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용어가 적어서 -서적의 두께도 크지 않음-- 금융에 문외한인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각 주제별로 유머러스한 글과 함께 서두를 시작하고 있어서 그런지 딱딱한 금융서적이란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크게 본다면 1990년대의 고금리 시대가 저물고 6%의 저금리 시절이 다가오니 그에 따라 기대수익을 낮추라는 얘기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이머징 마켓 --한국이나 중국, 인도처럼 고성장 하지만 위험이 큰 시장-- 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빌은 세계 최대의 채권투자 회사인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이며, 채권왕이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해가 2011년이라서 10여년의 시간차이가 있지만, 그의 지혜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필자가 채권왕 빌 그로스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외환위기를 전후로 하여 제작된 일본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당시 2억원이 넘는 페라리 오픈카를 몰면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것을 헬리콥터를 이용해서 공중촬영하는 장면이었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헤지펀드의 세계라는 제목이었던 것 같다. 채권투자와 주식투자는 --완전히 반대되지는 않지만--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투자라서 양자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큰 자금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은 요동을 치게 마련이므로 투자자라면 머리 식히는 차원에서라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Bill Gross on Investing - William 'Bill' Hunt Gross
'채권 투자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 되었지만, 원저의 제목처럼 '투자' 전반에 대한 빌 그로스의 통찰력과 메세지를 담고 있다.
1997,1998년 출판되었던 책이, 우리나라에서 2011년 12월 26일 초판1쇄로 번역 출간되었다.
책을 읽다가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처음나오는 도표에서 1996년까지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찾아봤더니 1997년 출간 된 책이었다. 14년이 지나 번역 되었기 때문에, 구시대적인 책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시간을 초월하는 훌륭한 투자관련 책인 것 같다.
1934년 초판이 출간 되었던 벤자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이 아직도 훌륭한 명저로 남아 있는 것 처럼.
빌 그로스가 서문에도 밝히고 있듯이 저자가 핌코(PIMCO;Pacific Investment Management Company)에서 25년간 일하면서 쌓은 경험과 (1997년 기준으로) 향후 5년 및 21세기 금융시장에 대한 저자의 예측을 신변잡기 등을 포함하여 읽기 편하고 재미있게 써 내려간 글임을 알수 가 있었다. 어려운 통계나 수학을 배제하고 유익한 정보와 투자 방법 등을 전해 주고자 한 노력이 구구절절 느껴졌다.
한번 읽는 것 만으로 그치지 않고, 두고두고 여러번 읽어서 체득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책 말미에 저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저자를 비롯해 어떤 투자전문가도 믿지 말라는 글이 인상에 남는다. 아무리 전문가라도 자신의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전문성을 가지기 때문이며, 대신 의외의 상황에 대비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라는 것과, 가장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 대해서는 3~5년 내다보는장기적 시각을 반영하라는 글이 크게 와 닿았다.
주식,채권,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도 인정한다 경기가 나빠지면 채권투자가 빛을 본다고
채권은 계약이다. 주식은 지분이다. 채권 시장은 더 크다. 어마어마한 액수의 채권을 국가들이 발행하기 때문이다. 수조 달러의 전쟁을 치르는 미국은 갖고 있는 돈으로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빌려서 한다. 이자는? 돈을 찍어서 갚는다. 1차대전 전후 독일 같았다면 인플레이션 핵폭탄을 맞았겠지만 미국은 기축통화 국가다. 어느 달러나, 오늘 그냥 찍어낸 달러나 옛날에 금에 기초해서 찍은 달러나 지금 가치가 똑같다. 미국 정부가 보증해서가 아니라, 미국에 휘둘리는 전세계가 달러의 가치를 믿거나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은 계약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증이다. 정부가 일으키는 인플레이션으로 간접세를 뜯기는 대신에 그 정부에 목돈을 맡기고 대신에 정부로부터 인플레이션의 손실을 다시 반환받는 계약이다.
그래서 채권 투자가 성립한다.
물론 채권 투자가 그것 뿐이면 채권 시장은 그냥 거기서 머물렀겠지만, 시장에 거래되는 채권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보니 그걸 거래하는 것 자체에서 가격 등락이 생긴다. 그래서 채권 투자가 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바보는 아니다. 인플레이션 세금을 피해 채권을 거래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채권 거래로 생긴 이윤도 일부 가져간다.
우리 인생에서 채권은 충분히 블랙스완을 대비한 옵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금리가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고 다들 말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치는 폭락한다고 한다.
지금 채권에 투자하면 상투 잡힌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