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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사회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위한 빈곤의 인류학

조문영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9일 한줄평 총점 0.0 (2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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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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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책 소개

소외와 빈곤은 왜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만의 문제가 되었나





◎ 도서 소개

홈리스, 철거민, 복지수급자, 장애인, 노점상, 쪽방촌 …
청년들의 눈으로 본 우리 시대 빈곤 보고서

불평등과 차별을 넘어 공생과 연대의 가치를 찾는 청년들과
반(反)빈곤 활동가 10인의 특별한 인터뷰

연세대학교 ‘빈곤의 인류학’ 수업에서 진행한 ‘청년, 빈곤을 인터뷰하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엮은 책으로, 우리 시대 청년들이 사회의 빈곤 문제에 대해 고투하는 반(反)빈곤 활동가 10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 책을 엮은 조문영 교수(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는 빈곤이라는 주제가 점점 한국 사회 공론장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는 게 아닌지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세 가지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한국 사회 빈곤 문제의 쟁점은 무엇인지, 반(反)빈곤 활동이 현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청년들에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빈곤은 어떤 모습인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형식을 띄고 있어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해당 문제를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홈리스, 철거민, 복지수급자, 장애인, 노점상, 쪽방촌 주민 등 우리가 애써 외면해왔던 빈곤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공생’과 ‘연대’라는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구세군 냄비보다 아프리카 아동 후원광고를 보며 자란
청년들에게 비친 우리 사회 빈곤의 민낯

연세대학교 ‘빈곤의 인류학’ 수업에서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복지 수급자, 홈리스, 철거민, 장애인, 영세 상인, 노점상, 쪽방촌 주민들과 함께 해온 반(反)빈곤 활동가 10인을 선정해, 학생들이 활동가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우리 사회의 빈곤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청년, 빈곤을 인터뷰하다’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열 개 팀으로 나뉜 학생들이 조문영 교수와 동행하여 활동가들을 인터뷰한 것으로, 그 결과물을 조문영 교수가 정리하여 책으로 출간했다.



“서울역 지하보도에서 마주치는 홈리스들에게 관심을 갖기를, 강제 철거나 부양의무제에 따른 수급 정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의 삶을 되돌아보기를, 집요한 항의와 집회로 이들의 ‘몫’소리를 전하는 사람들과 연대하기를 요구하는 게 무리인 것은 아닌지 소심한 우려가 들기도 한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반(反)빈곤 활동가 10인이 공생과 연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고투하는 현장을 생생히 그려낸 리포트이기도 하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빈곤사회연대’ ‘논골신용협동조합’ ‘난곡사랑의집’ ‘홈리스행동’ ‘노들장애인야학’ 등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를 대안적 연대의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활동가들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외와 빈곤은 왜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만의 문제가 되었나

빈곤에 대한 논의가 재조명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990년대 이후 제도적 민주주의가 정착하면서 과거 가난한 사람들을 대책 없이 쫓아내고 강제로 시설에 가두던 일은 줄어들긴 했다. 주거권, 이동권, 복지권, 수급권 등 법과 정책이 일부 제도화되었으며, 기초생활보장 맞춤형 급여, 탈시설 장애인 지원, 청년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매입임대주택 등 활동가들이 다양한 정책 변화에 대응해 문서를 학습하고 행정을 둘러싼 갑론을박에 참여하는 일도 잦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다수의 사상자를 낸 용산참사에서 보듯,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국가 시스템을 통해 뿌리 뽑히는” 국가 폭력도 현재 진행형이다.
‘자립’ 논의가 이 책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 책은 빈곤정책을 관통하는 ‘자립’ 프레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동시에 ‘자립’의 의미를 새롭게 재해석한다.
빈곤이 총체적, 장기적 박탈의 경험인데도 정부는 단기 자활 프로그램이나 캠페인을 남발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기계처럼 바로 고쳐 쓰면 되는 존재인 양 취급한다. 예를 들어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 간의 소액금융대출은 미디어에서는 주민들의 경제적 자활사업으로 주로 소개되지만, 사실은 서로 의지하고 협동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부다. “이 세계에서 의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는 점에서, ‘의존’은 ‘자립’의 반대말이 아니라 서로의 자리와 역할을 챙겨주는 과정인 것이다.

공생과 연대는 왜 ‘버거운’ 단어가 됐을까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최인기 활동가(민주노점상전국연합)는 ‘빈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관계와 소통의 단절”이라고 답했다. 우리 청년들은 개개인이 고립된 시대를 살고 있다. 무한 경쟁의 압박과 청년 실업의 위협 속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눈을 돌리기란 어렵고 사회적 약자, 도시 빈민은 우리의 공간에서, 인식상의 경계 밖으로 자꾸만 밀려난다.
게다가 부모 세대가 습관처럼 강조해온 안정된 정규직과 성공 신화를 버릴 수도, 현실화시킬 수도 없는 저성장 한국 사회에서 제 처지의 비참함을 호소하는 청년들은 또 하나의 빈곤인 ‘자기 자신의 빈곤’을 안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신자유주의 구조 조정의 환부를 들여다볼 최적의 장소”가 된 ‘청년’이라는 표상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의 아픔 때문에 무심히 지나쳤던 낯선 타인의 환부를 기꺼이 대면했다. 그리고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자신들이 느낀 점을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이 책에서 만난 여러 활동가들은 밀양의 송전탑을 막지 못하면, 한진중공업의 정리 해고를 막지 못하면, 언젠가 똑같은 문제가 나와 우리의 현장에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청소년, 청년, 여성, 장애인, 노인, 홈리스, 수급자, 철거민 등 ‘당사자’가 살 만한 사회가 ‘우리 당사자’ 모두가 살 만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철거민과 노점상은 누군가 죽어야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게 된다. (중략) 왜 결국 누군가 희생을 당하고서야 뒤늦게 수습하려 드는가? ‘다 필요 없다’는 유가족의 절규가 귓가에 쟁쟁하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마주할 것이다. ‘삶’을 그저 ‘생명을 유지’하는 일로만 볼 수 있을까? ‘밥’은 있지만 ‘나’는 없고, 주어진 ‘일과’는 있지만 ‘일상’이 없다면 그것은 과연 인간다운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삶’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소통하려 하고, 이들을 위해 목소리는 내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게 된 우리가 서로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할수록 ‘우리’의 범주는 달라지고 관계는 새롭게 맺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 추천사

인류학은 우리가 종종 당연시해온 것을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현상으로 체험하게 한다. 조문영 교수의 지도하에 청년 인류학도들은 다양한 빈곤 현장에서 싸우는 활동가들과 만나 대화했다. 상이한 빈곤의 의미론 사이에 펼쳐지는 리얼리티와 표상 그리고 빈곤 발생의 구조와 체험의 간극들이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배경으로 부각된다. 학부 수업의 결과로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다니 고무적이며 놀랍다.
김홍중 -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인간 사회의 역사에서 가난은 늘 외면받거나 부정당했으며 혹은 은폐되었다. 그리하여 가난의 해법은 직면하고 인정하며 드러내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저들의 가난이 나와 무슨 상관인지’, ‘가난한 자와 가난한 자의 곁을 지키려는 자의 만남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질문하면서 가난의 정공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
신명호 -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소장

존재는 외면당할 때 지워진다. 몫 없는 자들이 그렇다. 이들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 40명의 청년은 가냘픈 목소리에 찬찬히 귀 기울였다. 이들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믿음이 생긴다. 변화는 가냘픈 것들 사이에서 꽃핀다는 것을.
신지예 -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 본문 중에서

철거민 세입자 출신으로, 철거민들이 만든 논골신협을 운영 중인 유영우 이사장이 학생들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우뚱한 적이 있다. “무임승차” 문제를 언급하며 출자금을 내지 않고 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는지 여쭤봤는데, 정작 본인은 “무임승차”가 무슨 말인지 몰랐던 것이다. “이타심이 작동하지 않으면 협동조합은 운영이 안 된다.”는 그의 대답은 “타인의 ‘무임승차’를 노여워하며 빗장을 걸어 잠그는” 자신을,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기회를 터주었다.
13쪽 ? 청년, 빈곤을 인터뷰하다

개발의 풍경에는 그곳에서 삶을 일궈가던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이 집도 절도 없이 쫓겨나야 한다는 불편한 이야기는 담겨 있지 않다. 개발에 묶인 땅은 ‘투자’의 대상으로 거듭나며 몸값을 올리지만 그곳에 살던 가난한 사람들은 쌓여 있던 먼지처럼 청소되어 버린다.
22쪽 ? 끝나지 않은 참사, 여기 사람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빈곤은 소수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미디어에서 빈곤은 ‘극빈’과 ‘불쌍한 사람’으로 그려지기도 하며, 동시에 ‘자활’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의존적 인간’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빈곤사회연대는 이러한 빈곤의 재현에 맞서 빈곤에 처한 사람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조직하거나 사회구조나 제도상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67쪽 ? 보이지 않는, 지금 여기의 빈곤에 맞서다

가난한 건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고, 여러분도 어렸을 때부터 경쟁하라고 배웠잖아요. 살아남아라, 그게 우리 사회잖아요. 그런 사회 구조 속에서는 ‘가난’은 스스로의 문제죠. 그런데 제가 철거싸움을 시작하고 우리 사회의 병폐가 뭐가 있는지 알게 되면서 이게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맞아, 이건 권리야.’라고 생각하게 됐죠. 이걸 누군가는 바꿔야 할 일인 거죠.
97쪽 ? 마을에서 일군 또 하나의 사회

달동네는 다 사라졌는데 달동네 주민들이 간 데가 있었어요. 단 몇 퍼센트일지라도. 그게 임대아파트였어요. 달동네 주민들이 임대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알아요? 일반분양아파트는 101, 102, 103동으로 했는데, 임대아파트는 가동, 나동으로 해놓은 거예요. 그리고 두 아파트 사이를 막아버렸어요. 그때 ‘영구와 범생이’ 얘기가 나와요. 영구는 임대아파트, 범생이는 일반분양아파트 사는 아이들. 그런 차별이 사회문제가 된 거죠. 그래서 임대아파트 주민운동이 지역사회 안에서 생겼어요.
131쪽 - 운동, 복지, 사회혁신의 공간, ‘지역’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은 혜택을 받는 것처럼 묘사될 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가진 문제점은 은폐된다. 또한 자신의 소득에 더해 인연이 끓긴 부양의무자 소득 때문에 수급자에서 탈락되거나 수급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저축이나 노동일을 주저하는 상황이 초래되는 등 제도상 문제점도 상당히 많다.
171쪽 - 고단한 삶의 오랜 친구, 마을

바삐 오가는 사람들이 가득한 서울역에서 대로를 건너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높은 고층 빌딩들 사이를 지나 골목에 들어서면 동자동 쪽방촌이 있다. (중략) 선동수 활동가는 동자동 쪽방촌에 처음 온 날 동네에 싸움이 벌어져 피투성이가 된 사람이 구급차에 실려 가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주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데 더욱 놀랐고, 험한 동네에 뭣 하러 왔느냐는 말도 들었다. 술 취한 주민이 행패를 부려 사무실 문을 열지 못할 지경이었던 날도 있었다며 폭력적인 분위기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지만,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이 협동회에 함께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활동의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185쪽 - 상호의존과 협동의 쪽방촌

홈리스에 대한 자립, 자활 담론은 홈리스를 일할 ‘능력은 있으나 의지가 없는’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지탄과 폄하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중략) 무조건적으로 자립과 자활을 강요하는 것은 다양한 처지에 놓인 홈리스의 현실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향이 될 수 없다. 집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개인의 외침으로 잦아들지 않고 우리 사회의 ‘몫’소리가 되도록, 그리하여 홈리스로부터 출발한 운동이 주거권이 ‘기본’인 사회를 만드는 동력이 되도록 홈리스행동 활동가들은 여전히 고투하고 있다.
240쪽 - 집 없는 사람들의 ‘몫’소리

우리는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삶’을 그저 ‘생명을 유지’하는 일로만 생각한다면 노들야학의 학생들이 시설 밖으로 나올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산 좋고 물 좋다’는 시설에 ‘밥’은 있었지만 ‘나’는 없었고, 주어진 ‘일과’는 있었지만 ‘일상’은 없었다.
264쪽 - 장애인이 살 만한 사회, 우리 모두 살 만한 세상

고용이 불안정한 오늘날, 청년들이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빈민이 이미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난 도시에서 자라났으며 취업 압박과 미래의 불안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타인의 빈곤에 공감하는 도덕적인 태도를 갖는 여유란 쉽게 주어지지 않는 것일지 모른다.
277쪽 - 거리의 끈질긴 삶은 계속된다

인터뷰 후 우리들이 나눈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것은 바로 소통과 관계의 빈곤이다. 이것은 비단 우리 네 명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세대 청년들의 빈곤 이야기다. 우리는 왜 다른 청년을 알지 못했을까? 왜 이토록 무지했을까? 사회 속에서의 청년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 말고는 왜 보이지 않게 된 걸까?
323쪽 - 세상은 우리가 조금씩 바꿔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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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목차
서문 - 청년, 빈곤을 인터뷰하다
1. 끝나지 않은 참사, 여기 사람이 있다
-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2 보이지 않는, 지금 여기의 빈곤에 맞서다
-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3. 마을에서 일군 또 하나의 사회
- 논골신용협동조합 유영우
4. 운동, 복지, 사회혁신의 공간, ‘지역’
- 난곡사랑의집 배지용
5. 고단한 삶의 오랜 친구, 마을
- 관악사회복지 은빛사랑방 김순복
6. 상호의존과 협동의 쪽방촌
- 동자동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선동수
7. 집 없는 사람들의 ‘몫’소리
- 홈리스행동 이동현
8. 장애인이 살 만한 사회, 우리 모두 살 만한 세상
- 노들장애인야학 한명희
9. 거리의 끈질긴 삶은 계속된다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최인기
10. 세상은 우리가 조금씩 바꿔나간다
-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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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편 :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빈곤을 연구해 왔다. 『빈곤 과정』 『“인민”의 유령(The Spector of “the People”)』을 썼다. 엮은 책으로 『동자동, 당신이 살 권리』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헬조선 인 앤 아웃』 『민간중국』 『문턱의 청년들』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분배정치의 시대』가 있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빈곤을 연구해 왔다. 『빈곤 과정』 『“인민”의 유령(The Spector of “the People”)』을 썼다. 엮은 책으로 『동자동, 당신이 살 권리』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헬조선 인 앤 아웃』 『민간중국』 『문턱의 청년들』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분배정치의 시대』가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25건)

[서평]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알****역 | 2019.12.30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성장으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과거에 비해서 모든 면에서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잘 산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다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IMF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홈리스, 철거민, 복지수급자, 장애인, 노점상, 쪽방촌 등 가난하거나 사회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습니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빈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빈곤의 인류학’이라는 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공유를 하였습니다. 저자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관심은 글로벌 빈곤에 대한 것과 청년 빈곤에 있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반빈곤 활동가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가 각자의 자리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여러 빈곤한 사람들과 함께 해온 반빈곤 활동가 10인을 선정하여 ‘청년, 빈곤을 인터뷰하다’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열 팀으로 나눈 40명의 학생들이 활동가, 소속 단체를 이해하고 공부하고 인터뷰한 내용으로 만든 보고서가 이 책의 기본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자생적인 사회복지 활동 단체가 있지만, 이러한 지역단체가 모여서 관악주민연대를 만들었고, 발전하여 관악사회복지 사단법인으로 독립하여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법은은 주민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 운영해 나감으로 인해, 온정주의 시선이나 개인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경향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법인의 다양한 마을 프로젝트 중 대표적 사례가 주민들이 모여 지역사회 문제를 고민하고 각종 중고물품을 교환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는 이웃사랑방이 있습니다. 이 중에 70~80대 어르신 주민들이 중심이 된 은빛사랑방이 있습니다. 이 사랑방은 신림동에서 줄 곳 살아오신 김순복씨에 의해 조직되었고 총괄 책임자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하고 있는 주민 활동가 이지만, 이런 활동을 하는 분들이 의외도 적고 한 조직에서도 현재 활동가의 뒤를 이을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해당 마을의 빈곤노인을 돕는 일은 가끔씩 찾아오는 봉사, 복지 단체나 지역 공무원 보다는 그 마을에서 오래 살면서 직접 활동하는 사람들이 속속들이 각 노인의 사정이나 환경을 잘 알것이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거리 문화의 한 부분이라고도 생각되는 노점상들이 법의 기준에서 보면 불법인 경우가 있습니다. 도시 개발 과정에서 관계 기관의 관리 아래로 정비가 되기도 하지만, 불법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대책 없이 모든 삶의 터전을 하루 아침에 읽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불법으로 도로를 점령하고 기존 상인들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주며, 세금도 내지 않는 문제는 있지만, 국민으로서 실업문제, 빈곤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영세한 노점상에 대한 대책이 부족한 것이 문제가 된다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빈곤에 대한 현실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여러 단체의 활동이나 정부의 정책에서도 보다 실효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회는 함께 사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씩 노력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이웃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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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고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5****0 | 2019.07.24

철거민 세입자 출신으로, 철거민들이 만든 논골신협을 운영 중인 유영우 이사장이 학생들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우뚱한 적이 있다. "무임승차" 문제를 언급하며 출자금을 내지 않고 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는지 여쭤봤는데, 정작 본인은 "무임승차"가 무슨 말인지 몰랐던 것이다. "이타심이 작동하지 않으면 협동조합은 운영이 안 된다"는 그의 대답은 "타인의 '무임승차'를 노여워하며 빗장을 걸어 잠그는" 자신을,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기회를 터주었다. - '서문' 중에서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하여

 

책의 저자 조문영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인류학과에서 서울시 신림동 난곡 지역의 가난과 복지의 관계를 다룬 연구로 석사학위를, 스탠포드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중국 동북 사회주의 노동계급의 빈곤화 과정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국과 한국의 빈곤, 노동, 청년, 사회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THE SPECTER OF "THE PEOPLE">, <정치의 임계, 공공성의 모험>(공저), <헬조선 인 앤 아웃>(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분배정치의 시대>가 있다.

 

빈곤이라는 주제가 점점 한국 사회 공론장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는 게 아닌지 함께 고민하고 싶었던 저자는 총 10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세 가지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한국 사회 빈곤 문제의 쟁점은 무엇인지, 빈곤 활동이 현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청년들에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빈곤은 어떤 모습인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형식을 띄고 있어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해당 문제를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책은 용산참사로 포문을 연다. 현재 용산4구역은 주상복합단지로 변신 중이다. 당초에 세웠던 용산국제업무지구 - 역세권 개발사업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초유의 대규모 PF사업이라고 떠들썩했던 이 프로젝트는 투기거품만 만들어내면서 경제적 약자를 죽음으로 내몬 이후 결국 무산되고 만 결과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인근의 땅을 매입, 시세차익을 본 용산구 국회의원 진영은 4선 의원을 거쳐 문재인 정부의 행정안전부 장관이며, 과잉진압의 책임자인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현재 경주시의 국회의원이다.

 

 

 

 

먼저 떠오르는 책 한 권이 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장 지글러는 고통받는 이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려야 겠다는 심정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저술, 출간했다. 몇 년 지난 도서이다. 고통의 외면이라는 측면에서 이 책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에 장 지글러의 도서가 생각이 났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가? 

 

이는 개개인의 도덕성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미래 사회의 모습을 먼저 소개한 대목엔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으로 변모해있다. 그렇지만 결코 로봇이 인간화될 수 없음을 학자들은 지적한다. 왜 그럴까? 이 또한 로봇에게는 인간 본연의 감정인 도덕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힌다.

 

하지만 이토록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도덕성이 결여된 인간의 행위는 로봇 같은 기계에 못지 않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역사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일어난 나치의 행위, 어리디 어린 꽃봉오리를 무참히 짓밟은 일본 군국주의가 자행한 위안부 사건, 또 열 살 미만의 지구촌 어린이가 5초마다 1명씩 아사餓死하는 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식량농업 독점세력은 수확한 옥수수와 밀을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의 생산을 위해 소각하는 행위를 한다.

 

"인간의 도덕적 행위는 경험과 감정에서 비롯된다"

- 데이비드 흄, 철학자

 

자, 다시 용산참사로 돌아가보자. 왜 용산참사가 발생했을까? 이는 바로 돈과 직결되어 있다. 돈을 벌겠다는 개발 프로젝트와 이에 동참하는 부동산 투기세력은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경제적 약자들을 주거공간 내지는 삶의 터전에서 밖으로 내몰아낸다. 갈 곳없는 이들은 결국 공권력에 대항하며 죽음도 불사하는 항거에 나선다. 물론 이에 동참하지 않는 철거민도 분명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용산참사

 

시사상식사전은 용산참사를 '2009년 1월 20일 서울시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하던 철거민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화재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라고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용산 4구역 재개발의 보상대책에 반발해 온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30여 명이 적정 보상비를 요구하며 2009년 1월 20일 새벽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6명(시민 5명,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당한 대참사다.

 

그런데, 이 사건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일로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당시에 진행되었던 검찰과 경찰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이 농성자들의 잘못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였기에 억울한 당사자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빈곤한 약자들의 사회에 대한 부당한 항거와 농성에 대해서만 벌을 내리고 무리한 진압작전을 펼쳤던 공권력은 무혐의처분을 내림으로써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그래서, 최근 과거사위원회"검찰은 유가족에게 사과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경제적 약자들의 고통과 목소리를 외면하고 개발지상주의로 국가의 사회정책을 펼쳐나간다면 앞으로도 얼마나 수많은 희생을 보아야만 이를 멈출 수 있겠는가 말이다. 물론 지나치게 생떼를 부리면서 개발행위를 막는 것도 분명한 위법이자 월권 행위임에는 틀림없다. 그럴지라도 이런 일은 해결은 우선 '인간'이라는 기본적인 화두에서 출발돼야 한다고 본다. 즉, 함께 살아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필수적인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이라는 그림 속엔 이미 그곳에 터전을 잡고 삶을 살아가던 힘없고 가난한 경제적 약자들의 고통을 담지 않는다. 이들이 이곳에서 쫓겨난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해법은 부족한 것이다. 이 땅의 실질적 소유자는 이어지는 매수희망자들의 투자로 인해 땅 값이 올라 배를 불리지만, 정작 여기에 세 들어 살던 가난한 이들은 아무런 혜택이나 대책도 없이 떠나야만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일방적 요구에 몸도 마음도 황폐해지기 마련이다.

 

 

 

빈곤은 일부 소수가 스스로 만든 문제(?)

 

빈곤은 앞서 살펴본 굶주림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경계선 밖에 고립되어 있다. 우리 사회 또한 빈곤은 소수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빈곤은 '극빈'과 '불쌍한 사람'으로, 동시에 본인 스스로 '자활'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의존적 인간'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빈곤사회연대는 이러한 빈곤의 재현에 맞서 빈곤에 처한 사람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조직하거나 사회구조나 제도상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갈수록 고립의 담과 울타리는 점점 높아지고 테두리가 넓어진다. '나도 한 번 잘 살아보겠다'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빈곤을 탈피하고자 미국으로 월경越境하는 멕시코인들이 증가하자 희대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이를 막고자 미국과 멕시코 간의 국경선에 높은 담을 둘러세우려 한다. 말하자면 '빈곤은 너희 사정이고 우리만 잘 먹고살면 된다'는 식의 비도덕적인 깡패 수준의 행위나 다름 없다.   

 

학교는 우리들에게 "가난한 건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가르침으로써 어릴 적부터 우린 경쟁에 매우 익숙해있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사회 모습이다. 이런 사회 구조 속에서는 '가난'은 누구의 탓이 아닌 본인의 문제로 귀결된다. 하지만 알고보면 사회구조적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저항과 항거라는 반사적 행동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맞아, 이건 권리야'라고 말이다.

 

 

 

 

빈곤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서울역 지하통로의 홈리스들, 쪽방촌 주민들, 철거민들,  리어카 노점상 등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그런데, 이런 빈곤의 모습은 근본적인 이유가 문제인지, 나아가 왜 이는 해결되지 않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함도 동시에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빈곤사회연대, 홈리스행동,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공생共生과 연대 방식'으로 그 대안을 풀어가는 활동가들을 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들은 '자립'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문제점들을 마주함으로써 진정한 '자립'의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게 된다.

 

최근에 발생한 '일본의 경제보복'도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 기업이 죽어야 한국 경제가 죽을 판이 되어야 일본 경제가 이니셔티브를 잡고 동북아 경제를 주무를 수 있다고 아베는 판단한 것이다. 아마도 여기엔 아베와 트럼프 간의 사전 밀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미국도 자국의 반도체 사업 등에서 큰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처럼 빈곤은 경제학과 깊은 관련이 있음에도 이는 사회와 연결되는 사회학 분야이자. 사회구성원들을 컨트롤하는 정치학과도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빈곤은 여러 얼굴을 가진 모습이다. 따라서 책에서 소개되는 대학생 38인의 다양한 인터뷰 내용들은 모든 독자들에게 전적으로 동의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나 분명한 사실은 빈곤이란 숨기려해도 결코 감춰지지 않는 치부이며, 이를 무시하거나 회피할 것이 아니라 공감을 통해 상호 이해하면서 경제적 약자를 돕겠다는 '측은지심'이라는 도덕성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라

 

장 지글러는 자신의 책에서 "매일 27만 명이 새로 태어나지만 10만 명이 매일 기아로 죽는 것이 지금 인간이 사는 지구의 현실이다"라고 강하게 지적한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빈곤을 남의 일로만 치부하지 말고 열린 귀를 갖고서 세상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이에 대해 우리들은 답해야 할 것이다.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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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 왔는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활*찬 | 2019.07.16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 왔는가] 조문영 엮음 / 21세기북스

사회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위한 빈곤의 인류학...

가난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접하고, 목차를 훓어 보면서 입이 떡 벌어졌다.
용산참서, 논골신용협동조합, 난곡사랑의집, 관악사회복지 은빛사랑방, 동자동 사랑방마을 주민협동회, 노들장애인야학,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등등..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발견한 것은 나 역시 여기 담겨져 있지 않은 재개발 동네에서 이사했던 주민이었고, 그 재개발 이라는 진실한 모습을 어른이 되어서야 조금 발견했다고 생각했는데, 민낯을 여기서 보는 구나 싶다.

이 책의 토대가 된 연세대학교 '빈곤의 인류학' 수강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진 보고서에 의해 그들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서울역 지하보도에서 매번 마주치는 홈리스들, 강제 철거나 부양의무제에 따른 수급 정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 집요한 항의와 집회로 이들의 '몫' 소리를 전하는 사람들을 이전에는 마주한적이 없었던가?

나 역시 재개발 세대에서 이주했기에 끝까지 남아 강제 철거하는 현장을 보았고, 들어서 알고 있거니와 이 일로 목숨을 잃거나 끊은 사람들, 그리고 연대를 위해 모인 이들 또한 언론에서 본적이있다. 하지만 그저 보여주는데로 보고 있었구나를 이 책을 읽어가며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과연 그 '재개발'이라고 하는 것이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이곳 상도4동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개발이냐'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동네..p.29

떠나간 주민도, 떠나지 못하고 마치 귀신같은 동네에 그대로 남아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떠나간 자리에 들어온 새로운 주인들이 들어와 전혀 다른 동네로 꾸며 부를 누리는 모습들은 모두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였다는것을.

그리고 마치 불화를 일으키는 습성을 지닌 사람들처럼 비춰지는 연합을 외치며 전국에서 모여들어 힘을 돕는 이들은 진정으로 그 속성을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몇년 전 세월호 사고를 보고, 그들을 이야기한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일들은 단지 이들만 겪고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또 다음 번의 사고는 대상이 바뀌고, 여전히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상처를 고스란히 겪고 있구나를 보았던 그 현장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 내 일처럼 같은 감정을 공유한 이들이 모여들었는데, 그들은 언론에서 불화를 일으키는 다른 세력으로 비춰지고 있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빈곤은 소수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미디어에서 빈곤은 '극빈'과 '불쌍한 사람'으로 그려지기도 하며, 동시에 '자활'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의존적 인간'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p.67

우리가 외면해 온 가난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그런 그들을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닌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자각을 우리는 해야만 한다.

고시생이 아닌 만년 고시생이 되어
이 세상의 모든 고난과 눈물과 아픔을 밑줄 그으며 읽어야 하지
이 세상의 모든 가난과 차별과 멸시와 모멸을 견뎌야 하지
부디 굶어 죽지 말고 얼어 죽지 말고 타 죽지 말고 목매달지 말고 탄불을 켜지 말고
부디 버려진 인간들에게도 건투가 있기를
-서울시 종로구 국일고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49재와 추모문화제때 망자를 위한 송경동 시인의 애도 중에서

인간은 누구나 빈손들고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데 어떤 공로로 그렇게 된것도 아니기에 그들의 시작이 너무 미흡했고, 살고 있는 곳마저 제도에 의해 밀려난데다, 정보를 얻지 못한, 힘을 먼저 갖추지 못한 결말이라면 삶을 통틀어 판단할 신의 최후 판단은 부나 가난이 아니라 전혀 다른 기준이지 않을까? 문득 생각해 본다. 꼭 역사속에서 삶의 터전과 생명을 잃어버린 원주민들처럼. 그러므로 자고하거나 안심하거나 외로워 하지 말자.

from. 오렌지 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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