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양성평등, 미투, 맨박스? 어려운 젠더 이슈, 재미있게 알면 안 되나요?
재미있는 동화를 보며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성 고정관념에 대해 흥미롭게 알아보자
동화를 하면 우리는 유익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어릴 적 가장 처음 접하는 이야기인 동화는 부모님의 따뜻한 목소리를 통해 듣거나, 단란한 품에 안겨 읽게 되었다. 부모님, 웃어른이 들려주고 추천한 동화는 우리가 믿고 받아들인 첫 세상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힘은 더욱 세며 우리 마음속 깊이 내면화된다. 그런데 이런 동화들이 과연 좋은 교훈만을 담고 있을까?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동화들은 과거 사회상을 반영하고, 그 시대가 강조하는 미덕과 가치를 담은 채 세상에 태어난 이야기들이다. 우리가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인 동화 속에는 사실 설명 없이 채워버리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왜 백설공주의 새엄마는 외모에 집착을 했고, 빨간 모자에게는 정해진 길로만 다니라고 했을까?’ ‘피터팬은 왜 웬디에게 돌볼 아이들이 많다며 네버랜드에 가자고 제안할까?’ 이런 수많은 빈칸들을 ‘여자다움’, ‘남자다움’으로 채워버린다. 은연중에 우리는 이 한쪽으로 치우친 가치를 미덕으로 받아들이며 자라게 되고, 우리도 모르는 새 잘못된 성 고정관념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책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읽어온 동화에 담긴 잘못된 성 고정관념을 찾아보고, 오랜 시간 동안 젠더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본다. 십 대 청소년들은 재미있는 동화를 더욱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이야기 자체를 더욱 깊게 즐길 수 있으며 오늘날 뜨겁게 이야기되는 젠더 이슈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더 나아가 페미니즘, 양성평등, 맨 박스, 대상화와 같은 어려운 젠더 개념을 동화 속 이야기를 통해 더욱 쉽고 친근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젠더에 대해 어떤 이해와 질문이 필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수백 년 전 이야기 속 여자와 남자들이 왜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줄까?
진로를 정할 때도, 친구를 사귈 때도, 돈을 쓸 때도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가치, 젠더! 지금 청소년들이 젠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지금 청소년들이 왜 젠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야 할까? 청소년들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며 사회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젠더이기 때문이다. 십 대 청소년들은 학교와 학교 밖 세상에서 “남자는 간호사란 직업은 어울리지 않아.”, “여자는 육아 휴직이 잘되는 직업을 선택해야 해.”, “핑크 택스가 붙어서 여자가 더 비싸네.”, “남자는 친구들과 방황도 할 줄 알아야 해.”와 같이 곳곳에서 젠더에 대한 생각과 표현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 표현을 쓰고 들으며 자기도 모르는 새에 편견에 치우친 ‘남자다움, 여자다움’에 대해 인식하고 또 행동하기 쉽다. 진로, 인간관계, 돈을 쓰는 데에도 은연중에 ‘여자라서, 혹은 남자라서’, 혹은 ‘여자답게, 남자답게’라는 가치를 염두에 둔다. ‘안정적이다. 옳다’고 믿었던 젠더 틀에 갇혀 ‘내가 진짜 원하는 것, 나의 모습’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기 쉬운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자기다운 선택과 모습을 찾아내고, 젠더 프레임에서 벗어나 한층 자유롭게 생각하도록 이끌어준다. 학교 선생님으로 교실에서 많은 청소년들을 만난 저자는 사회 혹은 어른들이 바라는 ‘젠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을 억누르기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자기다움’을 드러내며 건강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도록 독려한다. 진짜 세상은 동화 속 세상과는 다르다. 왕자와 공주만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며 드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모습의 주인공이 되어 살아간다. 이 책을 보고 십 대들은 흥미진진한 동화를 함께 읽으며 ‘내가 살아가고 만들어갈 세상은 그동안 믿어온 동화가 안내한 세상이 맞을까?’를 의심해보고 자기다운 선택과 행복은 무엇인지 질문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동안 ‘여자라서, 남자라서 안 된다고 생각했던 한계’를 지우고, 더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