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는 아니지만 ‘타우누스 시리즈’의 꽤 많은 작품이 그랬듯이 넬레 노이하우스는 아홉 번째 작품인 ‘잔혹한 어머니의 날’에서도 오래 된 과거 속 사건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1981년 5월,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소년이 잔혹하게 첫 살인을 저지르는 충격적인 프롤로그는 이후 이 소년이 성장하면서 저질렀을 수많은 참극이 이 작품의 메인 사건임을 예고합니다.
현재 벌어진 사건의 희생자들은 모두 여성입니다. 그리고 그녀들은 하나같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인 ‘어머니날’을 전후로 희생됐습니다. 호프하임 경찰서 강력11반의 피아 산더와 올리버 보덴슈타인은 익사당한 뒤 냉동된 채 랩으로 둘둘 말린 시체들을 보며 이 사건이 성범죄도, 묻지마 살인도 아닌, 철저하게 계획된 표적범죄임을 직감합니다. 시신들이 발견된 저택이 실은 오래 전 입양아들로 가득했던 점을 감안할 때 범인은 어머니에 대한 증오심을 다른 여자들에게 쏟아내고 있다는 점도 눈치 챕니다.
전작인 ‘여우가 잠든 숲’에서 경찰 옷을 벗고 싶을 정도로 큰 고통에 빠졌던 보덴슈타인은 그로부터 3년이 흐른 현재 반장직에 복귀한 상태이고, 임시반장을 맡았던 피아는 그가 신뢰하는 보덴슈타인과 다시 한 번 파트너로 맹활약하는 중입니다. 다만, 쌩쌩하고 활력 넘치던 피아가
어느 새 50세를 코앞에 두고 있다는 대목을 읽곤 잠시 서글픔을 맛보기도 했고(보덴슈타인은 무려 57세입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다소 건조한 분위기, 즉 기름기 하나 없이 수사 일변도의 진행에만 의존한 점 때문에 아쉬움도 느꼈지만(이 점 때문에 별 0.5개가 빠졌습니다.), ‘타우누스 시리즈’ 고유의 숨 가쁜 속도감과 팽팽한 긴장감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였습니다.
별개의 서사처럼 전개되다가 메인 사건에 합류하게 되는 조연들의 이야기도 매력적이었는데, 특히 동성애인이던 엥엘 과장(피아의 상관)과 킴(피아의 여동생)의 갈등이 엉뚱하게 피아에게 불똥이 튀면서 수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스토리는 메인 사건 못잖게 호기심과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전작인 ‘여우가 잠든 숲’이 보덴슈타인 반장을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이번 작품은 피아와 그 주변 인물들이 맹활약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눈앞에 어른거리는 인물 중 한 명이 범인인데, 작가는 수시로 다른 단서들을 내밀면서 독자들의 추리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 역시 ‘타우누스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인데, 막판에 갑자기 등장하는 단서 하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독자 입장에선 작가와 벌이는 추리 대결의 맛을 한껏 맛볼 수 있습니다.
이제 장년의 대열에 들어선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이야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타우누스 시리즈’가 시간을 거스르는 소재를 통해서라도 계속 출간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마 저만의 바람은 아닐 것입니다.
원제 ? MUTTERTAG, 2018
작가 ? 넬레 노이하우스
‘타우누스 시리즈’ 중 아홉 번째 작품이다. 언젠가 적었지만 순서대로 읽는 게 아니라서, 갑자기 처음 접하는 설정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거의 2년 만에 읽는 거라서, 앞부분에서 나왔던 세세한 설정들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이번 편을 읽으면서 ‘피아와 부서 사람들에게 언제 이런 일이 있었지?’하고 놀라기도 했다.
80대인 ‘테오도르 라이펜라트’가 집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공교롭게도 휴가철이었고, 노인의 자식들뿐만 아니라 가정부마저 사정이 있어 그를 돌보러 오지 못했다. 그런데 그의 죽음이 사고가 아닌 살해라는 확신이 굳어질 때 쯤,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집 마당에 있는 개집 밑에서, 랩에 감긴 여러 구의 사체가 발견된 것이다. 사체의 신원을 조사해보니, 몇 년 전에 실종 신고된 여성들이었고 심지어 범인이 잡힌 예도 있었다. 처음에는 노인이 범인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의 나이를 고려해 공범이 있거나 그가 공범이었을 가능성이 부각된다. 살해된 노인이 마을의 유지였고 예전부터 많은 아이를 입양해 길렀기에, 경찰은 입양아 중의 한 명을 용의자로 지목하는데….
원제인 ‘Muttertag’는 매년 5월 둘째 주에 있는 어머니 날을 말한다. 한국 제목은 그 앞에 ‘잔혹한’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왜냐하면, 여자들이 실종된 날짜가 어머니 날 전후였기 때문이다. 사라진 여자들, 그리고 버려진 채 발견된 자동차. 나중에 수사 결과 드러나지만, 그들은 아이를 포기하거나 버려뒀었다고 나온다. 또한, 테오도르와 그의 부인은 많은 아이를 입양했지만, 자기들 말을 듣지 않으면 학대와 고문에 가까운 처벌을 가했다고 나온다. 살해된 여자들이 당한 일이 바로 아이들이 받은 처벌이었다. 그러니까 대충 범인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잡힌다. 어머니에게서 버림받아 입양되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나이가 들어 자기 어머니처럼 아이를 돌보지 않는 여자들을 죽이는 사람이란 말이다.
책은 형사 ‘피아’와 반장 ‘보덴슈타인’을 비롯해 여러 형사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범인의 심리를 같이 보여준다. 그의 첫 살인을 비롯해 마지막까지 말이다. 전에도 적었는지 모르지만, 범인에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범인에게 서사가 주어지면, 어쩐지 불쌍해 보여서 동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도 처음에는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에 밝혀지는 그의 집착이 드러나면서 기분 나쁜 싸이코 스토커 새끼라는 인상을 준다. ‘뭐 어쩌라고 이 미친 새끼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이 시리즈를 다 읽지는 않았지만, 문득 ‘독일이 우리나라보다 영토도 작고 인구도 적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읽은 책도 그랬지만, 어떻게 된 게 몇 단계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 나온다. ‘케빈 베이컨의 법칙’이 이리도 잘 지켜지는 장소라니! 영화나 드라마는 출연자의 수가 너무 많으면 혼란스러울 수가 있어서 등장인물끼리 얽히고설킨다지만, 소설은 굳이 그럴 필요가? 친구 남편, 처제의 전 남자친구, 친구의 친구, 동생의 동거인 그리고 상사의 연인 등등이 다 얽혀있는 건 좀 억지가 아닐까 싶다. 특히 이번 이야기에서는 더 그렇게 느껴졌다. 피아는 경찰서에서 근무하니까,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시의 어느 구에 있는 경찰서 또는 지방의 시에 있는 경찰서일 것 같다. 그런데 거기에 아는 사람이 다 모여 산다고? 흐음, 독일은 한국처럼 고향을 떠나 다른 도시로 이사하는 경우가 드문 모양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읽은 몇 편을 보면, 거의 전형적인 틀이 잡혀 있는 것 같다. 과거에 있던 일이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고, 그 마을 유지라든지 대기업 또는 유력 인사가 꼭 용의자 내지는 범인 무리에 들어간다. 그리고 피아나 다른 팀원들의 가족이나 지인이 등장하고 말이다.
처음에 두 권이라는 사실에 언제 읽나 싶었는데, 읽다 보니까 또 금방 술술 넘어갔다. 아, 그러고 보니까 여덟 번째 이야기를 건너뛰었구나. 그건 나중에 도서관에 들어오면 읽는 거로!
잔혹한 어머니의 날 1
넬레노이하우스 김진아역
독일에는 어머니의 날이 따로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어쨌든 범인은 버림 받은 아이였어요. 그 버림받은 아이들을 양육수당으로
생활하기 위해 입양하고 학대한 나쁜 사람들. 사실 서양에서 입양하면
사랑으로 입양한줄 아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네요.
예전에 수잔브링크의 아리랑이라는 영화를 본적있는데
거기에 입양되서 괴롭게 살았던 수잔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제대로 양육을 했더라면 이런 범죄는 일어나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첫 전개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잔혹한 어머니의 날 한 소년이 소녀를 살해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이 사건이 후에 어떤 결과를 미치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시간은 흘러 현재로 와서 맘몰스하인의 오래된 저택에서 한 노인의 변사체 한구가 발견된다 그는 개 한마리와 함께 살던 노인이였는데 테오도른 라이펜라트라는 자였다 게다가 노인이 키우던 개가 발견되었는데 아사 직전이였다 사건을 수사하면서 하나둘씩 뼈들이 발견되고 땅 밑에 유기된 시신들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걷잡을수 없게 된다 수사 결과 수신들은 모두 여성이었고 5월 어머니의 날 전후 실종된 것으로 밝혀진다 연쇄살인에 중점을 두고 테오도르와 그의 부인 리타가 수사 중심에 오른다 알고보니 그곳은 전쟁고아들을 맡아 키우던 수녀원이었는데 그 건물을 사들인 라이펜라트 부부가 지난 20년 동안 인근 보육원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입양해 보살펴 왔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보살피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하다보니 실상은 그런게 아니었다 라이펜라트 부부는 아이들을 입양해서 제대로 돌보는게 아니라 학대를 하고 있었다 욕조에 처박고 아이스박스에 가두었으며 근처 우물에 던져놓기도 했고 심지어를 랩으로 몸을 감싸는 등 아이들에게 실로 엄청난 일들을 저질르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가혹한 체벌을 아이들에게 행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피오나 피셔라는 20대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는 암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를 찾아가는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녀는 친모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마침내 친어머니를 찾아내지만 피오나의 친모는 피오나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과연 맘몰스하인에서 벌어진 사건하고 피오나하고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그리고 여성들의 시신이 나왔는데 누가 죽였을까 그것도 어머니의 날에 아무래도 라이펜라트 부부와 살던 아이들중 한명이 아니었을까 보덴슈타인과 피아는 계속해서 수사를 하면서 하나둘씩 진실이 밝혀지는데....
북로드 출판사에서 출간된 넬레 노이하우스 저/김진아 역의 잔혹한 어머니의 날 1권 리뷰입니다.
넬레 노이하우스 작가님의 타우누스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어서 잔혹한 어머니의 날도 구매했습니다.
10여 일이 지나 발견된 80대 독거노인의 죽음,
그리고 그의 집 마당에서 발견된 의문의 사람 뼈들……
진정 망자는 연쇄살인범일까, 아니면 연쇄살인의 또 다른 희생자일까?
잔혹한 어머니의 날은 80대 노인의 고독사, 아동 학대 등의 문제는 사회적 통제의 실패와 패륜이라는 화두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다음 작품은 얼마나 재미있을지 더욱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