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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6월 항쟁

김원 | 책세상 | 2017년 11월 30일 한줄평 총점 0.0 (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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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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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사건, 87년 6월 항쟁
한국 사회와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열쇠가 되는 개념들을 뽑아 그 의미와 역사, 실천적 함의를 해설하는 ‘비타 악티바Vita Activa|개념사’ 시리즈의 열세 번째 권으로,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의 도약을 이룬 중요한 사건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상징적 개념이 된 ‘87년 6월 항쟁’을 다룬 책이다.
1987년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이 도화선이 되어 일어난 6월 항쟁은 시민이 주체가 되어 군부 독재를 무너뜨리고 대통령 직선제라는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민주화의 진전을 이룬 우리 역사의 결정적인 국면이다. 당시 6월 한 달 동안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는 물론 읍ㆍ면 단위까지 호헌 철폐와 직선제 쟁취를 외치는 시위의 물결이 거대한 파도처럼 일어났으며, 곧이어 7~9월에는 전국에서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나 6월의 민주화 열기를 확산시켰다. 그 이후 진행된 우리 사회의 변화를 ‘87년 체제’라고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87년 6월 항쟁은 한국 사회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 분기점이다. 정치적으로는 형식적 차원의 민주화가 진전되었고, 제도와 법 차원에서 개헌을 거쳐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었다. 사회적으로도 1987년 이후 한국 사회는 노동조합과 자발적인 결사 등이 활성화된 계급 사회로 진전하게 되며, 문화적 측면에서 지배 이념과 문화에 대응하는 민족?민중 문화가 개화하기 시작한 시점 역시 87년 이후이다.
이 책은 (구체제와의 타협 및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이처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시기이자 사건인 87년 6월 항쟁을 ‘기억’과 ‘이야기’라는 방법론을 통해 새롭게 탐색한다. 저자는 그동안 6월 항쟁을 규정해온 ‘직선제, 민주화, 항쟁, 열사’ 등의 거대한 담론들에 주목하기보다 그 시기를 직접 살아낸 (그러나 사료에는 기록되지 않은) 당사자들이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6월 항쟁을 되살려내고 있다. 즉 87년을 각기 다른 위치에서 경험한 가상의 인물들(대학생 출신 노동자, 대학생, 부산에서 시위에 참여한 배달 노동자, 기자)을 등장시켜, 그들이 1인칭 화자로서 토로하는 이야기를 통해 87년의 기억을 재구성한다. 이러한 ‘기억의 재구성’과 ‘이야기체 서술’은 그동안 공식 사료에 묻혀 잘 드러나지 않았던 생생한 역사의 흔적을 복원하며 당시 사건들의 역동적 의미를 드러내준다. 더불어 2008년의 촛불 집회와 2009년의 추모 정국 등 현재 시점에서 87년 6월의 의미를 탐색하며, ‘두 개의 시민’으로 나뉘어 분열했던 87년 6월에 존재하는 균열과 모순의 지점을 추적하고 있다.

2.‘기억’과 ‘이야기’로 87년 6월 항쟁을 재구성하다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87년 6월은 죽음, 열사, 항쟁, 승리의 기억 같은 통일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87년 6월에 대해 모두가 처음부터 통일된 기억을 간직한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통일된 의미로 재현되어 같은 기억이 형성된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저자는 87년 6월에 대한 ‘기억’과 ‘이야기’에 주목해, 역사 담론 속에 소실된 87년 6월의 다양한 의미를 탐색한다. 그에 따르면, 87년 6월 항쟁과 그에 대한 기억의 전모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서울과 부산의 6월이 다르고, 광주와 대구 그리고 또 다른 공간의 6월은 저마다 다른 빛깔이기 때문이다. 또 학생들에게 6월이 거리 투쟁이었다면, 인천의 노동자들에게는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한 한밤의 전투로 남아 있을 수 있으며, 부산의 배달 노동자에게는 1979년 부마항쟁의 부활로 기억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이 책은 87년 6월 전야에 대한 기억을 학출 노동자, 대학생 그리고 기층 대중이라는 세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재현한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80년대와 87년 6월을 경험한 세 사람의 기억을 통해 서로 다른 87년 6월의 퍼즐을 맞추어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왜 노동자 운동은 87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1986년 말까지만 해도 급격하게 위축되었던 학생 운동이 87년 6월에 중심 세력으로 등장한 이유는 무엇인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격렬한 가두시위가 벌어진 부산의 경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가 당사자들의 언어로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전국에서 뜨겁게 타올랐던 87년 6월의 실제 전개 과정에 대해서는 한 기자의 ‘취재 일기’라는 형식을 빌려 재구성하고 있다. 저자는 당시 사회 전체를 격동시켰던 사건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객관적 관점을 유지하려는 기자를 가상하고, 그라면 87년을 어떻게 기록했을지 상상하면서, 한편으로는 기존 1차 자료와 연표, 사건에 대한 해석 등을 참고해 일지를 재구성했다. 이 취재 일지를 통해 연표에서 ?건별로 분산되어 있는 87년의 기록들이 일관된 연관성 속에서 한 개인의 기록으로 남겨지게 된다. 이야기와 서사 그리고 역사적 실마리 사이를 이어주는 역사가의 상상력을 동원해 총체적으로 6월 항쟁을 구현하고 있는 이 책의 시도를 통해 87년 6월 항쟁의 다채로운 사실과 역동적 의미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3.‘두 개의 시민’, 87년 6월의 균열
서로 다른 위치에 있던 네 인물의 기억이 보여준 87년 6월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 책은 87년 6월 안에 존재했던 ‘서로 다른 시민’의 모습에 주목해 이 질문에 다가간다. 즉 87년 민주화 과정에서 시민이라고 통칭되던 통합된 주체가 실제 역사 속에서 어떻게 균열되었으며, 그 균열이 이후 민주화의 역진(逆進)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이러한 탐색은 흔히 ‘시민 혁명’, ‘전민 항쟁’ 등으로 불려온 87년에 대한 기존 인식이 얼마나 허약한 것이고 87년의 ‘시민 혁명’ 혹은 ‘시민 주체’를 중심으로 80년대 역사를 구성하는 것이 얼마나 허구적인 일인지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87년 민주화 과정의 주체는 한편으로는 학생, 교회 단체, 재야 그리고 넥타이 부대라고 불린 중산층이었고, 다른 한편에는 1960년대 이후 시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본 권리조차 박탈당했던 민중 그리고 노동자 계급이 존재했다. 저자는 87년 6월 당시 이들이 ‘하나의’ 시민으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6월 29일에 6월 항쟁은 일단락되었으나, 이후 일어난 노동자 대투쟁과 대선 투쟁은 6월의 연장선에 있었다. 하지만 당시 항쟁의 지도부 역할을 했던 국민운동본부와 재야의 대응은 부재하다시피 했으며, 대중의 선택을 투표함으로 국한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국본과 운동 지도부가 6월을 통해 대중이 스스로 만들어간 정치적 공간을 닫아버렸다고 지적한다. 6?29 선언 후 노동자들의 밑으로부터의 투쟁이 파업, 농성, 가두 투쟁 양상으로 폭발했으나, 국본 등은 이 사안들에 적극 개입하기보다 보수 야당과 재야 등 자유주의 세력에게 맡겨버렸다. 또한 국본과 재야는 직선제라는 제도 정치 정상화라는 틀에 갇혀 다른 가능성들을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7~9월 노동자 대투쟁이 있었기에 국본으로서는 투쟁을 노동권, 민중 생존권 등으로 폭넓게 확장시킬 계기가 존재했으며, 맹아 단계에서 형성되고 있던 계급 운동의 요구와 의제를 공론화해 제도화할 가능성도 있었고, 직선제라는 선거 형태에 국한된 개헌이 아니라 더 넓은 개헌이 가능했다. 그러나 국본과 재야는 직선제와 민주 정부, 그리고 어느 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의 문제로 선택의 폭을 제한했다. 대안 이데올로기를 만들 가능성을 봉쇄한 채, 자유주의에 포위된 실천을 반복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것이 87년 6월 항쟁 내부에 존재했던 균열의 결과이자 이후 민중 운동이 반복해 겪게 되는 ‘비극의 시초’라고 말한다.

4. 2009년 민주주의 담론의 한계
2009년 한국 사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이라는 충격적 사건과 이전 정권에 비해 강력해진 공권력의 시민?사회운동 탄압 등에 직면해 독재 대 민주 및 민주주의 담론이 재등장한 상황이다. 87년 6월에 존재했던 균열을 통해 그 한계를 드러낸 저자는 이른바 추모 정국이 형성한 독재-민주의 대립 구도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것이 87년 6월 수준의 민주주의 담론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독재를 언급하는 순간 그 대안은 민주주의가 되고, 대안 담론 수준에서 민주주의는 정상적인 정당 정치, 소통의 원활 등으로 협소화됨으로써 사회 운동의 대안을 스스로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국가 기구의 작동이 87년 6월과 역사적 맥락이 다르다는 인식과 닿아 있다. 즉 자본의 사회적 지배력이 급격히 확장된 상황에서 공권력 동원은 단순히 국가의 시민 사회 탄압이 아니라, 체제 재생산을 위해 자본이 공권력 사용을 추동하고 용인하는 것이며, 신자유주의 아래서 국가는 ‘자본의 국가’임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민주주의와 독재, 전민 항쟁이라는 말의 반복은 결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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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기억으로서의 '87년 6월'
2장 87년 6월과 2008년 6월
2장 87년 6월전야 - 그들의 기억 속의 87년
4장 87년 6월 취재 일지 - 6월 항쟁에 대한 이야기들
5장 잊어서는 안 될 6월 항쟁 내부 -명동 성당 농성과 그 후
6장 87년 6월 항쟁과 2009년 6월
글을 맺으며 - 역사, 상상력 그리고 실험적 글쓰기

저자 소개 (1명)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와 성공회대학교 노동사연구소를 거쳐 지금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로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여공 1970, 그녀들의 反역사』, 『87년 6월 항쟁』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사라진 정치의 장소들』 등이 있다. 「서벌턴은 왜 침묵하는가? - 구술, 기억 그리고 재현을 중심으로」, 「노동사로부터 거리두기 - 재현, 역사서술 그리고 정치적인 것」, 「미래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 박정희 시기 근대화 속에서 잊혀진 이야기들」,...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와 성공회대학교 노동사연구소를 거쳐 지금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로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여공 1970, 그녀들의 反역사』, 『87년 6월 항쟁』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사라진 정치의 장소들』 등이 있다. 「서벌턴은 왜 침묵하는가? - 구술, 기억 그리고 재현을 중심으로」, 「노동사로부터 거리두기 - 재현, 역사서술 그리고 정치적인 것」, 「미래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 박정희 시기 근대화 속에서 잊혀진 이야기들」, 「1971년 광주대단지 사건 연구」, 「1987년 이후 진보적 지식생산의 변화」, 「문화, 젠더 그리고 세대적 차이에 관한 연구 - 사회운동 활동가들에 대한 구술자료를 중심으로」, 「Memories of Migrant Labor: Stories of Two Korean Nurses Dispatched to West Germany」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전공 분야는 노동사, 구술사 그리고 1960~1970년대 현대사다. 박정희 시기 서발턴 또는 민중이라고 불리던 존재들이 일으킨 사건과 민중의 기억이 어떻게 현재화되어 재현되는가, 그리고 지식인들이 민중의 존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는가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적어도 자신에게 글쓰기란 세상 속에서 자신과 세계, 과거 그리고 현재를 재구성하는 '자서전적인 보고서'의 일종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3건)

6월 항쟁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 2017.11.01

87년 6월 항쟁에 대해 관심이 조금씩 생겨나곤 했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듯했다. 우선 사소하게는 이 책의 저자에 대한 정보를 어디선가 읽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아마도 어떤 팟캐스트를 통해 이 책의 저자에 대한 정보를 얻었던 것 같다. 이 분야의 전문가라고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자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이유가 있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작년 이맘때즘부터 시작된 촛불집회 등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이 뜨거워진 탓에 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 우리의 민주주의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를 고민해보면 4,19혁명이나 5,18 광주, 또는 87년 6월 항쟁 등이 빠짐없이 거론되므로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끝으로 지난 여름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크게 흥행했는데, 이 역시 자연스레 '그렇다면 6월 항쟁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영화는 내년에 또 개봉한다고 하니 영화를 보기 전 책으로 이해를 높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나 한다. 얇은 책이지만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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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6월 항쟁에 대한 역사적 기록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e | 2011.06.18

 87 6월 시민들이 군사 정권을 대상으로 민주화 운동>, <직선제 쟁취을 얻어난 이 사건을 <6월 항쟁이라고 부른다. 이때 5공의 정치체제에서 탈피하여 개헌이 이루어지고, 6공 지금의 체제인 87체제가 형성된다. 아직 2011년 현재도 87체제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6월 항쟁이 이루어지고, 승리하기 까지 여러 원인이 있고, 단계가 있지만, 크게 6월 항쟁의 배경은 2가지 사건이다. 하나는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다. 당시 서울대생 박종철을 물고문을 하여 죽이고, 이 사건을 은폐하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사실이 밝혀지는 사건이다. 다른 하나는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다. 연세대생이던 이한열이 시위도중 최루탄에 맞아 사경을 헤메게 된다. 하지만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고 쓰러지는 사진이 공개됨으로써 시민과 학생들이 공분을 하고, 6월 항쟁의 큰 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후일담 소설 형태로 세 사람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학출 노동자 활동가인 사람으로 인천에서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천의 5.3 사건을 반드시 소개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운동권 학생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운동의 흐름을 소개하고 있다. 세 번째는 부산의 노동자의 6월 항쟁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산의 카톨릭 센터의 항쟁이 주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앞의 두 사람이 대학생이지만 다른 세력인 노동자의 참여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작가가 6월 항쟁에 대해서 여러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이 87년의 시간을 기자의 시각으로 소개하고 있다. 객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6월 항쟁이 예상보다 힘을 가지는 부분, 그리고 6월 항쟁후의 노동 운동의 폭발, 재야와 정치권과의 관계, 양김의 분열, 그리고 대통령 선거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작가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하나의 항쟁, 두 개의 시민이다. 하나의 시민은 대학생과 중산층이고, 다른 하나의 시민은 노동자 및 하층민을 의미한다. 6월 항쟁이 중산층 만의 운동이 아니었고, 하층민이 같이 참가한 운동 이였다고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6월 항쟁 이후에 노동 운동이 활발할 때 재야 및 정치권 중산층, 대학생 모두 차기 정치 구도에만 관심을 가지고, 또 하나의 시민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마치고 있다. 개인적으로 크게 동의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6월 항쟁을 다시 돌이켜본다. 그때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고, 내가 다니던 학교의 경우에도 6월 항쟁 당시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6월 항쟁이 6 10일 시작해서 6 29일 종료되는 19일 정도의 기간이며, 이 기간 중에 항상 달아오른 것이 아니라 10일 시작해서 서서히 대학생부터 불이 붙기 시작하여 점차 확대되고 또 중간에 식어가기도 했다. 항쟁의 성공의 원인은 첫째 정권의 부 도덕성, 둘째 목표의 단순함으로 운동의 주체인(대학생, 천주교, 중산층, 야당) 모두 단일 세력으로 묶었던 점으로 보인다. 그리고 직선제 쟁취 이후 각 운동 주체의 분열로 결국 노태우 후보가 당선되는 점등 6월 항쟁이 가지는 한계도 명확한 운동이었다.


<이한열 열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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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6월 항쟁'의 역사.. 그리고 역사학..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반* | 2010.09.30

역사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서는 역사를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류', '사회', '변천', '흥망 과정', '기록'.

 

'인류'. '세계의 모든 사람', '사람과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 300년 전 조선 사회의 노비는 인류였을까. 아니 1920년대 형평운동을 일으켰던 백정들은 인류였을까. 아니 현재 한국 사회의 철거민, 비정규직 노동자, 제3세계 출신의 외국인은 인류일까. 아무렇지도 않게 방아쇠를 당기는 미군에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인은 과연 인류일까. 과연 '같은', '동등한' 인류일까.

 

'사회'.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형태의 인간 집단'. 가족, 지역, 민족, 국가. 요즘 시끌시끌한 신문 광고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동성간 결혼에 의한 가족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강남 속 비닐하우스촌 개포동 구룡마을은 '강남'인가.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세례를 듬뿍 받고 미국식 사고에 젖어 미국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한국인 경제학자는 '한민족', '한국인'인가. 

 

역사를 정의한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변천'이고 '흥망의 과정'인 역사를 '정의(definition)'한다는 것 자체가, 역사를 '한계 속에 가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리라. 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람이 변하는 것이다. 사람(의 범주, 인식, 사고(체계) 등)이 변하면 역사가 변한다. 그리고 그 변한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또한 역사학도 변한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은 일찍부터 군왕의 백성 통치를 위해, 그리고 군왕의 통치 파트너인 '사대부'의 인문학적 교양을 위해 역사학을 발달시켰다. 반면에 서구의 역사학은 왕의 업적이나 영웅의 무용을 찬미하기 위한 서사시로부터 출발해 19세기 레오폴트 랑케에 이르러 근대 역사학으로 발전했다.

 

왕과 지배층의 기록에 바탕을 둔 정치사 중심 근대 역사학은 20세기 초반 사회사 중심으로. 그리고 20세기 후반부터는 심성사와 일상사에 대한 연구로 그 주제를 확장해왔다. 왕과 지배층만이 사람이던 역사와 역사학은 기록의 주체가 될 수 없었던 노동자나 여성들을 포괄하는 역사와 역사학으로,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생활까지 포괄하는 역사와 역사학으로 '변천'해왔다.

 

<87년 6월 항쟁>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사회'에 '거대한 전환'을 가져온 87년 6월 항쟁(이하 6월항쟁)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그런데 저자는 단순히 서울 중심의, 대학생과 넥타이 부대로 대표되는 중산층 중심의, 그리고 종국에는 분열된 제도권 야당의 군부정권 종식 실패로 이어지는 제도권 정치 중심의 기존의 해석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6월 항쟁의 주체를 확장함으로써 그 의미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인천의 학출 노동자, 서울의 대학생, 그리고 부산의 노동자를 통해 6월항쟁에 있어서의 서울의 대학생과 중산층의 역할에 제자리를 찾아주고 과소평가 받았던 노동자와 지방의 6월 항쟁에 무게를 실어줌으로써 군부정권 종식을 중심으로 평가하던 기존의 '6월 항쟁'의 의의를 기층 민중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위한 투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책에서 저자가 말한 '두 개의 시민, 87년 6월의 갈라짐'이 없었다면 '한국 사회'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한다. 알다시피 대학생-중산층 중심의 '6월 항쟁'과 노동자-민중의 6월 항쟁은 전자는 제도권 보수야당에 의해 포섭된 반면 후자는 제도정치에서도 배제된다. 이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정규직 대공장 노동자도 중산층이 되었지만 IMF 경제위기 이후의 비정규직 확대와 대규모 구조조정은 중산층을 분해시켰다. 이를 제어할 노동정치세력도, 이를 완화할 사회복지제도도 부재한 상황에서 무너지는 국가와 기업 사이에서 중산층은 가족 속으로 침잠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한국 사회', 사교육 시장이 끝을 모르게 커가고, 부동산과 주식을 통한 한탕주의가 횡행하는, 2MB 대통령 치하라고 생각한다. 만약 양자가 6월에 갈라지지 않았다면 '한국 사회'는 어떤 경로를 그리며 역사를 이어가고 있었을까. 그리고 그 구성원인 나의 삶은 또 어땠을까. 어쩌면 저자도 이런 생각으로 책을 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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