면 좋겠다.
“돈이 생기면 반드시 종이를 사고, 종이를 사거든 반드시 책을 만들고, 책을 만들거든 반드시 격언을 적어서 잊어버릴 것에 대비하라.” (303쪽 이덕무)
“돈이 생기면 반드시 책을 사고, 책을 사거든 반드시 책을 읽고, 책을 읽었거든 반드시 리뷰를 써서 잊어버릴 것에 대비하라.” (꿈의 날개를 달자 왈(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