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작년 여름쯤 CGV 특별전 목록에 '양들의 침묵'이 있어 다시 감상한 적이 있다. 조너선 드미 감독의 치밀하고 우아한 연출에 안소니 홉킨스의 명연기가 더해져 역시 명작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시기에 맞춘건지 그간 절판됐던 이 책이 다시 출판돼서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읽게 됐다.
작은 크기지만 600페이지가 넘어가는데, 문장 대부분이 짧고 표현도 간결해서 읽어내려가기 쉬웠다. 문장만 아니라 내러티브의 흡인력과 한니발 렉터 박사의 어마무시한 캐릭터 때문에 이래서 베스트셀러가 됐구나 싶었다. 한니발 렉터의 분량은 적지만 강렬함 때문에 작품을 장악한다. 작가가 천재성과 식인, 그 속을 알 수 없는 무한한 어둠이며 악마같은 존재를 표현해낸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또 클라리스가 요원으로서, 여성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점도 흥미롭다.
아무래도 책인만큼 영화보다 상세하고 적확한 묘사가 많으니 영화가 좋았다면 원작소설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영화 팬이 아니라도 조디 포스터, 앤서니 홉킨스 주연 영화 <양들의 침묵>을 알 것이다. 나 역시 <양들의 침묵>이라는 제목만 알고 있었는데, 작년에 소설 <양들의 침묵> 출간 3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출간되어(총 3권) 전권을 읽는 중이다. 소설을 다 읽으면 영화도 볼 예정이다.
<양들의 침묵>은 <한니발>, <한니발 라이징>으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주인공 '클라리스 스탈링'은 버지니아 대학교 심리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현재 FBI 요원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마침 젊은 여성의 시신이 살가죽이 벗겨진 채 유기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의 해결을 위해 스탈링이 투입된다. 스탈링이 맡은 임무는 볼티모어 주립 정신질환 범죄자 수감소에 갇혀 있는 전설적인 살인자 '한니발 렉터'와 대화를 나누고 그에게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 것이다. 스탈링의 상관인 잭 크로포드 부장은 렉터가 사용하는 고도의 심리전에 넘어가지 말라고 스탈링에게 충고한다. 과연 스탈링은 맡은 임무를 무사히 해낼 수 있을까.
출간된 지 30년 된 작품이다 보니 줄거리나 트릭 자체는 평이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범죄 스릴러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보니 이후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 워낙 많이 나와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주인공 클라리스 스탈링의 심리 묘사는 지금 봐도 압권이다. 20대 초중반의 사회 초년생 여성이 남성 중심의 조직 사회에 적응하며 느끼는 고통과 혼란을 당시 50대였던 남성 작가가 이토록 생생하고 실감 나게 표현했다는 게 아무리 봐도 놀랍다. 이후 클라리스 스탈링은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의 조디 포스터처럼 멋지고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했기를 바란다.
영화를 먼저 보고 나중에 책을 읽었다.
흥미로운 부분은 스탈링, 크로포트, 한니발을 움직이는 동인이 무엇일까였고, 스탈링의 과거 도살장 농장에서 어린시절 겪은 트라우마, 양들이 도살되는 가운데 스탈링이 눈 먼 한나라는 말을 데리고 탈출하는 과거 경험이 스탈링의 동인이었고, 8년째 감옥에 갇혀있는 한니발은 스탈링의 눈 먼 말(한나)와 오버랩되었다. 한니발과 스탈링의 동인이 일치한 것이다.
크로포트, 법무부 장관, 상원의원, 칠턴 모두 선악의 이중적인 모습을 띠는 것은 유사하였으나, 타인과 상호간에 이익추구를, 한니발과 스탈링 처럼 예의바르게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면에서 보면 타인을 알아보고, 타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며, 나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를 일치시켰을 때, 적어도 잠시나마 폭발적인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0년대에 영화로도 제작된 한니발 렉터에 대한 이야기.
영화나 책으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한니발'이라는 이름은 꽤나 익숙했다.
책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읽어내려간지라 읽다가 어라 싶은 순간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랜만에 읽은 스릴러는 꽤나 재미있었다.
모임원들과 모여 영화도 함께 감상했는데, 이미 내용을 알고 있어서 상상속 등장인물들과 영화속 등장인물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다만 영화는 꽤나 불친절해서 책을 읽지 않고 보았다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
연쇄 살인마 버팔로 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첫 번째 원칙은 갈망이었다. 이 갈망이라는 것이 매일 보는 무언가를 향해 갖게 되는 감정이라는 한니발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갈망하게 되는 것이 곁에 없을 때는 문제 없다. 스스로가 그것을 갈망하는지도 모를 테니까.
재밌게 술술 읽히는 책이라는 것은 자명하지만 이 책 하나로 완결된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역시나 이후에 이어지는 시리즈들이 따로 있었다.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많은 것에 비해 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여지지는 않았고, 결과적으로 한니발 렉터라는 인물에 대한 매력치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느껴졌다.
언제나 똑똑한 소시오패스는 모든 장르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나마 정의가 승리할 수는 없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언제나 권선징악 해피엔딩 그래서 그들은 잘 살았습니다 류의 소설을 좋아하다 보니 이 책의 결말이 다소 찝찝했다.
그래도 쉽게 읽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오랜만에 머리를 비우고 즐겁게 읽었다.